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나촌장의 오래된 배낭여행기..2부(여동생 소개시켜 주께~~)
내가 필리핀을 처음 여행지로 잡은 것은 순전히 지리적인 이유 였습니다…
우쨌든 한번은 가 봐야 할 곳이니 베트남 갔다가 빙빙 돌아서 다시 돌아오기 싫었기 때문이죠…그리고 2달 전 인터넷으로 넷팔을 시작한 친구가 세부(cebu)에 살고 있었고, 그 친구를 꼭 봐야하는 중대한 사항의 일이 있은 것 아니지만, 그래도 글로 만나던 사람이 있다는 것은 그냥 가는 것 보다는 즐거운 일이었지요.
당시 인터넷이 활발하지 않을때라고 기억이 됩니다만, 그 친구는 세부(cebu)에서 조그만 인터넷 카페 종업원이었는데, 잔잔한 내용들 적어서 답장을 보내 주곤 했었습니다.
당시에 열라 사진 좀 보내줄 수 없겠니~ 하고 졸랐던 기억이 납니다….. 끝가지 사진은 받아보진 못했지만 이미 그 친구도 내가 필리핀 행 비행기를 탔을 것으로 알고 있을 것이고 난 몇칠 후 그 친구를 만날 예정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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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 대한 나의 기억은 도착과 동시에 “와~ 덥다” 요런 기억과….
에르미타 시내에서 만나 한 낚시꾼, 세부에서 지낸 “후세인” 아저씨와 인연이 가장 소중합니다.
반겨주는 사람 없는 공항 입국장은 후덥지근한 더위와 “야~ 인자 우짜지 뭐부터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앞서더군요…”
“걷자…. 걸었습니다….공항에서…시내로…..”
당시 르망택시가 경적을 울리며 호객행위를 “야~ 어디까지 가니 타고 가라~~”…그냥 걸었습니다…
프라이트 택시도 경적을 울리면 들이 됐는데 그냥 걸었습니다…
아 멀데요…저 멀리 공항 청사가 멀어지는데 난 아직 걷고 있었습니다…
만감이 교착하고 있었지요…아~씨 사서 고생하는거 아닌가!
육체적 피로감으로 복잡한 머리속 생각들을 포멧하고 있었습니다…”아~ 다시 시작하고 싶다~~”
시내로 가자….오늘밤 등을 붙일 곳을 찾아서… “Where is the city center?”
“What bus mumber go to the city center?
당시 프로스빡스 배낭에 프로스빡스 운동화, 프로스빡스 등산조끼까지 누가 보면 아부지가 프로스빡스 공장장인줄 알 정도로 애국심 하나로 똘똘 뭉쳐 그렇게 “물산장려운동”을 하고 댕겼습니다.
낚시꾼들은 대충 바위 생긴 모습만 봐도 거기 자리 잡으면 고기가 잘 물것다..월척 올라 오겠다 감이 온다지요…
초보 여행자가 고무냄새 풀풀 나는 프로스빵송 운동화에 빨강모자를 쓰고 다니 니까…낚시꾼들이 바늘을 무지 드리되더만요…
진짜 몰랐습니다…대찬 각오로 길을 떠나는 마당에 기지 바지에 구두 신고 갈수 없는 일고 해서 퇴직금에서 조금 때서 때때옷이랑 여행 용구들 장만했는데..이게 때깔좋은 감성돔 비늘로 보였는지 마구 낚시대가 드리뭐집니다…
한 아자씨 접근 합니다…
“숙소 찾고있니~ “. “야~~”
“여기는 시내중심이라 방값도 비싸고 공기도 당빠 안좋지~ 그렇지 않겠니~~”, “내 친구가 하는 조그만 호텔이 있는데 소개 시켜 주까~~”, “여기서 멀지 않으니까 잠깐만 걸으면 되~”
그래서 잠깐 따라 걸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 갑자기 말이 좀 빨라 지면서 많아집니다….진짜 선수들은 지금부터 더 차분해 지는데… 이 친구 입질하는 고기에 그만 흥분 한듯 했습니다.
