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등열차 - 남국열차(南國列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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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역간 소요시간과 요금 조회 / 기차 예약

3등열차 - 남국열차(南國列車)

빨래찝게 23 3544

여행기 게시판에 올려야할지 교통정보에 올려야 할지를 고민하다가 기차 정보로 판단하여 이곳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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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난 두 달간 북부 치앙마이에서 스쿠터 두 대를 구입하여 3000km를 달려 남부 뜨랑까지 내려왔다.

원래 계획은 뜨랑이나 핫야이에서 스쿠터를 중고로 팔고 말레이시아로 내려갈려했지만 계획은 계획일뿐..

서류문제 때문에 치앙마이로 다시 올라가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고속도로만 타고 미친듯이 1500km를 달려 치앙마이로 가는건 불가능...시간은 없고...

 

기차에 스쿠터를 싣고 갈수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기차를 타기로했다.

 

지금까지는 항상 2등 에어컨침대칸을 이용하였고 만족도도 아주 높았다. 이번에도 2등 에어컨침대칸을 이용하려는데 2등칸은 선풍기고 에어컨이고 매진이란다. 와이프와 잠시 상의하고 3등칸 선풍기좌석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네팔에서 16시간동안 탈탈거리는 버스도 타본걸~"하는 자신감이 있었다.

 

 

 

표값거부할 수 없는 유혹

최종목적지는 북부 치앙마이(Chiang Mai), 출발지는 남부 뜨랑(Trang). 남부노선과 북부노선은 한번에 이어지지 않고 방콕(Bangkok)에서 갈아타야한다.

심지어 북부노선(방콕-치앙마이) 표는 방콕에서 사야한다. 뜨랑에서는 팔지 않는단다. <- 요거는 확인요망!

 

2등칸 좌석은 가격이 버스보다 싼것으로 유명하다.

한달여 전에 동일구간을 2등 에어컨 침대칸으로 이동하였기에 비교가 가능했다.

 

뜨랑→방콕 (845km)

2등 에어컨침대칸 1(Lower bed) 831, 2(upper bed) 761

※ 열차마다 같은등급의 좌석표라도 가격차이가 약간 있음.  

3등 선풍기 좌석 245

245!!!

245!!!

이 가격을 어찌 거부할 수 있다는 말인가? 3분의 1 가격이다.

(이러한 가격적 장점이 3등칸 선풍기 좌석에 대한 공포심을 잊게 해주었다.)

 

 

주간(13:30~18:30)


1.JPG

열차에 탔다. 인도의 General칸의 풍경을 상상하였으나 안심이다.

좀 덥기는 하지만 창문은 활짝열려있고 선풍기도 나름 열심히 돈다.

사람도 꽉차지않아 비어있는 앞좌석에 발을 올리고 간다.

우기가 시작되어서인지 간간히 지역마다 소나기가 내려 시원해진다.

2등칸 에어컨침대칸을 탔을때와는 달리 밖을 구경하는 맛이 쏠쏠하다.

사진도 찍고 글도 쓰고 역에 멈출때마다 온갖 행상들이 군것질을 날라다준다.


2.JPG

코코넛아이스크림(10)이 맛있다.

 

3등 선풍기좌석객차는 열차의 맨 마지막에 달려있다.


3.JPG


영화 설국열차의 틸다스윈튼의 대사가 떠오른다.

"I belong to the front, you belong to the tail. Know your place, keep your place."

와이프는 더워서 멍한표정으로 창 밖만 바라본다.

"나는 아무 생각이없다, 왜냐하면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나는 만족할만하다. 풍경 좋고 미치도록 덥지도 않고~

 

 

야간(18:30~22:00)

사람들이 계속 늘어 좌석은 꽉차고 양측입구에는 입석으로 추정되는 승객들이 앉았다.

옆좌석의 아들 둘 가진 부부는 역마다 먹을것을 사서 아이들에게 먹인다.

 

나도 질수없지! 팟카파우무쌉에 계란올린 도시락을 45밧주고 사먹는다.


