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서 베트남 넘어 가는 길 '껑러(꽁로)'에서 보낸 3일
껑러Konglor(꽁로)는 라오스 중부에서 남부로 내려가는 중간쯤에 있는 아주 작은 마을입니다.
이곳이 여행자들에게 알려진 것은 석회암 동굴 때문인데요, 석회암 동굴은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지만 껑러 동굴은 석회암 산 아랫부분이 완만하게 침식 되면서 배를 타고 산의 양쪽을 통과 할수 있는 모양입니다. 즉, 개울이 산을 통과하여 있는 거죠.
여행자들이 주로 오가는 메인 루트에서 벗어나 있는데다가 껑러 동굴 외에는 특별한 관광거리가 없고 여행자시설도 부족한 시골이지만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를 즐기는 여행자들이 꾸준히 오는 지역입니다.
라오스 정부에서도 '푸힌푼 국가 생물다양성 보존지역'을 포함하는 이 석회암 지대를 크게 한바퀴 순환하는 코스에 'The Loop'라는 이름을 붙이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그 '더 루프'의 제일 한가운데에 껑러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껑러 근처 푸파만에서 석회암 봉우리를 타고 넘나드는 액티비티 프로그램도 개발하여 투어상품을 운영하고 있더군요.
공식 홈페이지
http://www.ecotourismlaos.com/index.php/news/279-be-in-the-loop
캄무안주 관광 홈페이지
http://tourismkhammouane.org/see/
푸파만
https://www.facebook.com/therockviewpoint/
본문에 나오는 각 지점의 위치는 아래 지도 참고하세요.
[들어가기]
비엔티안에서는 남부터미널에서 껑러까지 가는 버스가 있습니다.
비엔티안시내에서 남부터미널까지는 시내버스가 5,000낍, 남부터미널에서 껑러까지 버스가 8만낍입니다.
시내 여행사나 숙소에서 신청을 하면 픽업포함하여 2020년 1월 현재 11만낍입니다. 터미널에서 10시 출발이며 시내 숙소 픽업은 9시입니다.
터미널 도착하니 이미 버스에는 현지인들이 타고 있고 자리가 얼마 없더군요.
현지인 인솔자(픽업기사)에게 버스표를 받아서 일단 차에 올라서 남은 자리에 앉았는데 뒤에 탄 사람은 통로에 접히는 의자에 앉아서 불편하게 가야하니 부지런히 움직이는 게 좋습니다.
차는 무척 느리고 덥습니다.
중간에 식당에 한번 들러 점심먹고 또 껑러로 들어가는 길 입구의 마을인 나힌에서도 짐내리느라 30분 이상 정차 했어요.
나힌에서 껑러까지 40km 정도 되는 길은 비포장인데요, 건기라 고운 흙이 두껍게 쌓인 길을 버스로 지나가니 엄청난 먼지가 차안으로 들어오네요. 들어온 먼지는 빠져나가지 못하고 1시간 동안 고스란히 마셨으니... 정말 고역이더라고요. ㅠㅠ
껑러 가실 분들은 필히 마스크 몇장 준비하세요~
기사나 차장이 미리 목적지를 물어보는 것도 없습니다. 구글지도 켜놓고 보면서 근처에 왔을때 소리쳐서 차를 세워야 해요. 따라서 미리 현지 심카드를 준비하고 데이터 신청은 필수입니다.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으니 저녁 7시. 300km 정도 되는 거리를 9시간 걸려서 왔네요.
비엔티안 남부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껑러행 버스
[숙소]
숙소는 껑러 공원 입구부터 1km 정도의 길가에 몇 곳, 마을 안쪽에도 두어개 있습니다.
제가 묵은 곳은 호텔 예약사이트에는 '쿤미 게스트하우스Koun Mee Guest House'로 나오는 곳인데 막상 내려보니 그 위치에는 '텅담 게스트하우스Thongdam Guesthouse' 간판만 있더라고요. 입구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두리번 거리니 직원이 나와서 이름도 안물어보고 바로 방으로 안내하더라고요.
보아하니 텅담이 쿤미로 바뀐 듯... 아님 그 반대? 아니면 두집을 합쳤나??
암튼 방은 깨끗하고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 숙소에는 시멘트 건물에 쭉 연결되어있는 방과 방 두개씩 붙어 있는 나무 방갈로가 있는데 방갈로에는 베란다와 해먹이 있어서 분위기가 훨씬 좋아요.
방으로 2박 예약했는데 방갈로로 옮겨서 2박 더 했습니다.
제가 갔던 2020년 1월에는 1박 2인 요금이 각각 8,000원, 10,000원 정도였어요. 선풍기방인데 그렇게 덥지 않았어요.