“동생이 한국에서 간호사로 일한적이 있는데 한국말도 잘하고 얼굴도 이뿐데..…
오빠 보면 영 안 이뿔 것 같은데 ,,,열라 이뿌다고 여러 번 강조를 하데요…
그래서 지금 열라 피곤하니까 바로 호텔만 소개시켜주면 안되겠니~” 그랬죠…
10분 이상을 걸었는데…이 시붕 아자씨 조금전 고 골목에서 다시 요 골목으로 들어가데요…
필(feel) 오데요... 이거 아닌데…아닌데…그래서 그냥 가까운 호텔로 들어가서 “나 여기서 묵을거니까 고마웠다고 빠이빠이를 하는데…
이 시붕 아저씨 이제 아예 낚시대 접고 아주 뜰채 들고 드리됩니다…
자기가 열라 설명하며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란다고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데요…
원래 요런 상황에서는 별로 쪼려 하지 않는지라…..담담히 물었습니다 ”우짜라고~~”
시붕 20불 달랍니다….
세상이 괴로워서 나온 나에게 이빨 좀 깠다고 그냥 20불 달라 그러니 상당히 감정 격해지며서 살짝 머리가 핫(hot) 해지더만요…
당빠 얼굴인상 좋지 않아지고…두손으로 어깨 다독거리고 나가 달라고 살짝 밀었습니다…
갑자기 이 친구 입에 거품을 뭅니다…”와~~ 야가 사람 친다~~ 동네사람~~야가 사람 쳐요~~”
아주 생 난리를 치더만요…지금 생각해도 참 어이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뚜벅뚜벅 카운트로 걸어갔습니다…그라고 큰 소리로 야그 했습니다…”Call police man~~”
생 난리 치던 아자씨, 윽 울다 놀란 아이얼굴로 “아고 상황이 이게 아니란 판단을 했는지 멍한 눈으로 잠시 보더만요”, “Hey what are you doing call the police ~~~”
시붕 지도 내가 이리 나올 줄는 모랐을 겁니다….
상황의 복잡함을 느낀 호텔 종업원들이 다독거려 그 아자씨를 내 보내는데….
그 시붕 비수처럼 한 마디하고 사라지더군요..눈을 게슴추레하게 뜨고..
“야~~ 밤길 조심해라~~”
소파에 앉자서 안정을 취했죠…그 시붕 갔을려나 곁눈질을 하면서요…
낚시대로 유인해서 거의 뜰채로 뜨기 직전에 놓쳤으니 낚시꾼 입장에서야 분하기도 했겠지요….몇분을 더 서성이고 있더만요…
그래서 그날은 그냥 그 집에서 묵었습니다.…1박 50불
좋은 아침---“마간당 우마가~”
첫날 아침 느긋하게 어메리칸 스탈로 커피와 빵조각을 씹으며 한가한 아침을 보내고…
근처 페리 선착장으로 갔습니다…
세부행 배는 거짓말 좀 보태서 영화 타이타닉에서 나오는 배만큼이나 큰 배로 트럭, 화물, 사람들이 뒤엉쿼 복잡했습니다….
1등석--2인용 룸식 침대간, 2등석 4인용 간막이식 침대간, 3등석 (인원수에 상관없는 이층 벙크배드)
2등석에 짐을 풀고 갑판으로 나왔습니다….
세부까지는 20시간을 가야 합니다…망망의 바다들위를 “뿡~~뿡~~”
“해는 저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없어~~ 이일저일을 생각하니 눈물만 흐~르네~~”
당시 먼 바다를 보면서 왜 이딴 노래가 흥얼거려졌는지 참~~
잔잔한 진동과 함께 귀밑을 스치는 저녁 바닷 바람은 그렇게 여행자의 마음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다시 침대로 돌아왔는데…아까 없었는데 커먼 작업복 아자씨가 옆 침대에 누워 있습니다…
들어서자 마자 활기 넘치는 못 소리로 먼저 인사를 하더만요… 그래서 오늘 이 작업복 아자씨랑 한방을 써야 하는 구나 하는 반갑지 않은 생각이 확 밀려 왔지만, “Nace to meet you too~”기본 멘트를 날렸지요….
