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에서 라오스 팍세 이동기
안녕하세요...
12월 23일 밤 늦게 방콕으로 입국, 불타는 크리스마스를 만끽하고
12월 26일 밤기차를 타고 우본 랏차타니로 향했습니다.
밤 8시30분 기차가 중국에서 수입한 새 기차라는데
일찌감치 매진되어 9시30분 기차를 탔습니다. 이게 고생의 시작이었어요ㅠㅠ
방콕-우본 노선은 인기구간이 아니어서 평소에는 좌석이 널널한데
크리스마스 무렵부터 신년 초까지 고향(이싼 지방) 방문하는 현지인이 많아서
일찌감치 매진된다고 하네요ㅠㅠㅠ 이번에도 표 구하기 전쟁이었대요ㅠㅠㅠㅠ
아무튼, 9시30분 기차는 아침 7시50분 도착 예정이었는데
태국 기차가 연착이 잦은지라 1시간 정도 연착할 거라 예상하고
그러면 9시30분 출발 팍세 행 국제버스는 무난하게 탈 걸로 생각했어요.
근데, 기차가 무려 3시간30분이나 연착을...ㅠㅠ
문제의 기차표예요. 21시30분 출발에 7시50분 도착이라고 되어 있죠. 근데 11시 넘어서 도착했어요ㅠㅠ
2등석 에어컨 침대차 윗칸인데 671밧이네요. 20시30분 출발 새 기차는 100밧 정도 비싸대요.
근데, 저는 다른 건 몰라도 이 연착 부분은 도저히 이해가 안 가요.
어쩌다 한두 번 늦는 게 아니라 거의 매번,
저는 지금까지 태국에서 수십 번 기차를 탔는데 정시에 도착한 적이 한번도 없어요.
30분 연착은 양호한 거고 보통 1~2시간은 연착하더군요.
이럴 거면 도착시간을 느지막히 잡아놓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것만 보면 태국은 어쩔 수 없는 후진국임이 분명해요ㅠㅠㅠ
암튼, 그리하여 낮 11시 넘어서 우본에 도착하여
2번 썽태우를 타고 버스터미널로 향했어요.
무려 3시간 30분이나 연착해서 우본에 도착한 기차. 지루해 죽는 줄 알았어요ㅠㅠ
기차역을 나오면 바로 앞에 이마에 숫자 2를 써붙인 썽태우가 있어요.
이걸 타면 우본 버스터미널로 가요. 요금은 10밧. 시간은 40~50분 소요.
우본 버스터미널에서 라오스 팍세까지 가는 국제버스는 하루 2차례,
오전 9시30분과 오후 3시30분에 있어요.
내가 우본에 도착한 시간은 낮 11시여서 오전 버스는 이미 출발~
오후 버스까지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롯뚜(미니밴)을 타기로 했답니다.
우본 버스터미널. 역시 작고 아담했어요. 입구에 썽태우가 서면 내려서 요금을 주면 돼요.
태국-라오스 국경인 총맥 행 롯뚜 타는 곳은 20번 플랫폼이에요.
이곳에서 표를 사고 승차하면 돼요. 30분마다 1대씩 출발하는듯.
총맥까지 롯뚜 요금은 100밧이고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걸려요.
도로 사정에 따라 10분쯤 차이가 날 수 있어요.
총맥 버스터미널은 우본 버스터미널보다 작고 아담했어요. 사람도 별로 없어서 한산했어요.
버스터미널을 나와서 오른쪽을 보면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를 닮은 건물이 보여요.
그곳이 태국 이민국이에요. 살살 걸어가면 5분쯤 걸린답니다. ^^
이민국 건물 1층에 은행이 있어요. 이곳에서 태국 밧을 라오스 낍으로 바꿀 수 있어요.
그런데, 당연하지만, 환율이 좋지는 않아요.
팍세에서는 1밧에 230낍인데 여기서는 1밧에 218낍이더군요.
국경에서 팍세까지 이동하는 동안은 라오스 낍이 필요하지 않아요. 태국 밧으로 다 돼요.
팍세에 도착해서 환전을 하면 되므로 이곳의 은행은 패스하세요.
친절하게도 라오스 가는 길이라는 표시가 있어요.
건물 끄트머리에서 화살표를 따라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돼요.
태국 출국은 별로 힘들지 않아요. 여권과 출국 카드를 내밀면 출국 스탬프를 찍고 돌려줍니다.
제가 갔을 때는 출국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금방 끝났어요.
