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앙프라방 ㅡ 러이 ㅡ 치앙마이 버스이동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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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앙프라방 ㅡ 러이 ㅡ 치앙마이 버스이동후기

조나봉 8 6953
2014.1.22
떠나는 날은 어찌된게 늘 안갯속 입니다.
아마 다음을 기약할 수 없음에 그러하겠지요.

6:30, 툭툭을 타고 루앙프라방 남부터미널로 향하는 길의 탁밧 행렬에서 라오스의 마지막을 기억합니다.

조마베이커리에서 남부터미널까지는 툭툭기사와 흥정끝에 2인 20,000킵으로 이동했구요.

이틀 전, 동행의 수고로 190,000킵에 러이ㅡ루앙프라방 간 버스티켓을 미리 구매했습니다.

루앙프라방 조마베이커리에서 약 3km떨어진 남부터미널 입구에 있는 여행사에서 구매한것인데, 표를 살때 까지만해도 동행인은 그 곳이 버스터미널 매표소인줄 알았답니다.

노란 영수증에 가격도 없이 어쨌든 젤 앞자리 두자리를 끊어왔는데, 한낮의 해를 받으며 걸어서 다녀온 수고에도 불구하고....

두.둥. 오늘 아침 출발을 위해 남부터미널을 갔을때 플랫폼 안쪽에 진짜 매표소가 뙇!!!!
거기엔 180,000킵이라는 가격이 붙어있었어요.

어쩐지, 태사랑 정보와 조금 다른 가격이길래 의아하긴 했으나 금액에 큰 차이가 없어 추호의 의심도 없었건만.. 50m차이로 10,000킵을 손해봤습니다 ㅋㅋ

남부터미널에서 직접 예매하실 분은 꼭 플랫폼 안쪽 매표소를 이용하세요.

여기에선 하루에 4번 운행하는 방비엥버스도 있고, 북부 길로 넘어가는 치앙마이행 버스, 중국으로 가는 침대버스도 있더라구요. 여행사통해서 사는 것 보다 최소 10,000킵에서 최대 90,000킵까지 가격차이가 나는 것같으니 버스매표소에서 직접끊으시면 도움이 됩니다.

어쨌든 우리의 노란표딱지를 내밀며 왜 가격이 다르냐고 따졌어요. 부끄럽게....(이때까진 몰랐어요 동행인이 여행사에서 끊었단 사실을 ㅋㅋ)

매표소 아저씨가 라오어로 뭐라뭐라 하시더니 웃으며 여권을 보여달랍니다. 계산기도 두드리고 뭔가 돈을 다시 내 줄 분위기라 기대했건만 막 파란종이에 이것 저것 쓰더니 노란딱지를 파란티켓으로 바꿔주더라구요. 차액환불은 당연히 아니고 말하자면 수속이었어요. 영수증으로 티켓으로 전환하는 :)

여행사에선 7:30 출발이니 7:00까지 무조건 오라고 했데서 서둘렀더니 7:30은 체크인 시작시간이고 8:00가 출발이랍니다.

어리벙벙한 상태로 발발 떨며 해가 어서 떠오르길 기다립니다.

러이ㅡ루앙프라방간 버스는 상태가 나이스 합니다. 2 2열 좌석이고 앞뒤간격도 제법 넓습니다. 우리나라 고속버스보다 조금 더 뒤로 젖혀지구요. 물론 화장실도 있습니다!
하지만 좌석이 그리 안락한 편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일반 고속버스와 거의 동일하다고 보시면 되어요.

떠나기 직전까지 버스를 쓸고 닦던 기사 아저씨의 신호로 드디어 탑승!

