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항공 정말 각성해야 합니다!!!
조금 깁니다. 양해바랍니다.
제주 항공을 이용해, 태국을 오가시는 분들에게 주의해드려야 할 거 같아 남깁니다.
3주전 1주일 정도(10월 13일-20일) 아내와 함께 방콕 여행을 갔다 왔습니다.
당일 갑자기 여행을 결정한 거라, 급히 찾아보니 베트남 항공이랑 제주항공 딱 두 편만 가능하더군요. 그래도 조국의 비행기인데, 해서 제주항공으로 오전에 예약하고 그날 밤에 떠났습니다.
저가 항공이라 기내식이 별로라는 말은 들었지만, 정말 별루더군요. (제주항공 직원이 대놓고 주먹밥 주니까 식사할 것을 사가지고 타라고 하더군요. 이걸 친절이라고 말해야 할까요??)
좌석도 작고... 식은 주먹밥에 차가운 주스. 그래도 여행하다보면 요 정도의 괴로움이야 호사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문제는 돌아오는 비행기에 있었습니다.
여전히 불편한 좌석. 새벽 비행기를 타고온 손님들에게 딱딱한 빵과 자유시간을 주던 제주항공.
뭐, 좋습니다. 제대로 도착은 했으니까...
문제는 짐을 찾는데 제 배낭이 열려있더군요.
짐을 붙일 때만해도 잘 잠겨있던 배냥의 한쪽 버클이 풀려있고, 안의 옷들이 밖으로 삐져나와있습니다.
자국기를 타고 오면서, 도난를 고려해 레인커버를 씌우고 자물쇠나 채인을 걸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실었는데, 열려있더군요.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에 가방을 뒤져보니, 면세점에서 산 프로텍 시계 케이스가 없더군요.
제주 항공 직원이 있어, 항의했더니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하더군요. 마치 나의 잘못인 양 다시 찾아보라고 하는데, 성질이 팍 돌더군요. 누가 봐도 가방을 연 게 분명한데...
그때, 모두 투어로 패키지 여행을 오신 50대 아주머니 한 분이 다가오시더니, 자신은 좌물쇠를 따고 시계 케이스를 가져갔다며 항의하시더군요. 누군가 도구를 사용해, 자물쇠를 따면서 가방 열개 부분을 박살을 내놨더군요. 게다가 그 분은 케이스 안에 시계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직원이 허둥지둥 하더니 모든 것을 배상해주겠다며 이름이랑 전화번호를 남기라고 하더군요.
다행히 저는 시계를 차고 있어서, 그닥 크게 손해 본 건 없었지만 왜 이런 일이 있어났는지 저간의 사정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해명을 요구했더니, 제주직원이 공항측에서 안전에 의심이 가는 경우 가방을 열어볼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세상이 150여명의 짐 가운데 시계 케이스 딱 두개만 집어서 가져갔는데, 안전에 의심이 갔다고 열었다는 게 말이 됩니까!
고작 잃어버린게 케이스와 보증서지만, 제주항공의 어리버리한 일처리에 화가 치밀더군요. 다든 건 몰라도 이 일이 어떻게 벌어졌는지, 그리고 어떤 식으로 해결할 것인지만이라도 말이라도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며 수안나폼측의 사과를 꼭 받아달라고 했습니다!!!)
제주항공측에 이름이랑 전화를 남기고 공항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전화가 오더군요. 수완나폼 공항측에 사건에 대한 개요를 적은 전문을 보냈으니, 연락이 오면 전화 넣겠다고....
다음날 사건이 어떻게 해결되는지 알고 싶어, 어제 제 핸드폰에 찍힌 쪽으로 전화를 걸어, 물었더니 공문을 보내놨으니 마냥 기다리라고만 하더군요. 또 다시 어물쩡거리는 게 화가나 성질을 냈더니, 세상에 제주항공이 아니라 인천항공측이라고 하더군요. 어제 사건을 보고 받고, 인천공항측에서 사건 조사차 저한테 연락을 했던 것이더군요.
그래서 인천공항측엔 제주항공인 줄 알고 결례를 했다고 사과하고, 제주항공측에 연락을 취했습니다.
그런데 웬 걸!!!!
그런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하는 말이 도난 사건 자체는 일어날 수 없다는 겁니다.
인천공항측도 사태를 파악하고 따로 연락을 하는데, 제주항공에선 보고 조차 받은 적 없다니!!!
어찌나 열 받던지, 제대로 조사하고 2시간 내로 전화하라고 하고 끊었습니다.
두 세시간 후에 전화가 오더군요. 죄송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물어봤습니다. 보고가 되긴 된 거냐고. 얼버무리더군요...
제주항공의 사건 보고 체계가 어떤 것인지 여절히 보여주더군요.
