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남자 그여자 두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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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남자 그여자 두번째 이야기....<뒷모습 챙겨주기>

검은열기의융합 1 665
그 남자

참 이상한 일입니다.

나 잠깐 화장실 다녀왔을 뿐인데..

그 사이에 그녀가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져 있습니다..

깍쟁이 같은 그녀가

바보가 된 것처럼 해죽해죽 웃더니

생전 하지도 않던 말을 합니다..

고맙다는 둥 사랑한다는 둥..

더 이상한 건

그녀가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는 겁니다..

원래 그녀는

지하철이 끊기기 전에 간다고

열시만 넘어도

늦었다고 난리를 치곤 했거든요..

택시를 타는 걸 워낙 무서워해서요..

그렇다고 내가 데려다 준다면

그것도 싫대요..

택시비가 아깝다고 그러면서 말이죠..

나야 뭐..

그녀가 이렇게 많이 웃고

나랑 오래 있어 주고 그래서 좋긴 한데..

영문을 몰라서 좀 어리둥절해지네요..

내가 없는 사이에

누가 왔다 가기라도 한 건가 ??

¶그여자..

그 사람이 화장실에 간 사이에..

탁자 위에 있는 지갑을 열어 봤어요..

많이 낡았네..

이번 생일 땐 지갑 사 줘야겠따..

지갑엔 돈도 별루 없더라구요..

자기나 나나 서로 용돈이 뻔한데..

맨날 자기가 낸다고 고집 부리더니..

그리고 지갑 한쪽에..

꾸깃꾸깃한 메모지 한 장..

거기엔 숫자들이 쓰여 있었어요..

나 52 6542, 사55 3994, 파 34 8632..

마지막에 적혀 있는 번호를 보니까..

그 숫자들이 뭔지를 알 수 있었어요..

그건 바로 어제 내가 탄 택시의 번호 였거든요..

밤에 택시 타는거 무섭다고..

헤어질 때마다 징징거렸는데..

내가 출발하면 뒤에서..

이렇게 차 번호를 적고 있었구나..

지갑을 제자리에 놓는데..

눈물도 나고, 행복한 웃음도 나오고..

그래서 오늘은 좀더 같이 있다가..

택시 타고 집에 가려구요..

내 뒷모습까지 다 지켜주는..

든든한 내사람이 있으니까..

아무 걱정 없어요..

1 Comments
람자네 2006.09.22 20:31  
  검열님도 솔로문 가족이신가? 잃어버린 사랑을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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