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후궁(天后宮, Thean Hou Te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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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후궁(天后宮, Thean Hou Temple)

누리아빠 0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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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후궁(天后宮, Thean Hou Temple)에 간 날은 날씨가 무척 더웠다. 매일같이 더운 말레이시아이지만, 그 날은 가끔씩 시원하게 쏟아지던 소나기도 없었고 간간이 태양을 가려주던 먹구름도 보이지 않던 날이었다.
로브슨 힐(Robson Hill) 언덕에 위치하여 콸라룸푸르 시내를 훤히 내려다보며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천후궁은 동남아시아 최대의 중국사원 중의 하나라고 한다. 원래는 잘란 술탄(Jalan Sultan)에 몇백 년 동안 자리잡고 있다가 지난 1981년, 지금의 오프 잘란 시에드 푸트라(Off Jalan Syed Putra) 자리에 첫 삽을 떴다고 한다. 그후 1987년 천후궁을 옮기는 7백만 링깃 짜리 프로젝트가 완성되었으나 공식적으로 천후궁이 지금의 자리에 문을 연 것은 1989년의 일이라 한다.

천후궁 조금 아래 자리잡은 주차장에 들어서니 주말 오후라 그런지 차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다. 조금 걸어 올라간 입구에는 십이지 동물 열두 마리가 나란히 서서 방문객들을 맞고 있다. 시멘트로 만든 이 동물상들은 천후궁의 볼거리 중의 하나로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가 태어난 해의 동물 옆에 서서 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주말 오후, 4층 규모의 이 중국 사원은 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보다는 장터같은 관광지의 색채가 역력했다. 특히 필자가 천후궁을 방문한 날은 수백 명이 넘는 학생들과 학부모, 관계자 등이 모여서 합창대회 같은 것을 하느라 메인 입구 홀이 발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여기서는 평소에도 각종 문화 및 종교 행사가 많이 열린다고 한다.

홀을 빗겨 나서 표지판을 따라 계단을 총총 올라 사원으로 올라갔다. 행사가 열리고 있는 아래층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역시 많은 인파가 주말 오후를 여기서 보내고 있었다. 여기저기 둘러보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어 한눈에도 알아차릴 수 있는 외국인 관광객에서부터 진지한 표정으로 신에게 기도를 올리고 있는 사람들,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 주말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 등 더운 열기 가득한 이 콘크리트 사원은 향냄새와 함께 사람들의 소음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그런데 유난히 깔끔한 드레스를 차려입고 한 다발의 아름다운 부케를 든 여자와 역시 말쑥하게 정장을 차려 입은 남자들이 눈에 많이 띈다. 친구들과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이 젊은 커플들은 알고 보니 갓 결혼한 신혼부부들이었다. 결혼등록소가 있는 천후궁은 신에게 자신들의 안녕을 기원하고 사진의 배경으로도 안성맞춤이어서 신혼부부들에게 인기가 좋은 장소라고 한다. 매년 5천 쌍이 넘는 커플이 천후궁을 찾아 혼인신고를 하고 간다고 한다.

사원 안에 들어서니 많은 이들이 무릎을 꿇고 향을 올리며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천후궁은 3명의 여신을 모시고 있다. 가운데 자리한 여신이 바로 천후인데 960년 송나라 시대에 태어나 27살에 죽었다고 전해지는 천후는 어려서부터 마을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하고, 날씨를 예측하는 능력을 지녀 고기잡이를 나가는 사람들에게 뱃길을 일러주었다 한다. 후에 신이 된 천후는 구름을 타고 다니며 바다에서 위험에 처한 이들을 구해준다고 한다. 사람들은 천후 여신과 함께 왼편에 자리한 해안의 여신(Goddess of Waterfront), 오른편에 자리한 자비의 여신(Goddess of Mercy)에게 자신들의 무사안녕과 부귀영화를 빌고 있다.

천후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의 신수를 점쳐보는 것이다. 여신 상 앞에는 숫자가 적힌 막대기들과 작은 서랍이 빼곡한 둥근 기구가 3개 놓여있는데, 사람들이 그 기구 주변에 우르르 모여 한 사람씩 막대기를 들었다 놓았다 하며 서랍을 열어본다. 가만 보니 통 중앙에 들어있는 막대기 전부를 한꺼번에 들었다 툭 떨어뜨리면 그 중 솟아오르게 되는 막대기가 생긴다. 그 막대기를 뽑아서 적힌 숫자대로 서랍을 열어보면 분홍색 얇은 종이에 영어와 중국어로 자신의 신수가 적혀져 있는 것이다. 좋은 운이면 즐거워하고 나쁜 운이면 조심하면 될 일이다. 또 마음에 들면 신수통 옆에 있는 기부함에 몇 푼 넣고 와도 된다.

사원 한 옆에는 자비의 여신상에서 흘러나오는 작은 샘이 있다. 사람들은 이 물을 성수로 여겨 얼굴과 손을 씻으며 소원을 빈다. 또 다시 계단을 올라 위층으로 올라가니 콸라룸푸르 시내가 시원하게 한 눈에 들어온다. 특히 사원의 아름다운 건축 양식과 지붕 용마루 끝에 하늘로 솟아갈 듯 꿈틀대고 있는 용의 조각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 이곳이다. 그러나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수 없는 곳이 또한 이곳이어서 용마루 조각의 아름다움을 사진기에 담고 이내 내려와야만 했다.

올랐던 계단을 다시 타고 내려와 1층에 다다르니 입구에서 예감했던 장터 분위기가 눈앞에 그대로 펼쳐져 있다. 종류별로 먹거리를 파는 식당들이 빼곡이 들어차 있어 각종 음식 냄새가 진동하고 허기진 배를 채우는 이들로 왁자지껄했다. 또한 출구까지 각종 중국산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어 물건을 사고 파는 이들의 흥정 소리가 가득했다.

중국 전통 건축 양식과 현대 기술을 조화시킨 말레이시아 최대의 중국 사원인 천후궁을 갈 때에는 한국의 한적한 산사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튼튼한 콘크리트로 지어진 사원의 거대한 규모와 사진 찍고 기도하고 행사를 열고 결혼을 등록하고 먹고 파는 다양한 행위가 한데 어우러진 중국 특유의 문화를 그대로 담고 있는 사원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깨질 듯 더운 주말 오후 천후궁에서 보낸 몇 시간은 이 나라 다양한 문화의 한 부분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 덥지만 신선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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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구글 검색창에 "아이러브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관련 커뮤니티

www.club.cyworld.com/gomal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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