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rai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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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rai 이야기...

narak 9 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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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들은 현지인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과 여러 가지 볼거리를

제공하는 덕분에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서울이나 방콕이나 크게 다를 것이 없겠지만 그래도 이러한 볼거리와 먹거리는

재래시장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의 새로운 흥밋거리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끄렁떠이는 빠뚜남 시장과 더불어 방콕 재래시장의 대명사이기도 합니다.

끄렁떠이 시장은 한 때 교민들 사이에서 ‘콩나물’을 살 수 있는 곳으로 유명했드랬지요.

지금이야 로빈슨 내지는 센트럴 내지는 엠포리움 같은 유명 백화점에서 예쁘게 포장된 콩나물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콩나물은 귀하신 몸(?)이었으며,

끄렁떠이 시장을 그것도 새벽에 가야만 살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드랬습니다.

그리고, 끄렁떠이 시장을 한 번 이래도 구경을 해본 사람이라며 태국의 재래시장의 물가가

얼마나 싼지 알 것입니다.

그렇게 끄렁떠이는 나락이에게 상당히 싼 농산물을 살 수 있는 재래시장으로 기억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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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렁떠이는 서울 피플들이 많이 모여 사는 수쿰빗과는 거리상 아주 가까우며 근처에는

엠포리움 백화점과 데이비스 호텔을 비롯한 약간은 럭셔리한 동네를 접하고 있기도 합니다.

사실 끄렁떠이의 유명세는 시장뿐만 아니라 방콕 항이 일조를 한 것이지요.

방콕 항은 시내에서 아주 가까운 덕분에 입지적 조건이 아주 탁월하며 짜오프라야 강의 깊은 수심 덕에

아주 큰 화물선까지 들어오는, 바다를 끼고 있는 항구 못지않은 엄청난 물동량을 자랑하는

“민물 항구”이기도 합니다.


방콕 항이 행정구역상 끄렁떠이에 속해 있기 때문에 방콕 항을 “끄렁떠이”라고도 부르는지 모르겠군요.

끄렁떠이 시장을 지나면 바로 방콕 항이 나오고 그 항구를 중심을 주위에 촌락이 형성되는데

그 곳을 많은 사람들은 70rai(쨋씹 라이)라 부른 답니다.

그 촌락에 사는 동네 사람들조차 70rai라고 합니다.

rai라는 말은 땅의 크기를 이야기할 때 쓰는 태국의 단위로서 1 rai는 정확하게 483평의 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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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rai에 오신 것을 환영 합니다. 졸라~~

70rai.....
태국 정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항만청 소유의 땅으로....

처음 끄렁떠이 항구가 건설되면서 그 곳에서 일하는 노무자들이 전국에서(일부는 베트남 난민도 있음)

하나 둘씩 모여들면서 얼키설키 집을 집어놓고 살면서 생겨난 동네인데,

현재는 70rai가 될 정도로 엄청나게 커진 동네이며, 상주인구가 자그만치 100,000명에 이를 정도지만

불행하게도 방콕 최고의 빈민가라는 오명을 떨칠 수가 없는 곳입니다.

원래 70rai는 돼지 도살장으로 유명했다고 하는 군요.

아직도 70rai의 한 구역에는 도살장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 근처의 사원과 학교 역시

“도살장 사원” 내지는 “도살장 학교”라는 이름이 얼마 전까지 실제로 불려졌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은 도살장 근처의 사원과 학교들이 좀더 우아한 이름으로 죄다 바뀌었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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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rai에서는 저렇게 숫자로 구역을 구분한다. 1-2-3,4-5-6,7-8-9...그렇게.

우리는 그 동안 알게 모르게 70rai라 불리 우는 동네를 자주 지나치면서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나,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밖으로 알려지지 않았기에 그져 못사는 방콕 사람들이 모여 사는

판자촌이겠거니 생각을 했었습니다.

방콕 시내에서 파타야를 가려면 모토 웨이가 아닌 경우 무조건 끄렁떠이,

더 정확히 말하자면 70 rai를 우측으로 끼고 가야하는 도시 고가 도로를 이용하게 됩니다.

