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 그리고 과거로의 기나긴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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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 그리고 과거로의 기나긴 여정

KIM 2 3992
베트남 <사파 그리고 과거로의 기나긴 여정>


아래의 내용은 본인과 같은 여행 취향과 행동 양식, 습성을 가진 여행객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이므로 선별하여 소화,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북서부 관련한 내용이 주가 되고 있으며, 현지 LOCAL 요금을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여행객 및 몇 십 DONG (혹은 100-200%) 더 지불하며 여행함에 굳이 구애받지 않는 여행객에게는 무의미한 정보일 수 있음을 전제합니다.

칼로 무 자르듯 요점과 가격만을 요구하는 이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글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A란 사람이 1,000동을 지불하였다고 누구나 다 1,000동을 지불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실제 LOCAL 가격은 100동일 수도 있는데…

“상식”이라는 것은 세계 공통이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의 상식이라는 것은 현대 자본주의적 질서하에서의 상식입니다. 베트남과 같은 곳에서의 상식과는 또 다를 수 있으며, 각 개별 국가의 문화와 특성상 우리가 선뜻 이해하기 힘든 상식과 모습이 있습니다. 우리 상식의 잣대로 그걸 평가하고 재단할 수 없기에 이러한 글과 내용을 공유하고픈 것이지, 우리의 상식이 이러하기에 이해할 수 없다..라는 관점이라면 이 글을 무시하시는 것이 나을겁니다. (이하 평서체로 서술합니다.)

Ha Noi (하노이)
Lao Cai (라오까이) - Sapa (사파) - Tam Duong (탐드엉) –
Pa Tan -Lai Chau (라이쩌우)
180km (8H 이상)
- Dien Bien Phu (디엔비엔푸)
80km (3H 이상)
- Tuan Giao (뚜언쟈오)
80km (3H 이상)
- Lai Chau (라이쩌우)
98km (4H 이상)

이하 역순으로 사파까지…

사파에서 모터바이크를 렌탈하여, 670여km에 이르는 기나긴 여정… 사파 그리고 베트남 북서부에 펼쳐지는 과거로의 기나긴 여정의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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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azing Viet Nam… 태국 치앙마이에서 시작되는 북부 태국 및 트라이앵글의 기막힌 위용보다 한 수 위의 자연과 풍경을 제공한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미로와 같은 북서부 베트남의 거대한 자연과 놀라운 인간의 도전이 보여주는 아름다움과 땀의 결실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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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준비물
썬글라스
목장갑
썬블락
긴팔 옷 및 잠바 (야간 및 지역에 따른 기온차가 심하다.)
마스크 (일반 마스크 2,000-3,000동선. 복면형 마스크 4,000동선 베트남 도로변 간이 판매대에서 많이 판매함)
충분한 베트남 화폐 (이곳에서도 달러는 쓰이나, 그래도 베트남 화폐가 우위다. 환전할 수 있는 곳도 드물다.가능한 베트남 화폐로 흥정하고 지불하는 것이 유리하다.)
패스포트 카피 (가능한 패스포트 원본을 지참하도록. 패스포트 카피를 받지 않는 숙소가 많다.)
모터바이크용 우비 (현지에서 2,000동 이상에서 살 수 있다.)
비상용 물 및 과자류, 담배 (과자와 담배는 현지인과의 부드러운 접촉을 위해 필요할 수 있다.)

1. 물가

언제나 베트남의 실제 물가와 체감 물가의 차이는 크다. 베트남 구석구석 조금이라도 관광객의 손이 탄 지역은 “외국인용 물가”의 적용에 주저함이 없는 듯 하다. 결코 방심해선 안된다. 처음 엑츄얼 레이트를 적용받았다고 가격의 확인없이 추가 주문을 하다간 큰코 다치기 쉬운 곳이다.

차라리 “퍼보” 먹기 전 5,000동을 먼저 선불로 주고서 먹는 편이 속 편하다. 무엇이라도 확인없이 추가 주문을 내면 어김없이 “외국인용 요금”의 셈을 청구 받게 된다. 베트남에서의 식당 중 가격이 적힌 영어판 메뉴는 “외국인용 요금”일 확률이 높다. 현지인들이 베트남어로 주방에 가서 계산하면 그 반값이 되기도 한다.

