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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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기차

배낭맨 직딩.. 2 3492
여행 시간표나.. 요금 등은 이곳이나 트레블게릴라 등의 정보를 참조하시구요..
전 기차 내 분위간 서비스 수준 등에 관한 여행기를 올리겠습니다.

전 3월 말에 여행했습니다.. 아직 기억이 생생한데.. 어느새 한달이 넘게 지나버렸군요..

전 사이공에서 하노이까지 30시간 걸리는 제일 빠른 기차를 5만원 약간 넘게 주고 탔습니다. 사이공 역에서 밤에 출발해서 하노이에 두밤 자고 새벽에 도착하는 기차입니다.


1. 예약은 빨리.. 당일날 아침 정도에도 어떤 날은 표가 없습니다..

좌석에 여유가 있는 줄 알고 출발하는 날 점심때 쯤.. 신카페 옆에 있는 제 숙소..응옥 당.. 이라는 신카페 옆옆집인가.. 하는 곳.. 에 부탁해서 수수료 만동 더 주고 끊었습니다. 그 전까지 몇 곳에서 물어봤던 수수료에 비해 매우 싸더군요..^^ 그냥 첨부터 숙소에 부탁할걸.. 그랬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침대칸에 자리가 없다더군요.. 그래서 소프트 시트를 주문했구요.. 덕분에 오토바이로 다녀온 숙소 총각이 역에 한번 더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비용을 안받아서 고마웠습니다..


2. 현지인들만 있어도.. 불안해 하지말자..

좀 불안했죠.. 현지인들로 가득찬.. 기차를.. 그것도 침대도 아닌 곳에서 30시간 가야한다고 생각하니.. 불안하더군요.. 타보니 역시.. 제가 탄 칸에 외국인은 저랑 동행.. 두명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걱정을 깨끗이 잊었습니다.. 베트남 사람들.. 너무 친절하더군요..
전 앞자리의 아주머니와 뒷자리의 청년들 - 문신까지 하고 있어서.. 좀 긴장했던 청년들, 끝에 사진있어요..^^ - 과 친해져서 나중에는 술을 주고 받으며.. 이야기를 나누면서 여행했습니다. 한국인들에게 호감을 갖고 있더군요..^^

그리고.. 쳐다본다거나.. 일부러 말을 건다거나 하는.. 그러것도 없었습니다. 물론 약간의 호기심 어린 표정들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외국인들 보는거나 거의 차이가 없더군요..^^ 오히려.. 불편해하지 않을까 은근슬쩍 배려해주는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은근한 관심과 배려가 가장 편하죠..^^


3. 의자는 편합니다..

제가 예약한 칸에 올라서.. 의자를 제일 먼저 보았습니다.. 그리고 안심했습니다. 깨끗하고.. 우리나라 무궁화 수준인 의자이더군요.. 전 거기에 약 삼십시간 거의 앉아 있었지만.. 크게 문제 없었습니다.. 잠도 잘만 했구요..
뒤로 젖힐 수 있씁니다. 앞 뒤 공간도.. 그만하면 괜찮았구요..


4. 밥도 먹을만 합니다.

쟁반이 파란색 플라스틱.. 이었고.. 그릇은 흰색이나 빨간색 플라스틱이었습니다. 수저랑.. 물도 주더군요.. 쟁반이나 그릇의 형태가 비행기 기내식과 비슷했습니다. 물론 그보다는 못하지만.. 군대에서 쓰던.. 구형 플라스틱 식기에 비하면.. 훨씬 좋았죠..^^


5. 간식을 사먹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역에 설때마다.. 음식을 살 수 있습니다. 베트남은 역 안에 좌악 상점들이 늘어서 있더군요.. 그래서 정차시간이 긴시간은 아니지만.. 이것 저것 살 수 있습니다. 저는 쌀과자와 물과 수박 등의 과일을 사서 간식으로 삼았습니다.
물론 현지인들이 사는걸 보고 샀죠.. 사람들이 우 몰려들어서 사니까.. 바가지 씌울 새가 없어 보이더군요.. 어느곳보다 물건을 싸게 사면서.. 내가 그동안 약 50%정도는 바가지를 쓰고 있었구나 하고 느꼈죠..^^

