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프뷰, 한밤중 유혈사태?
9개월만에 찾은 루프뷰는 전과 달리 투숙객이 대부분 외국인이여서 좀 소란스러웠지만,
여전히 맛사지와 로컬 음식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곳이였어요.
그렇게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이 들었는데..
새벽 1시 반경 누가 미친듯이 복도와 계단을 뛰어다니는 소리에 깼어요.
남자와 여자가 언성을 높이는 소리도 들리고,
그러다 느닷없이 방문을 부서져라 쳐대기 시작하더라구요.
복도를 울리는 그 소음이 너무 공포스러웠어요.
저러다 우리 방문까지 부수고 열려고 하면 어떻게 하지?
프론트와 연결된 직통전화도 없는데 어떻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나?
오만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집처럼 편하게 생각하던 공간이 갑자기 낯선 외지로 변하는 순간이였어요.
그렇게 공포스러운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복도에 조심스레 방문을 열고 두런두런 얘기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한국말도 들리기에 용기를 내어 문을 빼꼼히 열어보았죠.
사건의 전말은 투숙객이였던 백인이 칼로 자기엄마를 찔렀다는데..
정말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사색이 된 루프뷰 식구들은 난동을 부린 투숙객을 지금은 데려갔다고 사과를 했지만,
한밤중 당한 봉변은 쉽게 잊혀지질 않아서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다음날 복도를 나가봤더니, 방문이 차례대로 부숴져 있더군요.
손으로 방문을 저렇게 만들다니 상상이 안됩니다.
루프뷰 마저 이런 위험에 노출된다면 이제 어디서 묵어야 하나 고민이 됩니다.
저렴한 게스트하우스의 매력을 버리고, 좀 더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호텔로 가야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