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chiangmai by 999, 2nd class
us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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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2 20:48
부산에서 하노이를 거쳐 어제 저녁 방콕에 도착, 야간 버스로 치앙마이로 이동하였습니다.
모든 계획과 방법은 철저하게 태사랑인들의 흔적을 따랐구요, 그래서 저도 그저 조상님들의 은덕을 마니 입는 후손 쯤 될거라
가기 전날까지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하노이에서 출발하는 비행기가 약 40 분을 미적거리더군요. 기장님이 지각을 하셨나 긍정적으로 기다렸습니다.
방콕에 당연히 예정보다 늦게 도착해서 저는 조금이나마 만해해보고자 내리자마자 이미그레이션까지 열라 뛰었습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는 와중에 저는 사람이 적은 줄에 눈치빠르게 섰습니다. 그 줄은 옆줄보다, 아니 모든 줄보다 정확히 두 배 느린 속도로 줄어들더군요. 짐을 찾고 나와보니 저녁 8시입니다.
택시를 타야했었다고 나중에 생각이 들었지만, 주입식 교육의 폐해인가요, 무료 셔틀버스, 교통센타 그리고 555버스만 중얼거리고는 버스를 타러 갔구요. 정확히 한시간 걸려 머칫마이에 도착했습니다. 555 버스는 33밧이구요, ptt 에서 내려 77버스로 갈아탔을 때는 태국 신사분이 대신 차비를 내 주셨습니다. 그 분이 터미널까지 데려가 주시고는 티켓팅까지 도와주셨습니다.
북부 터미널에 도착하니 저녁 9시, 저는 찬투어를 외치며 달려갔슴다. 친절하신 여자분이 '푸,full'를 외치시더군요. 저는 다시 듣고 백운대로 999를 외쳤습니다. 브이아이피는 고사하고 퍼스트도 푸-라는 대답만 들었습니다. 세컨 클래스 타랍니다.
태사랑 교과서엔 세컨 클래스는 없었습니다. 열시간을 타고 가기엔, 제가 무언가를 개척하기엔, 너무 먼 길이라 엄청 주저했슴다. 도와주신 신사분이 더 안타까운 표정이었고 너 이러다가는 저것도 못 탄다는 경고성 얼굴색도 드리워졌습니다. 999 2nd class 420밧. 원빈처럼, 얼마면 퍼스트 클래스 태워주겠니, 얼마면 돼? 한번 못 외쳐보고 티켓을 들곤 대합실로 향했습니다. 고마운 아저씨께 음료수 대접해드리고는 11시20분까지 각오를 다졌습니다. 경우의 수를 생각해봅니다. 담요는 없을거야, 에어컨 버스니 춥겠지. 겨울수면 양말을 챙겨온 건 내 생애 세번째로 잘한 일이야. 그렇게 열한시 이십분에 버스를 탑니다. 이층버스구요, 울 나라 보통 관광버스 입니다. 약 120도가량 젖혀지는 좌석에 3D TV인가 오해할정도로 맨눈으론 화면이 세개로 퍼져보이는 구식 티비 맨앞에 달려 있구요. 버스가 출발합니다 근데 말이죠, 참 신기한 것이 에어컨도 춥지 않을 정도로 틀어주시고 좌석도 그리 불편하지 않습니다. 5분도 안되어서 너의 피부를 생각해서 그만 자라는 멘트인지는 몰라도 뭐라뭐라 기사분이 마이크로 얘기하시고는 모든 불을 끕니다. 티비두요.물론 아무런 서비스 없습니다. 수면 버스 그 자체입니다. 새벽에 화장실 가느라 한번 멈추고는 아침까지 계속 달린 것 같습니다. 아침이후로 치앙마이까지 한 두번 선 것 같네요. 그렇게 출발한지 딱 열시간 1분만에 치앙마이에 도착했습니다. 세컨 클래스라무시했던 것이 넘 미안합니다. 저는 빠이를 향하는 터라 150밧에 다시 미니밴을 탔구요. 멀미길이라는 코멘트가 많아 지친 심신을 또다시 다잡았는데 운전 너무 조심스럽게 잘하셨습니다 전혀 그런 느낌 못 받았습니다. 세시간 정석 그대로 왔습니다.
제가 이리 길게 적은 것은 저처럼 저녁에 애매하게 도착하면서 밤버스를 타시는 분들께 좋은 클래스의 버스 아니라도 탈만하다는 안심 미리 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앞으로는 사람들 더 많이 몰릴테고 도착해서 좋은 클래스 버스 타기 힘들어질 수 있으니 편하게 오시려면 미리 예약하라는 말씀도 드리고 싶었구요. 저도 태사랑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 드리고 싶었는데 이렇게나마 짜잘한 걸로라도 나눌 수 있게되어 다행이구요.ㅋ 즐거운 여행 되시길! 아, 그래도 야간 버스는 에어컨 때문에 추울 수 있으니 꼭 옷 챙겨주세요. 수면 양말은 강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