시엠립 입국 및 비자 신청서 작성요령
2015.1.4. 하노이에서 시엠립 공항으로 입국하면서 악명 높은 원달러 횡포에 불끈했던 사람입니다.
예상은 했지만, 내리자마자 입국사무실에 들어가기도 전에 앞에서부터 긴 줄이 세워졌습니다. 영문을 몰라 줄을 서서 가보니 ‘건강 및 질병 신고서’ 용지를 나눠주면서 1달러를 요구하더군요. 50대 이상 장년층 분들은 여행사에서 말한 비자 신청비를 내는 줄 알고 준비한 30달러를 줄줄이 바치고 있더군요. 저는 너무 화가 나서 ‘한국분들, 이 사람들한테 절대 돈 주지 마세요. 여기는 비자비 내는 곳이 아니에요.’라고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놀란 몇 분들은 다시 와서 소리 지르며 돈 찾아가고...제가 한동안 지켜서서 소리 지르며 다른 분들의 동참을 바랬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서로 서로 뒷사람에게 알려주면 좋았으련만...ㅠㅠ
아무튼 밖에서 땀 삐질삐질 흘리며 ‘건강 및 질병 신고서’ 제출하고 들어가니 비자신청서도 구비해 놓지 않고, 무조건 줄 서게 하고, 기껏 서서 차례 되면 온갖 트집 잡아 돌려보내고, 뒷돈 준 사람은 그냥 밖으로 데리고 나가고, 패키지 여행객들은 가이드가 돈 걷어 바치고 바로 빠져나가고, 듣던 대로였습니다. 저는 가족 5명의 서류를 모두 작성하느라 거의 맨 뒷 순서로 나왔지만 서류를 꼼꼼하게 작성한 덕분에 한 푼도 안주고 나올 수 있었어요. 시엠립공항이 개인회사 소유인데다 관리들한테 로비자금을 뿌리는 통에 이런 관행이 안 없어진다고 하네요. 아무튼 한국대사관, 캄보디아대사관, 시엠립 공항에 항의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괜히 외국인 앞에만 서면 가슴이 작아지는 우리 한국사람들도 좀 더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요구하는 서류를 꼼꼼하게 작성하여 꼼짝 못하도록 각 여행사에서도 상세하게 안내를 해야 할 것입니다. 돈 없다고 버티면 그냥 남들보다 조금 늦게 나올 뿐이니까 걱정하지 맙시다~!!!
1달러 안주고도 당당하게 입국할 수 있는 입국서류 작성요령 몇 가지 적어봅니다.
1. 모든 칸을 빈틈없이 적습니다.(적지 말라는 곳은 딱 두 군데 뿐입니다)
=> 특히 이메일 주소 꼭 쓰시고, 이메일 주소 없는 노인분이 계시면 아무거나 써도 됩니다. 저는 어머니 이메일 주소를 아무거나 만들어서 한메일로 썼어요. 빈 칸이 있으면 트집 잡지만, 빼곡하게 적어 넣으면 아무 말도 못합니다.
2. 모든 영문자는 대문자로 적습니다.(이메일 주소 제외)
3. 국적은 SOUTH KOREA, 또는 REPUBLIC OF KOREA 로 적습니다. 한때 북한하고만 외교를 했던 역사가 있어서 꼭 구분을 하는 것 같습니다.
4. 한국주소를 영문으로 미리 적어 갑니다. 한국주소는 가급적 길게 두 줄로 빽빽하게 씁니다. 짧게 대강 적으면 다시 써오라고 합니다.
5. 캄보디아 주소는 호텔명만 적어도 됩니다.
6. 사진은 반드시 준비하되, 사진 크기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7. 비자를 찾은 후에는 반드시 비자 번호와 발행처를 적어서 입국심사대로 갑니다.
=> 이거 안 적어도 1달러 달라고 하는데, 달러 없다고 하면 다시 적어서 오라고 합니다.
다행히 프놈펜공항은 국가 소유여서인지 출국 때 원달러 횡포 없었습니다.
외국에서 우리 한국사람들이 ‘호갱님’이 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