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의 필리핀 여행으로 여독이 좀 쌓이기도 했고 뭐 이러저런 이유로 9월초에 쿠알라룸푸르에 입국하면서, 평소 묵는 곳보다는 약간 가격대가 있는 차이나타운 구역의 호텔 지오 Hotel Geo에 묵었습니다. 

이곳의 위치는 파사르 세니, 그러니까 센트럴 마켓에서 바로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남쪽에 자리한 곳이고 차이나타운과도 거의 붙어있다시피한 숙소였는데요, 우리는 이미 호텔예약사이트 통해 세금을 포함한 모든 금액(1박에 대략 120링깃입니다.)을 카드 결제한 상태였어요. 

그런데 체크인을 하면서 카운터 앞에서 서성이다보니 눈에 띄이는 안내문이 있는거에요. 프론트 데스크 위에 A4용지의 안내문을 세워놨더구만요. 

“정부에서 9월1일부터 투어리즘 택스를 1박당 하나의 객실에 10링깃 씩 부과한다.”고 되어있네요. 이게 무슨 듣도보도 못 한 말? 설마 우리도 해당 되는 건가? 하고 그냥 무심히 보고 있었는데, 곧이어 이어지는 리셉션 직원의 안내말씀~ 투어리즘 택스가 생겼다면서 4박에 총 40링깃을 달라는거에요. 헐퀴 

이미 세금+서비스 차지 포함해서 호텔요금 결제한 거랑은 관계없이 현장에서 다시 추가로 걷는 겁니다. 말레이시아 정부에서 시키는거라니까 저희도 뭐 그까이꺼 40링깃, 다해봤자 만원 조금 넘는 돈 가지고 더 묻고 자시고 할 것도 아니어 내긴했지만... 사실 기분이 좀 그랬어요.

이 호텔 슈페리어 룸 요금이 1박에 120링깃 정도 밖에 안하니까, 그다지 좋은 호텔도 아니고 그냥 중저가형 숙소라 볼 수 있는데... 여기에다가 1박에 10을 더 추가하다니... 

그럼 호텔은 그렇다치고 일반적인 백패커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어떻게 하려나 몰라요. 게스트하우스는 자연히 면제가 되려나...? 만약 그런곳에서도 걷게 된다면 젊은 백패커들은 좀 저항감이 생길수도 있을텐데... 싶었어요. 

그렇지 않아도 말레이시아는 여행하는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도 않은데, 여행하러 방문한 여행자에서 “세금”을 걷는다니까 왠지 좀 기분이 착잡한 게, 뭔가 거부당하는 느낌도 들고 오래 체류하고 싶은 맘이 없어지는군요. 돈의 무게감보다도 기분의 문제랄까요. 

현장에서 돈을 걷어야하는 숙박업자들도 좋아하지 않을 상황인거 같은데... 속내는 알 수 없네요. 

그런 그렇고 호텔 GEO는 연일 호텔 앞 전광판에 ‘프로모션 1박 129.5++’을 번쩍번쩍 선전하고 있는 곳인데요, 오픈한 시기에 비추어보면 객실상태가 사용감 좀 묻어나는 곳이긴 합니다. 그런데 저희로서는 대략 가격대비 만족이에요. 바닥이 나무마루인 것도 좋고요, 차이나타운 근방이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큰 창이 있어서 말이에요. 말레이시아는 정말이지 창문 없는 방이 다른 지역에 비해서 많은 편인데, 창문 없는 방에 묵으면 정말 너무 답답해져요. 

환기도 환기지만... 태양빛 없이 인공조명만 보면 오래지않아 가슴이 꽉 막히는 기분이에요... 그런데 여긴 창이 크게 나있어서 좋습니다. 

단점이라면 화장실 조금 협소하고 샤워기가 벽면 고정형인게 불편해요. 왜 이렇게 했지... 벽면 부착 샤워기는 누구나 다 불편해 하는 건데요. 다행인건 수압과 온수는 진짜 센 편이에요. 

그리고 냉장고가 없어서 약간 아쉬웠어요. 평면티비가 있긴한데 채널은 그다지 볼만한 게 나오지 않아서 그냥 전시용일뿐이군요. 

아침식사를 먹는 식당은 1층에 있던데 차려놓은 분위기로 보아 그다지 먹을 만한 게 나올 것 같지 않단 말이에요. 그러니 음식천국 쿠알라룸푸르에서는 그냥 외부식당에서 사 먹는게 더 좋겠어요. 

체크인할 때 보증금이 50링깃 있고 직원들은 평이하게 그냥 사무적인 편이였어요. 리셉션이야 직원이 로테이션 되니까 근무시간에 따라 안 그런 직원이 배치될 수도 있겠네요. 

차이나타운 근방의 숙소로는 가격대비 괜찮은 숙소입니다 가격에 비해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