라오까이의 재래 시장에선 밥 산더미, 돼지 고기 한접시, 국, 야채 한접시이렇게 5,000동을 내고 먹기도 하였다. (현지 가라오케에서 현지인과 1시간 열심히 노래 부르며 놀면서 맥주 1병 현지 소주 1병 마시고 놀면 2200원상당이 나온다.)

냐항(식당)에서의 청구서에 주의해야 한다. 습관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1회용 수건을 계산에 포함한다. 베트남인도 여기에 대하여 확인, 정정함이 보통이다.

2. 모터바이크 렌탈 및 숙소

기본적으로 “론리플래닛”한국어판에 나와있는 숙소 및 렌탈 비용 등은 외국인용 요금에 가깝다. 즉 개인적으로 로컬과 직접 Try할 시 모터바이크의 렌탈 비용은 상당히 내려갈 소지가 크다는 사실이다. (물론 안전 및 여러가지 위험 요소도 감안해야 한다.)

사파의 재래 시장에 위치한 CAFÉ에서 50,000동/일(3.3불선)으로 렌탈하였다. 물론 여권의 KEEPING 없이 간단한 영어 영수증으로 그 내용과 확인을 대체하였다. 그만큼 실제 물가와 관광객용 물가의 차이는 크다는 사실이다.

숙소의 요금은 “론리플래닛”에선 최저 60,000동선에서 베트남 각지의 하위 숙박료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베트남 로컬 숙박료는 10,000동(800원선)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이 곳에선 에어컨 룸이 불필요하다. 오히려 담요가 1장 더 필요할는지 모른다.

“NHA TRO”(베트남인용 도미토리. 이곳은 외국인이 숙박하기가 힘들다. 공안의 단속을 상당히 우려함)가 그러하였고, “NHA NGHI”에서도 (온수가 나오는 욕실 별도의) 12,000동선이 내국인용 요금으로 시작되고 있다. 결국 10,000동선의 숙소에 60,000동의 외국인용 요금으로 숙박하기도 하였지만, 가격의 NEGO만 잘한다면 30,000동(2400원선)으로 NHA NGHI에서도 숙박도 가능하였다. (2-6개의 BED가 있는 욕실 별도의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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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a에서 재래시장 아래쪽의 NHA NGHI 에선 판시판이 보여지는 멋진 방(욕실 있음)을 30,000동에 네고해 주기도 한다. 거의 공짜 아닌가.

3. NEGO

베트남에서 가격의 흥정은 강하게 하여야 한다. 강하게 한다는 의미가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는 NEGO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베트남에서의 많은 가격들이 “외국인용 가격”을 비롯한 거품이 상당하다. 즉 미소를 잃지 말고 본인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절충점을 제시하고 그것이 아니라면 돌아설 수 있다는 의지와 행동을 보여야 한다. 함께 계산기 두드리면서 조금 싸게 하려는 그런 흥정이 통하기 힘들다. 이미 거품이 내재된 가격을 부른 이가 보여주는 모션에 따라갈 필요는 없다. 웃으면서 “이 가격이 아니면 돌아선다.”는 과감한 흥정과 포기 그리고 여유가 필요하다. 이곳이 아니더라도 살 수 있고 머무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끝까지 미소를 잃지마라.

4. 기질

베트남인의 기질은 상당히 강한 듯 하다. 특히 이권이 걸려있거나 금전적인 대립이 이루어질 시, 상당히 격앙된 목소리와 액션이 나온다. 그리고 그 타협점이 도출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180도 다른 모습이다.

