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 타이베이 근교 주펀 민박]
이번 대만 여행 중 가장 감탄을 하고 돌아온 곳입니다. 다음에 대만을 다시 가게 된다면 꼭 다시 다녀오고 싶은 곳이기도 하구요. 시간이 얼마 없어서 무척 아쉽게 돌아왔거든요. 주펀(九芳 )이란 곳은 영화 때문에 널리 알려진 곳이라는데 정말 그 정취가 멋지더라구요. 좁은 골목길을 따라서 많은 가게들이 정겹게 문을 열고 있고요, 수취루라고 유명한 계단길도 보기 드문 정경이었어요. 그런데 그보다 더 근사했던 건 바로 하루 묵고 온 이 민박집인데요, 저도 다른 분들이 올려준 정보를 보고 전화로 예약해서 찾아갔었는데 수백년 된 가구로 가득한(청나라 때 침대도 있던걸요^^) 옛스런 민박집도 진짜 근사했구요, 너무너무 친절하신 주인 아저씨도 정말 좋았답니다.
먼저 가시는 길부터 소개하자면요, 타이베이에서 한번에 가는 버스도 있다고 하는데 저희는 기차를 탔습니다. 타이베이역에서 루이팡(瑞芳) 역까지 가는 기차표를 끊습니다. 이게 아마 완행 급행처럼 두 종류가 있나봅니다. 좌석이 확정된 건 요금이 대만달라80이구요 좌석이 없고 자리가 있으면 앉는 건 대만달라52입니다. 그리고 저희는 미리 기차역에 가서 기차 시간표를 얻어가지고 왔었는데 그 표에 시간이 있어도 주말에만 운행하는 기차라 없는 경우도 있어요. 시간 여유가 있으시면 미리 표를 끊어두시는 게 유리합니다. 저희는 그냥 가서 끊으려고 하다가 기차역에서 두시간쯤 기다렸어요. 뭐 타이베이 기차역 2층에서 뭐도 먹고 구경하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지만 그 덕에 주펀에 좀 늦게 도착해서 별로 구경을 못해 아쉬웠답니다.
루이팡에서 내린 후 역앞에 주펀, 진과스 행 버스가 있다고 합니다. 전 시간도 늦었고 비도 와서 그냥 택시를 탔어요. 택시가 바로 옆 앞에 많이 있더라구요. 아예 요금표까지 써져 있던데요. 어디 얼마..이렇게요. 전 주펀에서 내리지 않고 쥬다오(舊道)에서 내렸어요. 안내책자에 다 쥬다오에서 내려서 가는 걸로 설명이 되어있어서요. 요금은 대만달라180 냈어요. 요즘 한국 사람들이 많이 오는지 제가 탔던 택시 기사 아저씨는 한국말로 ~에서 ~에 가다 / 180을 한국 발음으로 알고 싶어해서 가는 내내 발음 교정 해주며 갔습니다. ^^;;(올때는 민박집 앞에서 택시 불러 타고 왔는데 미터기로 150원 나왔어요.)
아마 민박집은 주펀 버스 정류장에서 더 가까와서 역에서 더 가까우니 그럴 수도 있고요. 다들 워낙 친절해서 인상이 좋았어요. 그리고 갈 때는 우리를 태우고 가도 올 때는 거의 빈 택시로 돌아와야 하니 180원이 그리 비싼 건 아닌듯했어요. 저희 모두 4명이었거든요.
