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캄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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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캄보디아..

redrabbit 2 2507
지난 6월.. 시간이 조금은 지난 것 같은데. 아직도 캄보디아의 모습이 머리 속을 맴돌고 있는 것 같네요
다른 분들은 앙코르 왓을 둘러보느라 시엠립 방향으로 캄보디아를 들어가시는 것 같은데, 저는 꼬꽁을 거쳐 시하눅빌과 깜뽓을 둘러보았습니다. 시간관계상 앙코르 왓을 못 가본것이 정말 후회가 되고 언제가 다시 조용히 가보려 합니다.

제가 가 본 캄보디아는 정말 70년대의 우리 모습이었습니다. 흙으로 된 신작로를 따라 늘어선 논과 웅덩이에서 놀고 있는 흰소들, 뱀이 많아 지상에서 붕 떠있는 집들 그리고 까맣게 타서 돌아다니는 아이들..

방콕에서 친구를 한국으로 떠나보내고 밤차를 타고 꼬꽁으로 향하는 버스는 깜깜한 밤을 계속해서 달리더니 어느순간 차가운 에어콘 바람에도 곤하게 자다가 흔들어 깨우는 차장을 부시시 바라보고 내린 곳은 제 고향 마을과 같은 터미널 건물도 없는 작은 마을의 시장통이었습니다. 그 시간이 새벽 4시가 조금 넘은 것 같았는데...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와중에도 그 곳은 장사를 준비하려 부산하게들 움직이고 꼬창을 향해가는 썽태우들은 계속해서 사람들은 실어 날랐지만 정작 국경으로가는 미니버스는 없었다. 썽태우기사에게 물어도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나를 농락하고 하는 수 없이 비를 맞으며 돌아다니다 참 우습게도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미니버스를 발견하여 다행이도 캄보디아를 향하게 되었다.
나와 같은 버스를 타고 왔던 작은 배낭과 그에 어울리지 않는 큰 가방을 끌고 다니는 독일인과 삐쩍마른 금발의 영국인(나중에 알았지만) 그리고 현지인들과 캄보디아 국경을 향해 출발 하였다.

하늘로는 국경을 넘어보았지만 육로로의 국경통과는 처음이라서 약간은 흥분하고 있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굵어지는 빗줄기는 배를 타고 가야하는 여정에서 나를 망설이게 하고 연신 'ok'라고 말하는 국경의 관리들과 소똥에 파리 꼬이듯 달려드는 국경삐끼들.. 멀리서 보이는 바다의 파도와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줄기 때문에 짜증이날데로 났다. 국경에 보트 선착장까지는 그 영국인과 독일인과 같이 쉐어했다. 조수석에 앉은 국경삐끼의 말끝마다 'fuck'을 붙이는 저질영어에 다시 한 번 짜증이 나고 그들의 끊임없는 팁요구에 정말 처음부터 순탄치가 않은 여정의 시작이었다.

시하눅빌로 향하는 배에서 고난은 시작이었다. 미덥지 않은 배의 첫모습 계속해서 내리는 비줄기, 파도가 잔잔하여 괜찮을 것이라는 국경관리의 말....
시하눅빌로까지는 5시간 정도 걸린것 같았다. 그 중 30분 정도만 잔잔하고 나머지는 그야말로 'like a submarine' 이었다. 앞에 앉은 아니 누운 영국놈은 동그란 창밖으로 연신 'It's rough"를 외치더니 나중에는 조용히 누워만 있었다. 나도 역시 머리를 못 들고 어서 이 고통이 끝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여기저기서의 '웩'소리와 시큼한 냄새들.... 난 빈속이었던 것이 다행스럽게 여겨졌다.
 
시하눅빌에 도착하니 오후 2시경이었나.. 인간이란 것이 얼마나 간사한지 좀 전에는 죽을 것 같더니 땅을 밟으니 배가 고팠다. 북한 식당이 있다는 정보를 미리 알고 있어 다행이도 적당히 입에 맞는 국수를 먹을 수 있었다. 찾아간 시간이 오후 2시 조금 넘어서인 것 같은데.. 모두들  갑작스런 손님에 놀라고 미쳐 유니폼을 입지 않아 교대로 갈아입고 나오는 모습이 좋았다. 다른 곳의 북한 식당도 가보았는데 정말 순순하게 느낀 북한식당의 모습은 시하눅빌이 유일한 것 같다. 저녁에 꼭 오시라는 말을 뒤로하고 난 깜뽓으로 향했다..