태국 출국장을 나오면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어요. 그리로 들어가면 돼요.
저는 지하를 통해서 국경을 통과하는 게 처음이어서 재미졌어요! ^^
지하도를 나오자 눈앞에 황량한 벌판이 펼쳐져서 잠시 당황했어요. ^^;;
저는 철책이 있고 군인이나 경찰이 지키고 있는 풍경을 생각했거든요.
아무런 방벽이나 경비도 없는 그 황량한, 어쩌면 해방구와도 같은 그 공간에
쌩뚱맞게도 환전소가 있더군요. 역쉬 자본의 힘은 대단해요! ^^
1분 정도 걸어가면 오른쪽 축대 위에 허름한 건물이 있어요.
라오스 이민국이에요. 왠지 정겹죠? ^^;;
계단을 올라가서 건물 오른쪽 6번 창구로 가면 돼요. 건물 왼쪽의 창구는 출국장이에요.
여행을 떠나기 전, 팍세 국경에서 2만낍이나 100밧을 요구한다는 글을 보았어요.
그래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지요.
이민국 직원이 여권을 돌려주면서 "뙌띠 미닛!"이라고 하더군요.
그 말이 뭔말인줄 몰라서 "쏘리?"라고 했더니 그냥 가라는 손짓을 하더군요.
지나고보니 그게 돈 달라는 소리였던 거 같아요.
저는 여권을 주기 전에 돈을 요구할줄 알았어요.
근데 여권은 순순히 주면서 뭐라고 하길래 그게 돈 달라는 소리인줄 몰랐어요.ㅠㅠ
가난한 라오스를 위해 기부금 좀 내려고 했는데...^^;;
라오스 이민국을 나오면 이렇게 황량한 길이 또 펼쳐져요. 세관도 없고 짐 검사하는 사람도 없어요. ^^;;
있었는데 제가 모르고 지나쳤을 수도 있어요. 그만큼 모든 게 허술했어요. ^^;;
길 주변에는 삶은 옥수수나 구운 견과류, 담배나 양주 등 짝퉁 면세품 파는 노점이 있어요.
그 길을 살살 걸어 내려오면 삐끼들이 접근할 거예요.
삐끼들이 그리 억세지 않으므로 그들과 얘기하면 돼요.
국경에서 팍세까지 가는 교통편은 택시도 있고 롯뚜도 있어요.
택시는 얼마인지 모르겠고 롯뚜는 100밧이나 25,000낍이에요. 시간은 40~50분 걸려요.
차가 살짝 낡기는 했지만, 팍세까지 길이 잘 닦여져 있어서 큰 불편은 없어요.
메콩강을 가로지르는 커다란 다리를 지나면 오른쪽에 현대식 건물이 있어요.
참파삭 그랜드 호텔이에요. 여기서 내려야 해요.
그리고 시내 중심가까지는 오도바이 택시로 이동해야 해요. 50밧이나 1만낍.
저는 끝까지 남아 있다가 운전사와 딜을 했어요. "생아룬 호텔까지 델다줄 수 있냐?"
"50밧 더 내라." "40밧밖에 없는디?" "알았다."(깎은 게 아니라 진짜 40밧밖에 없었어요.^^;;)
생아룬 호텔까지는 5분 정도 걸려요. 생 아룬은 팍세에서 가성비 짱 호텔이에요.
1박 21불 또는 17만낍 정도. 아침도 준대요! ^^
생 아룬 부근이 팍세 중심가이므로 일단 여기로 이동해서 숙소를 구하는 게 좋아요.
생 아룬 호텔에서 차량 진행 장향으로 30초만 걸어내려오면 오른편에 한국라면집이 있어요.
여기 사장님이 라오스 여행박사예요. ^^
이분께 문의하면 저렴한 숙소랑 환율 좋은 환전소를 소개받을 수 있어요.
저도 한국라면집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7만낍짜리 숙소에서 4박이나 했고
환전소에서는 공식 환율보다 10,000낍이나 더 주더라구요. 10,000낍이면 1끼 식사입니다! ^^
여기까지 총정리하면,
방콕-(밤기차 : 671밧, 14시간ㅠ)-우본 기차역-(썽태우 10밧, 40분)-우본 버스터미널-(롯뚜 : 100밧, 1시간30분)-총맥-(롯뚜 : 100밧, 40분)-팍세-(오도바이택시 : 50밧, 5분)-생아룬
어때요? 방콕에서 팍세 오기 참 쉽죠? ^^
그럼 다들 즐 여행하셔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