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도니의 미얀마여행기 12
3부 옛 미얀마땅의 주인 몬족의 고향 몰먀인 2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무엇 때문에 내가 잠에서 깨었는지는 모르지만
비몽사몽간에 어슴프레 동이 터 오는 창 밖을
무심코 바라본 나의 눈에 무릉도원이 보였다.
분명히 바다는 아니었다.
그러나...아니다...
그것은 바다였다...
[안개바다]
새벽안개가 내가 잠자는 사이에
조심조심 발소리를 죽이며
서서히 밀려온 혁명군처럼...
그렇게... 그들은...
그 자리에 진주해 있었다.
수많은 섬들이 보인다.
버강에서 보았던 뽀빠산처럼
넓은 평원에 불현듯 불쑥불쑥 바위산이 솟아 있었다.
그것은 안개바다 위의 섬이었다.
그것은 환상의 섬이었다
내가 막연히 그려보던 무릉도원의 모습이
이렇지 않았을까?
아....!...장관이다...!
이들이 나를 깨웠구나
나를 좀 봐 달라고...
내 모습에 감탄하라고....
야속하게도 지평선 너머로 붉은 혀를 내미는
해가 떠오르며
이들은 서서히 물러갔다.
불과 몇 분 사이였을까?
사진 찍는 것을 잊어버릴 정도로
안개에 홀려버렸다.
아쉽다.
그러나 내 머리 속에 너무 선명히 그리고 또렷이
기억되리라는 것을 알기에
아쉬운 마음을 접어두기로 했다.
떠오르는 햇살의 세례를 받으며
버스는 몰먀인에 도착했다.
배꼽시계가 울린다.....꼬르륵...꼬르륵...밥줘
버스터미널 근처의 식당에서 모힝가와 함께
차를 한잔 마시며
몰먀인의 아침을 음미했다.
몬주의 수도라서 그런지 제법 규모가 컸다.
그러나 조용하다
미얀마 어느 도시나 마찬가지지만
(수도인 양공을 뻬고..)
좀처럼 시끄러움과 번잡함을 느낄 수 없다.
밤새 쌓은 공덕을 아침 일찍 불자들에게 나눠주려
탁발을 다니는 스님의 무리 앞에서
동자승이 조그마한 동판을 두드리는
맑은 소리만 들릴 뿐...
미얀마의 아침 풍경은 고요하다.
나는 미얀마의 고요함을 사랑한다.
시끄럽게 소리 친다고..
많은 사람들이 번잡스럽고 부산하게 움직인다고..
세상은 빨리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설령 세상이 빨리 돌아 간다해도
우리에게 남는 것이 무엇인가..?
하룻밤 기분에 취해 사창가에서 밤을 지낸 숫총각이
공허한 아침을 맞이하는 허탈함이 아닐까?
인간은 자연의 일부분이다.
그냥 순리대로 살면 되는 것임을
나는 미얀마를 여행하면서 배웠고 또 느꼈다.
우리 나라를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고 한다.
그러나 과연 우리 나라의 아침은 조용한가?
발악하는 자명종 소리가 아침을 알리면
T.V에서는 간밤의 소식을 정보라는 이름으로
쉴새없이 떠들어댄다.
시끄러운 지하철 도착소리에 사람들 틈에 끼어
컨베이어 벨트의 통조림처럼 지하철에 오르거나
자동차 소음을 들으며 버스를 타면
그 많은 사람들......
그 많은 차들에서 나오는
무수한 기계음과 잡소리들....
시도 때도 없이 여기저기서 울려대는 핸드폰소리....
이것이 내가 배워온..
그리고 내가 살았던 조용한 아침의 나라
[대한민국]의 아침 풍경이다.
그것은 전설이었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 전설....
다시는 오지 않을 오늘 하루를
명상으로 시작하고 싶다면
진짜 고요한
아침다운 아침을 맞이하고 싶다면
그대들이여...
소음공해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아비귀환....... 그곳을 벗어나
미얀마로 오라
이곳에서 빼앗겼던
그대들의 아침을 돌려주리라.
계속~~~된다구요....
ntopia@hanmail.net
www.myabiz.com
몰먀인 가는 길에서 찍은
아침 안개를 걷어내며
지평선너머로 솟아오르는 일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