그리고.. 차내에서도 하루에 두번씩인가.. 쌀죽을 팝니다. 쌀죽위에 몇가지 향초를 뿌려주죠.. 먹어보고 향초가 입에 안맞으면.. 건져내고 먹어도 좋습니다. 혹시 간장이 있으면.. 섞어먹으면 집에서 먹는 쌀죽과 똑 같습니다..^^


6. 영어는 거의 안통합니다..

승객들 중에 영어를 조금이라도 하는 사람은 5%도 안될겁니다.. 물론 침대칸은 유럽이나 호주, 일본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럴 걱정은 없습니다만..
그래서 조금 심심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승무원들 중에도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겁니다.. 검표원, 쌀죽 파는 승무원(밥 나눠주는 사람들과 같은 사람들..), 식당칸의 승무원들도 영어를 못하더군요..
그래서 맥주사려다가.. 컵라면을 두개 먹은 적이 있었습니다.. 컵라면을 다 먹고나서 비어 하고 손가락을 하나 펴서 보여주니까.. 컵라면을 하나 더 주더군요..
하하.. 무안할까봐 그냥 먹었습니다.. 파는 승무원이 친절하고 예쁜 아가씨였거든요..

하지만.. 객차마다.. 영어로 기차 내 시설물 이용법이나 시간표 등 다양한 정보를 알려주는 문자판이 문 위에 붙어있어서.. 계속 글자가 지나가며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그 정보로도 안심하고 기차를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7. 침대칸 잠시 타봤습니다.

전 하드베드를 탔는데요.. 돗자리가 깔려있어서.. 상쾌하고 좋았습니다. 그리고 자리가 깨끗합니다.. GOOD~ 이었죠..
소프트 베드보다 경우에 따라서는 더 좋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냥 은박 돋자리 정도의 쿠션을 갖고 있다면.. 저 같으면 하드베드 탈겁니다..


8. 경치 좋습니다.

다낭 - 후에 구간은 바닷가를 계속 달립니다. 베트남 대중음악을 구간 내내 틀어주더군요.. 경치가 좋으니까 자지말고 구경하라는것 같았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며 구불구불.. 기분 좋았습니다.
그리고 베트남 사람들도 전부 바다구경을 합니다. 그들과 같이 탄성을 지르고.. 하다 친해졌습니다. 제가 좋아하는걸 보고 그들도 좋아하더군요.. 역시 사람은 어디나 똑 같죠..^^


9. 시간도 잘 지킵니다..

거의 정확한 시간에 역에 들어가더군요.. 30시간을 달리는데.. 10-20분정도는 늦어질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의 차이는 없었습니다. 놀랍더군요..
제가 대전에서 서울까지 가끔 기차를 타는데.. 우리도 15분 정도는 늦곤 합니다.. 거기도 거의 차이가 없더군요..


10. 청소도 자주합니다.

밥먹는 시간이 지나고 나면 청소를 깨끗하게 합니다. 객차안에서 어떤 불쾌한 냄새나.. 쓰레기는 없습니다. 베트남 사람들.. 공중도덕.. 잘 지키더군요..


11. 사고가 났었습니다. 복구가 늦더군요..

하노이를 6시간 정도 남은 밤 12시경에.. (현대에서 만든)트럭 한대가 기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났습니다. 베트남 열차는 협궤입니다. 폭이 좁다는 거죠.. 그래서 두량이 넘어졌습니다.. 하지만 큰 부상자는 없었고.. 다친 사람은 대부분 타박상으로 절룩거리는 정도였습니다. 전 다친사람들.. 10여명 보았습니다.
나머지는 그냥 무사한것 같더군요.. 퍽 넘어진게 아니라.. 기우뚱 하다가 넘어진 거니까요..