4.JPG

콜라도 한병 마나님께 허락받고 사먹는다. 배부르다.

배부르니 행복해지고 걱정이 사라진다.

 

 

새벽(22:00~05:50)

"사람이 뭐 많이 타봤자지~"라던 나의 생각은 경기도 오산...

양측입구에는 아저씨들이 눕고 복도에 군데군데 할머니들이 앉고 눕고, 그 틈에 서 있는 사람은 좌석팔걸이에 걸터앉고...

아주 꽉꽉찼다.

(다행히 인도기차처럼 좌석 끝에서 시작되는 엉덩이의 침략은 없었다.)

12시가 넘자 엄청난 습기가 엄습한다.

졸다가 무언가 끈적이는 느낌으로 잠에서 깬다.

간혹 모기도 물어댄다.

새벽 3시부터는 10분간격으로 깬다. 시간이 안간다. 고통스럽다. 후회스럽다.

엉덩이가 아파서 일어나 서있어보기도 한다. 얇은 좌석시트쿠션 아래의 나무판이 느껴진다.

졸리고 끈적이고 엉덩이는 아프고...

하지만 모든건 시간이 약이다.

5시반쯤 동이 터온다. 창 밖의 풍경이 멋지다!


5.JPG



결론

좋은 경험이었다. 잊지못할 기차 창밖구경이었고, "싼건 확실히 비지떡이다"를 재확인하는 기회랄까...

3등 선풍기좌석칸 열차, 한 번쯤은 타볼만하다. , 주간에 6시간정도 이동하는 거리라면 말이다.

나는 한 번 타 보았으므로 이제 안탈 계획이다. 2배 더내고 에어컨 팡팡나오는데서 누워잘란다.

 

!

 

(태국기차 시간표 운임 확인사이트 ☜ 클릭하셈

 

http://www.railway.co.th/checktime/checktime.asp?lenguage=Eng

 

23 Comments
Satprem 2014.05.15 19:27  
저도 몇차례 뜨랑 기차역에 기차표를 사러갔는데, 처음에는 항상 표를 팔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차분하면서도 강하게 다시 요구하니까 차표를 팔았죠.
다른 역에서 출발하는 열차의 표도 살 수 있었고요.
의사소통의 문제 때문인지 아직도 의문....
한편, 뱅콕-뜨랑 구간에는 라피도 등급과 익스프레스 등급의 열차가 운행되는데요.
당연히 요금의 차이도 있습니다.
요술왕자 2014.05.15 19:30  
3등칸은 언제나 예매할수 있는게 아니고 출발 두시간 전인가 부터 가능하더라고요...
Satprem 2014.05.15 19:35  
3등은 타보지 않아서....ㅜㅜ
필리핀 2014.05.15 22:27  
저는 춤폰-반끄룻 3등칸 열차 하루 전에 예약했어요~ ^^

글구 태국 열차표는 전산시스템이어서 아무 역에서나 살 수 있는데요???
요술왕자 2014.05.15 22:40  
잉? 3등표를 하루전에?
함 해봐야겠네요~
빨래찝게 2014.05.15 23:43  
이번에 3등칸 열차표는 5시간전에 구매했습니다.^^
빨래찝게 2014.05.15 23:52  
지난번에 이용한 84호 Express열차는 아래칸831밧, 윗칸761밧 주고타고, 이번에 표가 없 못탄 168호 Rapid열차는 아래칸 791밧, 윗칸 721밧이었네요^^ 뜨랑-방콕 구간에서 Express급 열차는 16시간 6분, Rapid급 열차는 15시간 10분소요됩니다. 차이는 무정차 통과하는 역이 익스프레스쪽이 조금 더 많습니다.
요술왕자 2014.05.15 19:30  
고생하셨습니다~
글, 사진 잘 봤습니다~
주간지 2014.05.15 20:29  
ㅋㅋㅋ 웃겨요
빨래찝게 2014.05.15 23:54  
웃겼나요?ㅋㅋㅋ
글써놓고 제가 읽어보니 웃프네요...ㅠㅠ
시크남86 2014.05.16 13:45  
도시락이 뭔가 맛나보이네요 별거없는데도 ㅎㅎ
빨래찝게 2014.05.17 04:05  
좀 맵기는 했으나 진심 맛난 도시락이었네요^^
빨래찝게 2014.05.17 04:06  
맥주를 팔았더라면 맥주를 마셨을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날자보더™ 2014.05.16 18:04  
허리 괜챦으세요??
빨래찝게 2014.05.17 04:04  
허리는 둘째인것같습니다...온몸으로 오는 피로가 48시간은 가더군요;;;;
이싸라 2014.05.16 19:20  
저도 과거에 아래의 구간으로 3등석 이용해 봤습니다...

