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트 타이 오늘(24일) 또 엔진 터졌습니다.
4박6일 코스로 태국 다녀왔습니다. 오늘 아침 오리엔트타이 OX300번 타고 서울로 오는데 이륙한지 1시간 정도 지나 엔진이 두번 "파파팍~"하면서 터지면서 기체가 심하게 흔들렸습니다(기류 이상과는 비교가 되지않을 정도로요). 20분 정도 뒤에 한 번 더 터졌구요.
전 엔진 터진 곳 바로 옆의 가운데 줄에 앉았는데, 창문 옆에 앉은 남자가 갑자기 "아, ㅆ ㅣ발 좆됐다. 엔진 터졌어"라고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그 근방의 모든 승객들이 흔들리고 불꽃이 나는 이유를 알았습니다. 승무원은 당황해서 "자리에 앉으세요!"라고 다급하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니깐 뭔가 우린 뭔가 큰일이 났다는 걸 인식하게 되었구요.
전 아무 공항이나 착륙하자고 승무원에게 요구했고, 어떤 아주머니는 우리가 어떻게 되는지 알아야겠다며 영어 잘하는 승객이 누구냐고 소리를 치며 다녔습니다. 1명은 쇼크로 쓰러졌고, 방송으로 의료경험을 가진 사람을 찾는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물론 한국인 승무원은 꼴도 안보였구요.
공식적으로는 "이제 문제가 모두 해결되었으니 계속 인천으로 갈거다"라는 것이었으며, 승무원에게 개별적으로 물어보니 "엔진이 4개인데 1개만 터진거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승객들이 이제 죽는구나라는 공포감으로 5시간을 더 떨고 있어야 했구요. 울부짖고, 흐느끼고 다들 말이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자다가 일어나서 모르는 사람들은 좀더 편했을 겁니다. 분위기는 요상했겠지만..
가장 결정적으로 사고처리 같은 게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가령 이론상으로는 안전하다 하더라도 승객들이 공항에 빠져 5시간을 더 가는 것보다는 가까운 공항에 착륙을 해서 승객들을 안심시켜야 할 텐데, 그에 따른 손해 때문에 무조건 강행을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지금 이미 예약하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앞으로는 정말 신중하게 고려해보세요. 그 끔직한 경험(물론 죽지는 않았지만 내가 이제 죽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이 지속적으로 5시간이나 이어진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