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택시사기 당할뻔한 이야기(반전드라마)
불과 저번주에 방콕에 방문했습니다.
방콕 방문은 올해초에 이어 두번째 입니다. 제가 입수한 정보로는 수완나폼 공항 4층에서 택시타면 공항세 안내도 된다고 해서 머리를 굴려서 4층에서 택시를 탔습니다.
(여기서부터 일이 꼬인거죠)
택시는 어렵지 않게 탔는데 택시기사 젊은놈이 제 호텔을 모른다고 하는겁니다.
이미 차는 출발했으니 내릴수도 없고.. somerset suanplu 라는 큰 서비스 아파트인데요. 살라댕 bts역 근처에 있는...막상 방콕가니까 왠만한 택시기산 다 알더군요.
계속 잘 모르겠다고 하길래 로밍한 폰으로 호텔에 까지 전화해봤더니 또 연결이 안되는지 전화를 안받더군요.바우쳐에 호텔주소까지 다 적혀있는데 계속 잘 모르는거처럼 얘기해서 이때까지는 정말 모르는줄 알았습니다.ㅡ.ㅡ
어쨌든 계속 택시는 시내쪽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이넘이 결국 알거같다는식으로 얘기를 하긴해서 좀 안심을 하고 말이죠.
올해초에 태국에 가봤기 때문에 시내까지는 고속도로 요금 2번만 내면 된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고속도로 타고 시내로 들어가긴 했는데 갑자기 주유소에 들어가더군요
기름이 부족해서 그런줄 알았더니 보니까 기름이 절반 이상이 있더군요..뭐하려는 거지..라고 뭔가 수상쩍었는데..차를 주차하더니 저와 뒤에 타고 있는 일행에게 주유소에 딸린 작은 슈퍼마켓을 가리키며 "쇼핑 쇼핑" 이러는 겁니다. 가서 쇼핑하고 오라 이거죠.
쇼핑할것도 없을뿐더러 저따구로 의심스럽게 행동하는데 우리짐을 놓고 갈리가 없죠 ㅋ
가만히 앉아있었더니 지가 택시에서 내리더니 트렁크 쪽으로 가서 트렁크를 여는겁니다.
트렁크쪽에는 주유소 직원들로 보이는 꾀죄죄한 태국인들이 4명쯤 몰려있더군요
이놈이 아는 주유소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지들끼리 트렁크 열어놓고 한참 떠들더군요
이때 느낌이 이상했습니다. 기름도 충분한데 주유소에 온거..만약 길을 물으러 왔다면 길만 묻고 가면 되는데 트렁크를 열고 원래 아는사이로 보이는 직원들과 잡담을 하고 있는거..(미터기 올리려고 하는 행동이었음 이해라도 되는데 시동 꺼놓더군요 ㅋ)
마지막으로 우리 일행에게 편의점가서 뭐 사라고 했다는거...
그렇게 5분넘게 지들끼리 아무 이유도 없이 트렁크 열고 뒤쪽에서 떠들도 있으니 답답하고 불안해서 내려서 트렁크 닫아버리고 빨리 가자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좀 당황했던지 출발을 하더군요.그러면서 뻘쭘했던지 내 호텔 주소를 그제서야 동료에게 묻는겁니다 ㅋ
그렇게 다시 출발을 했는데 또 고속도로(탕두언)을 타는겁니다 40바트짜리..
어이가없었죠.분명 시내까진 유료도로 2번타면 끝인데 지가 잘못 들어와놓고또 유료도로 통행료를 달라는겁니다.
이때 이새끼가 날 가지고 놀려고 한다고 느꼈죠.그래서 말했습니다."하이웨이 머니 투타임 오케이! 쓰리타임 노!" (영어 거의 못알아들어서 문장이 필요없습니다..ㅋ 유료도로에서 차가 많아서정체하는데 '오 노~ 액시단트 액시단트..'이러는 놈입니다 ㅎ)
그렇게 강하게 나오니까 계속 어이없어 하면서 돈을 줘야한다고 그러더군요
결국은 지가 탕두언비 내긴 했는데 그후로 호텔까지 갈때까지 계속 돈줘야한다 난 못준다 이런대화가 오고 갔습니다.
결국은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이녀석 길을 너무 잘 찾더군요.이때 느꼈죠.아 이새끼가 길을 몰라서 헤맨게 아니라 우릴 어떻게 하려고 일부러 기름도 있는데지 패거리 있는 주유소에 간거구나... 그리고 거기서 우리 짐을 어떻게 해보려고 한거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사실 우리 호텔은 꽤나 큰 호텔이고 내가 호텔이름 주소까지 완벽하게 가르쳐줬는데 그따구로 정반대쪽의 주유소로 갈리가 없는데 말이죠..