*방콕<--->치앙마이: 271밧
*방콕<--->피싸눌록(69밧)<---> 치앙마이(65밧)
*방콕<--->우본라차타니: 205밧
*방콕<--->우돈타니: 245밧
*방콕<--->농카이: 258밧
*방콕<--->아란: 48밧
*방콕 웡위얀 야이 기차역<--->마하차이(10밧)<--->매끄렁(10밧)
*방콕<--->나콘씨탐마랏: 243밧
*방콕<--->뜨랑: 245밧
*방콕<--->얄라: 271밧
빨래찝게 2014.05.17 04:03  
존경합니다...특히 150밧이상 구간은;;;
고구마 2014.05.17 13:03  
오토바이를 매매하고 가볍게 여정을 계속하려하셨는데 막상 남부에 와보니 그게 불가능하단걸 아셨단 이야기지요? 세상에나...저같았으면 그 사실을 대면하고는 완전히 멘붕왔을거 같네요.
내려온길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야 하다니... 덕분에 희귀한 3층 장거리기차 이야기도 듣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제는 야간이동하면 그 다음날 맥을 못추고 약값이 더드는 신세라서 건강한 분들이 부러운걸요.
빨래찝게 2014.05.17 17:58  
저희부부 역시 완전 맨붕이 왔었습니다.
비자기한은 일주일밖에 안남았는데 까딱하면 비자런을 뛰어야하는 상황이고...
뜨랑역 옆에 씬오차에서 헛웃음과 한숨과 혈압상승을 반복하며 밤까지 스트레스를 조절하느라 고생했죠 ㅎㅎ
2등에어컨 침대칸으로 야간이동하면 크게 데미지가 심하지는 않았는데, 이번에 3등칸 타고 뜨랑-방콕 구간을 올라와 기차역 앞에 숙소잡고 오후기차시간까지 쭈욱~ 자다가 방콕-치앙마이 기차를 타고 치앙마이도착하니 정말 몸이 말이 아니더군요..
치앙마이 도착후 꼬박이틀을 후유증에 시달렸습니다. 어휴...
그래서 말레이시아 내려가는건 비행기로!!!
임태욱 2014.06.02 17:37  
와, 정말 대단하시네요. 개인적으로 금년 4월, 방콕에서 반끄릇까지 3등칸을 타고 이동해 본 경험이 있기에 님의 경험과 의지에 존경심까지 생길 정도입니다.
하지만 두번 다시는 해보고 싶진 않다고 제 지인들에게 이야기했던게 생각나네요^^
빨래찝게 2014.06.14 10:48  
동지를 만난 느낌입니다. ^^:
지금 기억해봐도 엉덩이와 허리가 아파옵니다. ㅠㅠ
kikiman 2014.07.03 21:35  
의자 보니까 불편 하셨을꺼같은데요
도시락 보니까 양이 너무 적은듯..ㅠ
빨래찝게 2014.07.12 09:35  
의자는 보기보다 훠얼씬 도 불편하고... 앉아있는시간에 재곱에 비례해서 고통이 나타납니다 ㅎㅎ
도시락은 양은 아쉬움이 없던걸요? 어지간한 피셋정도 되도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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