음.. 일단 찾아가는 길은 아래 올린 사진을 참고해 주세요. 제가 스캔을 받지 못해서 아쉬운대로 지도를 사진 찍어 올렸어요. 전 사실 여기 찾아갈 때 좀 고생했어요. 일단 잘못된 지도를 보고 찾아갔구요(이 지도는 민박집 아저씨께서 제가 가진 잘못된 지도를 보고 제대로 표시해서 주신 지도입니다) 전혀 알지 못하는 곳이라서 지도상으로는 꽤 큰 지역으로 보였거든요. 근데 이 지도에서 보이는 구역이 실제로 가보면 그다지 넓지 않더라구요. 하하~
일단 위치를 사진 오른쪽의 세븐 일레븐에서부터 설명할게요. 7-11이라고 되어있죠? 거기가 세븐 일레븐 편의점입니다. 바로 쥬다오(舊道) 버스 정류장이고요. 세븐 일레븐 하니까 택시 기사님들도 다 아시더라구요. 유명한 가봐요. ^^ 도착하셔서 그 세븐 일레븐을 바라볼때 바로 오른쪽 옆으로 골목길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어요. 그 골목을 따라 그냥 주욱 가기만 하면 된답니다. 아주 쉬워요. 그 골목길이 지도상에서 표시된 맨 아래 분홍빛 길인데요, 지도에서는 뭔가 가게 이름이 잔뜩 써져 있어서 꽤 멀어보였는데 막상 걸어보니 편의점에서 민박집까지 10분도 채 안걸립니다. -_-;; 민박집은 그 길의 거의 끝쯤 연두색으로 표시된 공원 옆쪽입니다. 아저씨가 아마 주소를 적어주셨나봐요. 모르면 그 주소보고 사람들에게 물어보라구요. 하하~
저는 저 중간의 분홍길에 민박집이 표시되어 있는 지도를 가지고 가는 바람에 엄한 곳을 헤매었어요. 층계도 한참 내려가고요(아, 편의점에서 민박까지는 계단 하나도 없습니다. 가기 아주 쉬워요) 그러다가 도저히 못찾아서 아무 가게나 들어가서 지도 보여주며 물었답니다. 저 중간의 분홍길은 지도에서 보시다시피 가게가 있는 길이 아니라 주택가여서... 참 난감했었어요. ^^;; 서로 안되는 영어와 중국어(? 한자..하하~)와 바디 랭귀지로.. 붉은색 3층건물이다. 1층이 작업실이다. 주인 아저씨가 돌에 사람 얼굴을 그린다. 등등.. 그랬더니 아~! 하고 알더라구요.
그리고는 제가 전화기를 주며(로밍해 갔었습니다. ) 전화를 좀 해달라고 했더니 아니라고 하며 자기 전화로 전화를 해주어서 아저씨가 저희를 찾아와 간신히 민박집을 갈 수 있었지요. ㅡ.ㅜ 이날도 느낀 건 대만 사람들 정말 친절하다는 거였어요. 제가 너무 미안해서 전화비라도 주려고 하니 극구 사양을 하며 안받더라구요. 그래서 그 가게에서 뭐라도 하나 사려고 하는데.. 아저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오셔서 따라오라며 붕~ 떠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그냥 와버렸어요. 진짜 미안해서 다음에 가게되면 꼭 뭐라도 선물을 하나 주고 오고픈 마음입니다. 제가 미안해서 막 인사하니까 그 가게분들 다 웃으며(원래 한분만 있었는데 제가 물어보니 온 가족이 다 나와서 도와주려고 했어요) 인사를 해주시더라구요.참 고마운 분들이었어요. 진짜.
