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북부 치앙칸에서 라오스 왕위엥(방비엥)가기 (치앙칸ㅡ무앙러이ㅡ우돈타니ㅡ왕위엥 버스이동 후기)
조나봉
6
3612
2014.01.11 18:26
2014.01.09~10
태국 치앙칸에서 라오스 왕위엥(방비엥)버스 이동후기입니다.
새벽안개가 채 걷히기 전, 떨어지지않는 발걸음이 점점 느려집니다. 하지만 익숙함에 안주한다면 그건 여행자로서의 직무유기겠거니 하며 떠나갈 치앙칸의 고요한 아침을 마음껏 즐깁니다.
여기 치앙칸에서 라오스로 가기 위해서는 일단 무조건 러이로 가야합니다.
얼마 전(1/8) 러이터미널에서 라오스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국제버스가 신설되었습니다. 여행 초반이 아니었다면 아마 이 버스를 탔겠지요. 실제로 여러 경로를 통해 알아낸 정보이기도 하구요. (요왕님정보가 정말 최고이자 최신입니다!)
하지만, 추운날씨를 핑계로 자꾸 스멀스멀 올라오는 권태를 상대하다간 남은 일정(50여일)을 치앙칸에서 빈둥대다 허비할것 같아 전날 라오스로 향하는 교통편(버스)을 수소문 했습니다.
1. 치앙칸 ㅡ 러이 ㅡ 우돈타니 ㅡ 농카이 ㅡ 위앙짠
2. 치앙칸 ㅡ 러이 ㅡ 우돈타니 ㅡ 왕위엥
3. 치앙칸 ㅡ 러이 ㅡ 루앙프라방
그 누구보다도 시간이 많고 일정에 구애 받지않는 장기여행자의 특권이 있으니 넉넉하게 1박2일 이동을 염두하여 2번루트로 결정했습니다. (마지막까지 3번을 놓고 고민했지만 왕위엥이 너무 궁금했어요)
치앙칸에서 러이는 약 52km 떨어져 있습니다. 러이로 갈 수 있는 방법은
1. 한시간에 한번 오는 썽떼우를 이용(약 1시간 소요 20밧)
2. 이른 아침시간(6,7,8시)이나 저녁에(18:50, 19:30) 방콕으로 가는 999, 에어므앙러이버스를 이용(약 50분 소요 50밧, 40밧999가 더 비싸요)(시간은 므앙러이와 999가 다릅니다 현지에서 최신시간을 꼭 확인하세요)
3. 2번보다는 자주 있지만 1번보다는 배차가 많지 않은 니컨차이버스를 이용(약 50분 소요 50밧 , 단, 버스정류장이 차이콩로드에서 걷기엔 먼 거리에 있으므로 뚝뚝을 이용해야함)(시간표가 자주바뀌니 필히 현지에서 최신시간확인하세요)
튼튼한 11호차 여행자는 오전 8시 방콕행 에어무앙러이버스를 이용해 러이로 갑니다. 차이콩거리의 마지막 아침을 아쉽지만 마음 깊이 간직하고 soi9 시장을 지나 soi23에 위치한 에어무앙러이회사 앞에서 버스를 탑니다.
치앙칸에 올때보다 더 컨디션이 좋은 버스에요 ㅡㅡ 에어무앙러이버스는 슬픈기억만 주네요 ㅋㅋ
약 오십분간 먼지 폴폴 날리는 시골길을 달린 버스는 한적하지만 부산한 버스 터미널에 도착합니다. 바로 '러이'터미널이죠. 에어무앙러이사무실은 터미널을 바라보는 길 건너에 있으므로 길을 건너면 바로 러이터미널입니다.
배낭을 멘 행색이 딱 누가봐도 여행자이므로 툭툭기사들이 달려듭니다. 하지만 그냥 웃어주고 우돈타니행 버스티켓을 사려고'우돈타니 우돈타니'하며 돌아다니니 삼분만에 제 손엔 09:15분 우돈타니행 100바트짜리 티켓이 생겼어요. 화장실은 없는 에어컨 달린 버스였는데 "우돈타니"라는 단어로만 말이 통하는 기사님과 손짓발짓으로 2~3시간 걸린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그러나 저는 4시간30분 뒤에 허리가 펴진 채로 우돈타니에 도착했습니다.
