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톡 항공 이용기
다른 항공사보다 조금 저렴한 가격에 티켓을 구입할 수 있어서
이번에 처음으로 블라디보스톡 항공을 이용해 보았습니다.
어떤 분들은 돈 더 주고 딴 거 타지 못탈 만한 거다, 라고 말씀하시기도 하고
또 어떤 분들은 그 가격에 탈만 하다, 라고 하셔서
걱정반, 기대반이었었는데 저는 겁이 많아서인지 타고 나서 식겁했습니다.
비행기가 작아서인지 흔들림이 고스란히 느껴지고
덜덜거리는 듯한 이상한 소리까지 들립니다.
갈 때는 기후 상태가 그리 나쁘지 않았었는지 심하게 흔들리지 않았는데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속이 울렁거려 밥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탔을 때만 유난히 그랬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갈 때도, 올 때도 착륙시에 급브레이크(?) 밟습니다.
다른 항공도 꽤 여러번 이용해 보았지만
그렇게 급브레이크 밟는 거 처음 타봤습니다.
살짝 가슴이 철렁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도착하더군요.
저 말고 다른 일행들은 별 불만 없이 탈만한 비행기다, 라고 얘기하고
승객들을 둘러 보니 모두 곤히 잠들어 있던데
저만 좀 겁이 많아서 무섭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으로는 다음에는 돈을 조금 더 주고 다른 걸 타야겠다, 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싼 가격을 보면 유혹을 피할 수 없을 것 같기도..;;;;;
기내식은 갈 때는 대한항공에서 케이터링 한다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상당히 맛있고 만족스러웠지만 올 때는 완전 허접했습니다.
안 그래도 울렁거려서 못 먹을 판이었는데 뚜껑 열어 보고 한 숟갈 떴다가
그대로 다시 덮었습니다.
제가 7월 18일 저녁 6시 25분 비행기를 타고 태국에 다녀왔는데요
그 날 같이 탔던 두 가족이 있었습니다.
한 가족은 부모에 딸 두 명, 다른 가족은 부모에 아들 한 명.
그런데 이 가족들 매너가 어찌나 나쁘던지
부모들도 계속 시끄럽게 떠들면서 비행기 통로를 왔다갔다 하고
자식들은(예닐곱쯤 먹어보이는 아이들) 봉고차 의자 넘어다니듯
자리를 앞뒤로 넘어다니며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치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바라봄에도 불구하고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저희가 아이들이 너무 떠드니 조금만 주의시켜 달라고 부탁 드렸는데
한 번 유하게 얘기하고 맙니다.
당연히 아이들이 그 말을 들을 리가 없죠.
자기 자식들이라 떠드는 것도 사랑스럽고 자장가로 들리는지
부모들 잠을 청합니다.
저희들은 그 아이들이 너무 시끄럽게 떠들고 뛰어다니는 통에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한 번 더 아이들 주의시켜 달라고 부탁드렸는데
그 아이들 잠들 때까지 조용해지지 않았습니다.ㅡㅡ;
시끄러운 것도 시끄러운 것이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한테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말 들을까봐서 걱정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혹시라도 아이들 데리고 여행 다니시는 분들은
자식들 기 안 죽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을 가르쳐 주셨으면 좋겠고
공공장소에서 지켜야 할 기본적인 예의 같은 것들을 꼭 가르쳐 주시면 좋겠습니다.
기내식 사진 한 장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