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카위 (2014년 1월)
태국 정보란에도 올렸지만 랑카위는 인연이 많은 섬인가 봅니다.
말레이지아에서 태국으로, 혹은 반대쪽으로 이동하면서 벌써 세번째 방문입니다.
2014년 1월 13일부터 16일까지 3박 4일 머물렀습니다.
이번에는 기필코 그 악명(?)높은 케이블카를 타보고 싶었는데 바람이 강하다고 해서
운행을 중지하더군요. ㅜㅜ 오리엔탈 빌리지까지 찾아갔다가 허탈하게 웃었습니다.
1. 숙박
비쌉니다. 백패커들이 마음편하게 머무를 곳은 결코 아닙니다.
방문한 시기가 극성수기라서 그랬을 지도 모르지만 현지인들 말로는 비성수기와 큰 차이 없다더군요.
가장 부담스러웠던 게 숙박비였습니다.
첫날 묵은 곳은 판타이 체낭의 샌드 비치 리조트였는데 110링깃에 조식포함이었습니다.
여기가 비교적 저렴해서인지 중국인들이 많이 머무르더군요.
시설은 그저 그렇습니다. 트윈침대 핫샤워 정말 낡은 에어컨, 90년대의 손바닥만한 TV가 전부입니다.
수건은 한번 문지르면 보푸라기가 생깁니다.
조식을 뷔페식으로 제공하긴 하는데 정작 먹을 것은 없습니다.
리셉션이 그나마 친절하다는게 장점이겠군요.
둘째날은 같은 판타이 체낭의 이지호텔에서 묵었습니다.
여기 깨끗하고 시설 좋습니다. 심지어 냉장고에 커피포트까지 제공합니다.
원래는 첫째날부터 여기 묵고 싶었습니다. 둘째날부터 묵게된 데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이 호텔, 아고다에 들어가보니 트윈룸 1박에 130 링깃이라고 나와있습니다.
아고다나 워크인이나 별 차이 있을까 싶어 리셉션을 찾아갔습니다.
리셉션 데스크에 인도인 친구가 하나 있더군요. 매니저 같았습니다.
방을 보여달라고 말했습니다. 보여줍니다. 마음에 들었습니다.
얼마냐고 물었습니다. 180링깃을 부르더군요. ㅡㅡ
손에 들고 있던 태블릿 PC를 보여주면서 아고다와 가격차이가 너무 심한거 아니냐고 -
정중하게, 웃으면서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싹싹하게 아고다를 통해 예약하라더군요.
로비에 가서 아고다 다시 띄웠습니다.
이상하게 이지호텔이 안뜹니다. ㅜㅜ
5분전까지만 해도 방이 넉넉하게 남아있었는데 호텔 자체가 안뜨는 겁니다.
뭔가 느낌이 이상합니다. 리셉션에 가서 인도인 친구에게 어떻게 된 건지 물어봅니다.
방이 다 나갔답니다. ㅋㅋ 그 5분 동안 방문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옵니다. 여기가 인도인지 말레이시아인지 헷갈립니다.
일단 밖으로 나옵니다. 앞에 적었던 샌드비치 리조트에 체크인 합니다.
밥을 먹고 한참 시간을 보내다가 밤 9시쯤 다시 아고다에 들어갑니다.
호텔이 뜹니다. ㅡㅡ 6시간만에 넉넉한 방의 갯수가 나타납니다.
다음날부터 2박을 예약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오후 찾아갔더니 예의 그 인디언 직원이 보입니다.
말을 거는데 눈을 마주치지 못합니다. 예약했다고 했더니 3시에 체크인이라며
한시간 기다리랍니다.
(불과 5분전에 서양인 커플이 체크인 하는 걸 봤는데도!)
뭐 그러려니 하고 로비에 앉아서 카톡도 하고 음료수도 한잔 합니다.
30분쯤 지나자 말레이 커플이 들어와서 체크인을 합니다. 2시 30분입니다.
동행이 웃습니다. 그러자 그 직원, 도저히 안되겠던지 우리보고 체크인을 하라고 합니다.
