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쌀롱] 세븐일레븐 옆 팡팡인/전망 백점의 새 숙소 해피하우스
3년전즈음에 막 새로 오픈을 했던 팡팡인은 지금도 세월의 흔적이 크게 묻어나지 않은채로 잘 관리되고 있는거 같습니다. 이 집은 매쌀롱에 하나밖에 없는 세븐일레븐의 바로 왼쪽 골목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있는지라 나름 위치적 장점이 있다고 볼수도요.
세븐일레븐이 나름 이 마을의 랜드마크인지 매쌀롱 여기저기에 세워둔 이 숙소의 선전가판대에도 그걸 강하게 어필해놨더라구요. 근데 아쉽게도 우리가 머물렀을때 세븐일레븐이 보수공사중....-_-;;
지금은 비수기라 매쌀롱 전체에 손님이 뜸한 편인데 그래도 여행자들이 아예 없지는 않고요 어디서 왔는지 중국인 소형 단체 여행자들도 이 숙소에 묵고 있었어요.
처음에 주인 아주머니가 우리에게 보여준 방은 2층의 나름 아기자기하게 꾸민 아담한 객실인데요 500밧을 부르네요. 400밧 안되냐고 물었더니 잠시 생각해보더니 우리를 1층으로 데리고 가는데 1층의 방은 2층에서 본 것보다 훨씬 더 좁고 창문 바로 앞이 빨래터뷰라서 커텐을 열어놓기는 좀 민망한 구조입니다. 하지만 오랜 이동으로 지치기고 했고 방은 꽤나 깔끔해서 둥지를 틀게 됩니다.
깨끗한 하얀색의 두툼한 재질의 수건은 비닐에 깨끗하게 포장이 되어있고 이불도 두둑하니 좋아요. 머리맡에는 작은 드라이기도 있고 욕실의 수압과 배수도 괜찮네요.
근데 아무래도 방이 좀 좁아놔서...
작고 아담한 방에 커텐까지 닫아놓고 있으니 잠이 얼마나 솔솔 잘오는지... 게다가 비가 오니까 밖에 나갈일도 없고, 한낮을 한밤처럼 느끼면서 숙면을 취했습니다. 우리끼리는 이방을 토끼굴이라고 불렀어요. 우리가 귀여운 토끼는 아니지만서도.... -_-;;
또하나 이 숙소의 장점은 아침식사를 차려준다는 거에요.
따뜻한 두유 그리고 빠텅꼬 부드럽게 볶은 국수랑 인스턴트 커피등이 차려지는데 숙소에서 간단히 먹기에는 좋은정도의 수준이고 400밧에 아침까지 주니까 좋은 딜이라 볼수도요.
그런데 우리는 이제 마냥 붙어있는게 좋은 시절은 좀 지난... 이제는 트윈베드가 더 편하다고 느끼는 편이라 아무래도 숙소를 다른곳으로 옮겨보는게 좋겠단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발걸음을 반쓰쓰쪽으로 향하다가 눈에 들어온 간판 해피하우스@매쌀롱~
이곳은 건물의 구조가 약간 묘해요. 비탈길에 지어올린 건물이라서 도로에서 진입해 들어가 바로 만나게 되는 그 층이 실제적으로는 그 건물의 3층이라는.... 말로는 좀 설명하기가 어려운데요.
귀엽게 생긴 할머니가 반갑게 맞이하며 우리에게 열어준 방을 보자마자 콜~ 했습니다.
1박에 500밧인 이 방은 새로 연 곳이니까 당연히 모든게 반짝반짝하고 티비는 엘씨디를 갖춰놨어요. 근데 채널은 우리 취향에 볼만한건 별로 없더라구요.
아침식사는 안주지만 같은층에 마련된 테라스에서 차랑 커피를 마실수 있게 해놨습니다.
뭔가를 사와서 먹어도 될거 같구요.
무엇보다도 단박에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은건 베란다가 딸린 방에서 커텐을 열자 화라락 펼쳐지는 녹색 전경이었습니다. 하늘빛도 청명했으면 언덕의 녹색과 푸른 하늘빛의 앙상블이 그려지는 그림이었을텐데 우기라서 하늘은 사실 잿빛이였어요.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바로 반쓰쓰도 보이고요.
이 시기에는 여행자가 없어서 우리가 묵은 이방이 사실 이 숙소에서 제일 괜찮은 전망과 구조인지라, 다른 방들은 이렇게까지는 멋진건 아니긴합니다.
역시 수압도 좋고 온수도 잘 나오구요 와이파이는 2군데 모두 다 그럭저럭 불편하지않게 되는 정도였어요. 도시에서처럼 빠르거나 안정적인건 아니지만 그래도 된다는게 어디겠어요.
참 예전 매쌀롱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그때랑 비교하면 너무 편해서요.
그런데 이곳에도 한가지 단점이 있는데 이불이 너무 얇아요. 아침저녁으로 긴팔 입고 다녀야되는 산간지방인데 두둑한 이불이 아니라니~ 게다가 제가 정말 싫어하는 황토색 모포입니다. 태국의 중급 여관에 많이 비치되어 있는 그 황톳빛깔 모포요. 그리하야 밤이 깊어지자 오슬오슬 추워서 잠이 깊게 들지 못했는데 정말 이때는 전날밤의 아늑한 토끼굴이 그리워지더라구요. 다음날 아침 아주머니가 우리에게 차를 내주면서 혹여 추웠냐고 묻길래, 부들부들 모션을 취하면서 좀 그랬다고 대답했는데요 이 부분은 개선이 되면 좋겠네요.
한 동안은 이 태국 북쪽 끄트머리의 산간마을에 올거 같지는 않지만...
나중에 세월이 많이 지난후에 오더라도 새로운 숙소가 몇군데 더 생기는것 외에는 달라질게 별로 없을게 분명한 적적한 차밭마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