그래서 일은 어떻게 진행됐냐고 물으니까, 수안나폼측으로부터 짐을 싣는 곳에 cc-tv가 없어 누구의 소행인지 밝힐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제주 항공측이 해줄 수 있는 것은 확인서(? 정확한 용어는 쬐금 불분명하네요) 정도를 써 줄 수 있다고 하더군요.
제주 항공 혹은 수안나폼 측에서 도난을 당하거나 잃어버린 것이라고 밝혀줄 수는 없고 그저 그 물건을 실었지만 현재 (가방안에) 없음을 증명할 수 있는 확인서 정도는 써 줄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걸 보험사측에 내면 배상을 받을 거라면서...
정말 속이 부글부글 끓더군요.
우선, 어제 현장 직원은 모든 것을 항공사측에서 배상하겠다고 했었는데. 그리 크게 잃은 게 없어, 수안나폼측에 강력한 항의와 사과를 받아줄 것을 요구했는데.... 배상을 운운한 것은 제주 항공측 직원이었는데, 다음 날 일이 어떻게 됐나고 물으니 느닷없이 배상은 못 해주니 확인서나 써주겠다니. 그러며 양해를 바란다고 하는데, 얼마나 어처구니없던지... 누가 배상을 해달라고 했었냐고, 그런 말 내가 꺼낸 적이 있냐고 성질을 내니까, 기분 상하셨으면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패키지 여행 경우엔 여행사측에서 여행자 보험을 들어주지만, 배낭여행으로 떠나는 사람 중에 과연 몇 명이나 여행자 보험에 듭니까?
이번 여행은 일 때문에 길게 시간을 못 내, 일 주일 정도만 갔다 왔습니다. 하지만 저도 일년에 한 두 차례씩, 한 달 이상 배낭여행을 다녀옵니다. 그럴 때마다 단 한번도 여행자 보험에 든 적이 없습니다. 대부분은 아닐 지라도 많은 수의 여행자들이 그럴 것이라고 사료됩니다.
저가항공인 제주항공을 이용하는 상당수의 고객 역시도 저같이, 보험에 들지 않은 배낭여행족들일 겁니다. 그럼 그들은 도난을 당해도, 보상 받을 길이 없는 것입니다. 이런 말을 듣고 보니, 케이스만 넣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더군요.
다른 거 다 집어치고, 수안나폼측에 확실히 항의했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공식적으로 그쪽으로 부터 사과를 받게 해줄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허나 또 말을 흐리며 확실히 대답을 안 하네요. 분명 수완나폼 직원 중 누가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는 저와 아주머니의 짐을 보고, 시계 케이스가 있음을 알아내고 턴 게 분명합니다. 그것은 제주 항공측에서도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그렇담 강력하게 이를 항의하는 게 옳습니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확답을 못 해주더군요.
새로 취항한 공항측과 얼굴 붉히기 싫은 것이냐고 물으니 아무런 답이 없네요. 그럼 그 곳의 그 도둑놈은 또 다시 그런 짓을 하지 않겠냐며 재차 물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제주항공은 우리가 이렇게 훔쳐도 별다른 항의조차 없는 그런 허접한 항공사라고... 분명 새로 취항한 저가 항공이라서 노린 게 확실한데, 제주 항공측은 수완나폼과의 관계 때문에 그런지 쉬쉬하며 넘어가길 원하는 것 같더군요.
제주항공의 사업 비전이 어떤 것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몰라도 너무 모르더군요. 공항측에서 돈을 주는 게 아니라, 승객이 주는 거죠. 승객이 불안해 하는데 그 비행기를 탈까요? 그리고 보다 긴 관점에서도 볼 때도, 이런 일이 벌어질 때 확실하게 항의하고 자기 권리를 찾는 게 더 낫습니다. 그래야 그 누구도 제주 항공측에 장난을 안 칠 테니까요. 하지만 그럴 의지가 없네요.
11월 부터 필리핀, 홍콩까지 취항하던 모양인데, 이런 식이라면 제주 항공... 발전은 요원합니다.
그리고 사고 혹은 사건이 발생했을데 취해야할 메뉴얼이 없어, 직원들이 우왕좌왕하는 것도, 정말 아마추어같아 걱정이 되더군요(발전 중이니 지켜봐 달라고 하더군요, 아휴...). 제발 제주항공, 정신차리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제주항공. 이 일이 어떻게 마무리 됐는제 알려주기로 하지 않았나요? 자시 법무팀에 보고 했습니다, 이런 거 말고. 타이 관광청이나 수완나폼에게 항의를 보낸 문건이라도 보내주면 그래도 니들 할만큼 했다고 박수라도 쳐주겠네요. 사건이 벌어진지 벌써 삼주. 일의 마무리를 알려주겠다고 한 것도 벌써 2주 전인데 여태 전화 한통 없는 제주 항공... 정말 각성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