특별히 봐준다는 모습입니다. 감지덕지 체크인 합니다.
이친구, 서양인들에게는 그렇게 친절할 수 없습니다. 함박웃음은 기본입니다.
동양인? 눈도 마주치기 싫어합니다. 웃는걸 본적이 없습니다.
뭐 그러려니 합니다. 인도여행에서 별의 별 사람들을 다 봐왔으니까요.
이 이지호텔이 참 뭐합니다. 가성비를 따지면 추천하고 싶은데
스탭들 생각하면 또 망설여지고.
뭐 알아서 하시리라 믿습니다. ㅋ
2. 먹거리
네, 맞습니다. 랑카위는 섬 전체가 면세구역입니다.
술과 담배가 엄청나게 저렴한 곳이지요.
그래서 여길 방문하는 백패커들이 팟타야나 끄라비처럼 흥청망청....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십니다.
일단 랑카위는 무슬림의 섬입니다. 술을 팔지 않는 편의점도 많습니다.
취해서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보기 드뭅니다.
식당의 7~80퍼센트는 무슬림식당입니다. 여기선 시푸드와 함께 주스를 마셔야합니다.
식당에서 술을 팔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중국식당이 그나마 술을 파는데, 여긴 무슬림 식당보다 음식값이 훨씬 비쌉니다.
해산물 들어간 요리 두 개쯤 시키고 생맥주 몇 잔 마시면 럭셔리한 호텔 하루 숙박비입니다.
오키드리아? 유명한 씨푸드 식당 맞습니다.
그러나 랍스터 타이거새우 어중간하게 먹어도 백패커 일주일 예산이 거덜납니다.
술 좋아하시는 분들, 그냥 면세점에서 위스키나 맥주 구입하셔서 바닷가로 나가세요.
(판타이체낭의 경우 면세점도 9시면 문 닫습니다)
외롭지 않으실 겁니다.
터프한 해양레저 가이드들이나 안전요원들이 바닷가에 촛불을 켜놓고
쥬스나 쉐이크를 마시고 있는 광경을 보게 되실 겁니다. ㅋㅋ
3. 교통비
아시다시피 랑카위의 대중교통수단은 택시입니다.
짧은 거리는 20링깃, 조금 먼 거리는 30링깃 이상입니다.
그러니 여기 저기 루트를 짜서 돌아다니실 분들은 차라리 차량 렌트를 하세요.
쿠아에서는 하루 8,90링깃 정도로 렌트가 가능합니다. (24시간 기준)
이게 부담스러우시면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12시간 렌트도 가능한데
저렴한건 65링깃, 보통 80링깃 합니다. (보험료 20링깃을 추가로 붙이는 가게도 있습니다)
단, 가게마다 보유한 차량의 숫자가 그리 많지 않으니 아침 일찍 방문하셔야 합니다.
(이상하게 다음날 예약은 받지 않습니다)
4. 그 밖에
랑카위에 한국식당 있습니다. 이름은 '하루' 판타이 체낭의 언더워터월드 맞은편입니다.
한국음식과 소주가 생각나시면 한번 들러볼 만 합니다. 사장님 친절하십니다.
찌개류는 28링깃, 참이슬 소주는 30링깃입니다. 사이드메뉴 따로 주문해야 합니다.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이긴 해도 터무니없는 씨푸드 식당에 비하면 리즈너블하다고 여겨집니다.
(랑카위거든요, 여기는!)
그래서인지 서양인 손님들이 많이 들리더군요. 맞은편에 면세점도 있으니 쇼핑도 가능합니다.
.......................
아무리 생각해봐도 랑카위는 백패커들에게 어울리는 휴양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번에 3박을 머물렀는데, 솔직히 말해서 다음에 피치 못해서 들리게 될 경우에는
딱 하루면 족할 것 같습니다. 특히 여흥을 즐기고 싶은 (유흥이 아니라!) 사람들에게는요.
랑카위는 그냥 휴양지가 있는 무슬림의 섬입니다. 더도 덜도 아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