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에서 장기체류를 하다보니(9)
베트남 음식의 마지막 편입니다. 베트남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맛있게 먹을까? 라는 제목을 달았는데, 제가 지금까지 현지인들에게 배운 것을 기억나는 대로 적겠습니다. 음식이름을 모두 적을 수 없으니 대표적인 이름만을 적겠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먹는 속도가 가장 빠른 것 같습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먹는 모습에 “깨작깨작”라는 단어가 눈 앞에 지나갈 만큼 조금씩 천천히 먹습니다. 천천히 드시고 즐기면서 드세요. 여행을 와서 별 바쁜 것은 없으니까요. 여기서는 베트남 음식만을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1. 베트남 하면 역시 쌀 국수입니다. 쌀 국수는 워낙 종류가 다양해서 그 이름을 다 외우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쌀 국수는 사실 그냥 주는 그대로 먹어도 맛이 있습니다. 하지만, 더 맛있게 먹으려면, 야채와 양념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일단에 식탁에 있는 짠(작은 레몬)을 자신의 입맛에 맞도록 짜 넣습니다. 고추는 일단 몇 개 넣고서 1~2분 정도 있다가 건져 냅니다. 그런 다음 식탁에 올라와 있는 숙주와 기타 야채를 손으로 뚝뚝 끊어서 충분히 넣습니다. (미리 조금씩 먹어보세요. 입맛에 맞는 채소들 위주로 넣어서 드시면 됩니다.) 고수풀은 한국사람들이 싫어하는 풀인데, 자꾸 먹다 보면 없으면 허전한 쌀 국수가 됩니다. 그런 다음 생선간장과 고추장(칠리소스)을 넣습니다. 마지막으로 식초에 절인 마늘을 넣어서 맛을 조절하는 것이 그 순서입니다. (식초마늘은 없는 곳도 있습니다.) 진짜 마지막으로 국수를 잘 저어서 야채를 밑으로 가게 만든 다음 잠시 기다렸다가 드시면 됩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그리고 식탁에 있는 긴 빵을 조금씩 끊어서 넣어 드시면 그것도 별미입니다. 하지만 너무 빵은 많이 드시지 마세요. 기름에 튀긴 것이라서 살이 찔 수도 있으니까요. 기타 베트남 햄(바나나 잎에 쌓여져 있습니다.)을 넣어서 드셔도 좋습니다. 다 드셨다면 가게 앞에 있는 커피가게로 가셔서 커피 한잔 하시면서 거리를 구경하시면 한끼 식사가 즐거운 시간이 되셨을 겁니다.
2. 간편하게 먹기에는 역시 반미라는 바게트 샌드위치입니다. 요즘은 케밥 형태의 반미도 있습니다. 이것 역시 종류가 다양한데, 이것도 역시 먹는 방법을 알면 더 맛있습니다. 보통은 고기류와 야채류를 골고루 섞어 넣습니다. 매운 맛을 좋아한다면, 고추를 넣어달라고 하고, 싫다면 손가락으로 알려주고 고개를 흔들면 넣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반미옵라를 추천합니다. 계란 후라이가 고기 대신 들어갑니다. 2분 정도 들고 있다 먹으면 나름 촉촉한 그런 맛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도 고수풀이 들어가는데 싫다면 넣지 말라고 손짓을 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적응 되면 넣는 것이 더 맛이 있지만, 싫어하시면 빼시는 게 좋습니다.
3. 껌빈전이라는 식당입니다. 반찬이 다양해서 골라서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밥을 시키면 일단 밥과 야채반찬 한 개 그리고 국을 한 그릇 줍니다. 야채 반찬과 국은 하루마다 틀리게 나옵니다. 그리고 입구에 준비된 반찬을 보면서 먹고 싶은 것 하나 이상 고르면 됩니다. 학교 주변 식당을 가시면 참 다양한 반찬이 있습니다. 고르신 반찬의 개수에 따라서 가격은 조금씩 다릅니다. 보통 1개에 만 동에서 이만 동 사이의 가격입니다. 2개를 고르시면 3~4만 동 정도의 가격이 나옵니다. 가게 마다 가격도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만, 근처에 학교가 있다면 학교 쪽이 좀 저렴하기는 합니다.
