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에서 여행자 입장에서 괜찮은 위치란 어디가 될까? 곰곰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타패문을 중심으로해서 문므앙 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사실 각자의 취향에 따라서 나이트바자 구역이 될 수도 있고 님만해민 길이 될 수도 있는데, 우리 취향에는 문므앙 쪽이 제일 맞더라구요. 하긴 이 구역에 오래 운영되고 있는 전통있는 게스트하우스들이 많기도 하지요.

그냥 온전히 제 개인적인 느낌일뿐이긴 한데... 나이트 바자 쪽으로은 왠지 설명하기 어려운 어두운 느낌이 있고, 여행자 전용 시장 주변이어서 그런지 제가 원하는 이상으로 좀 북적거리는 편이어서 약간 취향에서 비켜나고요...

님만해민은 뭐랄까... 젊은 아시아 여성들의 절대적인 선호도가 높은 구역이어서 예쁘고 아기자기한 것이 큰 장점인데, 저란 사람 자체가 그런 아기자기한 것에는 크게 감흥이 없어서 말이에요.

님만해민에 가보면 나풀거리는 치마입고 카메라 든 동양인 여성여행자가 상당히 많고, 이상하게도 서양 젊은 여행자들은 그 비율이 굉장히 낮은 구역 같아요. 아무래도 유럽인들에게는 트랜디하고 세련된 가게들 보다는(그런 건 자기들 나라에서 맨날 봤겠지요.) 사원이 즐비한 해자 쪽이 훨씬 더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그럴 것 같은데...

제가 본 시기만 그랬을 수도 있으려나요. 이건 뭐 완전히 제 느낌일 뿐이어서 다르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습니다.

하여튼 럭스 호텔의 위치는요.

타패 문에서 북쪽 그러니까 솜펫 시장 방향으로 쭉 걸어 올라가다 보면 왼쪽에 보라색의 SCB 은행이 나옵니다. 이 은행은 태사랑 치앙마이 지도에 표시되어져 있어요.

그럼 그때부터 더듬이 레이다를 바짝 가동시켜보세요. 걷는 방향의 왼쪽을 상세히 살피면 로터스 익스프레스 슈퍼 전에 이 호텔 간판이 보입니다. 건물이 약간 대로변 안쪽에 들어가 있는데요 찾기에는 초행자라 할지라도 전혀 어렵지 않아요.

겨울 성수기 기준으로 700밧 정도여서 나이스 아파트먼트에 비하면 좀 비싼 가격이긴 한데 오픈한지 그다지 오래된 숙소가 아닌지라 아직 반짝거리는 분위기가 남아있습니다. 이불깃이나 방안의 가구들이요. 에어컨은 빵빵하고 와이파이도 안정적인 편이라 느껴졌습니다. 우리는 3층의 끝방이었는데도 와이파이가 제대로 잡히고 도중에 끊어지거나 하지도 않더라구요.

방마다 다 붙어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작은 베란다 같은 것도 있어요.

샤워기의 물발도 시원시원하고 쎕니다.

아침 식사는 이정도 가격대의 숙소가 그러하듯 제공을 안 하는데요, 오전에 식당 한 켠에 무료로 먹을 수 있는 차와 비스켓 정도가 제공이 되요. 크게 도움은 안 되지만 그래도 간단히 챙겨먹고 여정을 빨리 시작할 분들에게는 좋은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이틀을 묵었었는데 이틀째 되는 날 요금을 내면서 카드키에 무슨 작업을 해야 했나봐요. 그걸 깜박 잊고 안했더니 저녁에 왔을 때 카드키가 작동을 안 합니다.

데스크 가서 간단히 승인을 거치니까 다시 문이 열리더라구요.

저가형 백패커 여행자에게는 1박에 700밧이라는 요금이 약간 선택에 애매하려나 모르겠는데, 이전에 묵었던 파차낏에 비하면 위치도 시설도 직원의 응대도 훨씬 좋은 곳입니다.

저라면 다음에 치앙마이에 오게 될 때 다시금 묵어볼만 하다 싶었어요.

그런데 여행자 전용숙소인 게스트하우스 특유의 나른하고 흥겨운 느낌이 없고, 다소 비즈니스적인 느낌이 풍기는 호텔 분위기라는 게 약간 감점이 될 수도 있으려나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