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이안의 추억과 글로리 호텔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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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안의 추억과 글로리 호텔에 대해...

후니애비 0 3229
원래 그럴 계획은 아니었으나 베트남 호이안에서 4박이나 했습니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서의 더위때문에 가족들의 에너지가 방전되어 몸 상태가 좋지 않아졌고 남은 베트남의 일정이 10여일이 있다보니 다른 일정을 줄이고 호이안에서 4박을 하며 푹 쉬는 충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처음에 빈흥2-3, 탄빈2-3 등 비교적 인지도가 높은 중급 숙소를 찾으려고 했으나 대부분 풀부킹이고 다른 호텔들은 가격대가 너무 높더군요. 이번 베트남 여행에서 느낀 상대적인 체감 물가는 상당히 높았습니다. 초저가 배낭여행자가 아닌 초등학교 3학년생이 포함된 40대 초반의 부부 배낭여행은 애매한 물가지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숙소는 투베드를 고집합니다. 더블베드는 불가능하지요. 투배드도 비교적 크기가 큰 싱글 두개를 의미합니다. 저희 가족은 투 배드의 숙소를 구하면 한 대의 침대는 벽으로 밀고 나머지 한대도 바로 붙여서 사용합니다. 아마 애가 있는 가족여행객들은 대부분 저희와 같은 방법을 취할 겁니다. 그러다보니 방을 구하는데 있어 많은 제약이 따르죠.

저희 가족의 숙소 구하는 조건은 이렇습니다. 벌레가 없는 하얀 시트를 가진 투배드 방과 목욕탕 같은 크기라 하더라도 아이를 위한 수영장, 30달러 내외의 숙박비. 그러나 호이안에는 이런 조건의 방이 많이 없더군요. 신카페 주변을 탐색하며 10여군데 돌아봤으나 가격대가 적당하면 풀북이었고, 풀북이 아닌 곳은 가격대가 50달러를 넘더군요. 

이제 베트남은 그리 저렴한 곳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관광지로 발달된 호이안의 물가는 조금 높게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숙소는 30~50달러(미리 예약 필요)였고, 왼만한 길거리 식당의 밥도 5-6만동을 넘겼습니다. 고급식당에서는 저희 3식구 식사와 음료를 즐기면 30~50만동이 나왔고요. 이것은 초저렴이 아닌 저렴한 가족여행 기준이니 참고하세요. 

그래서 어렵게 구한 것이 호이안의 우체국 기준으로 좌측으로 걸어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글로리 호텔입니다. 아고다를 통해 40달러에 예약하고 바로 갔습니다. 30달러의 예산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숙소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40달러를 한계로 잡고 아고다에서 찾았습니다. 혹시 몰라 1박만 하고 갔는데 괜찬다 느켜 우선 2박을 연장했습니다. 그러나 2박 연장을 카운터에 직접 요청하니 아고다 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을 제시합니다. 같은 방 같은 조건임에도 1박당 60달러를 요구합니다. 그래서 다시 아고다로 예약하고 바우처를 보여주는 과정으로 연장했습니다. 아고다로 하면 수수료를 지불할텐데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음날 신카페 슬리핑버스 예약이 불발되어 하루 더 연장해야하는 상황이 왔는데 그때는 그냥 40달러에 1박을 추가 연장해주고 체크아웃일 저녁 6시까지는 숙박 50%의 비용으로 레이트 체크아웃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렇게 했습니다. 

방문한 결과 카운터의 직원들은 비교적 친절합니다만 조금은 알아듣기 어려운 영어를 구사합니다. 제가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우리와 사용하는 발음과 많이 다른 영어를 구사합니다. 저에게 다음날 아침에 다시 오라는 이야기를 하길래 몇시에 올까라고 반문하니 '아이서티'라고 하더군요. 제가 ???의 표정을 짖자 8시 30분이라고 적어주더군요. 우리는 8을 에잇 또는 에이트라고 하는데 이들은 아잇이라고 하더군요. 이것은 일예이고 이런 유사한 일이 여러번 발생하면서 많은 대화를 알아 듣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영어 못한다고 짜증은 내지 않으니 다행인 곳입니다.

이곳은 여권을 보관하지 않고 복사를 하고 돌려줍니다. 베트남에서 총 6곳의 숙소에 머물렀는데 3곳의 숙소는 여권을 확인하고 돌려주었고 나머지는 체크 아웃 때 돌려줬습니다. 개인적으로 여권을 돌려주는 곳이 더 안심되고 좋더군요. 베트남에 대한 약간의 선입견 때문인지 여행객에게 가장 중요한 준비물인 여권을 남에게 맞기는 것이 꺼려지긴 했습니다.

글로리 호텔의 시설은 이렇습니다. 약간 시설이 낙후된 3.5성급 호텔이라 보면 됩니다. 자신들은 4성급이라고 광고하지만 3성보다 규모가 큰...그러나 약간 시설이 노후화된 그래서 3.5성급이라 생각합니다. 수영장의 크기는 15미터 정도 가량으로 크지만 1.2미터에서 2미터 이상의 깊이를 가졌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튜브같은 용품 없이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물관리는 그렇게 깐깐하게 하지 않습니다만 그런데로 즐길만 했습니다.