바로 BANGKOK POST 건물을 지나자마자 저 멀리 보이는 방콕 항 앞까지 펼쳐지는 엄청난 판자 촌 지붕의 행렬...

바로 그 곳이 많은 태국인들이 말하는 70rai 인 것 입니다.

방콕에 살면서 그 도시 고가 도로 옆으로 펼쳐지는 판자촌을 한 번이래도 보지 못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눈에 확 들어오며,

나락이 역시 가이드 일을 할 때 매번 그 앞을 지나면서 현재와, 과거와, 미래가 같이 공존하는 동네라고

멘트를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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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KOK POST 건물을 지나자 마자 만날 수 있는 지붕들. 새 지붕은 얼마 전 화재로 다시 지은 집이다.

70rai는 적지 않은 방콕의 사람들에게는 방콕 최고의 빈민가라고 인식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마약이 만연하는 동네로도 유명하며, 실제 지금도 마약 거래가 빈번하게 이루어지며

멀건 대낮에도 눈이 풀린 상태로 다니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환각상태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곳이기에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곳입니다.

또한, 밖으로 흘러나오는 사건 사고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 할 정도로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지역으로

해가 지면 택시 기사들 조차 들어가기를 꺼려하는 일종의 우범지대인 곳입니다.

직접 만난 70rai의 실상은 참으로 안타까움 그 자체였습니다.

일반인이 함부로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 약간의 음침함과 약간의 살벌함이 있는 동네라는 생각을 해서 그런지

솔직히 무섭기도 했습니다.

특히, 처음 70rai를 들어간 날 김 윤기 선생님과 나락이 뒤를 따라오던 사람이 한 명 있었는데

누가 봐도 눈이 풀린 “약쟁이”이었기에 계속 뒤를 흘깃흘깃 확인 사살을 하면서 걸었던,

당시에는 참 무서웠던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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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윤기 선생님 역시 처음에는 그곳에 사는 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아서 다녔다고 합니다.

70rai는 외국의 사진 작가들에게 너무도 좋은 작품 거리를 제공해주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사진를 찍고 나면 다시 그곳을 방문을 하지 않음에 외부인에 대한 불신이 좀 심했다고 합니다.

그 불신을 김 윤기 선생님은 몸으로 직접 보여주면서 70rai 사람들과 친해지기 시작했답니다.

그들도 처음에는 김 윤기 샘이 저러다 그만두겠지라는 생각을 했었다는 군요.

그렇게 그 곳을 찾기 시작한 김 윤기 선생님은 벌써 1년 하고도 6개월이 지났다고 합니다.

지금은 70rai의 유명인사가 되어버렸습니다.

김 윤기 선생님은 그들의 적나라한 삶의 모습을 찍어서 다음번 방문 때 현상 된 사진을 주인공에게 주시는데

그렇게 좋아하더라는 것이지요.

그렇게 각개격파(?)로 그들의 삶 속으로 스며들었던 것이지요.

지금은 이제 그들과 너무 친해져서 멀리서 김 선생님을 알아보고 달려와서 껴안고 볼을 부비면서

살갑게 뽀뽀까지 하는 아이들이 참 많았습니다.


우스게 소리 하나...
하루는 아줌마 서너 명이 모여 있는 곳을 지나는데 뒤로 들리는 말....

“저기 사진 찍는 사람 일본 사람 맞지?”.....


70rai의 골목은 둘이 지나치면 어깨가 부딪칠 정도로 아주 좁은 미로의 연속입니다.
그 미로 같은 좁은 골목을 김 윤기 선생님은 잘도 찾아다니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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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이 없는 집도 부지기수 입니다.
그냥 방에서 볼일을 보면 바로 아래의 늪지대로 내려가는 .....환장할 노릇입니다.

여기저기서 악취가 풍기고 사람보다 개들이 더 깨끗한 느낌을 받을 정도입니다.

대개의 집들이 늪지대 위에 지은 것입니다.

집 아래는 엄청 오염이 되어서 물이 고여 있는 집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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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어디서든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상당히 비위생적인 모습이다.


어느 할머니가 사는 집은 장마철 내내 물이 방바닥까지 올라온다고 합니다.