비오는 날이었는데..  한시간 쯤 지나니 사고현장에 경찰들과 복구반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고.. 세시간쯤 지나니 본격적인 복구가 벌어지더군요..
그리고 아침 5시쯤에 우리를 태우고 갈 열차가 왔습니다. 넘어진 객차를 일으켜 세우지는 못하고.. 넘어진 열차 너머로 하노이에서 달려온 기차가 오더군요.. 그래서 옮겨 탔습니다. 그리고 침대칸으로 갔죠..^^

몇몇 베트남 사람들과 유럽사람들은 기차길 바로 옃에 있는 도로로 지나가는 오픈버스를 세워 타고 가더군요.. 기차가 멈춰있어서인지 잘 태워 주더군요..
저도 그걸 탈까 했는데.. 그냥 졸려서 객차안에서 잤습니다. 베트남 사람들도 처음에는 약간 시끄럽더니 곧 안정을 찾더군요.. 그래서 불안하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사고가 나면.. 위험할 수 있겠더군요.. 물론.. 어느나라나 사고는 있지만요.. 제가 운이 없었던 거라 생각합니다. 어떤 면으로는 급박한 상황을 대처하는 베트남 사람들과 운송 시스템의 대응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행운일 수도 있겠죠..^^


12. 도착하니 삐끼가..

많더군요.. 아는 호텔이 있다. 어디 잘곳은 있느냐.. 등등의.. 전 황당한 사람을 봤습니다. 사건인즉.. 호텔을 안내하겠다던 친구가.. 표를 달라는 겁니다. 그래서 줬죠.. 그랬다가 기념으로 가지려고 돌려달라니까.. 그친구가.. 매표소로 가더군요.. 그러더니 매표원에게 표를 내미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매표원이 보더니.. 하하.. 당신들은 침대칸에서 잤으니까 차액을 줄 수 없다고 하더군요..
제가 탄 차가 사고가 나서.. 한등급 낮은 객차로 옮겨타게 되었고..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전 한등급 높은 침대칸에 있었으니까.. 돈을 돌려줄 수 없다는 것이었구요..
그 친구가 그 차액을 가지려고.. 했던 거죠.. 그 친구는 머쓱했는지.. 그냥 가버리더군요.. 하하.. 착하게 생겼으면서.. 잘생긴 친구였는데..


13. 전반적인 평가..

우리나라 무궁화 수준이었습니다. 탈만 합니다.. 특히 둘 이상이라면 전혀 심심하지 않게 갈 수 있을겁니다. 추천합니다..^^


14. 사진은..

소프트시트의 좌석과.. 제 일행.. 그 뒤는 문신한.. 같이 술마신 총각..
첫날 밤 한끼.. 다음날 세끼.. 주는 밥입니다. 카메라가 흔들려서.. 죄송..^^


2 Comments
풋타이깽 2003.05.05 23:04  
  와~ 베트남기차도 좋군요.. <br>
몇년 전 하노이에서 중국 귀주 방향의 국경(어디더라?)까지의 밤기차를 탔었습니다. 딱딱한 나무의자에 달리면 요동치는 기차! 여기저기 녹슨 기차 안팎. 실내 조명인 백열등은 바퀴에 연결된 발전기식인지 기차속도에 따라 밝았다 어두웠다.. 어두운 조명에 시커먼 현지인들.. 고장난 창문으로 바람은 몰아치고.. 거기 비하면 우리나라 비둘기호는 특급이었죠. 세계 최악의 기차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br>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바간까지의 기차를 타기전까지는..
tangosu 2003.05.13 08:34  
  벳남 기차는 최고.. 역시 인민의 아버지 호지명이 달래 신경쓴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밥도 공짜.물도 공짜.. 특히 하노이행 타고 하노이에 도착하면 들려주는 눈물의 벳남 스토리.. 호지명은 존경 안할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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