그 이유는....정말...십분에 한번씩은 정차해서 사람을 태우기도, 짐만 싣기도 하더라구요. 많은 사람들이 십밧 또는 이십밧을 내면서 타고 내렸는데 아마 러이에서 우돈타니를 가는 승객은 저밖에 없었나봐요.
중간에 작은 터미널에 약 십분간 정차하더니 갑자기 간식과 물 간단한 식사거리를 10-30밧에 판매하는 상인들이 줄지어 올라오시더라구요. 배는 고팠지만 갈길이 멀고 화장실도 없는 차에서 봉변 당할까봐 배고픔을 꾹 참았습니다.
익스프레스냐고 묻지않은 죄, 시골버스가 제 시간에 도착할 거라 철썩같이 믿은 죄, 슝슝 시속 100km정도로는 달려갈거라고 착각한 죄, 2인용 자리에 배낭을 올려놓고 홀로 차지한 죄.
잘못한 일은 모조리 찾아내서 회개 또 회개하면서 다음 이동땐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느긋한 마음으로 이동자체도 여행이거니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하하하 적어도 우돈타니 제2터미널에 도착했을땐 그랬죠. (다음날은 정말 멘붕이 와서 이동 복 없는 탓을 또 하면서 머리를 쥐어뜯습니다.)
어쨌든 수도하는 마음으로 배고픔과 싸우며 우돈타니 외곽 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내일 라오스ㅡ태국간 국제버스 왕위엥행을 탈수있는 우돈타니센트럴터미널(제1터미널) 로 다시 이동합니다.
뚝뚝기사들이 100바트에 흥정을 하며 달려들지만 웃으면서 7번 썽테우를 탑니다.
센트럴프라자까지 가는데 10밧. 중간에 1명 탔으니 거의 전세 뚝뚝과 다름없어요.
센트럴프라자앞에 내리면 큰 버스들이 많이 다녀요. 버스들이 들어가는 골목으로 걸어가면 그곳이 바로 우돈타니 제 1터미널입니다.
터미널 근처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왕위엥행 버스 시간확인 및 티켓예매를 위해 터미널에 갔지만 당일에만 표를 살 수 있다고 합니다. 매일 아침 8:30분에 출발하고 320밧. 표는 7:30분 부터 매표가 시작이라는 정보를 확인했어요.
이때 시간이 오후 3시. 오랜만에 도시향기 폴폴나는 센트럴프라자에 들러 미친듯이 맥도날드 햄버거를 흡입하고 지하 마트에 들러 생필품구입 및 과일을 사서 맛있게 먹었는데 이게 다음날 저를 미치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답니다 :)
우돈타니 센트럴터미널에는 왕위엥 이외에도 농카이, 위앙짠(비엔티엔)등으로 가는 버스가 많이 다닙니다. 위앙짠행은 거의 시간마다 있는 것 같았어요.
제가 탄 버스도 8:30에 우돈타니를 출발하여 약 1시간10분 후 농카이에 도착했고 10시에 다시 출발했습니다. 우돈타니에서 가는 왕위엥행은 위앙짠에 들리지 않고 바로 왕위엥으로 직행한다고 매표원께서 설명을 해주셨어요.
어쨌든, 대망의 2014.1.10 날이 밝았고 이날은 저의 생일날이었어요!
새벽부터 배가 살살 아프더니 아..그분이 드디어 오셨어요. 설님...
여러 블로그정보와 태사랑을 샅샅히 뒤졌지만 왕위엥행 국제버스에 화장실이 있다는 말이 없습니다.
조금 불안했지만 7:15분경 왕위엥표를 사면서 매표원에게 화장실이 있냐 물었더니 웃으면서 당연히 없다고 하네요. 이땐 이사람이 왜 웃을까? 생각했어요. 그래도 명색이 국제버슨데 에이 설마 하며 ㅋㅋㅋㅋㅋ이때를 생각하면 쥐구멍에 숨고싶어요. 서너번의 화장실을 다녀온뒤....8:00 국가가 울려퍼지며 모든 사람이 기립합니다. 저도 자연스레 국민의례(?)를 따라했죠.
