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의 물가
여행의 규모나 예산은 사람마다 정말 천차만별이어서 누군가에게는 부담 없는 가격이 어떤이에게는 그렇지 않을수도 있고해서 딱히 뭐라고 하기가 좀 애매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가격을 다 명시하면 되는 것일테지요. 그 이후는 각자의 상황에 따라 판단을 할테니까요.
저희는 장기 배낭여행자라 마음으로는 긴축재정 모드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긴축해서 다니지는 못했어요.
왜냐면 이제 나이도 있고 해서 예전처럼, 정말 정신을 우울하게 하는 허접한 숙소에서는 묵을 수가 없었거든요.
이전에 묵었던 숙소의 가격은 뭐 20~30링깃대였습니다. 빈대에 물리는 건 일상다반사이고 창문 없는 낡은 방에 침대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그 특유의 음침함이라니... 정말 너무 고생스럽게 다녔었어요.
그런데 올해 초의 말레이시아 여행에서는 숙소의 경우 돈을 좀 지불 한 편이였답니다.
2011년 초반의 환율은 1링깃당 370원 정도였는데요, 숙소는 대충 60~70링깃을 전후로 한 곳에 머물렀구요, 이전과 비교하면 정말 격세지감입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말레이시아가 태국보다는 더 물가가 높으니 동일 비용을 들여도 숙소의 질은 그보다 못한 편입니다. 그리고 태국은 워낙 여행자가 많아서 여행자 특유의 분위기를 마구 풍기는 예쁜 숙소들이 많잖아요. 말레이시아는 그런 면에서는 좀 약한 편이더라구요.
전반적으로 교통비는 그렇게 부담이 되지 않았아요. 태국과는 달리 장거리 이동의 경우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이동시간도 덜 걸리는 편이었구요. 참... 택시는 겁이 나서 안탔네요. 예전에 택시 때문에 고생한 기억도 많고 요즘이라고 딱히 좋아졌다는 얘기도 없고 해서요...
그 대신 페낭에는 무료 버스도 다니고 말라카의 경우에도 시내버스가 다녀서 시내 이동의 경우 품을 팔면 어느정도 이동이 가능했어요. 하지만 가족 여행자라면 아마 상황이 다를테지요.
저에게 중요한 세븐일레븐 물가는 정말이지 태국과 달랐습니다. 태국은 세븐일레븐이 워낙 많기도 하구요 그리고 간단한 식사 종류도 굉장히 많이 구비되어 있고, 또 일반 대형 마트와 세븐일레븐의 가격이 거의 차이가 안나요. 오히려 허름한 구멍가게에서 더 비싸게 팔면 팔았지 세븐일레븐 편의점의 가격대가 정말 합리적이거든요.
그런데 말레이시아는 마치 우리나라 같습니다. 편의점이 많이 없기도 하지만 있어도 가격이 더 비싸요. 그러니 준비할 수 있는 생필품은 태국이나 우리나라에서 미리 준비해서 오는 게 좋아요. 태국과는 상황이 다르더라구요. 그래서 말레이시아에서는 세븐일레븐 들어갈 일이 별로 없었다는....
투어 가격도 전반적으로 좀 높은편인데, 이건 어쩔 수 없긴 해요. 물가가 상대적으로 높으니까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그리고 음식 가격은 어디서 어떤 것을 먹느냐에 따라 정말 편차가 큰데요. 그냥 길거리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밥이나 면은 태국에 비해 그다지 높지가 않았어요. 그리고 중국계/말레이계/인도계 대중식당들은 크게 비싸지도 않구요.
그런데 말라카에서 마코타 퍼레이드에 있는 뷔페 식당에 2군데 가봤는데 지불한 요금에 비해 너무 실망이 되더라구요. 그 후기는 나중에 쓰겠지만.... 태국에서는 정말 저렴한 가격에 시즐러, 고기 뷔페, 샤부시 등등 먹을게 지천으로 깔렸잖아요. 그런데 말레이시아 프랜차이즈 식당은 태국 보다 더 비싼 돈을 지불했는데도 그 질이 더 실망스럽더라구요. 무슬림이 많아서 그런가 태국처럼 먹고 즐기자~~ 하는 분위기가 없어요. 그러니 당연히 그런 쪽으로 발달도 좀 덜 되었을테구요. 그리고 고기 뷔페에 돼지고기가 없다는... 흑흑~
하여튼 말레이시아 물가라고 해놓고 좀 괴발개발 쓰긴 했는데, 어쨌든 예산은 태국보다 더 잡아야 된다는 거 정도입니다. 핫야이에 왜 그렇게 말레이시아 관광객들로 바글바글한지 알겠더라구요.
사진은 길거리 대중 식당 음식들... 7~10링깃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