베트남인과 시비가 붙지 않는 길이 최상이다. 긴 여정 중 두 번의 큰(?) 분쟁을 목격하였다. 빈손이 아니었다. 40대는 되어 보임직한 아낙은 두 손에 벽돌 한 장씩 들었었고, 20대의 청년은 20키로는 거뜬히 나갈 듯한 큰 서까래로 상대를 위협하고 있었다. 그리고 큰 대로 한복판에서의 40대 남정네들끼리의 시비에선 한 사람은 식칼, 한 사람은 양손에 큰 차돌뺑이 두개를 들고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었다. 모두가 퍼포먼스인 듯 하다. 그것으로 상대를 치고 찌르고 상해를 입히려는 의도라기보다는 “체면치레”인 듯 하다. 그렇게라도 처음부터 서로에게 밀리지 않으려는… 우리와 같이 싸움이 격해져서 무기(?)를 드는 것이 아니라 갈등의 시초로부터 언제라도 퍼포먼스에서 전환될 수 있는 그들만의 격앙 모드를 서로에게 과시하면서 팽팽한 체면치레를 하고 있었다. 그 어느 누구도 “공안”을 부르지 않은 듯 하고 모두가 주변의 만류로 그렇게 위험한(?) 퍼포먼스의 막을 내리는 듯 하다.

5. 식사

베트남인에게서 있어서의 식사는 상당히 중요한 듯 하다. 베트남인과 함께 하는 식사에서 쌀밥은 언제 나오는가 싶을 정도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우리의 반찬 개념의 음식을 먹으면서 한참을 기다린 끝에 나오는 쌀밥… 그리고 자리를 옮기거나 하면서 진행되는 “차”의 시간..물담배를 피면서.. 블란서 식민시대의 영향인가 보다. 상당히 식사와 그 마무리의 시간이 길다. 거의 2시간에 가까운 듯 하다. 그리고 술이 빠지지 않는다. 루가오..주옥까오..뱀술…구더기(?)로 담근 술…돼지 쓸개 술..등등..많이도 마셨다. 이렇게 4박 5일의 기간 중 4차례의 초대를 받은 것 같다. (푸꿕에서도 현지인들의 식사에 동참하였다. 물론 사례 받기를 극구 사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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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함께하는 시간들과 공유가 상당히 그들 사회에선 중요한 듯 하다. 아마 그러한 식사와 만찬에서 공유되고 정리되는 그들만의 방식과 질서가 사회를 지배하는 듯 하다. 북서부 오지(?)에서의 탈출에서도 그들은 나에게 그러한 그들의 만찬을 바라고 있었다. 나로선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6. 사회

북서부 그들의 지역 사회는 자치성이 강하였다. 사회주의라는 선입견 그리고 “공안”으로 대변되어지는 중앙정부의 통치사회라기 보단 나름대로 부락의 자체 정화와 규율 속에 통제되는 요소가 큰 듯하다. 전기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고 통신 수단도 제대로 구비되지 않은 많은 지역들.. 그리고 TV 및 방송매체의 존재도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 그 곳에서 공안을 비롯한 붉은 별을 단 베트남 정부 관료의 모습은 제대로 찾아 보기 힘들었다. 마약이 범람함에도 태국 북부와 같은 강력한 경찰력 군사력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국경에서의 검문을 제외하곤 단 한 번도 검문당하지 않았고 단 한 번도 검문하는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분쟁이 있어도 공안의 모습은 볼 수 없다. 대부분 내부적으로 무마되고 해결되는 듯 하다. 그렇다고 교육 수준이 높아 베트남 정부의 통치를 대변하고 사회주의적 이념을 강제하여 줄 법개념을 잘 알고 있지도 않을진대… 그렇게 그들의 사회는 유지되고 정체되어 있는 듯 하다. 끊임없는 자본의 유혹을 받아가며…

7. 노동

소수민족에게 있어선 4세 유아로부터 80 노파에 이르기까지 모두 노동력이었다.. 안락한 침대 위 어머니의 젖가슴을 물고 응석부리고 있을법한 유아기의 얘들로부터 허리가 반은 휘어있는 80 노파 모두가 끊임없이 일하고 있었다. 태국 소수민족과 같은 문명의 유입과 화폐경제의 유입도 덜한 듯… 물론 많은 도로변 소수민족의 남성들이 전통의상을 포기해가고 있었지만, 북서부 베트남을 여행하면서 소수민족 그 어느 누구로부터도 돈을 달라는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태국 소수민족촌에선 그러한 요구는 수없이 많이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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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없이 많이 보급된 모터바이크 및 차량에도 불구하고 왜 그리 그 끝없는 산길을 무거운 장작과 짐을 지고서 걸어가고 있었는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다. 손만 들면 세우고 그들을 태워주고 싶었지만… 그 어느 누구도 나에게 태워달라고 하지 않는다. 그 어느 누구도 그 기나긴 길을 걸어감에 주저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들의 삶에 끼여들 수도 없다. 이렇게 도로가 생기고 수없이 많은 차량들이 그들의 옆을 지나감에도…