수영장 한편으로 선베드가 있고 그 반대편에 카페 겸 레스토랑이 있습니다. 필요 이상의 큰 로비를 통과하면 수영장을 두르고 있는 호텔 건물이 있기에 한 낮에 잠깐 해가 들어오는 수영장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햇빛을 좋아하는 백인들에게는 안 좋은 조건이지만 벰파이어 기질을 가진 동양인에게는 유리한 조건입니다.

모두 6층으로 되어있는데 베트남에서는 2층이 1층이더군요. 우리에게 1층은 G(그라운드)층입니다. 그래서 총 5층까지 있습니다. 5층에 조식 식당이 있는데 경치가 좋았습니다. 호이안 전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방향과 넓은 논을 바라볼 수 있는 방향이 있는 라운지라고 보시면 됩니다.

4-5종류의 아시안 푸드, 3-4종류의 과일, 6-7종류의 빵 그리고 쌀국수와 달걀요리가 나오고 2-3종의 음료과 카피가 있습니다. 4박있으면서 보니 거의 같은 음식이 나와서 조금 지겨웠습니다. 참고로 아이는 5달러의 조식비를 그 자리에게 청구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방은 그냥 평범해서 설명하기 그렇습니다. 금고가 있는 장롱이 하나 있고 티테일블과 2개의 의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침대 두개 화장대 1개 브라운관 티비와 받침대 등이 있었습니다. 모두 나무로 된 재질이고 조금 낡은 느낌이 있었지만 더럽진 않았습니다.

이 호텔에는 호이안 시티를 바라보는 방향과 수영장을 바라보는 방향 그리고 논을 바라보는 방향이 있는데 저희는 논을 바라보는 방향이었습니다. 수영장을 바라보는 방향의 방은 디럭스 방으로 조금 더 비쌉니다. 그리고 시티뷰는 가장 좋은 방으로 원베드룸인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논을 바라보는 방의 경치도 매우 좋습니다. 오히려 수영장뷰의 방보다 논뷰의 방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침에 발코니에서 바라본 일출의 모습도 좋았고 베트남 농촌의 모습도 좋았습니다. 호텔 바로 옆에 소를 키우는 잔디밭과 웅덩이가 보이길래 모기가 많을 것이라 걱정했는데 모기도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호텔에서 호이안 구시가까지의 거리는 가까운 거리는 아닙니다. 아고다의 평을 보면 걸어갈만한 거리라고 나와있는데, 딱 그 표현이 맞습니다. 걸어갈만한 거리이긴 하지만 아이가 있는 가족에게는 그리 권장할 사항이 아닙니다. 그리고 낮에 이 거리를 걸어간다는 것은 호이안 구시가 투어가 고행의 길로 바뀔 것입니다. 

구시가 자체도 걸어서 구경하는 곳이기 때문에 택시를 타고 이동하길 권장할 만한 거리입니다. 그러나 호텔 앞에 택시가 자주 오지 않습니다. 호이안에서 해변으로 가는 주도로임에도 빈택시를 거의 없습니다. 첫날에는 택시를 기다리다가 걸어가는 일도 있었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호텔 카운터에 말하면 택시를 불러주더군요. 물론 추가빙요없이 메터로 이동합니다. 참고로 호이안에는 마일린 택시와 노란색 택시가 있는데 노란색 택시도 정식한 택시였습니다. 오히려 한 마일린 택시기사가 5만동이면 갈 거리를 10만동 달라는 기사가 있었는데 황당해서 타지 않았고요.

호텔에서 내원교 앞에 있는 야경 예쁜 다리까지 4만동 정도에 갔습니다. 다리 건너 야시장 앞에 내려주기에 야시장과 내원교까지 구시가 중심지를 구경하기 좋았습니다. 호이안은 밤 품경이 좋은 곳이기에 4일간 매일 저녁 야경을 보고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호이안에서 씨클로를 한번 탔습니다. 워낙 씨클로에 대한 좋지 않은 정보들이 많기에 타지 않으려고 했으나 아이가 한번 타고 싶어하기에 30분 10만동에 흥정을 하고 우리 3식구 모두 한대에 탔습니다. 상황이 매우 웃긴 상황이었죠. 3인이 탈수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잠시 아저씨가 나무 선반을 이용하여 3명이 탈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그 자체가 좋은 경험이었고 아이는 호이안하면 그 씨클로 타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역시나....그 씨클로 아저씨 우리를 실망시킵니다. 분명히 타기전 10만동에 흥정했는데 15만동을 달라고 합니다. 그럴줄 알고 늘 들고 다니는 메모지에 10만동 30분 ok라고 적인 종이를 보여주니 꼬리를 내리더군요. 전 항상 말이 잘 통하지 않는 현지인과 흥정을 하면서 메모를 하고 확인을 하는 습관이 있는데, 이것이 그 상황을 모면할 수 있도록 해주더군요. 혹시 모를 상황을 위해 흥정 내용과 합의 내용을 간단히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도움이 될 겁니다.

아무튼 글로리호텔과 호이안에게 우리에게 즐거운 추억을 남겨준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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