쿵짝쿵짝 신나는 음악과 함께 출발했어요 아주 순박해 보이는 건너편 뒷자리 여인과 반갑게 인사도 하고(하지만 머지않아 이 여인은 우리에게 괴로움을 선사해요) 비록 물과 간식은 없지만 티켓에 붙은 푸드쿠폰을 반드시 쓰리라는 각오로 러이를 향해 고고~~

방비엥에서 루앙프라방으로 오는 꼬불산길에 비해 훨씬 수월한 길, 안락한 좌석 덕분에 금방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국제버스인데도 불특정 지점에서 사람이 내리고 타는 것은 일반 로컬 버스와 다르지 않더라구요. (몇번 정차하나 세다가 8번에서 그만뒀어요 ㅋㅋ)

약 두시간동안 흔들리는 차에서 숙면을 취하는데 뭔가 불편한 향기가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냄새를 따라 갔더니 에잉!!!!!
누군가 엄청난 양의 토사물을 비닐봉지에 게워놓곤 자리를 떠났어요...
네.. 그렇습니다. 그 순박한 라오아가씨는 수줍은 웃음과 토사물봉지를 제 건너편 자리 바닥에 훤히 보이는 채로 놔두고 자기는 뒷자리 텅텅 빈 곳으로 떠났어요 ㅠㅠ

차가 이리저리 움직일때마다 내용물도 이리저리 새서 흐르고ㅠ 버스차장은 버릴 생각도 안하고 저는 봉지가 터질까봐 조마조마합니다.

덩달아 제 뒤에 앉은 라오청년도 안색이 좋지않더니 급하게 비닐 봉지를 찾아요ㅠ 차장은 다먹은 과자봉지를 줍니다ㅠ이건 토해도 묶을 수도 없어요!!!!!!!!!!

날은 추운데 에어컨은 왜이렇게 세게트는건지 정수리가 얼어갑니다.

아 이런 추억하나 없이 어찌 여행이라 하겠느뇨 하며 보지않고 맡지않고 생각하지않으려 노력하는 동안 버스는 한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이히 드디어 쿠폰을 쓸 시간이에요 :)

멀미라오아가씨는.....혼자만 내립니다.. 토봉지를 그대로 두고!!! 혼자만 ㅠㅠㅠ
그대여 왜 혼자 가시나이까..

어쨌든 떠나는 라오스가 아쉬워 카오삐약을 주문합니다. 전날 왓시엥통 맞은편 카오삐약 맛집의 그 맛을 기대했건만.. 이휴.. 입을 버렸어요.

그나저나 그 멀미라오아가씨와 청년은 왜 저렇게 식사를 맛있게 잘 하는 걸까요?
속을 비워내 시장했던 걸까요?
걱정이 됩니다.......

식사 후 이리 저리 식당을 둘러보다 차에 오르니 네시간동안 저를 괴롭혔던 토봉지가 사라졌어요!!!!!

아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 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어쨌든 착석을 하고 동행인이 차에 오르길 기다리는데, 어머나! 기사 아저씨가 차를 움직입니다. 당황한 저는 기사아저씨에게 말을 하려고 객차와 운전석 사이 문을 열고! 심지어 착한 라오아줌마가 니 친구 어디갔녀고 하는데 아저씨는 매몰차게 그 문을 닫아버려요ㅠㅠ 친구는 오지 않고 차는 출발합니다. 차장이 차에 오르는 순간
"노노노노노 마이 프렌드 노노 낫 히얼 플리즈 웨이트 노노"

국적없는 말이 튀어나왔어요. 힛 .
다행히 차는 멈췄고 라오 승객들은 막 웃고ㅠㅠ 정적이 흐른 뒤 친구가 헐레벌떡 뛰어옵니다.
화장실 볼일이 조금 길어졌었데요.
차례를 다른 승객에게 양보하느라 :(

휴우 친구가 탑승하고 드디어 다시 차는 출발~~놀란가슴이 쉬이 진정 되지 않아요ㅠ 왜 차장은 승객 확인도 안하고 그냥 막 출발하는 걸까요? ㅠ 정말 의문 투성이입니다.

한국식 시스템에만 너무 익숙해진 제 탓이겠죠? 이번 여행에서는 제게 익숙했던 많은 것을 버리고 비우고 있습니다.

달리고 달려 처음 같이 탑승한 라오인들이 싹 바꼈어요. 타고 내리고 타고 내리고..

태양이 어느새 머리꼭지 아래로 내려 온 시각, 국경근처에 오니 차 안엔 저와 제 친구, 이쁘게 치장한 라오아가씨 둘 뿐입니다.

친구를 놓고 떠나려던 사건 때문에 국경통과 시 배낭을 메고 나갈지 말지 고민이에요.

농카이완 다르게 너무도 조용한 따리 출국사무소! 도착한 차량도 저희 뿐이라 초고속으로 출국심사를 마치고 잽싸게 버스에 탑승. 심사 내내 제 눈은 오직 버스에만 집중되었어요.