참으로 미치고 팔짝 뛸 일입니다. 몇 개월 내내 그렇게 눅눅한 곳에서 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또한 엄청난 쓰레기들이 어우러져 참으로 민망한 모습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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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늪지 위에 집을 지어 놓고 살고 있었습니다.

밖에서 보는 것과는 너무도 다른 그들의 삶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얼굴에서는 삶의 고난에 찌든 모습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들만의 행복은 무엇일까요? 무소유라서 더욱 편한 것일까요?


70rai에는 유독 꼬마 아이들이 참 많습니다.

오후 3시 30분 정도가 되면 70rai 골목 골목이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애들이 갑자기 많아집니다.

바로 학교에서 돌아오는 시간이거든요. 바로 이 시간이 70rai가 최고로 살아 숨쉬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호떡집에 불 난 것 보다 24배 더 소란 스럽습니다.

아이들이 그렇게 많이 모여 사는 것 그동안 보지 못했을 정도로 아이들이 참 많습니다..

엄마 아빠가 제대로 있는 아이는 별로 없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없는....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은, 버려진 아이들이 많습니다.

적지 않은 아이들의 부모들이 마약 사건에 연루되어서 감옥에 있는 경우라는 군요.

그냥 옆집 아주머니가 데려가 키우는 그런 꼬맹이들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자신도 어려운 살림인데 더 어려운 아이들을 데려가 그냥 한 식구인냥 같이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과 함께 사는 엄마들이 엄청 많습니다.

그날도 우리에게 어떤 아주머니가 꼬맹이를 가리키면서 데려다 키우라고 농담으로 말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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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주머니는 딸이 두 명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 핌...얼마나 이쁘고 똑똑한지 모른 답니다.

핌 역시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은 아이이며 동네 아주머니가 그냥 데려다 키우는 아이입니다.

저 아주머니를 김 선생님은 그냥 "재봉틀 집"이라고 합니다.

항상 재봉틀 앞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거든요.

낮에 가 보면 저 아주머니의 무릎을 베고 낮잠을 자고 있는 핌의 모습을 쉽게 볼 수가 있습니다.


이 동네에는 서로 비밀이 존재하지 않을 듯 합니다.

너무 다닥다닥 붙어 있음에 속속들이 죄다 알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그래서 그들끼리는 더욱더 유대관계가 좋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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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rai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

9 Comments
Hoi 2007.07.11 02:13  
  방콕에 이런 곳이 있는 줄은 몰랐었네요,
유토피아. 2007.07.11 05:25  
  잘 봤습니다. 다음 호 기대 합니다.
냥냥 2007.07.11 10:40  
  저도 처음 알았습니다.
방콕을 좋아한다는 둥... 좀 안다는 둥..했는데.
역시 사람은 무식하면 용감한 법인가 봐요.
다음 글 기대할게요.^^
브랜든_Talog 2007.07.11 11:06  
  군대 있을 때 스포츠 신문 타짜 만화 만큼 다음 편이 기대 됩니다...
(비유가 좀 그런가요?) 잘 읽었습니다.
Kaiser94 2007.07.11 13:27  
  흠...끄렁떠이시장은 택시타고 지나가면서 자주 봤는데 70rai는 처음 들어보는군요...
아아 역시 방콕은 +ㅁ+ 오묘한 도시 ㅎㅎ
딩굴 2007.07.11 18:28  
  태국의 서민의 실제 생활,,
정말 잘 보았읍니다,,,
정말 보기 어려운 건데,,,
쑤우기 2007.07.12 00:53  
  방콕의 달동네 이야기군요...
그러나, 그들의 얼굴에서는 삶의 고난에 찌든 모습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들만의 행복은 무엇일까요? 무소유라서 더욱 편한 것일까요?
..가슴에 남는 말입니다...담편..얼렁 주세요..





무지렁이 2007.07.12 12:40  
  잘 읽었습니다. 다음 편을 기다립니다.
마음이 가볍진 않네요.
Miles 2007.07.12 20:31  
  우리 아파트 뒤쪽에 가까이 있어서...
싱싱한 야채나 과일사러 자주 갑니다!

그러면서도 자세한 사연을 몰랐어요!
내일...다시 한번더 가 봐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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