거대한 몇 개의 산과 자연을 화전으로 밭으로 논으로 만들어 버리고 있었다. 서있기조차도 아찔한 비탈과 계곡에서 그들은 자연과 맞서고 있었다. 어떻게 저 곳에 소를 올려놓고 경작을 하고 있을까라는 의구심과 경외심… 24시간 365일 저렇게 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대자연과 맞서며 북서부에 자리잡고 있었다. 주로 여자들이었다. 남자들은 무엇을 하는지 어린이들과 아낙들이 그렇게 일궈가고 있었다.

유네스코이던가 유엔이던가 동남 아시아에서의 미성년 아동들의 노동착취를 규제한다던 그런 뜬구름 잡는(?) 얘기가 있었던가.. 누가 이들의 삶의 방식에 개입할 수 있겠는가.. 태국의 소수민족들과는 달리 이곳의 소수민족들은 상당한 미인들이 많다. 나의 상식, 자본사회의 상식으로 왜 이들이 이렇게 맨발로 수십키로의 비탈길을 오르내리며 노동을 하고 있는지 이해되지 않을… 과연 10년 뒤 베트남 북서부에 이러한 모습이 존재할 것인가 싶을 그런 의구심들… 그렇게 그들은 살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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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도로

위 ROUTE의 도로는 기본적으로 포장되어 있다. 물론 우리의 포장도로와 같은 상태는 아니다. 곳곳 붕괴되고 함몰되어 있으며, 아찔한 낭떠러지와 직면하는 대부분의 도로에 제대로 된 가드레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노련한 드라이버나 산악오토바이가 아니라면 평균 시속 15-25KM정도주행으로 생각하면 될 듯 하다. 그리고 중간 중간 연결되어지는 베트남 시골 부락 및 소수민족 마을로의 접근이 흥미로운 여정이 될 수 있다. 가이드북의 표현대로 곳곳이 붕괴되고 불안해 보이는 “인디아나 존스식 나무다리”가 그 통로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운전중 길 곳곳에 쌓여있는 소똥을 조심해야 한다. 그러한 열악한 도로를 기반으로 그들은 그렇게 문명세계(?)와의 접속을 유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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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로는 1차선이라고 하기엔 조금 넓고 2차선으론 부족하다. 따라서 급커브시에 경적을 울려서 자신의 존재를 알려야 한다. 대부분 그렇게 운전한다. (베트남인들의 운전은 상당히 거칠며 시끄럽다. 대도시를 비롯한 웬만한 도시는 경적 경쟁을 하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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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TOUR

위 ROUTE를 여행하면서 베트남 내국인 투어차량 및 단 1번의 유럽팀 사이클링 투어를 제외하곤 외국 여행자를 만나지 못했다. 그만큼 상당히 어드벤쳐성 루트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디엔비엔을 비롯한 몇 도시로의 투어 단체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규모와 흥미에 비해서 관광객의 절대 다수가 호치민-하노이를 중심으로 한 루트에 집중되어 있다. BUT 진정한 베트남과 소수민족의 삶을 엿보려 한다면 이만한 R0UTE가 있을 수 있을까..

10. 개방

소수민족은 이방인에 대하여 상당히 경계심을 가진다. 외국인뿐만이 아닌 저지대 베트남족에 대한 경계심도 강한 듯 하다. 그 어느 누구도 먼저 미소짓지 않는다. 사파를 비롯한 많은 관광도시에서 보여지는 그들의 모습은 소수민족 2%도 되지 않을 정말 소수의 모습일 뿐이다. 소수민족 90% 이상은 제대로 된 화폐경제에 편입되지 않은 그들만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고집하고 또 고립되어 있는 듯 하다. 태국 소수민족과 같은 시민권적 규제는 없다고 하나, 그래도 그들은 자의이든 타의이든 “그들만의 세계”에서 최소한의 문명 유입과 더불어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도로변의 민가 사람들의 취미는 지나가는 모터바이크 차량을 구경을 하는 것인 것 같다. 어디서나 그들의 호기심의 시선과 관심을 받게 된다.

