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 버스타기(시티버스)
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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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0 01:04
제목은 거창한데 방콕 온지 하루 밖에 안된 사람이 버스 이야기라니 제가 생각해도 우습긴 하지만 읽어 주세요. 혹시 압니까 약이 될런지?
사실 제가 묶고 있는 숙소가 공항 근처 롬까오라는 곳입니다. 외진 곳이라 수준에 비해 가격이 싼 편(?)입니다. 그런데 시내 접근성이 별로 좋지 못한데다 어제 택시비를 보니 장난 아니더군요(상대적으로).
해서 버스를 타 보기로 했습니다. 막상 거리에 나가니 영어가 아예 안 통합니다. 아이폰을 동원하고 태사랑 지도를 동원하니 태국어로 버스편과 번호를 써 줍니다. 더군다나 버스까지 잡아서 줍니다. 감동의 물결이 밀려오기 시작합니다.
영어로 시티버스라고 써진 조끼를 입으신 차장언니가 지도를 보고 24밧 끊어 줍니다. 친절에 이어 가격의 감동까지 밀려 옵니다. 근 한 시간을 넘게 가더니 내리라고 하더니 앞차를 타라고 합니다. 앞차를 타니 12밧 내랍니다. 왓포에서 하차하였습니다. 오~~어메이징 타일랜드!
왓포에 이어 왕궁까지 돌았습니다. 점심도 잊은채 편의점에서 산 1.5리터 생수를 의지하여 걷고 감탄하고 놀라고 땀흘리고 사진찍고...5시경 드디어 걸어서 카오산에 입성 했습니다.자주 다니시는 분들은 식상하시겠지만 처음 기억을 살려주시길...ㅎㅎ
밥도 잊은채 돌고 또 돌고 먹고 마시고나니 해가 집니다. 안돼! 먹고 마실 것들이 이제 막 시작인데...T.T
근데 가는 버스는? 우찌 타지?
GPS 트랙을 의지해서 왔던 노선의 반대편에서 버스 정류장에 가서 묻고 또 묻고 거절 당하고 파출소(일본 고방 같은 곳)에서 묻고 미녀 모녀가 약도 그려주고 웃고 헤어지고 다시 걸어서 또 물어 버스 잘 못 타고 중간에 내리고 다시 물어 소지섭을 좋아 한다는 청춘에게 도움을 받아 방콕 야경을 보면서 2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왔습니다.
퇴근시간이라 많이 붐비더군요. 그래도 좋았습니다. 태국사람들은 절 구경하고 저는 그들을 구경했으니 말입니다.
결론은 좌충우돌 하면서 버스를 타 보니 효율을 떠나서 너무 재미 있었습니다. 일반버스도 도전해 볼까 생각 중입니다. 좀 더 서민들이 많이 탈 것이고 매연과 숨막히는 더위가 있겠지요? 아까 그 청춘은 저에게 카메라 조심하라고 경고해 주었는데...재고할까요?
시티버스 추천합니다.
오늘 만난 수 많은 태국 사람들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ㅎㅎ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하고 실질적인 정보가 아니라 죄송합니다. 게시판 성격과 맞지 않으시면 이동 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