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 대한 단상 3 카메론 하이랜드(Cameron Highland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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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 대한 단상 3 카메론 하이랜드(Cameron Highland 中)

포맨 5 2408

역시 고루한 언어로 평어체 서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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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론 특산인 boh tea밭...
멀리서 보면 뛰어내려도 안죽을것 같습니다...



ESCAPE For Hot Weather...

카메론을 소개하는 영국책자어디선가 본 글귀이다.


낮은 역시 더운편이지만...
초저녁이나 새벽이면 한기를 느낄수 있다.


적도에서 1cm떨어진...머리벗겨질만한 강렬한 태양의...
아주 '핫'한 동네에서...벙찐표정으로
스웨터입은 사람들을 목도할수 있는곳...


에콰도르아니면 이곳이다.


.......................................................................................................

암튼...


그때 카메라를 안들고 댕긴지라 찍은 사진이 없어 정글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
웹을 열심히 뒤져보았지만... 카메론의 진짜 정글사진은...
단 1장도 찾지를 못했다.

그렇담...


포맨 처럼...백수광부처럼,
길이 아닌 곳으로 돌아댕긴분들은 거의 없었단 얘기다.


최근 가장 비슷한 정글을 본적이 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정글에서 장비없이 생환' 다큐에서이다.
영국인특수부대출신은 뱀도 잡아묵고 그러던데...
사바,사라왁에 사는 그 유명한 아나콘다는 잡아묵기는 커녕...
포맨을 잡아묵지 않을런지......


전 뼈밖에 없어서 잔가시가 걸려요....를
아나콘다 말로 어떻게 하지?


뒤돌아 가면 되지요...라고
은행강도 저금하는 소리하는 분들도 안 계셨으면 좋겠고...


가지가 무성한 쪽이 남쪽이에요...나무베면 나이테 나오잖아요...하는
은행장이 러시엔캐쉬가는 소리하는분도 안계셨으면 좋겠다.


정글에서 사는 법은 사막에서 사는 법하고는 완전히 틀리다.
도시에서 골목짱먹는 강아지는 정글오면 먹이사슬 최하층이나
먹을게없어, 먹는방법을 몰라  빈곤층으로 전락하게된다.


포맨이 그런경우였다.-_-


높은데도 올라가보고...
바닥은 왜이리 습기찬지...


잘못 디디면 무릎까지빠진다.
적당한 부엽토는 걷기에 편하지만 워낙에 공급이 많아 쌓인잎들이
썩을틈도 없다.

그곳은 잘못하면 정글 크레바스가 된다.


1차로 신발과 바지를 버렸다.


포맨이 대충 시가지에서 남서쪽으로 내려왔으므로 북으로 가면 마을이나 달랑 하나있는

길이라도 만날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컴파스를 꺼내들고 대충 북쪽이라 추정되는 방향으로 진격해갔다.


[뭐 죽기야 하겠어....]


라고 뇌까리는 순간...


돌을 무심코 밟았다가 돌이끼와 젖은 초화류의 하모니로 기냥 아래로 굴렀다.
몇미터를 굴렀는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벌떡일어나서 몸을 살핀게 아니라 컴파스부터 찾았다.

지금은 이게 내 생명줄이기 때문이다.


바디는 찾았다. 뒤집으니 유리는 날아가고 자침이 없어졌다....-_-
포맨...
지금 정글에서 바늘찾을판이다...


종아리는 긁혀 가야금줄이 쫙 나있고 허리는 욱신거리고 티셔츠까지 다 젖었다.
거울이 없어 모르겠는데 헤어스탈은 아이돌 머리에 잎사귀 잔뜩 발라놨을것이다.


조난당해보시면 아시겠지만
걷고 있으면서도 머릿속에는 별의별 생각이 다든다.


추락하는 사람의 머릿속을 길게 늘여뜨려놓은 버전이라고 보시면된다.


점심도 지났고...조그만 물한병이 전 식량자원...


방향을 가늠하러
중간중간 주머니칼로 나무를 잘라보면...
...


[세상에는 나이테 없는 나무도 있다...]




그렇게 마른나무를 머쉐티삼아 힘없이 나아가다보면...가끔횡재를 하기도 한다.


나타난건 너럭바위와 조그만 여울이였다...그런데 잎사귀들이 세로로 서있다.


내가 한발을 들여놓자...

수만개의 잎사귀들이 일제히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졸지에...

한국에서도 안 당해본...수만의 열광적인 환영인파가 회오리치며 온몸을 휘감는다...
카메라가 없음을... 이 평생 한번이나 볼...광경을 혼자보고있음을...