깜뽓으로는 쉐어택시인가 자가용인가를 이용하였다. 난 몸집이 크니 2인분을 내라는 사기꾼같은 녀석의 제안을 단호히 'no'로 응수하고 출발한 택신는 원래 운전수까지 7인승(토요타 승용차)이지만 손님이 없어 5명만 타고 출발하였다. 2시간정도 걸린 것 같은데.. 넉넉해보이는 운전수와 옆집 아줌마보다 까만 옆의 아줌마 그리고 나를 신기하게 처다보던 아가씨 그리고 쉴세없이 떠들던 또 다른 아가씨에 둘러싸여 반은 구경꺼리과 반은 놀림거리인체로 깜뽓으로 향했다.

깜뽓은 아직은 여행자들이 얼마 들어가지 않는 그런 곳이다. 근처의 유명한 곳이라고 '알포인트'를 찍은 현장이 가까이 있다는 것 뿐이다 체질상 그런 장소는 잘 안가고.. 그저 작은 시골 마을이라서 게스트 하우스에서 몇몇 외국인을 보았지만 동양인은 없었다. '애저바비큐' 안주에 마시던 맥주가 좋았고, 해진 저녁이면 사람뿐만 아니라 소, 오리까지 모두 신작로로 나와 달리는 차를 놀라게 하고 밤에는 동네마다 모여서 TV를 보고 각자의 집으로 향하던 그들의 모습에서 나의 유년시절을 떠올리기도 하였다.

다시 배를 탈 용기가 없어서 프놈펜에서 비행기를 이용하였지만 지금도 다시 타기는 싫다.

캄보디아는 정말 흥미있는 곳이다. 오랜 내전의 영향인지.. 아직은 내일의 끼니가 걱정이고 널리 퍼져있는 마약과 에이즈가 쉽게 다가오는 그런 곳이다. 캄보디아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역사적으로 인도차이나반도에서 주변국에 시달리고 또 내전의 영향과 독재정권.. 등등의 영향으로 현지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사고방식과는 조금은 아니 많이 동털어진 사고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나친 가부장적인 사회이고 부인과 자식은 가족이라는 동반자가 아닌 그저 아비의 소유에 지나지 않고 돈이면 그것 마져도 쉽게 던져버릴 수 있는.. 

구석의 시골에서 만난 현지인들이 전해주는 이야기들은 정말 충격적인 이야기도 그들은 아무런 꺼리낌없이 받아들이는 것이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다음 기회는 앙코르 왓쪽으로 들어가겠다. 
2 Comments
지구촌GLOBAL 2005.08.27 02:59  
  빨강토끼님! 대단하십니다. 6월이면 파도가 가장 높은 때인데...
스피드보트를 이용하셨다니.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러나, 예전엔 나뭇잎같이 작은 5~8인승 보트로도 그험난한 파도를 헤치고 다녔어요.(국경닫는 시각때문에:현재는 20:00, 예전엔 17:00)
아쉽게도 프놈펜과 앙코르를 제대로 못 보셨다니, 반드시 다시한번
방문하셔야 할 것같습니다. 꼬콩에서 육로를 이용해서 시하눅빌이나, 프놈펜으로 이동 할 수도 있습니다.
정보가 정말 중요하거든요, 태사랑 들어오시면 웬만한 정보는 다 있습니다. 참고하시고.
건강하고 즐거운 여행되시길 기원합니다.
지구별여행자 2005.08.30 15:48  
  국경을 넘으면.. 수많은 삐끼들이 씨하눅빌이나 프놈펜으로 향하는 차편을 얘기하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꼬콩으로 가시면(10분여..) 꼬콩터미널??에서 국산차 그레이스가 있습니다. 우기때엔 길이 무쟈게 나빠서.. 12시간이상걸립니다. 오전 9시 30분 한대밖에 없구여..  가격은 현지인 4달러정도.. 외국인 15달러받습니다. 흥정안됩니다. 그냥 가격얘기하지말고.. 시장귀퉁이의 터미널??찾아 목적지확인하고 그냥 타십시오.
도착해서.. 현지인들 돈내면..그때 슬쩍 같이 내시면 됩니다. 그렇지않고..국경에서 꼬콩들어갈때..다른 외국인들도 있는 게스트하우스로 가면..터미널로 가자고 해서..거기서..타십시오.(하지만... 왠만하면..꼬콩길은 권하고 싶지않은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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