우정의 다리를 건너 남흐엉태국 국경으로 넘어 왔습니다. 으잉 간이매점이라 해도 믿을 만한 초라한 곳에서 입국 심사를 해요. 버스는 바로 제 뒤에 서있구요 ㅋㅋ
역시 줄같은 건 없습니다.

여권을 내밀며 사바이디 아니 사와디카라고 하자 이 아저씨, "안뇽하세요"
오잉!!! 덩달아 저도 안녕하세요 :)

장금이의 광팬인 아저씨의 유쾌함과 함께 태국으로 넘어 왔다는 안도감(?)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입국심사를 마치더니 라오아가씨들은 그냥 어디론가 가버리고, 차엔 친구와 저 둘뿐입니다. 이건, 거의 전세버스에요!
노래선곡도 이젠 쿵짝이는 게 아닌
잔잔한 발라드입니다. 괜히 센치한 기분이에요 힛.

태국으로 넘어오자 길은 급격하게 좋아집니다. 이정표도 생기고 경고판도 생기고 보이는 풍경들도 달라졌어요. 강하나를 사이에 두고..많은 것들이 다릅니다.

오후 3:50 국경통과 후 한시간을 더 달려 드디어 러이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루앙프라방에서 러이까지 8:00-16:50 약 9시간이 걸렸습니다. 중간에 식사시간 1시간 포함하구요.

제가 루앙에서 훼이싸이, 치앙콩을 거쳐 치앙마이로 넘어가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는 사실 루앙에서 만난 많은 분들이 빠이가는 길, 방비엥 가는 길보다 더 험한 길이라며 겁을 준 이유도 있었지만 출발 직전까지 치앙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 때문 이었어요. (훼이싸이길은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다는 요왕님의 견해를 믿고 한번 가보려했지만 방비엥에서 올라올때 친구가 너무 힘들어해서요 ㅋㅋ 미리부터 겁을 먹었다고나 할까요)

10바트짜리 밥꼬치와 10바트짜리 닭꼬지 하나면 훌륭한 식사가 되고, 해질녁 메콩강 날아가는 새떼 구경으로 하루를 보내는 아담하고 푸근했던 작은 동네가 자꾸만 눈에 밟혔거든요.

이제 러이에서는 한시간이면 치앙칸으로 갈 수 있습니다.

치앙칸 행 표를 살 것이나 치앙마이행 표냐.

정말로 갈 수 있는 상황에 오니.. 아, 다음에도 이렇게 쉽게 올 수 있겠구나. 마음한번 먹으면 되는 길이구나. 편안한 안도감이 밀려왔습니다.

치앙라이 행 표를 판매하는 솜밧투어 책상매표소에서 속쌋(?)투어라는 회사의 치앙마이행 버스표를 구매했습니다.
888바트표였고 10번 플랫폼 앞의 노란 간판이에요. 표파는 아주머니는 연신 굿굿버스라며 엄지를 치켜드시구요. 저흰 러이에서 우돈타니버스의 슬픈추억이 있어서 끊임없이 확인합니다. 노 스탑?익스프레스? 헝남 오케이??? 굿굿?? ㅋㅋㅋ

5시에 버스표를 사고, 22:30 버스를 기다리자니 너무 지루합니다.

가방을 맡겨두고 빅씨를 다녀오란 매표소아주머니의 말을 듣고 걸어나가다가  어두워 질 시간이라 포기하고 돌아오니 아주머니께서 왜 돌아왔냐고 웃으시네요.

해 떨어진 러이터미널은 모기와 추위와의 사투입니다.

그래도 5시간의 러이터미널 관찰결과 많은 것을 알아냈어요.

나컨파놈ㅡ우돈타니ㅡ치앙마이ㅡ치앙라이 노선이 많다는 것, 방콕ㅡ러이ㅡ치앙칸 노선도 종류가 많다는 것. 나컨파놈ㅡ치앙라이 버스도 오고..(관련정보는 사진으로 남겨왔으나 모바일 작성이라 추후 첨부해서 수정하겠습니다)
그리고 러이에서 치앙마이가는 버스종류가 최소 4개 이상이라는 것이었어요.

