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미터조작 사기 당했어요.
2009년 7월 28일, 귀국 비행기편을 타기 위해
카오산에서 수완나품 공항까지 가는 길에 겪은 일이예요.
숙소가 카오산에 있는 람부뜨리 빌리지였는데요, 아침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카운터에 맡겨 놓은 상태였어요. 짐이 많았던 탓에 택시를 타고 공항에
들어가려고 했었거든요.
숙소에서 불러주는 택시 (기본 400밧 + 톨비 70밧)를 타고 갈까 하다가 미터로 가면 카오산에서 공항까지 미터요금 300밧이 안 나오는 경우도 많다는 글을 태사랑에서 많이 봐서, 그냥 제가 직접 택시를 잡아타고 가기로 했어요~
람부뜨리 로드 앞에는 상주해 있는 수많은 택시 기사들과 뚝뚝 기사들이 있는데 바가지 쓸 위험이 많아서 이번 여행에서 택시를 이용할 때는 미리 숙지한대로 큰 길가로 나가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 타곤 했어요.
그리고, 그 때도 역시나 람부뜨리 로드 아유타야 은행 앞에서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 숙소 앞까지 와서, 저는 잠깐 맡겨두었던 짐을 찾으러 가겠다고
하고 내렸습니다. 5분도 안되는 사이 얼른 짐을 찾고 나와서 택시를 탔는데요.
약속했던 대로 미터로 갔습니다.
시내는 전혀 밀리지 않았구요, 신호대기 외에는 약간의 정체도 없었습니다.
고속도로에서도 마찬가지였구요.
그런데, 공항에 다다를 무렵.. 택시 미터기 요금이 470밧에 이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낸 톨비 70밧 제외하고요.
톨비 합하면 총 540밧이 가깝게 나온 것이었지요.
이번 여행 중 택시를 타면서 100밧 이상 미터요금이 나올 때는 요금이
한 번에 2밧씩 올라가고 올라가는 속도가 어느정도인지 가늠해 보았었는데
이상하게 그 택시에선 미터 요금 올라가는 속도가 전과 비교해봤을 때
굉장히 빠르더라구요.
원래 요금이 백단위로 바뀔수록 속도가 빨라지는 것인가요?
좀 찜찜했지만 그런 것인줄 알았거든요.
귀국해 돌아와서 태사랑에 문의해보니, 그게 택시 미터 조작이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짐 가지러 잠시 숙소에 들어간 사이에 조작을 해두었던 것 같아요.
더욱이 황당한 것은, 그 미터조작 택시를 타고 가는데
기사가 저에게 이런 말을 하더군요.
" 람부뜨리 앞에 있는 그 택시 기사들은 '택시 마피아'다. not good이다."
하면서요.
저는 그런거였냐면서 깜짝 놀라며 역시 길가에서 잡아타길 잘했다..고
내심 안도하고 있었는데, 그 말의 진실 여부는 어떤지 몰라도 전 그 때 이미
사기를 당하고 있던 거였지요.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이라 중간에 내려달라고 할 수도 없었고.. 그렇게 말해두어서 오히려 내가 탄 택시는 안심해도 되겠구나, 하고 방심했던 것 같아요.
첫 방문에 혼자 다녀서 여행 중 내내 긴장하며 조심스레 지냈었는데,
귀국 날에 이렇게 예상치도 못한 사기를 당하니 돈의 액수를 차치하고서라도 태국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이 남았어요.
물론 태국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행해지는 빈번한 택시 사기행각이지만 그래도 이 씁쓸함은 감출 수 없네요.
혹시나 택시를 잡고나서 탑승 전까지 잠시 차내에서 자리를 비우셔야 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미터 조작을 경계해 보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되도록이면 그런 상황이 없게 만드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요.
태사랑 회원분들 모두 즐겁고 안전한 여행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