의식이 끝난후! 국제버스를 찾아 돌아다녔습니다. 블로그와 태사랑에 올라온 정보사진의 그 삐까뻔쩍 '큰'버스를 요.
그렇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방비엥이 적힌 큰 버스가 없습니다. 순간 당황해서 다시 매표소로 갔더니 14번에 차가 와 있다네요.
룰루랄라 14번. 14번?????
거기엔....미니버스가.....미니미니미니버스가.......라오ㅡ타이 인터내쇼날 버스라고 엄청 크게 써붙이고 저를 반기고 있었어요.
뭐지???????? 이건 사진이랑 달라도 너무너무 다릅니다. 아주 스케일 자체가 달라요. 이런 미니버스에 화장실이 있냐고 물어본거니 아저씨가 당연히 우스웠겠죠....
이거 왜 사진이랑 다르냐고 이거 진짜 왕위엥맞아요? 기사님은 웃기만하네요. 제 자리번호 B1이 어디냐고했더니 니 앉고싶은데 앉아 자리 많자나 그러네요...아아앙 히히히 배는 또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겨우 돌아온 허리도 벌써 아파요.
어쨌든 왕멘붕을 겨우 달래고 착석합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비닐봉다리를 손에 꽉 쥐고 지사제를 복용해요.
어제 우돈타니버스는 이거에 비하면 크고 좋은 버스였답니다. 국제버스가 이런 미니버스로 나타날지는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이동할때마다 상상도 못한 일들만 벌어지니 이제 뭐 놀랍지도 않네요.
8:30정시에 출발한 미니국제버스는 약 한시간 후 농카이에서 또 사람을 태웁니다.
처음 우돈타니에서 3명을 태웠는데 농카이에선 무려 10명을 태웁니다. 작은 버스가 꽉꽉찼어요.
사람이 많아지니 제 배도 덩달아 더 꾸루룩거립니다. 제발 무사하길 ㅠㅠㅠㅠㅠㅠㅠ여차하면...내겐 비닐봉지가 있어...........
태국출국수속을 마치고 우정의 다리를 건너 드디어 라오스 입국심사! 멍때리고 줄서있다가 같은 버스에 탄 친절한 태국아자씨가 5바트의 엔터피 카드를 사라고 알려주셔서 큰 문제 없이 국경을 넘습니다.
다행히 뱃속도 좀 가라앉는 기분이에요.
11시, 앞으로 네시간만 가면 왕위엥이란다. 라오스를 여러번 다녀오셨다는 태국아저씨는 거의 가이드 수준으로 이런 저런 설명을 해주시네요.
근데 이 네시간이. 구불구불 털털털인진 몰랐어요. 아 고속도로에 익숙해진 이 몸뚱이여..
이리저리요리치이다보니 어느새 네시간이 훌쩍. 라오스 들어와 급격히 비싸진 화장실을 경험하고 드디어 왕위엥입니다.
어제의 네시간 반은 오늘의 네시간에 비하면 완전 초특급 vIP버스였어요. 오늘은 ㅋㅋ 허리도 펴지고 디스크도 튀어나온거 같아요 이힝힝힝
생일날 미역국은 고사하고 아픈배와 혹시나 실수할까봐 민감한 응*를 움켜쥐고 세시가 넘은 시각까지 쫄쫄굶고 7시간을 이동했습니다 ㅋㅋㅋㅋ
우하하히하 누가 이런 생일날을 보낼수 있을까요?! 전 참 행운이에요 ㅋㅋ
오후 5시, 드디어 라오스에서 첫 끼를 먹었습니다. 초는 없지만 케익도 한조각 얻어먹고요.
설님도 식중독이나 장염이 아닌 단순히 파인애플과다복용에 의한 것같구요.
나에게 왕위엥의 첫 인상은 서양애기들의 젖은 엉덩이와 ㅡㅡ 술취한 고성방가, 그리고 그 속에 존재조차 희미한 듯 숨은 라오인들이지만 하룻밤이 지난 오늘, 서서히 라오스가 좋아지려합니다.
어쩌면 내일. 더 좋아진 라오스에 흠뻑 빠질 수도 있겠지요.