모든 러이ㅡ치앙마이행 버스표가격을 비교한 결과! 우리티켓이 젤 비쌌습니다.
무려 VIP EXTRA!!!

다섯시간의 대기는 좀 지루했어요.
그래도 화장실가서 세수도하고 양치도 하고 매표아주머니가 부업으로 하는 컵라면 판매 수익도 올려주고 ㅋㅋ 아. 너무 추워서 벌벌떠니 숯불을 피워 주셔서 거의 끌어 안고 있다시피했네요 .

드디어 22:40. 출발예정시간보다 십분 늦었지만 삐까뻔쩍 훌륭한 버스가 왔습니다!
2층 9번 자리를 받아서 혹시 좌석이 뒤로 안젖혀지는 건 아닌가?! 걱정했지만 ㅋㅋ

우와우. 이번여행에서 탄 모든 교통수단을 통틀어 젤 좋은 버스에요!!!!!!
심지어 안마도 되고 담요따윈 아닌 보드랍고 향기나는 이불입니다!! (그치만 이불까지주면서 에어컨은 왜 트는 거죠..정수리와 발목뼈가 시려오는 고통.......)

오 맙소사 의자도 아주 뒤로 쭉쭉 다리발판도 올라오고 차장아가씨는 종류별로 간식도 주시고..

하지만...장시간 이동과 대기에 지친 저는 이 모든 것을 제대로 누리지도 못한채 딥슬립 고고..

중간에 비몽사몽 휴게소에서 볼일을 보고 분명 여기서 식사쿠폰을 쓰는 것일텐데...
잠에 취해 그냥 버스에 오릅니다 :)

또 한번의 딥슬립 이후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는 시각. 차장아가씨가 부산히 움직이더니 빵과 커피를 주네요. 눈곱도 안떼고 빵만 받아드는데, 아하하하 치앙마이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

22:40-06:30 약 8시간에 걸친 이동이었지만 잘 정비 되어있는 도로와 정말 안락한 의자덕분에 편안한 여행이었습니다.

터미널에서 타페게이트까지는 2인용툭툭을 100바트에 갔네요.

전날 아침 이시각쯤 라오스의 탁밧을 아쉬워했건만 오늘은 또 같은 시각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하는 복작이는 태국인들을 보니 그저 또 좋습니다.

그래도 우여곡절끝에 어쨌든 감사하게도 무사히, 마음이 설레어오는 이 곳 치앙마이에 도착했습니다. :)

(사진정보는 추후 첨부해서 피씨로 수정하겠습니다 ^^)
8 Comments
요술왕자 2014.01.24 17:33  
오... 드디어 치앙마이 오셨군요...
정보 감사합니다.
조나봉 2014.01.24 17:48  
요왕님의 맛집정보 글을 보며 하나 둘 맛집섭렵중입니다!
디아맨 2014.01.25 17:33  
ㅋㅋ 조나봉님도 툭툭이 탓군요..
거기서 성태우 잡으면 1인당 20밧인대^^
아...저도 첨 도착해선..툭툭이 탓어요...120밧에 1인.ㅜ.ㅜ
조나봉 2014.01.26 03:50  
오랜 이동에 ㅠ 흥정 괴롭기도 하고 서양사람들이랑 급조해서 5명에 30밧까지 썽테우 합의했으나 급 배에서 신호가 오는 관계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쏘리 하고 화장실 다녀왔더니ㅡㅡ 휑하니 아무도 없더라구요 ㅋㅋㅋ글서 그냥 툭툭이ㅠㅠㅠㅠ
디아맨 2014.01.26 08:26  
ㅎㅎ 역시....급배가...문제군요..
고구마 2014.01.26 10:17  
여행기마냥 사실적인 정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정말 사실적이어서 오바이트봉지부분은 저도 모르게 어깨가 움찔해지네요. ^^
돼지매니아 2015.01.17 23:53  
내일(2015.1.18) 루앙프라방에서 러이행 버스를 예매하고 왔습니다. 터미널 안에서 보니 가격이 18만낍으로 바뀌었더라구요. 표도 터미널에서 안 끊어주고, 밖에서 끊으라고 해서 갔더니 18만낍 받더군요.ㅎㅎ
윈디걸 2015.02.03 20:08  
정보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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