돈을 비롯한 설탕류 음식을 그들에게 주지마라. 함부로 사진찍으려 하지 말라. 약을 주지 말라. 그들의 문화와 행동양식을 존중하라. By 론리플래닛.

그들의 삶에 개입할 수 없다. 다만 지켜볼 뿐이다.

대한민국에 태어났음이 행복임을 느낀다. 우리의 여성과 어린이들이 얼만큼 보호받고 있는가를 다시금 느낀다. 격동치며 비바람 칠 자본의 가치와 질서로부터 그들이 얼마만큼 “그들만의 세계”를 지탱하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저 아리따운 아낙들과 소녀들이 그 달콤한 유혹을 얼마나 견디며 인내할 수 있게 될런지.. 2004년 03월의 베트남 북서부는 그렇게 저물어가고 있었다.


11. 모터바이크 운행

이 지역에서의 모터바이크 운행은 태국 북부지역보다 난이도가 더해진다.더 위험하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많은 산악 베트남족을 비롯한 소수민족의 소수 역시 산악용 모터바이크(러시아산 민스크)를 이용하고 있었다. 말로만 들었던 내리막길에서 시동끄고 달리기 등을 시도하고 있었다. (기름값을 아끼기 위하여) 빵꾸 때우기 5,000동선.. 타이어 튜브 교체 20,000동선.. 상당히 많은 OX MAY (모터바이크 수리점)이 지역 곳곳에 산재하여 있다.

곳곳에 모터바이크용 기름을 파는 간이 무허가 업소들이 있다. 벽돌에 신문지 끼워놓기, 불피워 놓기, 식용유 통을 내어놓기 등등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그러한 업소들이 도로 곳곳에 존재한다. (물론 엔진엔 좋지 않을 것이다.)

12. 고립

떵지아오에서 출발 라오쩌우로 리턴하던 중 염려하던 대형사고가 터졌다. 베트남에서의 렌탈 모터바이크 상태는 그리 좋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더구나 이런 긴 여정에선 더더욱 그렇다. 바로 엔진 고장이었다. 엔진 안에서 무엇인가 문제를 일으켜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산 정상부 근처였다. 라오쩌우까지는 20km.. 지나쳐 온 산악 베트남족 마을까지는 5키로 가량이었다. 당연히 내리막길이였던 후방 마을로 향하였다.

고립된 최초의 외국인이였을 나를 보구서 주민들이 거의 모두가 몰려든다. 모터바이크로 스쳐가면서 서로가 관심과 호기심의 대상이였던 시간과 입장과는 틀리다. 수십 명의 산악 베트남족에게 둘러싸인 나는 원숭이와 같은 존재이다.(기분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내가 가진 소지품 하나 하나가 그들에겐 모두 신기한 것들인가 보다. 핸드폰, 맥가이버 칼, 비상용 피리 등등.. 말도 전혀 통하지 않는다. 몸짓과 표정으로 서로의 의사를 교환하며 이 위기와 고립을 탈피하려고 애썼다. 결과론적으로 상황은 더더욱 나빠지고 있었다. 모터바이크를 고치려고 붙었던 베트남족 청년의 수리 실패와 부품의 훼손 및 소규모 모터바이크 기술자의 4-5시간에 걸친 헛된 분해와 조립… 결국 날은 저물어 가고 그곳에서 난 고립되고 만다. 말도 통하지 않고 통신 수단도 없는 그 곳에서 난 하루를 그렇게 보내어야 하였다.