어쨌든 결국은 이동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1박 2일에 걸쳐 드디어 라오스에 왔습니다.
(사진은 피씨 이용가능할때 첨부하겠습니당)
태국 치앙칸에서 라오스 왕위엥(방비엥)버스 이동후기입니다.
새벽안개가 채 걷히기 전, 떨어지지않는 발걸음이 점점 느려집니다. 하지만 익숙함에 안주한다면 그건 여행자로서의 직무유기겠거니 하며 떠나갈 치앙칸의 고요한 아침을 마음껏 즐깁니다.
여기 치앙칸에서 라오스로 가기 위해서는 일단 무조건 러이로 가야합니다.
얼마 전(1/8) 러이터미널에서 라오스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국제버스가 신설되었습니다. 여행 초반이 아니었다면 아마 이 버스를 탔겠지요. 실제로 여러 경로를 통해 알아낸 정보이기도 하구요. (요왕님정보가 정말 최고이자 최신입니다!)
하지만, 추운날씨를 핑계로 자꾸 스멀스멀 올라오는 권태를 상대하다간 남은 일정(50여일)을 치앙칸에서 빈둥대다 허비할것 같아 전날 라오스로 향하는 교통편(버스)을 수소문 했습니다.
1. 치앙칸 ㅡ 러이 ㅡ 우돈타니 ㅡ 농카이 ㅡ 위앙짠
2. 치앙칸 ㅡ 러이 ㅡ 우돈타니 ㅡ 왕위엥
3. 치앙칸 ㅡ 러이 ㅡ 루앙프라방
그 누구보다도 시간이 많고 일정에 구애 받지않는 장기여행자의 특권이 있으니 넉넉하게 1박2일 이동을 염두하여 2번루트로 결정했습니다. (마지막까지 3번을 놓고 고민했지만 왕위엥이 너무 궁금했어요)
치앙칸에서 러이는 약 52km 떨어져 있습니다. 러이로 갈 수 있는 방법은
1. 한시간에 한번 오는 썽떼우를 이용(약 1시간 소요 20밧)
2. 이른 아침시간(6,7,8시)이나 저녁에(18:50, 19:30) 방콕으로 가는 999, 에어므앙러이버스를 이용(약 50분 소요 50밧, 40밧999가 더 비싸요)(시간은 므앙러이와 999가 다릅니다 현지에서 최신시간을 꼭 확인하세요)
3. 2번보다는 자주 있지만 1번보다는 배차가 많지 않은 니컨차이버스를 이용(약 50분 소요 50밧 , 단, 버스정류장이 차이콩로드에서 걷기엔 먼 거리에 있으므로 뚝뚝을 이용해야함)(시간표가 자주바뀌니 필히 현지에서 최신시간확인하세요)
튼튼한 11호차 여행자는 오전 8시 방콕행 에어무앙러이버스를 이용해 러이로 갑니다. 차이콩거리의 마지막 아침을 아쉽지만 마음 깊이 간직하고 soi9 시장을 지나 soi23에 위치한 에어무앙러이회사 앞에서 버스를 탑니다.
치앙칸에 올때보다 더 컨디션이 좋은 버스에요 ㅡㅡ 에어무앙러이버스는 슬픈기억만 주네요 ㅋㅋ
약 오십분간 먼지 폴폴 날리는 시골길을 달린 버스는 한적하지만 부산한 버스 터미널에 도착합니다. 바로 '러이'터미널이죠. 에어무앙러이사무실은 터미널을 바라보는 길 건너에 있으므로 길을 건너면 바로 러이터미널입니다.
배낭을 멘 행색이 딱 누가봐도 여행자이므로 툭툭기사들이 달려듭니다. 하지만 그냥 웃어주고 우돈타니행 버스티켓을 사려고'우돈타니 우돈타니'하며 돌아다니니 삼분만에 제 손엔 09:15분 우돈타니행 100바트짜리 티켓이 생겼어요. 화장실은 없는 에어컨 달린 버스였는데 "우돈타니"라는 단어로만 말이 통하는 기사님과 손짓발짓으로 2~3시간 걸린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그러나 저는 4시간30분 뒤에 허리가 펴진 채로 우돈타니에 도착했습니다.
