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붓 먹는이야기 2] 코코수퍼와 와룽따만, 욕나오는 이부오카
11년전에 저 바비굴링 식당인 이부오카의 한끼 고기덮밥 가격은 딱 10,000 루피였다. 근데 그동안 인도네시아 물가도 많이 오르고 또 이 식당의 인기도 높아졌으니까 가격이 오르는건 당연한 일인데 이번에 와서 봤더니 덮밥이 55,000에 택스란 놈도 붙네... 그럼 60,000 루피? 절대 그정도 가치는 없는데 분위기를 보아하니....
이제는 이곳의 주 고객층이 예전처럼 동네주민이 아니라 관광객이니까, 어차피 한끼 먹고 꺼질 관광객들을 상대로 "가격을 얼마를 책정하든 밥은 팔린다"라는 배짱을 부리면서 요금을 지 맘껏 올린 느낌이다. 그래서 속으로 욕이나 한 컵(바가지로 하면 너무 많으니까) 해주고 돌아나왔다. 얼마나 장사가 잘되는지 '이부오카 3'까지 생겼다는 풍문인데 10까지 생겨도 절대 안갈 심산이다.
그리고 추억 돋는 <와룽따만>
우붓에 처음 왔을 때 저렴하고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는 식당인데, 이제는 워낙 우붓에 스타일리쉬한 곳이 많아져서 이곳은 그냥 퇴락할데로 퇴락하고 그냥 속절없이 낡아만 가고 있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나름의 첫 발리여행 히스토리가 배어 있으니 아직까지도 잘 생존하고 있나? 하는 기분으로 찾아오게된다.
위치는 잘란 라야 우붓에서 북쪽으로 뻗어 있는 길중의 하나인 잘란 티르타 타와르 tirta tawar 에 위치한 곳인데 이 길이 네카 갤러리(네카 뮤지엄 아님)를 지나서 있어서 사실 여기까지 가는 것도 그다지 가깝지는 않다.
불맛 신봉자인 요왕이 좋아하는 중국식 밥집인데 이번에 와서 보니 분위기는 우중충하지만 그래도 이 집 본연의 불맛은 아직도 살아있는곳이었다. 리노베이션을 해서 손님을 끌 생각도 없는지 그냥 낡은 외관 그대로인데, 마치 나이든 노친네들이 추억 되새기러 예전의 찻집에 찾아가는 그 맘을 안고 간 곳이다.
볶음밥은 2만루피 내외... 그외에 각종 요리는 3만정도인곳이라서 뭐 마구 싼집이라고 볼수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에겐 추억이 남아있는 곳인데, 다음에 우붓에 왔을때 이 식당이 없어져도 그다지 이상할게 없을거 같은 분위기였다.
쌀국수볶음과 양념돼지고기
시크릿 가든에 머무르는 동안 우리의 식랑창고였던 <코코슈퍼>
발리는 태국과는 달리 11월이 망고 출하철인지, 꾸따에 있는 하이퍼마트나 푸드마트 같은 수퍼에서는 뚱뚱한 망고를 프로모션 세일가로 1킬로에 12,000루피아, 그러니까 약 1000원에 파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곳은 그렇게 까지는 저렴하지 않았지만, 어차피 말도 잘 안통하는 시장에서 바가지 걱정하며 과일 사먹느니 여기서 사는게 훨 낫고 우리나라 컵라면이랑 빵도 저렴하게 팔아서 너무너무 좋아했었던곳... 여기서 사온 김치맛 컵라면을 숙소에서 얻은 뜨거운 물 부어서, 다소 부실한 아침식사랑 곁들여 먹으면 아우~~ 그때서야 뭔가 좀 제대로 먹은거 같다. 아쉽게도 숙소를 우붓왕궁 사거리 근처로 옮기면서 이곳까지 다시 찾아올 일은 없었지만서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