중요한 사실은 모두가 그렇게 호기심과 선의의 의도로만 날 바라보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처음 나를 인챠지 하던 베트남 청년과 또 다른 한 명, 그리고 몇단계를 거치며 나를 인챠지 하던 이들에겐 나는 “돈”이였다. 그들은 끊임없이 나와 그 가치의 개념으로 줄다리기를 하여야 했다. 단지 그 돈만의 문제였다면 100불이든 200불이든 주고 이 고립으로부터 탈출하였겠지만 그것만은 아니였다. 나의 안전과도 연결되는 문제였다. 그들의 무리한(?) 요구를 쉽게 받아들인다면 더 위험한 입장과 흥정에 처하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빛도 제대로 없는 이곳 저곳을 헤매이며 그들과 위험한(그 당시엔 그랬었다.) 흥정과 힘겨루기를 하였다. 비상용 최루 스프레이를 호주머니 속으로 옮겼다. 과연 이것을 써야 할 순간이 오지는 않을런지. 그들과 부대끼며 세상에서 가장 잔인하다는 베트남갱의 모습(?)을 엿보기도 한다.(베트남인들의 대화에서, 돈이 관련된 얘기에선 이상스레 고성과 신경전을 보여준다. 미국이란 대국과 맞서 승리를 이끌어 내는 그들의 독기.. 그리고 그들의 숙소에서 긴장을 풀 수 없는 하룻밤.. 교사라는 안주인과 순박해 보이던 아들 그리고 침대 옆 함께 밤을 보내던 돼지와 닭들이 조금이나마 나의 긴장을 풀어준다. 이튿날, 오기에 가까운 깡다구로(공안에 가서 나의 상황을 알리겠다. 발언과 협조해주지 않으면 오토바이를 끌고 혼자 가겠다며 모터바이크를 잡아 묶은 밧줄을 끊어버리려는 액션으로.. 물론 이것은 거의 성공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들과의 힘겨루기에서 우위에 서게 되고, 그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그 고립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나 역시 그들의 의도를 알면서도 그들의 도움과 협조가 필요했었고, 총비용 40불정도에 끝낼 수 있었다. 물론 많은 지역 주민들이 나를 보았고, 나 역시 그런 나의 존재를 많은 이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행동하였다.

베트남의 현실 및 분위기로 보아 극한적인 경우로 치달을 경우의 수는 희박할지라도, 난 그만큼 경계하고 그 줄다리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의 그런 끊임없는 흥정을 순순히 받아들였다면 “돈”의 액수에서만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외국인이 과연 몇백불 몇천불을 몸에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이 알게된다면… 절벽과 거친 산길 속 모터바이크의 헤드라이트만 꺼버리면 새까만 암흑천지가 되던 그곳에서.. 모터바이크의 수리가 끝난 뒤 그들은 나에게 식사를 제의하였다. 큰 일을 끝내고 난 뒤 그들식의 “만찬”인가 보다. 페이어는 내가 되는 것 아닐까. 하여튼 넘 빈정상하고 빠른 이별을 위하여 그들의 “만찬” 제의는 정중히 거절하고 나의 길을 달린다.

그러나.. 그 경험은 나에겐 소중한 경험이고.. 그러한 상황에서 산악 베트남인들의 삶을 엿보고 그들이 얼만큼 따뜻하고 순박한 이들인가 직적접으로 알게되는 계기이기도 하였다.

야간 운행 중 암흑천지의 도로에서 긴 장총을 든 포수가 등장하더라도 놀라지 말라. 곳곳에 그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오히려 날 지켜줄 수 있는 따뜻한 베트남의 포수들이다. 많은 현지인들이 북서부 여행의 안전함을 나에게 말해 주었으며, 나 역시 동감하게 되었다. 베트남 북서부의 여행과 치안은 상당히 안전하다.(지형적, 운행상의 안전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리고 모터바이크로 이 과거로의 여행을 시도할 용기와 시간이 부여된다면 당신은 결코 잊지 못할 베트남의 자연과 모습을 간직하게 될 것이다. 아직까지는 강고한 그들의 질서를 유지하며 화폐경제의 질서에 편입되지 않은 소수민족들의 삶을 엿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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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tangojin 2004.06.12 15:48  
  우왕~ sapa 또 가고싶다...
Roky 2004.07.05 16:43  
  저는 사파를 가려다가 라오까이 가는 기차에서 만난 유럽아이 하나가 박하를 거처서 사파를 가자기에 동행하다가 라오까이 박하구간 버스요금을 75000동(현지인요금 500동, 나중에 안 사실인데 외국인 요금이 50000동) 주고가는바람에 사파 생략하고 바로 하노이로 들어 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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