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나촌장의 오래된 배낭여행기--3부(후세인 아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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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나촌장의 오래된 배낭여행기--3부(후세인 아자씨)

방나촌장 10 565

지난편 줄거리....

처음도착지인 필리핀으로 떠난 방나촌장은 사서 고생을 하며 시내에 도착했으나 낚시꾼(삐끼)를 만나서 이 골목 저 골목 껄려 다니다 낭패를 만날 뿐 했으나 무사히 세부행 배를 타게 되었는데...

배에서 만나 전기공과 짧은 시간 이었지만 친구처럼 가까워진 둘은 밀린 월급을 받기위해 사장집에 들렀다가 거하게 차려진 통돼지 바베큐와 타이거맥주 두 병에 비몽사몽 헤매다 그 집에서 1박을 하게 되었는데, 급기야 다음날 그 집 가족들과 해변으로 여행을 떠난다. 파도소리만이 차가운 그 방갈로에서 외로움에 치를 떨며 그렇게 밤을 보내고 있었는데...


3부

남산 대공 분실에서의 혹독한 고문으로 정신적 고통이 너무 컸던 난 급기야 여행자의 현지화 눈뜨게 되었습니다.

이른 아침바다를 본적이 있습니까!!

친구들과 여름 휴가때 강릉이다 변산반도다 바다에서 맞은 아침은 많았으나, 항상 전날 먹은 술의 무게로 해가 중천에 떠서나 바다를 보거나, 추위에 오돌 오돌 떨다 텐트지퍼를 꼭 닫고 잤던 기억이 많아 사늘한 아침바다의 그 정취를 알지 못했습니다.

왜 영화 보면 젊은 남녀가 아무도 없는, 발자국 하나 없는 해변을 걸으며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에 깡충깡총 뛰어 다니는 그런 바다...

그날 아침 난 그런 해변을 발자국 꾹꾹 혼자 만들며 산책을 나갔습니다

작은 배들이 한 떼 정박해 있었고, 배에는 형형색색의 깃발들이 성황당 가지에 걸린 천처럼 찬 바람에 날리고 있었습니다.

깡마른 몸에, 까만 피부 열심히 거물을 손질하는 청년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습니다 ‘마간당 우마가~’..... 그 청년 잠시 쬐려 보더만요.

생긴건 필리핀 보다 훨 남쪽인데 말하는게 이상하니까 좀 헤깔렸나 봅니다.

청년 -- ‘어디서 왔나?’

나 -- ‘옹 한국서 왔다’,

청년 -- ‘여기는 우쩐일이냐?’

나 -- ‘옹 우째우째 하다 이리됐다’

청년 -- ‘여기 좋냐?’

나 -- ‘옹 좋다, 고기 잡으러 멀리 나가냐?’

청년 -- ‘아니 요 앞에 나간다. 배 크기 보면 모르겠냐!’

나 -- ‘고기 잡는데 나도 가면 안되겠냐?’

청년 -- ‘너 고기 잡아봤냐?’

나 -- ‘옹 묵어만 봤다’

요런 짧막한 대화로 난 그날 하루살이 어부가 되었습니다.

이쯤되니까 옆배, 앞배, 뒷배 아자씨, 아줌씨들이 재다 모였는데...꼭 “삶의 체험 현장-한국청년 필리핀에서 일일 어부되다 편” 찍는 기분이었습니다.


잔잔한 바다에 거물을 드리우고 울렁이는 뱃머리에서 말라깽이 선장청년은 길게 담배를 빼어 물었는데...나도 뒤에서 살짝 배멀리를 느끼며 아직 따뜻한 김포 면세 담배를 빨며 묘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지요.....쪽쪽


바다밑에는 참으로 요상하고 이상한게 생긴 생물들이 많이 사는것 같습니다.

한때를 기다렸다가 올린 거물에는 난생처음 보는 생선들이 많았는데....

생선은 고등어, 갈치 말고도 참 먹을게 많구나 라고 잠시 생각했었지요...크


3시간여의 시간동안 거물을 드리우고, 거물을 올리고 해서 배는 벌써 횟집어항을 통째 서리해 온것처럼 고기로 가득했습니다. 말라깽이 선장청년과 난 만선의 기쁨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요. “만선이다~~ 노를 저어라~~”

아침에 나올때는 그래도 뽀송뽀송 여행자 냄새가 났었는데..돌아오는 이 배에서 난 바람맞은 사자머리로 검게 그을린 팔과 얼굴로 서서히 현지화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다시 해는 지고, 든든히 밥도 먹었고, 타이거맥주도 한잔했는데.... 해떨어지면 할 것 없는 그 해변에서 일찌감치 잠자리에 누웠는데....그 날도 파도소리에 몸서리를 치면 밤을 보냈습니다.


다시 세부로...

일단 이쯤에서 함께 여행온 가족의 소개를 먼저 해야겠습니다.

- 주인 아자씨 (중국계로 상당히 말수가 없으며 항상 웃는 얼굴로 참 편한 인상)

밥먹을때 꼭 중간중간에 숟가락과 포트를 쨍쨍 부딪히면서 먹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음)

- 주인아줌씨 (전기회사의 실질적인 사장으로 털털함과 카리스마가 느켜짐)

- 후세인 아자씨 (주인 아줌씨의 동생으로 직업 백수, 콧수염에 머리가 살짝 벗겨진것 까지 이라크 전 대통령 후세인과 똑~ 같이 생김) 그래서 난 그때도 “후세인 아자씨~ 후세인 아자씨~” 그래 불렀음.