배고프고..힘없는 와중에도 안타까워 하고있다...


이래서 이곳이...나비城이구나...



잠시잠깐 초라하고 절망어린 현실을 잊고 보다가...
다시금 남루한 바지가 눈에띈다...



그렇게 허위허위...
해는 저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 하나없는 외로운 정글을...


머쉐티 삼은 굵은 가지로 덩쿨을 툭툭 쳐내 나가면서 중얼거린다.


오늘밤을 정글에서 보낸다면 난 미쳐버릴거야...
코앞도 안보일텐데...
라이타 켜면 오랑우탄같은놈이 코끝을 마주하고 씩 웃고 있을지도 몰라...


다 젖어서 불붙는 나무도 없을텐데...
옷도 다 젖어서 저체온증 걸리기 딱 좋을텐데...
 

이렇게 공포에 사로잡혀서 미친듯이 돌아다니다 실족하거나 탈진해서 죽은 사람도 꽤 많을거야...

주인장이 일석점호해보고 하나 비니깐 행색이 정글갈 놈이다 판단하고 구조대 보내주겠지?...


아냐...요즘 바람난거 같아...어제도 안들어 왔잖아...


중얼중얼...


중국 고사에 누구는 고민하다 하룻밤새 머리가 하얗게 변했다고 한다.


지금 백수광부가 뭔가를 중얼거리며 정글을 헤매고 있다.


지금은 웃지만 그땐 정말 오늘밤을 정글에서 보내느냐 마느냐가 생사의 갈림길이었다.


그렇게...그렇게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짓누르고...
배터리가 없는 체질상 체력은 급전직하...그냥 기계적으로 북쪽이다 추정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해는 벌써 졌다.
이제 한시간 이내로 암흑이 될것이다.
암흑...암흑... 머릿속은 아까부터 이미 암흑이었다...


굵은가지로 툭 쳐내는 순간...
갑자기 시야가 무척 연장되는 느낌을 받는다...


풀밭이다...


그리고...어디선가...딱~

저 멀리...그렇게도 보고싶고 고대하던...영장류...그것도 넷이나 보인다...
울긋불긋...화이트,...녹색하고 시커먼것만 보다 알록달록한 것을보니 잠깐의 이질감...


반가운 마음에...눈물샘 터뜨려가며 달려간다...


그중하나가 손짓한다...오라는줄 알았더니...
가라는 손짓이다...


서서 주위를 돌아본다...어디서 많이 본 벤트그라스같은 잡풀...벙커...카트길...



....골프장이었다.


그러니까 아까의 사람은 캐디였고...
동네바보형이나 원시부족민으로 추정되는  잡상인은 페어웨이에서 나가라는 손짓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좋았다...
난...살았으니까...


암흑같은 정글에서 밤을 지새지 않아도 되니까...


그리고 부수입으로 천사 3명이 기다리는 따뜻한 집으로 제발로 갈수 있으니까...


오늘의 무용담으로 겁을 콱 줘야지...

'니들...
'아나콘다가 오랑우탄 둘둘 김밥말이 하는거 봤어?...'



사람은 간사해서...
조금전 부푼 새가슴으로 관도 없이 죽는 객사를 망상하다가...
상황이 바뀌니 금방 남을 이지메할 궁리를 하고있다.


자...이제 그린그린그래스 홈으로...가자...비록 거지꼴이지만...

........................................................................................


시간이 난다면.담편도 있습니다.
얼마나 바뀌었을지는 모르지만...


제가 나온 홀이 아마도 마지막홀이었을겁니다.

나를 내쫓던 캐디...

아마 지금도 숲속에서 왠 상그지가 튀쳐나온날을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원래취지는 정글을 조심하란 정보성이었는데....
하소연 비슷하게 되버리네요...


다음은 따뜻한 천사들이 사는집에서 묵는 마지막날 이야기를 써봅니다...
역시 시간나면...
1948372190_eb0b666d_Cameron_Highlands.jpg

