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나를 찾아가는 도니의 미얀마 여행기 23
7부 가자! 총 맞으러 -3-
잘 달리던 버스가 멈추었다.
검문소다...음
첫 번째 관문이군...
미얀마에서는 도로의 검문방식이
우리 나라와는 다르다.
차안의 모든 사람들이 하차해서
검문을 받아야 한다.
완전 무장한 군인들이 매서운 눈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이민국직원들이
일일이 국민증과 여행허가증을 확인한다.
내 차례다....
웃음을 지으며 여권과 여행허가서
그리고 학생증을 내밀었다.
이민국 직원이 한참을 들여다보더니
자기 상관에게로 나를 데려간다.
책임자인 듯한 사람이 이것저것 묻더니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 길은 위험한 길이다....
외국인은 못 들어간다.....
음....
이 말이 나올 줄 예상했었지....
나는 여행허가도 받았고 또 현재 양곤에 살고있는
학생이니 신분도 확실한데 왜 못 들어가냐고 따졌다.
난처한 표정을 짓던 책임자가
마지못해 OK 한다...
성공이다....
일단은 일차관문 통과다...
다시 차에 오르는데
걱정스럽게 내 검문과정을 지켜보던
버스 안내군(?)이 웃는 얼굴로 내 등을 툭 친다.
검문소를 지나 예(Ye)까지 가는 동안의 길 곳곳
그늘에는 개인화기로 무장한 군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경계를 서고 있었다.
음......살벌하군...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미얀마 군인들을 보면
웃음이 나온다.
왜일까.......?
"군인"하면 일반인과는 다른 절도 있는 동작과
그들의 전투적인 인상을 생각하게 되는데
미얀마 군인들은 총은 들었지만 굉장히 해학적(?)이다.
먼저 행군중인 미얀마군의 복장이 제각각 이다.
가짜 나이키 사제신발에 철모를 쓴 군인......
농구화를 신고 정글모자를 쓴 군인.....
퍼나(미얀마 슬리퍼=일종의 쪼리..)를 신고 작업모를 쓴 군인...
사제윗도리에 군복바지를 입은 군인.....등등
게다가 무장한 개인화기까지 모두 틀려서
미얀마에서 자랑하는 자체 제작한 소총을
주로 들고는 있지만 일제 99식 소총을 들었거나
M-1, 칼빈, AK소총에 M-16까지......
이건....완죤히 당나라 군대다..
이렇게 많은 종류의 개인화기에
총알은 어떻게 조달하는지 궁금하다.
위의 글은 여행 중 내가 직접 본
미얀마군 중대병력이 북쪽지방에서 이동할 때의
모습을 메모해 논 것이다.
이들이 과연 전투를 수행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이들이 누군가?
그 옛날 대륙부 동남아시아를 주름잡으며
한 시대를 풍미하던 버마군의 후예가 아니던가?
그들이 얼마나 용감무쌍했던가?
그들의 군대가 얼마나 무서웠으면 태국이
수도를 아유타야에서 수도로서 전혀 가치 없는
발이 푹푹 빠지는 늪지대인 방콕으로 옮겼을까...
버마주력부대인 코끼리부대를 피해서 허겁지겁...
그런데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태국의 전통 공연에서는 태국군이 마치
버마군을 격파하는 것처럼 묘사해
그들의 역사 왜곡하는 소질이
일본을 능가하는 것을
보고 실소한 적이 있었다.
암튼 태국을 두 번이나 아작 낸 역사를 가지고 있는
미얀마 사람들은 태국 알기를
"발가락의 때"로 안다.
한마디로 우습게 본다는 이야기인데...
이와 마찬가지로 현재 태국 사람들도
미얀마를 얕잡아 본다.
미얀마가 유엔에서 최빈국으로 지정할 정도로
가난하니까...
그래도 동남아에서는 좀 산다는 축에 끼는 태국
아닌가...
태국사람들은 현재 동남아의 맹주 인냥
의기양양하다...
내가 보기에는 그 밥에 그 나물인데 ..... -_-;;;
어쨋든 그 옛날 용맹을 떨치던 버마군의 후예들이
지금은 경제사정 탓으로
무장은커녕 복장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
예전의 영화를 언제 찾게될지....
딴부자얏을 떠난 지 3시간 여만에
예(Ye)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었다.
아직도 4시간을 더가야 더웨이다...........
ntopia@hanmail.net
미얀마 정보는...미야비즈에서
http://www.mya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