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화. 엘레베이터서 만난 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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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화. 엘레베이터서 만난 악연

James T 0 2859
아파트에 정착하고 얼마후의 일입니다.  약 1개월 반 동안에 경험한 말레이샤는, 제 생각과는 다르게 학교공부와 일을 동시에 하며 생활비를 충당하기엔 거리감이 좀 있었습니다.

그외 이런저런 이유로 여친은 전에 다니던 대학 복학을 하기위해 딸을 데리러 오신 가족분들과 함께 한국행을 가게되었고 저와 여친은 어쩔 수 없는 생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잠시동안 떨어지는 것이라고 서로를 달랬지요. 흑흑~

혼자 남겨진 저는 널따란 아파트에서 대충 폐인이었습니다.
저혼자 꿋꿋이 여기 대학에 편입하느냐 아니면 한국에 가서 대학을 편입하느냐의 기로에 서있었습니다.

부모님께 SOS를 치고 부모님의 방문을 학수고대 하던 어느날 이었습니다.
선풍기 하나 없는 집안에서 더위에 지쳐 이리뒹굴 저리뒹굴 거리다가 배가고파 시계를 보니 오후 6시가 넘어서 하루가 저물어 가고 있었습니다.  아~ 무료한 하루 _-_;

폐인입니다.... 맨날 붙어서 티격태격 하던 여친이 없어지니 삶의 의욕이 없어집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주 배부른 생각이었습죠... 씁.

저녁 식사도 사먹고 바깥공기도 좀 마실겸 해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웅~하고 내려가는데 먼저 타있던 말레이샨 남학생 하나가 영어로 인사를 합니다.  헛~ 아주 드문일 이었습니다.  이동네 이사와서 수많은 말레이샨과 같이 엘레베이터를 동승했지만 먼저 말을 거는 친구는 없었습니다.

" 와우~ 너 영어 할줄 아는구나?  나는 한국사람 제임스야, 이 아파트 11층에 살지.  ^_^ "

" 아~ 그렇구나, 나는 13층에 사는데...이 아파트와서 외국인 처음본다.  ^ㅇ^ "

" 웅... 나는 이멜을 확인하러 나가는 길인데, 이 근처에 혹시 Internet cafe는 없니?  ^_^ "

" 아, 그렇다면 나도 Internet cafe 가는 길인데 같이 가면 되겠다 . ^ㅇ^ "

" (아~ 이렇게 친절할 수가 ㅜㅜ) 좋지! ~ 그래, 같이가자!  ^ㅇ^// "

새로운 친구가 생겼습니다.  이름은 마이크라고 했는데, 빼짝 마른 대게의 말레이샨과는 달리 이 친구는 부유하게 컸는지(?) 살도 퉁퉁하게 찌고 좌우엔 귀걸이도 했으며, 노란머리로 염색한것이 굉장히 부티나 보였습니다.  현지인을 친구로 두면 굉장히 좋을 듯 했습니다.

아파트 단지서 100m정도밖에 안떨어진 곳에 작은 Internet cafe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안에 들어가보니 모두 '천리안', '하이텔'과 같은 커서로 명령하는 구시대 인터넷 이었습니다.  아~ 실망 ㅠㅠ

마이크에게 '이건 내가 찾던게 아니야' 하고 설명하고 나오는데 마이크가 따라 나오더니 굉장히 미안해 합니다.

" 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괜챦어..난 배고파서 밥이나 먹으러 가야겠당.  -_- "

" 이걸 어쩌지, 미안해서... 너혹시 술 좋아하니?"

" (번쩍) 츱~ 물론이지... 가까운데에 술집이라도 있니? (옳다꾸나!!) "

" 응, 차타고 조금만 가면 방사'라는 곳이 있는데 거기가면 너 식사도 하고 술도 마실수 있다. "

하하~ 기분이 갑자기 좋아졌습니다.  남자는 역시 술을 마셔야 친해집니다... ^ㅇ^//

마이크가 아파트 앞 주차장에 주차했던 자기 차를 몰고와서 같이 타고서 (프라이드 만한...) 털털거리며 약 15분여 거리에 있는 방사에 갔습니다. 
방사는 한국의 압구정동과 같은 곳으로, 술집들도 굉장히 으리으리했고, 줄지어 있었으며 차도 모두 외국 세단에 말레이샨은 코빼기도 안보였고 거의다가 중국계 같았습니다.

차를 대충 한구석에 주차해놓고 가장 가까운데 보이는 핫도그 집에 갔습니다.  자리에 앉아 핫도그를 시켜먹는데, 마이크는 자기는 배 안고프다며 사양합니다.

" 얌얌얌~(핫도그를 먹으며) 야! 마이크야, 너는 외국 가본적 없니? (우물우물) "

" 응~ 난 옆나라 태국에 가본적이 있어... 가서 쇼같은 것도 보고 쇼핑도 좀 하고 했지. ^ㅇ^ "

" 아~글쿠나... 무슨 쇼 봤는데? 혹시 알카라 쇼라고 들어봤니? 트랜스젠더들이 하는 쇼인데 굉장히 유명하더라고 -ㅇ-;"

" 음~ 나도 그거 굉장히 흥미있게 봤다.  제임스야, 넌 그런 트랜스젠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과연 그들이 나쁜 사람들일까?"

" 웅..(여전히 핫도그를 먹으면서) ... 아니? 사람마다 사는 방식이 다 틀리다고 생각하지... 걔네들은 걔네만의 방식이 있지 않겠니? -ㅇ- "

" 아... 역시 너는 생각이 트였구나.. 다행이다... "

" 웅?  -_-a "

" 사실 나 게이거든  *^ㅇ^* "

" !! "

악!.... 그길로 술마시는거 다 취소하고 집에 가자고 했슴다... 아흑흑.. 얼마나 놀랬던지...
저희집 놀러온다고 할까봐 월마나 가슴 졸였는지 모릅니다.ㅜㅜ

만일 그날 이 친구와 술을 마셨다면 지금쯤 그의 아내가 되어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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