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지방 도시에서 시내 버스 역할을 하는 교통수단인 '썽때우'
방콕을 제외한 태국의 다른 지방 도시에는 우리나라와 같은 시내 버스가 없다.
태국 제2의 도시이자 태국 북부 최대의 도시인 치앙마이에서조차 시내 버스는 없다.
태국의 지방 도시에서 우리나라의 시내 버스와 가장 비슷한 역할을 하는 교통수단은
'썽때우'이다.
[사진1] 치앙마이의 썽때우
'썽때우'는 작은 트럭을 개조해서 트럭의 짐칸 위에 지붕을 씌우고 벤치와 같은 긴좌석을
설치해서 여러 사람이 탈 수 있게 만든 일종의 미니버스이다.
'썽때우'는 여러 사람을 태운다는 점에서 일종의 버스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시내 버스처럼 일정한 노선을 정기적으로 운행하고 지정된 정거장에서 정차하는게
아니라, 아무 곳에서나 손을 들어 지나가는 '썽때우'를 세울 수 있고, 운전기사에게
목적지를 말해서 비슷한 방향으로 가면 손님을 태우고 또 손님의 목적지 부근에서
세워주고 하는 식으로 운행을 하니, 운행 방식으로 보면 합승 택시와 비슷하기도 하다.
'썽때우'는 지방 도시에서 가장 저렴한 대중 교통수단이기도 하다. 오토바이를 개조해서
만든 '툭툭'(Tuk Tuk)은 한두명의 손님만을 태울 수 있는 일종의 택시이기 때문에 요금이
상대적으로 훨씬 비싸고 또 요금도 보통 흥정에 의해서 결정되지만, '썽때우'는
대중교통 수단이기 때문에 요금도 저렴하고 또 정해진 요금만을 받는다.
간혹 일부 '썽때우' 기사 중에 한꺼번에 목돈을 벌기 위해서 시내를 돌아다니지 않고
외국인이 많이 다니는 길목에 차를 세워두고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이런 일부의 '썽때우' 기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썽때우' 기사들은 정상적인 영업을 하고 있고,
또 정상적인 영업을 하는 '썽때우'를 탈 경우, 요금은 물어볼 필요도 없이 정해진 요금만
그냥 내면 된다.(요금을 물어볼 경우, 아주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외국인에게 정상 요금보다
더 많은 요금을 요구하는 기사도 더러 있기는 하다.)
'썽때우'의 요금은 지방 도시마다 전부 다르다. 태국 북부 최대의 도시인 치앙마이에서는
20밧(약 800원), 콰이강의 다리로 유명한 깐차나부리에서는 10밧(약 400원), 아유타야 유적지로
유명한 아유타야에서는 7밧(약 280원)이다.
방콕 중심가에서는 우리나라 시내 버스와 같은 큰 버스들이 시내 버스 역할을 하기 때문에
'썽때우'를 볼 수 없지만, 중심가에서 조금 벗어난 지역에서는 방콕에서도 '썽때우'를 볼 수 있다.
룸피니공원이 있는 씨롬(Silom)역 부근에서 '썽때우'가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마침 '썽때우'에서
내린 학생들에게 요금을 물어보니 요금이 5밧(약 200원)이란다. 아마도 방콕에서는 '썽때우'가
가까운 거리만을 운행해서 요금이 이렇게 싼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방콕에서 일반
시내 버스의 요금이 7밧~9밧(약 280원~360원)이기 때문에 이들과의 경쟁 관계를 생각한다면
구조적으로 '썽때우'의 요금이 쌀 수밖에 없게 되어 있기도 하다.
'썽때우'가 이렇게 저렴한 대중교통 수단이기 때문에 '썽때우'를 잘 이용하면 여행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썽때우'를 잘 이용하면, 비싼 택시나 툭툭을 이용할 필요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썽때우'를 이용할 때 약간의 제약은 있다. 그것은 '썽때우' 기사들이 대부분 영어를
전혀 모르기때문에, '썽태우' 기사들에게 목적지를 말할 때 약간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1) 가려고 하는 목적지를 현지 발음으로 익혀두거나
2) 아니면 주변에서 약간이라도 영어를 이해하는 현지인에게 내리고 탈때 도움을 청하거나
3) 아니면 어느 도시든지 현지의 태국관광안내청(TAT)에 들르면 현지의 관광지도를 무료로 얻을 수
있는데(지명은 영어와 태국어로 표시된 지도), 이때 영어를 구사하는 그곳의 직원들에게 지도 위에
가고자하는 목적지를 노란 형광펜으로 표시해 달라고 부탁해서 이걸 '썽때우'기사에게 보여주면
된다. 실제로 난 이 세가지 방법을 그때그때 적절히 이용하여 태국의 지방 도시에서 전혀 어려움
없이 '썽때우'를 타고 다녔다. 택시나 툭툭을 타지 않고 '썽때우'를 이용해서 절약하게 된 비용을
정확히 계산해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태국에서 며칠동안 생존할 수 있는 비용 정도는 충분히
절약하지 않았을까 싶다.
'썽때우'의 외관도 도시마다 조금씩 다른데 이중에서 제일 깔끔한건 치앙마이의 '썽때우'들이다.
치앙마이의 '썽때우'들은 전부 빨간색으로 통일되어 있어 보기에도 예쁘고 멀리서 식별하기도
쉽다. 처음에 현지인이 나보고 영어로 'Red bus'를 타라고 가르쳐줘서, 'Red bus'란 것이
치앙마이에만 있는 교통수단인 줄 알았는데 막상 타보니 이게 바로 '썽때우'였다.
치앙마이의 '썽때우'들은 전부 빨간색으로 도색되어 상당히 체계가 잡힌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그외 다른 지방 도시의 '썽때우'들은 전부 제각각의 색으로 도색되어 있었다.
아래 사진은 칸차나부리의 한 정류장에 정차해있는 '썽때우'들의 모습인데 치앙마이의
'썽때우'와는 외관상 크게 다름을 볼 수 있다.
[사진2] 칸차나부리의 썽때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