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나촌장의 오래된 배낭여행기....1부
어제 집 청소를 하면서 옛날에 적어놓은 여행노트를 보게 되었지요….
두꺼운 플라스틱표지의 A4용지의 반 크기로 스프링철로 되어있어 가방에 대충 꾸겨 넣어도 좋은 크기의 여행노트…..여행 중 한국을 설명 하느라 군데군데 지도가 그려져 있고…현지 인사말과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필담을 나누었던 흔적, 노래가사, 일기, 지출현황, 기억도 가물가물하는 아야쯔의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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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8년 전 이맘때… IMF로 온 나라가 도산이나 부도다 해서 다를 힘들 때였습니다.
그때쯤 TV에서는 너무 소비가 위축 되도 돈이 안 도니까… 집앞 후라이드 치킨은 좀 사먹고 해야 돈이 돈다는 시사뉴스가 나오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난 당시 경기도 모 전자회사에서 모범적인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지요…
입사 5년차 동기들 중 결혼해서 애기가 있는 친구가 있었고…낼 모레 결혼 한다고 청첩장을 돌리는 친구도 있었지요………월급 받아서 적금 넣고…집에 송금하고….가끔 회사 앞에서 직장 동료들과 생맥주에 치킨을 발라먹으며....
98년 3월쯤인가 어머님이 백혈병판정으로 투병생활을 시작했습니다.
3개월 간격으로 입원과 퇴원을 번갈아 하시다가…7월쯤 먼 나라로 가고 말았습니다.
더 사시고도 남을 나이에 고생 고생만 하시다 가시고 말았습니다.
무슨 짓을 해도 이해해 줄 수 있는 절대사랑이 없어진 그 허함은 참 컸습니다.
그리고 나서 난 직장생활이 참 힘들 었습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멍하니 딴 생각을 하는 시간들이 많았습니다…꼭 다들 이렇게 살아야 하나 또 다른 생활방식은 없는가 라는 것으로 고뇌하고 방황하고 있었습니다…….그런 내 모습이 힘들었는지…입사동기 놈이 책을 한 권 싸 주더만요….”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 류시화”
책을 덮으면서 생각했습니다… 떠나자… 세상 밖으로 떠나보자…모르는 세상과 사람들을 만나보자…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마음이 조급해 지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자료를 모으고…친구들을 만들고….여행일정을 잡고…2개월의 시간이 흐른 어느 날, 홀연히 사표를 내고 새벽버스를 탔습니다…차장으로 스치는 찬 새벽풍경을 보면서….안녕! Korea….안녕 친구들아~
서울출발, 1년 유효기간의 항공권……<?xml:namespace prefix = st1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smarttags" />98년 10월 28일 마닐라, 언제 돌아올지 기약 없는 여행의 시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