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 빠이 숙소호핑 – 흐언싸란, 핫스프링 리조트, 팜하우스
확연히 비수기 모드를 타고 있는 7-8월의 빠이... 저는 개인적으로 비수기 시즌의 빠이를 좀 더 좋아하는 편이에요. 겨울시즌에는 방문자들이 너무 많아서 이 작은마을이 감당할 지경을 넘어서서 과도하게 북적거리는 경향이 있고 그 시기를 좀 비켜난 3월 즈음이 되면 태국 북부 전체가 화전으로 인해 공기가 상당히 나빠지고 해서요. 동남아의 우기시즌에는 온 들판과 논이 연초록색과 진청색으로 완전히 덮이는데 이 전경이 제 눈에는 훨씬 더 평화로워 보이기도...^^;;
연일 비가 추적추적 와서 그게 좀 쓸쓸한 느낌을 주고 하이킹을 하려는 다짐에 지장을 주긴 하지만, 이 녹색의 작은 마을이 물기를 머금어서 그런가 훨씬 더 서정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흐언싸란
Huean Saran
위치 https://goo.gl/maps/NtrK2qWNHvC2
하여튼 상황이 이러한 바 이 시기에 빈 방의 개수는 여행자수에 비해 훨씬 웃도는 편인데, 우리가 빠이 도착하는 첫날이 늦은 오후라 혹시 몰라서 일단 1박만 예약한 곳이 <흐언 사란>입니다.
이곳의 위치는 터미널 앞 길의 동쪽 끝 그러니까 일번가 골목(이 골목 안에 반 쑤언gh, 마야 버거퀸, 굿라이프 등등 있지요) 들어가기 직전에 기역자 모양의 2층 건물로 서있어서 눈에 좀 띄는 곳이에요. 바로 옆에는 Namu호텔이라고 외관이 목조주택인 2층짜리 신생숙소도 있고요.
1층은 4인용/8인용 도미토리와 식당, 펍이 자리 잡았고, 2층은 에어컨 더블룸 방이 7개던가... 하여튼 그러한데요, 여기 도미에서 묵어보신 분 계신가요? 겉보기에 이국적 분위기 물씬 풍기는 건물 외관 모습과는 별개로 도미토리의 상태는 약간... 눅눅해보이고 누추해보였어요. 그리고 왠지 빈대가 일가를 이루며 아주 무럭무럭 잘 성장할 것만 같은 느낌이 좀 강하게 오던데 말이에요.
우리가 묵은 2층 방은 일단 볕이 1층 보다는 잘 들기도 하고 에어컨 방이니까 그런 건 없었고요... 특이하게도 방의 내부벽이 벽지로 마감이 되어있어서 잠깐이나마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아... 갑자기 우리집 그립다. -_-;;
화장실도 넓은 편이였고 냉장고도 있네요.
예약사이트를 통하면 1박에 비수기 기준으로 500밧 정도인데...
그냥 워킹으로 오면 얼마인지, 성수기 시즌에 얼마나 올릴지는 모르겠어요. -_-;
지금 시즌이 이래서 그런가... 아니면 지난 십년간 이 조그만 마을을 우려먹을 만치 우려먹어서 인기가 한풀 죽어서 그러가... 빠이에는 여행자가 그다지 많지는 않네요.
흐언 사란 일층 펍에서는 저녁이 되면 라이브연주도 하는 통에 음악소리가 방안으로 깽깽깽 흘러들어오는데 저 같은 경우는 그 소리 들으면서도 잘 잤고요(태국에 있으면 소음에 관한 한은 아예 접고 들어갑니다.) 요왕은 좀 늦게 잠들게 되었대요. 전 이 정도는 뭐 공짜 라이브 뮤직 감상이라고 생각해요.
추천이고 뭐 이런건 아니지만 이 숙소를 염두에 두고 있던 여행자들이 계시면 조그만 참고가 될라나 해서... 말입니다용.
빠이 핫스프링 스파 리조트
Pai Hotspring Spa Resort
위치 https://goo.gl/maps/fjT5Vaptxr32
우리의 다음 숙박지는 정식 이름은 <빠이 핫스프링스 스파 리조트>라는 곳이었어요.
이곳은 타 빠이 온천 근처인데 아시는 바와 같이 위치가 타운에서 상당히 멀어요. 저희는 타 빠이 온천이 입장료를 외국인 300밧으로 올린 이후에는 절대 안가고 있습지요.