민박집에서 내려다보면 바다가 보입니다. 진짜 멋진 풍경이 좌악~~ 위치 참 좋아요!! 저희는 2층 방 두개를 썼었어요. 1층은 아저씨 작업실겸 침실이고요, 2층에 1에 두 개, 3층에 방 두 개 인듯 했어요. 전부 10명까지 묵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3층 방은 2명씩 4명이 쓸 수 있고, 2층 방을 6명이 쓸 수 있대요. 저희가 쓴 방이 4명이 잘 수 있는 방이었죠. 근데 저희는 그냥 2명이 쓴거구요. 방 가격은 저희는 방 하나에 대만달라 1000을 냈어요. 4명이니 2000이었죠. 근데 제가 묵고 있을 때 마침 딱 타이밍 좋게 한국분이 예약 전화를 하셔서 아저씨가 제게 전화를 주시더라구요. 그분들은 9명이었는데 가격을 한사람당 400이라고 하셨어요. 아마 여러명이 오면 좀 싸게 해주시는 걸지도..(2층 큰방에 4명이 자니까 그럴지도요)
이 민박집은요 방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저녁 8시엔 다과상을 한상 가득 차려주시고요, 아침엔 아침식사로 죽도 주십니다. 저희에게는 만두도 주셨는데 원래 주시는 건지 아님 저녁을 같이 먹자고 하신건데 저희가 잘 몰랐던건지 모르겠어요. =_=;; 도무지 중국어가 안되니..
저녁이야기를 하며 만두를 보여주시더라구요. 그래서 처음엔 만두 같이 먹자는 걸까? 했는데 그러면서 투게더~ 이러시면서 같이 나가자고 하셔서 만두 먹겠냐? 만두집 알려줄까? 이렇게 해석을 했지요. 그러면서 그 편의점 쪽으로 가는 길을 가리키며 갔다오라는 거예요. 아저씨는 또 같이 안가시더라구요. 그러면서 또 손에 만두를 들고 뭐라뭐라 하셔서 만두집을 알려주시나보다 했어요. 왜냐면 명함을 막 주셔서요. 그래서 얼떨결에 막 나왔는데 가면서 보니 그 명함은 아저씨 명함인거예요. 아마 길 잃어버릴까봐 그러셨는지..하하^^;;
뭔소린지 몰라 일단 골목을 구경다니며 이거저거 신기한 거 막 사먹었어요. 근데 제대로 저녁이 될만한 것보다는 주전부리할 것들이 많더라구요. (그래도 그거 다 사먹다보니 배가 꽉~)
그래도 아저씨가 8시에 같이 차 마시자고 한 건 제대로 알아들어서 7시 반쯤엔 들어왔거든요. 근데 아저씨가 8시에 오시더니 만두를 막 끓이시는 거예요. 헉!! 우리 배부른데...ㅡ.ㅜ 물이 끓으니까 만두를 넣으시는데 저희가 막 말렸어요. 조금만 하시라고..배부르다고 막 손짓발짓하면서요. 그래도 각자 앞에 접시 가득 만두를 주셔서 열심히 먹었죠. (모처럼 고기나 기타 등등이 안들어간 야채 만두여서 깔끔하니 맛이 최고였어요~) 진짜 엄청 먹었어요. -ㅁ- 그리고는 시작된 티타임. 차가 넘 맛있어서 진짜 맛있다고 했더니 대만에서는 명차로 치는 3대 차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아리산 명차래요. 그 아리산 명차 중에서도 아주 좋은 차라며 알려주시더라구요. 근데 정말 넘 맛있어서 그 차 사오고 싶을 정도였어요. (제가 워낙에 차를 좋아하긴 해요) 차와 곁들인 땅콩과 과자와 기타등등도 넘 맛있었는데.. 이미 배가 가득해서 더 먹을 공간이 없는 게 아쉬웠습니다. 특히 땅콩이 무척 신기했는데요, 검은색 땅콩이 한꺼번에 3,4개씩 들어있어요. 우리 나라 땅콩과는 다르더군요. 그것도 사오고 싶었지만 파는 걸 못보았어요.