1950년대 초반 영국 워체스터셔 연대가 카메론에서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5 Comments
구엔 2010.07.29 12:12  
선리플 후감상!
구엔 2010.07.29 12:26  
댓글쓰다 딴짓하면 댓글이 날라가는 일도 생기는군요.
제일 마지막 사진때문에 댓글을 달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사진속의 영국군인들은 말레이지아의 공산당을 때려잡기 위해 작전을 벌이는 것으로 보이네요. 저 동네의 사정은 해방공간부터 한국전쟁까지 우리나라의 지리산일대와 비슷합니다. 다만 다른 것은 말레이지아 공산주의 운동을 이끄는 사람들 가운데는 중국계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었고, 이로인해 말레이지아 공산주의 운동이 토착민속으로 스며들지 못한 원인이 되었다고 학자들이 분석하더군요. 결국 이 사람들은 말레이지아의 밀림을 토대로 무장투쟁을 전개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영국군이 사용한 전법이 바로, 근처 사는 사람들을 일정한 곳에 거주시키고 (한자로는 이러한 행동을 疏開라고 하네요), 아무도 살지 않게 된 그 땅에서는 무차별적인 소탕작전을 펼치는 전략촌이란 것이었습니다. 
앞서 지적한대로 말레이지아 공산주의 운동이 토착민속으로 스며들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작전은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국은 1960년대 베트남에서 저 전법을 씁니다. 농민들을 땅과 분리하고, 농민이 사라진 땅에서 전투행위를 벌였습니다. 하지만, 베트남 농민에게 토지는 조상에게 물려받은 것이고, 이를 자손에게 물려줄 의무가 있었습니다. 말레이지아의 고원에 살던 사람과는 달리 땅에 대해 거의 종교적인 수준의 애착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정글에서 헤메신 포맨님의 모습에서 제가 생뚱맞게 베트남의 정글을 떠올리게 되어서, 쓸데없는 소리를 적게 되었네요. 마음에 안드시면 삭제해 주십시오.
글 잘 읽었습니다.
포맨 2010.07.29 15:22  
약간 엇나가는 얘기긴 하지만...잘 아시고 댓글다신김에...
말레이는 영국의 식민지였지만 크게 거부반응이 없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는 첫째. 영국이 과거 인도경영에서 잔악한행위로 인해 세포이의 난등 많은 교훈을 얻었기에 말레이부터는 크게 억압하지 않았습니다.
둘째 중국인들은 특유의 재물에 대한 집착으로 세계어느나라에서나 배척당하는 민족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익이 될만한 세력에 잘 합세하기 때문에 식민지 경영초기에는 폴투칼부터 영국에 이르기까지 적극 협력하여 이권을 잘 얻어내었지만 식민정부가 그들의 불법행위(마약,매춘,도박)들을 탄압하기 시작하면 언제나 그렇듯 주인에게 총부리를 들이댑니다.
그래서 토착민들에게 배격당하고 그들이 공산투쟁을 벌이면 국민들은 비협조적으로 나오는거지요.

한가지 더...
베트남인들은 같은 동남아권이긴 하지만 중국의 영향을 많이받고 경작지가 좁아서 토지에 집착이 강합니다.
그러나 도서부 혹은 대륙부 동남아권들은 토지보다는 노동력에 더 집중합니다.
왜냐면  땅은 많지만 이를 경작할 사람이 모자라서 그런거지요.

마지막으로
전략적인면에선 게릴라를 몰아내는덴 모택동의 전법이 지금도 유효합니다.
물과고기를 분리하는 전법은 세계어느나라에서나 존재합니다.
말씀하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구요.
월남전때의 웨스트모어랜드가 쓰던 소개작전,나아가서는  Search & Kill이나 sweep작전도 마찬가지지만 물과 고기가 한몸인 베트남에서는 현실에 어두운 작전이었습니다.

뭐 저도 엉뚱한 댓글을 쓰기는 했지만
이런 내용에 관심있는분이 극히 드물기에 구엔님이 댓글다는것도 반갑습니다...

그러면 다시...포맨실종사건으로...-_-
곰돌이 2010.07.30 19:03  
....

본글은,  재미 있습니다. ^^;;

댓글은 머리 아픕니다 ^^;;
warisan 2010.08.01 16:22  
ㅋㅋ 보성과 제주도의 차밭은 손으로 작업을 하셔서 정말 누워도 될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카메런은 아쉽게도 전부 기계작업을 하셔서인지 깍뚜기머리를 연상시킵니다 ㅋㅋ (카메런의 차밭을 보면서 꼬옥 어안렌즈를 장만하리라 저축중입니다^^*)

카메런의 정글과 구름, 비온후 등을 찍은 사진을 저희 카페와 개인홈피에 올려놓았습니다만... 아직까지 있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ㅠㅠ 카메런의 정글은 여름같기도, 그리고 가을같기도 했답니다. 산 정상의 전망대(빙글빙글 돌아가는 나선형 계단과 기어서 오르 내려도 괜찮으시다면 도전하시길...)에 올라서면.... 지리산이 급 그리워 시실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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