4. 반세오입니다. 한국으로 친다면 빈대떡이라고 해야 할까요? 기름에 튀겼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반세오는 야채가 반드시 나옵니다. 데탐 같은 곳에는 안 주는 곳도 많지만, 현지인들이 가는 식당은 반드시 야채가 나옵니다. 반세오를 먹을 때는 역시 반세오 자체만을 먹는 것이 아니라, 같이 나오는 라이스 페이퍼나 야채에 쌈을 먹듯이 싸서 드시면 됩니다. 한국에서의 월남 쌈은 사실 베트남 식의 음식이 아니고, 미국쪽에서 시작된 음식의 형태입니다. 라이스 페이퍼에 각종 야채를 넣고 소스에 찍어서 드시는 형태이죠. 하지만, 라이스 페이퍼는 베트남의 전쟁 음식 중의 하나라고 하네요. 잘 싸셔서 그런 다음에 제공되는 2종류의 소스에 찍어서 드셔보시고, 입에 맞는 소스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반세오는 사탕수수 주스와 잘 어울립니다.
5. 샤브샤브류의 전골류 음식입니다. 일단은 고체연료로 전골이 끓기 시작하면 안의 내용물을 다 건져서 나와 있는 양념에 찍어서 드세요. 그런 다음 각종 야채를 넣어서 다시 푹 끓입니다. 그런 다음 그 국을 국수에 말아서 먹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식당은 대부분이 해산물 식당에서 많이 먹게 되는 형태입니다. 베트남은 해산물도 엄청 많이 먹습니다. 내용물은 식당마다 조금씩 다르고 주문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옵니다. 끓고 나면, 건더기는 건져먹고, 우러난 국물에 제공되는 야채나 기타 버섯류를 넣고서 한번 더 끓입니다. 그런 다음에 작은 국그릇에 쌀국수를 넣고 그 국물을 끼얹어서 드시면 됩니다.
6. 각종 빵 종류입니다. 요즘 파리바게뜨나 뚜레쥬르가 호치민에 많이 보입니다. 베트남의 토종 빵집도 많이 있구요. 선물할때는 한국 빵집(허세)을 가지만, 제가 먹을 때는 KINH DO라는 빵집을 잘 가는 편입니다. 베트남은 바게트가 많이 팔리다 보니, 동네마다 바게트 빵집이 한군데 이상은 있습니다. 그리고 동네 제과점 형태의 빵집에 가시면 생각보다 많은 종류의 빵을 팔고 있습니다. 가격도 엄청 저렴하구요. 여행 시 이동을 대비해서 빵을 사가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겁니다. 여기서 언급할 빵은 “반 바오”라는 빵입니다. 우리나라의 호빵 비슷한 모양인데, 안에는 주로 다진 고기가 들어가 있습니다. 가끔 고구마 앙꼬 같은 것이 들어간 반 바오도 있습니다. 출출할 때 간식으로도 좋습니다.
7. 각종 길거리 군것질 거리들 입니다. 고구마, 연두부, 쩨, 쌀과자, 옥수수 등 너무나도 종류가 많아서 적는 것도 고민입니다. 드셔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베트남의 길거리 군것질 종류는 단맛이 대세입니다. 그리고 양도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간식으로 드셔도 크게 부담이 되지 않습니다. 양이 작으신 분들은 식사로도 좋습니다.
8. 길거리 쌀국수류의 도시락입니다. 일종의 테이크 아웃이겠네요. 어깨에 화덕을 메고 다니시면서 파시는 분도 있습니다. 화덕을 메고 다니는 이유는 그 육수를 가지고 다니기 때문입니다. 주문하면 그 자리에서 먹을 수 있도록 다 만들어 줍니다. 설거지도 그 자리에서 하구요. 보통은 비닐 봉지에 양념을 넣어서 주는데, 다 넣지 마시고 조금씩 넣어서 본인의 입에 맞게 조절을 하시면 됩니다. 가벼운 아침식사나 간식으로도 좋습니다.
일단 간단하게 소개를 했습니다. 이것 말고도 다양한 종류의 음식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걸 다 적을 수도 없고 해서 기본적인 것으로 해서 먹는 방법을 위주로 해서 정리 해봤습니다. 한 번 시도 해 보세요. 보기보다 맛이 좋은 편입니다.
다음에는 베트남의 열대과일편을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열대과일은 이름과 기본적인 맛을 중심으로 해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