그렇게 아저씨랑 한자와 짧은 영어와 손짓발짓으로 두시간 정도를 함께 했어요. 차를 도대체 몇 주전자를 마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잔만 비면 서로 따라주고 받고.. 마치 술자리 비슷한 기분도..하하~ (속으로 저 차 비싼 걸텐데.. 이렇게 마셔도 되나..좀 불안하기도 했어요. 9번까지 우려마실 수 있다고 하셨는데, 저희는 그걸 다 마시고 또 새 잎을 넣어서 마셨거든요. 아저씨 인심 진짜 좋으셨어요)
그렇게 밤이 깊어가고, 전 거실에 혼자 앉아서 창을 열고 바깥 풍경에 젖어 한참을 즐기다가 잤는데요, 아침에 보니 그 어둠이 바다더라구요. (늦게 도착해서 저녁에는 바다인줄도 잘 몰랐어요) 진짜 다시 가고픈 곳입니다. 으으윽~~
아저씨의 어마어마한 친절에 대해 말하자면요.. 저희 가족이 4명이었는데 한국 오는 날짜가 달랐어요. 저랑 아빠는 주펀에서 바로 한국오는 비행기를 타러 가야 해서 새벽에 나왔거든요. 그리고 엄마는 동생이랑 좀더 계시다가 아침 드시고 나오셨는데 세상에.. 아저씨가 루이팡역까지 따라오셨다는 거예요. 저희 어머니가 다리가 안좋으셔서 계단을 못다니시는데 잘 가시는지 확인하려고요. 정말 당황스러울 정도로 친절한 분이셨어요. 어머니는 아저씨가 오시는 줄도 모르고 민박집에서 인사 다하고 불러준 택시타고 역에 왔더니 거기 아저씨가 와 계시고 역무원에게 엄마 상태 이야기하고 잘 타나 끝까지 확인하셨답니다. (아마 오토바이 타고 빠른 길로 오셨나봐요) 그리고 타이베이역에 내렸는데..하하^^;; 그 역에서 타이베이역에 미리 연락을 해두었는지 승무원들이 엄마자리까지 와서 모시고 갔대요. 저희 어머니, 당황스러워서 어쩔줄 모르셨더라구요. 너무 친절한 것도 불편하다고 하시면서요. 하하~ 계단을 못다니시는거지 평지는 걸으시거든요. 그리고 워낙에 엄살이 없으신 분이라 휠체어 준비해서 막 타시라고 하니 난처하셨던가봐요. 괜히 아픈 사람이 여행와서 다른 사람에게 민폐끼치는 기분이셨대요.
정말 대만 사람들 친절함에 무척 놀란 여행이었답니다. 이것뿐이 아니라 어디서나 길 묻기가 민망할 정도로 따라오며 안내를 해주니 한국 사람 정서에서는 미안하더라구요. 그 사람도 자기 일정이 있을텐데 이렇게 시간을 허비해도 되나 싶고 말이죠. 근데 한번 물어본 후엔 아무리 사양해도 끝까지 도와줍니다. 심지어 영어를 못해서 미안하다고 내내 사과를 하면서요. -ㅁ-;; ('아임 쏘리 노 잉글리쉬~' 이렇게...하하^^;; 우리가 그 나라에 갔으니 그 나라 말을 못하는게 문제지 그 사람이 왜 영어를 해야하냐구요..)
글이 길어졌는데요, 대만 가시는 분들 주펀에 꼭 가보세요. 특히 이 민박 강추입니다. 호텔에서만 지내시는, 아주 깔끔한 환경을 좋아하시는 분이 아니시라면 어지간하면 만족도 100일겁니다. (음..근데 여자분들은 화장실 때문에 좀 불편하실 수도 있겠네요. 전 주펀 가는 날 신베이터우 온천에서 온천하고 갔어요. 가서 샤워 안하려구요. 히히~ 아무래도 불편할 거 같아서요)
참고하실 사진 올립니다. ^^
첨부1은 지도입니다. 너무 안보이네요. -_-;;
첨부2는 민박집에서 내려다본 풍경입니다. 저녁과 새벽에 찍은 사진이에요.
첨부3은 민박집이구요
첨부4,5는 내부 사진입니다.
첨부6은 민막집에서 먹은 만두와 땅콩입니다.
첨부 7은 바로 민박집 아저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