쿤미가 동굴까지는 좀 걸어야 하지만 넓은 채소 밭과 석회암산이 방 창문 앞쪽에 바로 펼쳐져 있어 껑러의 정취를 정말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식당]
식당은 몇몇 숙소에 딸린 식당이 있고 독립적인 식당은 잘 안보이더라고요. 문 닫은데도 있고...
4박하는 동안 쿤미에 딸린 식당에서 세 번 먹었는데 모두 불만족...
국수집을 한군데 찾았는데 제가 그닥 좋아하지 않는 선지국수(남똑)만 파네요.
쿤미 근처에 The Best One이란 식당이 있는데요, 입구에 붙은 간판에는 "음식이 별로면 돈을 안내도 된다"라고 아주 호기롭게 적혀 있어요.
다녀보니 정말 양, 맛, 가격 모두 쿤미보다 낫습니다.
특히 야채 돼지고기 덮밥은 워우~ 양이 엄청납니다.
이집에는 여러 동물들이 있는데 누렁이도 있고 코뿔새도 있고, 식탁 마루 밑에는 닭들이 돌아다닙니다.
전경도 좋아요~
불쌍한 표정으로 와서 앉는 누렁이
[껑러동굴 구경]
앞서 말한대로 껑러 동굴은 아래 그림처럼 산아래 있는 수로 동굴입니다.
그 길이가 7.5km로 사람이 통행 가능한 동굴로는 세계에서 가장 길다고 하네요.
껑러 지역의 위성사진입니다. 갈색이 석회암 산악지대입니다.
그 산맥을 관통하여 나탄에서 껑러로 지하 수로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배를 타고 껑러쪽 입구에서 시작하여 반대편인 나탄을 다녀오는 동굴 투어가 있습니다.
이걸하려면 직접 껑러 동굴 공원에 가야 해요.
동굴 공원 관리소까지는 좀 떨어져 있습니다. 텅캄 게스트하우스가 가장 멀리있는 숙소 중 하나인데 공원입구까지 1km 정도 걸어가야 합니다.
입장료+배삯해서 1인 65,000낍을 내면 표를 줍니다.
숲길을 따라 좀 들어가면 대기하는 장소가 있어요. 그곳 사무실에서 표를 내고 이름 적고 기다렸다가 인원(2~3명)이 채워지면 같이 배를 타는 형태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언제올지도 모르고 또 오더라도 그 팀은 자기네만 탈수도 있는거여서 돈 더내고(35,000낍) 바로 출발 할 수 있습니다.
스크류 달린 긴꼬리 배인데 껑러에서 나탄까지 35분 정도 걸렸습니다.
물은 나탄에서 껑러방향으로 흐르는거라 거슬러 올라갔다가 같은 루트로 돌아옵니다. 물은 투명했고 전반적으로 얕았는데 우기라면 다를 수도 있을 듯합니다.
중간에 좁은지역도 나오고 엄청 넓은 공간도 나오고 모래사장, 종유석 많은 구역 등등에다가 꼬불꼬불해서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플래시를 주긴 하는데 그닥 밝지 않았어요. 저는 미리 밝은 플래시를 준비해 갔어요. 만원짜리 충전식 LED플래시인데 충전식에 초점 조절도 되어서 편리합니다. >> 이런거
중간에 종유석 구역에서는 내려서 구경도 하고요, 나탄에 거의 도착할때쯤 고도차가 약간 있어서 배에서 내려 배를 밀어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나탄에서는 1~2시간 자유시간을 줍니다. 뱃사공과 얘기해서 몇시에 다시 만나자고 하면 됩니다. 자전거를 빌려 주변을 둘러 볼수 있는데 저는 그냥 근처만 걸어서 돌아봤어요.
식당이 몇군데 있어서 음료나 맥주, 간단한 음식도 사 먹을 수 있습니다.
[나가기]
아침에 위앙캄 가는 썽태우가 있어요. 그거 타고 삼거리 가서 락싸오, 타캑, 비엔티안 등으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면 됩니다.
락싸오 경유 베트남 가는 정보는 아래 글 참고하세요.
라오스 껑러(꽁로)에서 베트남 빈으로 국경넘기/빈에서 1박 정보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cam_info&wr_id=61759
4박을 했지만 늦게도착해서 마지막날 아침 일찍 출발했기 때문에 꽉채운 3일 있었는데요, 동굴투어 다녀온 3시간 제외하고는 그냥 숙소에서 빈둥거렸네요.
건기라 늘 먼지가 많았던건 흠이었어요.
다음에는 우기때 한번 와보고 싶어요.
푸파만 봉우리 넘나들기도 한번 해보고 싶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