호텔에 내려서 정확히 미터요금 250바트만 줬습니다.유료도로 2번은 그때그때 제가 줬고 3번째 달라고 한건 안줬습니다.
그러니까 그놈이 호텔 벨보이한테 뭐라고 하더군요.그러니까 벨보이가 왜 쟤한테 유료도로 통행비 안주냐고 그러더군요 줘야한다고...
벨보이는 영어를 좀 하길래 말했죠. 공항에서 시내까지 유료도로 통행비 2번이면 되는데 저놈이 고의든 아니든 지잘못으로 3번을 타게 했으니 3번째는 안주겠다..
이렇게 얘기하고 어쨌든 250바트를 100바트 2개, 20바트 2개, 10바트는 동전으로 딱 맞춰서 좋습니다 ㅋ (원래는 공항에서 타면 팁을 좀 주지만 이색히 하는짓이 어이없어서요)
이때 사건이 발생합니다....
제가 유럽에서 곧바로 태국으로 가서 바트랑 유로가 섞여있는데 아무래도 바트,유로 다 낯선 화폐이다 보니 헷갈렸던 겁니다...ㅡ
20바트짜리 2장을 준다는게 20유로 두장을 준겁니다.
40유로면 한국돈 5만원이 넘는 큰돈이죠..택시비 250바트는 만원도 안되는돈인데..ㅋ
전 이것도 모르고 지불하고 돌아서면서(한국인 만만하게 보지 말아라 짜식아) 라고 생각했는데 벨보이 아저씨가 계속 저희한테 "유로 유로!" 그러더군요
전 그때까지 뭔말하는지 몰라서 그냥 들어가려고 하는데 돌아서 나가려는 택시를 붙잡더니 제가 지불한 돈을 뺏더군요 (벨보이가 택시기사들에겐 무섭더군요ㅋ)
그러더니 나한테 돈을 보여주면서 유로로 돈을 지불했다면서 40유로를 돌려줬습니다 ^^
넘 고맙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해서 그만 40바트를 다시 줘야한다는걸 까먹고들어가버렸습니다. 결국은 택시기사가 우리 짐 떼어먹으려고 돌아돌아간 미터요금은 번 셈이죠 ㅋㅋ
그리고 벨보이 아저씨가 우리 일행이 뒷자리에 놓고 내린 레이밴 선글라스(유럽에서 산 새제품)도 챙겨줘서 거의 20만원 가까운 돈을 구해준겁니다
너무나 고맙더군요..그래서 팁도 그후로 몇번 주고 그랬죠 ^^
줄때마다 참 고마워 하던 모습과 그 서비스 정신이 참 기억에 남습니다.
어쨌든 태국도착하자 마자 당할뻔한 어이없는 사건은 결국 저의 승리로 끝났습니다.ㅋ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우리 일행을 주유소 마켓으로 보낸후 짐을 하나 트렁크에서 빼려고 했던게 확실해 보이네요 호텔 도착해서 짐이 없어졌다고 해도 모른다고 하면 그만이니까요
열받아서 택시기사 이름이랑 차번호 적어놔서 신고하려고 했는데 그냥 넘어갔습니다. 면허증에 있는 사진이랑 기사의 얼굴도 다르더군요 ㅋ
아마 자기 택시가 아닌 빌린 택시라서 끝까지 돈달라고 안하고 포기하고 간거
같습니다 ㅎㅎ
참고로 젊은나이에 얼굴에 곰보자국같은게 난 녀석이었습니다..
앞으로 저같이 태국 초보자 분들은 저처럼 괜히 돈 아끼려고 하지 마시고 도착장(2층)에서 안전하게 택시 잡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시내까지는 유료도로 2번만 타면 된다는거 명심하시고 저처럼 주유소 같은데다 세워놓고 시간보낸다던지 의심스런 행동을 하면 강하게 말하십시오
그냥 "NO GO, NO MONEY!" 이렇게만 말하면 될겁니다 ㅎㅎ
정말 양아치같은 태국인과 정직한 태국인을 동시에 만난 경험이었습니다 그럼 이만..
* 이 글은 다른 게시판에서 이곳으로 이동되었습니다. 앞으로는 꼭 게시판 성격에 맞도록 글을 올려주세요. ^_^ (2007-11-29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