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여행
라오스가 아름답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가서 그랬는지 솔직히 실망을 좀 했습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인지도 모르겠네요. 기껏 5일간 짧은 여행 다녀와놓구선 이렇다할 얘기할 입장은 못되지만 저같이 짧은 일정으로 다녀오는 사람들의 눈높이에는 맞을 듯 싶어서 나름대로 필요한 정보 올립니다.
1. 비엔티엔
: 물가 확실히 비쌉니다. 가까운 캄보디아보다 생필품이 대체로 비싼 것 같더군요. 맥주값의 경우가 더욱 그러했습니다. 메콩강에는 물도 없고 거리는 크게 눈길을 끌 만한 것도 없었습니다. 유적지를 돌면서 사진 찍고 대강 눈도장 찍는 수준의 여행만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외국인에 대해서 무관심했고 별로 소통을 원하지도 않는듯 보였습니다. 사진찍어도 되겠냐는 물음에 간단히 'NO'라는 답변이 돌아왔을때의 무안함이란... 캄보디아 여행때와는 사뭇 다르더군요. 첫날 '말리남푸'에 묵었는데 가격대비 별루였습니다. 일단 냉장고가 없고 샤워기에서 더운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유러피안들의 입장에서는 좋을지 몰라도 그다지... 11시무렵 맥주가 생각나 게스트하우스 카운터에 가서 맥주를 좀 사겠다고 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NO' 이유는 친구가 냉장고 자물쇠를 들고 퇴근을 했다더군요. 어이상실.
둘째날 일반적인 관광코스를 빠르게 돌고 나서 '리버사이드 호텔'에 묵었습니다. 가격대비 꽤 괜찮더군요.
셋째날 이른 아침 리버사이드 호텔을 나와 방비엥 가는 로컬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짧은 구간 툭툭기사에게 완전한 사기성 바가지를 뒤집어 썼습니다.
처음에 '포틴 싸우전 낍'이라고 해서 명확히 한번 더 확인하고 탔는데 내릴때 대뜸 '포티 싸우전 낍'이라고 하더군요. 제가 그리 어수룩해보이는 사람이 아님에도 얼굴에 철판을 깔고 그렇게 우기니 사람 미칠 노릇이었습니다. 돈 내고 그냥 왔습니다. 코 앞에 있는 아침시장 부근 터미널까지 5불가량 지불하게 되었죠. 로컬버스로 방비엥까지 갈때 낸 돈 보다 툭툭타고 온 2~3분거리가 요금이 더 비싸다니. 여기서 전 완전히 여행 기분 망쳤습니다.
2. 방비엥(위에서 계속)
: 하지만 그래도 로컬 버스 안의 사람들 모습에서 조금 위안을 삼을 수 있었습니다. 중간쯤에 동석하게 된 현지 아가씨의 그 미소를 잊을 수가 없네요.
방비엥에서는 '반싸나 호텔'에 2일을 묵었습니다. 호텔의 전망은 가히 그곳에서는 최고가 아닐까 싶네요. 그곳에서 한 일이란 사실 하나도 없습니다. 그저 풍경 사진 찍고 맥주 마신 정도? 쉬러 가서 쉬고만 오겠다고 생각해서였죠. 역시 이곳에서도 사람들은 외국인과의 대화에 소극적이었습니다. 사진찍는게 겁날 정도로 굳은 얼굴을 하고 말을 하지 않으니 쉽지가 않았죠. 이곳은 온통 유럽사람들 천지였습니다. 제가 간 동안 거의 90프로 넘게 유럽인들이 다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아직 여행 그리 많이는 안해본 입장이고 짧게 여러번 다녀와봐서 많이는 모르겠지만, 유러피안들 거리는 일단 재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방비엥은 한적하게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는 차원이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그곳 아이들조차도 벌써 그다지 순수해 보이지는 않더군요.
3. 비엔티엔 마지막(위에서 계속)
: 방비엥에서 비엔티엔으로 VIP버스를 탔습니다. 타면서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비행기 이코노미보다 더 불편한 자리에 예정 시간을 훌쩍 지나 출발해서 예정보다 훨씬 늦게 도착하는 것 등등 모든 점이 로컬 버스보다 오히려 못했습니다. 유럽애들하고 나란히 가고 싶으면 VIP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겠습니다만.
비엔티엔의 마지막 저녁에 메콩강변에서 라오맥주를 마시면서 있는 동안 지나가는 행상에게 오징어 작은 거 한마리를 샀습니다. 처음에 얼마냐고 확실히 묻고 샀는데 대충 얼버무리면서 바로 오징어를 구우려고 해 다시 한번 물었지요. 행상(아주머니)은 분명 20이라는 식으로 손가락 두개를 가르켰고 제가 20000낍이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는 오징어를 제게 구워서 줬는데 나중에 제가 낸 돈 10불(US)을 그냥 가지고 가버리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차 행상을 불러 받아낸 돈이 약 2불 정도였습니다. 완전히 미쳐죠. 손바닥만한 오징어 한마리에 8불이라니... 이건 완전 날강도 수준이죠.
행상을 보내고 오징어를 뜯으면서 그자리에서 저는 이 얘기만은 꼭 이곳에다 올려야겠다고 맹세했답니다.
라오스는 그냥 라오스일 뿐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라오스를 보느냐는 우리 마음에 따라 다르겠죠.
하지만 저는 좀 실망이 컸습니다. 내성적인게 지나쳐서 외국인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하는건 여행지 사람들(여행자들의 소비를 먹고 사는) 입장에서는 맞지가 않아 보입니다.
모든 면에서 캄보디아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참, 한가지, 엔사바이쇼는 정말 훌륭했습니다. 누구든 비엔티엔을 방문하면 꼭 한번 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