그 이유는....정말...십분에 한번씩은 정차해서 사람을 태우기도, 짐만 싣기도 하더라구요. 많은 사람들이 십밧 또는 이십밧을 내면서 타고 내렸는데 아마 러이에서 우돈타니를 가는 승객은 저밖에 없었나봐요.
중간에 작은 터미널에 약 십분간 정차하더니 갑자기 간식과 물 간단한 식사거리를 10-30밧에 판매하는 상인들이 줄지어 올라오시더라구요. 배는 고팠지만 갈길이 멀고 화장실도 없는 차에서 봉변 당할까봐 배고픔을 꾹 참았습니다.
익스프레스냐고 묻지않은 죄, 시골버스가 제 시간에 도착할 거라 철썩같이 믿은 죄, 슝슝 시속 100km정도로는 달려갈거라고 착각한 죄, 2인용 자리에 배낭을 올려놓고 홀로 차지한 죄.
잘못한 일은 모조리 찾아내서 회개 또 회개하면서 다음 이동땐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느긋한 마음으로 이동자체도 여행이거니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하하하 적어도 우돈타니 제2터미널에 도착했을땐 그랬죠. (다음날은 정말 멘붕이 와서 이동 복 없는 탓을 또 하면서 머리를 쥐어뜯습니다.)
어쨌든 수도하는 마음으로 배고픔과 싸우며 우돈타니 외곽 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내일 라오스ㅡ태국간 국제버스 왕위엥행을 탈수있는 우돈타니센트럴터미널(제1터미널) 로 다시 이동합니다.
뚝뚝기사들이 100바트에 흥정을 하며 달려들지만 웃으면서 7번 썽테우를 탑니다.
센트럴프라자까지 가는데 10밧. 중간에 1명 탔으니 거의 전세 뚝뚝과 다름없어요.
센트럴프라자앞에 내리면 큰 버스들이 많이 다녀요. 버스들이 들어가는 골목으로 걸어가면 그곳이 바로 우돈타니 제 1터미널입니다.
터미널 근처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왕위엥행 버스 시간확인 및 티켓예매를 위해 터미널에 갔지만 당일에만 표를 살 수 있다고 합니다. 매일 아침 8:30분에 출발하고 320밧. 표는 7:30분 부터 매표가 시작이라는 정보를 확인했어요.
이때 시간이 오후 3시. 오랜만에 도시향기 폴폴나는 센트럴프라자에 들러 미친듯이 맥도날드 햄버거를 흡입하고 지하 마트에 들러 생필품구입 및 과일을 사서 맛있게 먹었는데 이게 다음날 저를 미치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답니다 :)
우돈타니 센트럴터미널에는 왕위엥 이외에도 농카이, 위앙짠(비엔티엔)등으로 가는 버스가 많이 다닙니다. 위앙짠행은 거의 시간마다 있는 것 같았어요.
제가 탄 버스도 8:30에 우돈타니를 출발하여 약 1시간10분 후 농카이에 도착했고 10시에 다시 출발했습니다. 우돈타니에서 가는 왕위엥행은 위앙짠에 들리지 않고 바로 왕위엥으로 직행한다고 매표원께서 설명을 해주셨어요.
어쨌든, 대망의 2014.1.10 날이 밝았고 이날은 저의 생일날이었어요!
새벽부터 배가 살살 아프더니 아..그분이 드디어 오셨어요. 설님...
여러 블로그정보와 태사랑을 샅샅히 뒤졌지만 왕위엥행 국제버스에 화장실이 있다는 말이 없습니다.
조금 불안했지만 7:15분경 왕위엥표를 사면서 매표원에게 화장실이 있냐 물었더니 웃으면서 당연히 없다고 하네요. 이땐 이사람이 왜 웃을까? 생각했어요. 그래도 명색이 국제버슨데 에이 설마 하며 ㅋㅋㅋㅋㅋ이때를 생각하면 쥐구멍에 숨고싶어요. 서너번의 화장실을 다녀온뒤....8:00 국가가 울려퍼지며 모든 사람이 기립합니다. 저도 자연스레 국민의례(?)를 따라했죠.
의식이 끝난후! 국제버스를 찾아 돌아다녔습니다. 블로그와 태사랑에 올라온 정보사진의 그 삐까뻔쩍 '큰'버스를 요.
