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 팬시한 소녀분위기 물씬 풍기는 나락오 게스트하우스
반말라이를 향해 거의 근접해서 걸어오다보면 걷는 방향 오른쪽에 작은 골목이 하나 나있는데 그 골목 안에도 게스트하우스가 있더라고요. 선전 가판대를 보고 들어가서 구경해봤는데 나름 맘에 들어서 하루 묵어본 이 숙소는 그야말로 소녀감성이 물씬 묻어나는 귀여운 분위기의 숙소였습니다. 담벼락에 적어놓기로는 나락 오 [리조트] 라고 적어놨던데 리조트라니 그건 좀...^^
이 골목안에는 그랜마 게스트 하우스도 있던데 이곳도 괜찮아보이긴 하더라구요.
나락오는 오픈한지 두달도 채 안된곳이라던데 건물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하얀색이고 문은 방마다 파스텔톤의 각자 다른 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섬세하셔라....방의 면적이 넓은 편이고 천정이 높아서 뭔가 탁트인 느낌이 드는 방이었어요.
아쉽게도 객실내부에 책상과 냉장고가 없고 아침식사를 주지는 않지만(사실 게스트하우스급에서 아침식사주는 곳이 드물지요.) 주인 아주머니가 무척 친절한 편이고 욕실을 꾸며놓은 모양새나 방 내부에 치장해 놓은게 아주 예쁩니다. 욕실 세면대도 신제품이고 해바라기 샤워기도 있고요 수압도 좋은편인데다가 전등도 라탄으로 얼기설기 만들어 놓은 이쁜걸 달아놨습니다.
주인 아주머니가 나름 인테리어에 아주 신경을 많이 쓴거 같더라고요.
에어컨 더블룸에 550밧이고요. 무료로 차와 커피, 바나나를 먹을 수 있게 해놨습니다.
침구류도 거의 호텔급이고 수건은 새 숙소이다보니 띠끌하나 없는 순백색의 두꺼운 타올이에요.
아무나 들락거릴 수없게 정문 카드키가 있어야 문이 열리게끔 되어 있습니다.
골목 깊숙히 들어와야 된다는 위치상의 단점이 있긴한데 뭔가 여행자의 나풀나풀한 붕뜬 마음에 부합되는 팬시한 곳이어서 숙소자체의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 좋은 분위기가 다음날 체크아웃할때까지 그냥 쭈욱 이어졌으면 좋았으련만... 하필이면 밤늦게까지 잠이 통 오질않아서 뒤척이다가 제눈에 발견된 괴 생명체...
그건 바로 바퀴벌레였는데요, 원래 태국 바퀴들이 좀 비대한 편인데 그중에서도 이놈은 체격이 더 크더라고요.
저는 웬만한 벌레는 다 때려잡고 길가다가 바퀴벌레 보이면 - 해충박멸- 의 정신으로 발로 꾸욱 눌러주는 편인데도, 이놈은 용기가 좀 안나서 요왕한테 대신 때려잡으라고 자는 사람 흔들어 깨웠습니다. 이 하얗고 산뜻한 공간에 이 주책맞은 바퀴같으니라고....
그 후 다른 벌레를 보진 못했지만 이건 좀 흠으로 남네요. 길잃은 놈이 우연히 한마리 들어왔을수도 있겠고...
하여튼 시작은 팬시하였는데 그끝은 바퀴벌레로 마무리를 맺게 되는군요. -_-;;
두 군데 중에 한집을 선택하라면 ... 저는 50밧 더 주더라도 아침을 먹을수 있고 좀더 편리하고 발코니가 있는 반 말라이인데, 요왕은 하얀색 높은 천장의 아기자기한 이 집에 더 괜찮다고 하네요. 취향이 이렇게 안맞아서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