- 후세인 아자씨의 와이프 (나이차이가 많이 나서 처음에 상당히 요상하게 생각했으나 결국 술잔한 묵고 후세인 아자씨가 실토 했음. 3년전 나이트가서 꼬셔서 지금 간난쟁이 애기도 있으나 항상 얼굴이 밝지 않음)

- 주인 아자씨 딸 (고등학생으로 상당히 똘망똘망 하게 생겨서 같이 차타고 가는 동안 밥묵 는 동안 계속되는 질문으로 정신없게 하는 호기심 무자게 많은 전형적 필리피노)

- 후세인 아자씨의 전처 딸 (초등학교만 졸업시킨 아버지의 그늘에서 집에서 늘 어린애들 밥 먹이고 청소하고....참 얌전하고 착하게 생긴 소녀...)

- 그 외 간난쟁이 애들이 둘이 더 있었고 친구로 따라온 동네 은행지점장도 있었음.


섬에서 돌아온 난 바로 길을 떠나지 못하고 다시 주인 아자씨집에서 삼일을 더 묵었는데 이유인즉 “너 방갈로에서 너무 잠 못자는것 같더라...집에서 푹쉬었다가 다시 여행 해라~~”

그리하야 백수로 있는 후세인 아자씨와 난 형과 동생으로 죽이 맞아 타이거맥주 대신 꼭 산미겔 맥주를 먹어주자는 공통된 생각으로 읍내 밤거리를 헤맸지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백수 후세인 아저씨의 아픔과 여행자의 고독을 안주 삼아 우리는 3일 연장 산미겔 맥주를 먹어 주었지요. 캬~~

역시 남자들은 같이 술 함 찐하게 묵어주면 의리도 생기고 정도 생기는 모양입니다.


마닐라로 다시 떠는 배...

뱃고동이 울렸고 난 아파트 10층 높이의 갑판에 써 있었고, 부두까지 나와 눈물이 글썽글썽했던 후세인 아저씨는 그 때까지 목이 아프게 위를 보고 있었습니다.

“아자씨~~ 안녕히~~”

큰 소리로 불렀으나 내 목소리는 뱃고동 소리에 묻히고 배는 서서히 닺을 올렸습니다.

멀어지는 콧수염 후세인 아자씨 모습이 지금도 아련합니다...


여행은 항상 낮선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중에서 인연이 만들어지고 추억이 만들어집니다. 여행자의 재산은 가슴 아련한 추억입니다.

10 Comments
carfree 2006.12.11 22:43  
  야후~~ 1착^^*
촌장횽아....넘 넘 오랫동안 기둘렸써염 ㅎㅎ
근디.....에로버젼 어디갔쓰 ㅠ.ㅠ
에로에로에로.....혹쉬, 애로사항이 많으시낭???
참참참.....
저 담달에 들어갈꺼에용.....
암튼지...신년에 뵈어요~~
들어갈날만 손꼽고있는 카프리였심다~~(날자는 모름 ㅡ,.ㅡ)
Garnet 2006.12.12 00:27  
  따라해보세요....
...
...
그...물..... 그물!!
언제나 좋아요...^^*
동차이 2006.12.12 09:11  
  에로버젼이 아니다... 털썩
젖병팔이 2006.12.12 13:16  
  일딴 댓글 먼저.....
동차이의 한마디 .... 그냥 글 읽기 싫군.
그렇게 술먹자고 꼬득여도 안된다면서 쓴 글이 이글이란 말이지 ㅋㅋㅋㅋ
바클리 2006.12.12 15:45  
  정말 글을 읽어보니 떠나고 싶다..... 나 제발 빨간날 쉬는 곳으로 좀 소개시켜줘~~
그럼 떠날수 있고 좋은데.... 함 저질러 보는거지 머.. 떠나자구요~~~
돼지저금통 2006.12.12 18:18  
  잘못했으면 전에 아뒤 바뀔뻔했군요...
 " 누가봐도 필리핀사람 " ㅋㅋㅋ
 
 얼굴 타신건 필리핀서부터군요 .... ㅎㅎㅎ
 
 
 
 
홍익여행사 2006.12.12 21:23  
  에~~~~~로는 워디 간겨~~~~~~~~~~~~~~~~~~
방나촌장 2006.12.12 23:18  
  미안합니다..님들 차마 에로버젼은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할 수가 없네요...
담에 갠적으로 소주한잔 함시롱 하지요..꾸벅
carfree 2006.12.13 01:34  
  아.....진정 함께하지 안으면 들을수 없나요???
촌장횽아...기둘리삼~~
저 갈때까지 에로버젼 잘 갈무리 하셨다가 들려주셔야해욧.....
비하인드스토리 들으러 빨랑 가야겠군 ㅡ,.ㅡ
젖병팔이 2006.12.15 21:44  
  이거봐라 이거봐라~~~~ 에로버젼 약속 안지키니께 조회수 80에 댓글 9개잖어~~~~
자고로 한국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하고,
약속 안지킨 사람한텐 국물도 없다더니....음

촌장성...그럼 술자리에서...ㅋㅋㅋㅋ 19금 인감?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