그렇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방비엥이 적힌 큰 버스가 없습니다. 순간 당황해서 다시 매표소로 갔더니 14번에 차가 와 있다네요.
룰루랄라 14번. 14번?????
거기엔....미니버스가.....미니미니미니버스가.......라오ㅡ타이 인터내쇼날 버스라고 엄청 크게 써붙이고 저를 반기고 있었어요.
뭐지???????? 이건 사진이랑 달라도 너무너무 다릅니다. 아주 스케일 자체가 달라요. 이런 미니버스에 화장실이 있냐고 물어본거니 아저씨가 당연히 우스웠겠죠....
이거 왜 사진이랑 다르냐고 이거 진짜 왕위엥맞아요? 기사님은 웃기만하네요. 제 자리번호 B1이 어디냐고했더니 니 앉고싶은데 앉아 자리 많자나 그러네요...아아앙 히히히 배는 또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겨우 돌아온 허리도 벌써 아파요.
어쨌든 왕멘붕을 겨우 달래고 착석합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비닐봉다리를 손에 꽉 쥐고 지사제를 복용해요.
어제 우돈타니버스는 이거에 비하면 크고 좋은 버스였답니다. 국제버스가 이런 미니버스로 나타날지는 정말 상상도 못했어요. 이동할때마다 상상도 못한 일들만 벌어지니 이제 뭐 놀랍지도 않네요.
8:30정시에 출발한 미니국제버스는 약 한시간 후 농카이에서 또 사람을 태웁니다.
처음 우돈타니에서 3명을 태웠는데 농카이에선 무려 10명을 태웁니다. 작은 버스가 꽉꽉찼어요.
사람이 많아지니 제 배도 덩달아 더 꾸루룩거립니다. 제발 무사하길 ㅠㅠㅠㅠㅠㅠㅠ여차하면...내겐 비닐봉지가 있어...........
태국출국수속을 마치고 우정의 다리를 건너 드디어 라오스 입국심사! 멍때리고 줄서있다가 같은 버스에 탄 친절한 태국아자씨가 5바트의 엔터피 카드를 사라고 알려주셔서 큰 문제 없이 국경을 넘습니다.
다행히 뱃속도 좀 가라앉는 기분이에요.
11시, 앞으로 네시간만 가면 왕위엥이란다. 라오스를 여러번 다녀오셨다는 태국아저씨는 거의 가이드 수준으로 이런 저런 설명을 해주시네요.
근데 이 네시간이. 구불구불 털털털인진 몰랐어요. 아 고속도로에 익숙해진 이 몸뚱이여..
이리저리요리치이다보니 어느새 네시간이 훌쩍. 라오스 들어와 급격히 비싸진 화장실을 경험하고 드디어 왕위엥입니다.
어제의 네시간 반은 오늘의 네시간에 비하면 완전 초특급 vIP버스였어요. 오늘은 ㅋㅋ 허리도 펴지고 디스크도 튀어나온거 같아요 이힝힝힝
생일날 미역국은 고사하고 아픈배와 혹시나 실수할까봐 민감한 응*를 움켜쥐고 세시가 넘은 시각까지 쫄쫄굶고 7시간을 이동했습니다 ㅋㅋㅋㅋ
우하하히하 누가 이런 생일날을 보낼수 있을까요?! 전 참 행운이에요 ㅋㅋ
오후 5시, 드디어 라오스에서 첫 끼를 먹었습니다. 초는 없지만 케익도 한조각 얻어먹고요.
설님도 식중독이나 장염이 아닌 단순히 파인애플과다복용에 의한 것같구요.
나에게 왕위엥의 첫 인상은 서양애기들의 젖은 엉덩이와 ㅡㅡ 술취한 고성방가, 그리고 그 속에 존재조차 희미한 듯 숨은 라오인들이지만 하룻밤이 지난 오늘, 서서히 라오스가 좋아지려합니다.
어쩌면 내일. 더 좋아진 라오스에 흠뻑 빠질 수도 있겠지요.
어쨌든 결국은 이동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1박 2일에 걸쳐 드디어 라오스에 왔습니다.
(사진은 피씨 이용가능할때 첨부하겠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