이 친구는 세부에 사는데 전기기술자로 마닐라에서 3달간 일을 하고 아내와 애가 보고 싶어서 집에 가는 길이라 했습니다… 아내는 유치원 교사이고 아직 젖먹이 애가 있는 모양입니다..좁은데서 두 숫놈이 털냄새 푹푹 날리면서 있잖니 그래서 맥주 한잔 묵자고 갑판으로 갔습니다…맥주캔을 들고 갑판에 썬 두 사나이는 그렇게 인연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세부에 적이 없는 나를 자기집으로 초대를 했습니다…그래서 계획도 일정도 없는 저도 그러자고 했지요…그런데 3개월 동안 월급을 못 받았으니 가는 길에 사장집에 들러 월급 좀 받고 가제데요…그래서 그것도 좋다 그럽시다 그래죠…
그래서 둘이는 대궐 같은 집에 한 넘은 월급 받으러 또 한 넘은 월급 받을 넘 따라 그렇게 갔습니다.
그때가 세부에서는 축제기간이었던 모양입니다.
통돼지 바비큐와 타이거맥주를 괴짝으로 두고 먹고 있더군요…
그 길로 월급 받으러 간 넘과 따라간 넘은 타이거맥주 두병을 원샷으로 때리고 통돼지를 묵으면서 그 집안 식구들과 일일이 인사를 하고 마당에 타이거맥주를 셀프 서비스로 날라다 묵으면서 그렇게 그 집에서 1박을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월급 받으러 온 넘은 어제 저녁에 마누라에게 전화를 하고 바로 껄려가고 나만 남았답니다…
주인장은 중국계 항공기 전기 기술자로 연신 잘 잤냐~ 배 고프면 밥 달라고 해서 묵어라~
그러고 주인 아줌마는 전기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님으로 유럽계 피가 약간 섞인 필리피노 였는데 아주 털털하니 성격 좋았습니다..
생 모르는 남의 집에서 월급 받으러 간넘 따라가서 뽀지게 지름진 음식에 타이어맥주로 거의 샤워를 했으니 참 미안하고 민망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아침일찍 인사를 하고 길을 떠날 참이었습니다…
짐을싸서 나오는데 아줌마가 그러데요…”어데가는데~~”
그래서 세부에 친구 만나러 왔는데 인제 가봐야지요. 그랬지요
“친구 어디 사는데~”
주소를 보여주면서 “여기요~~”
아줌마 “길건너 수퍼옆이네~~”
크~~참 세상 좁데요…
“야 전화 번호줘바바~불러주께…”그러더만 당장 전화를 때리더만요…
미안한 마음에 “그냥 내가 해도 되는데~~”
그랬더만 “괜찮다~~” 그러데요
이윽고
그러고는 까무잡잡한 여자에 왔는데 참 서먹하데요….
한국에서 사온 작은 선물을 전달했는데…..
주인아저씨랑 아줌씨는 무신 러브 스토리 보는양 박수를 치고, 밥상을 치고 난리가 났섰습니다
“야 너거 둘이 잘 어울린다 야~ 너 필리핀 와서 마 살아라~~”그러더마요….
그래서 그랬죠 “그냥 인터넷으로 조금 아는 친군데요~~”
내일 가족끼리 놀러 가는데 같이 가자고 제의를 했습니다.
그래서 난 어제 술김에 이집에서 하루 신세지고 오늘 이집 식구가 되었습니다..
미니버스에 애들은 뒤로 태우고 어른들은 어제 묵다 남은 타이거맥주를 쪽쪽 그리며 그렇게2시간을 달려 어느 해변에 도착 했습니다…
요기 이 해변이 주인장 아저씨랑 아줌씨 개인 해변 이레내요..캬~~
여기서 이틀 있다 갈꺼니까 맘에 드는 방 아무데나 가서 자랩니다…
바닷물이 방바닥 밑까지 들어오는 그 방갈로에서 베개를 쥐어뜯으며 그렇게 그렇게 파도소리에 고통스러워 했습니다.
아~ 그 밤, 그 방갈로는 남산 대공분실 지하 고문실 이었습니다~~아 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