리조트의 위치는 타운에서 동쪽 다리를 건너 계속 가다가 트리하우스를 지나고 코끼리 농장을 지나고 나면 진행방향 오른쪽으로다가 작은 샛길이 나있는데 그곳으로 쑥 들어가면 강변에 위치해있는 곳이에요. 샛길 언저리에 간판이 있으니까 들어가는 진입로를 놓칠 이유는 없겠어요. 진입하는 샛길이 두 곳인데 어느쪽으로 들어가든 관계 없습니다.
이곳은 좀 연식이 오래된 곳인데요... 무슨 일이 생겼는지 비수기 시즌에 이 스파 리조트의 가장 낮은 등급의 방, 그러니까 스탠다드가 570밧에 나왔지 뭐에요. 그래서 어차피 손해 볼 거 없다!! 하는 호기심에 가보게 됩니다. 그리고 5년전 이야기이긴 하지만 호텔정보 게시판에 -쫑- 님이 이곳에 머무르신 이야기를 보니 꽤 괜찮은 분위기이기도 하고요.
읍내에서 거의 8km에 이르는 곳이니 택시 등 따로 교통편을 이용하거나 리조트에 무료 셔틀버스가 있으니 시간과 장소 파악해서 타고 가시면 되겠습니다.
우리가 묵은 제일 낮은 등급의 스탠다드 방은 좁은 ㄷ자 모양의 헝테우(방이 줄줄이 붙어 있는 건물형태)인데요 이렇게 지어진 건물의 특성상, 그리고 굉장히 조경이 울창한 이 리조트의 특성상... 방에 볕이 짱짱하게 잘 드는 곳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방문을 열 때 습기 찬 냄새가 좀 나긴 했는데... 이게 우기 시즌이라 이런걸 수도 있겠다 싶네요.
저희는 몇 년전 빠이 우기 시즌에 좀더 비싼 ‘더 쿼터 리조트’에 묵었었는데 그때도 방에서 냄새가 났거든요. 근데 건기시즌에 묵어본 여행자들은 그곳이 그렇지 않았다는 거에요.
일단... 이 리조트의 전체 전경은 아주 녹색 그 자체이고 자연친화적이었습니다.
이 숙소 주인장이 정원 조경에 아주 신경을 쓰는 사람인거 같아요. 어쩌면 객실보다도 더요...
식당과 수영장이 강변 가장자리에 위치해 있어서 밥 먹거나 수영할 때 전망이 좀 더 시원한게 장점이네요. 온천탕은 총 3개가 있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하나는 물 한 방울 없이 방치 되어 있었고, 그 외 큰 탕 하나와 아주 작은 탕 하나 이렇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아... 한가지. 이곳은 숙소에 묵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외부인도 하루 100밧의 돈을 내면 수영장과 온천시설을 이용 할 수 있다고 프론트에 적혀있었어요. 그래서 낮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온 여행자들이 온천탕에 꽤 보이고 저녁이 되면 다 사라집니다.
비수기라서 수영장도 좀 한가했는데 아마 성수기에는 숙소손님들 만으로도 좀 북적일 수 있겠죠.
스탠다드 윗급으로는 독채 방갈로 형태의 샬레가 넓은 부지에 촘촘히 위치해 있었는데요, 땅에서 좀 띄운 고상가옥형태로 지어놔서 습기도 덜 할테고 시설도 훨씬 더 좋아보였어요.
스탠다드인 우리 방에는 드라이어, 전기포트는 있는데 티비와 냉장고가 없네요. 이정도 급의 호텔에서 방에 냉장고가 없는 게 약간 의문이였어요.
저희로서는 1박 570밧 이라는 워낙 저렴한 가격에 묵어놔서 별 불만은 생길 여지가 없었고... 수영장과 온천시설을 이용 할 수 있는 것도 나름 이익이고 울창한 거목 작은 꽃나무 등등으로 잘 꾸며진 정원도 있어서 괜찮았는데... 가격이 높아진다면 굳이 이곳에 묵을 메리트가 있을까나? 싶은 생각이 진하게 들었어요.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위치도 좀 고려사항이 될테죠.
아 참... 이 리조트 근처에 코끼리 농장이 있어서 그런가 오고 가면서 코끼리를 아주 많이 봤고
체크 아웃하는 날... 등허리에다가 여행자들을 태우고 우리를 향해 정면으로 다가오는 코끼리 세 마리를 넓은 도로도 아니고 아주 좁은 골목길에서 딱 마주쳤는데 진짜로 가슴이 두근두근했어요.
코끼리가 제 팔 옆을 바로 스치듯 지나갔는데요, 혹시나 인간들에게 혹사당하는 스트레스를 괜시리 눈앞에 보이는 우리한테 풀까봐... 화풀이 삼아 그 긴 코로 우리 뒤통수라도 후드려 때릴까봐 겁이 좀 나서 말이에요. 하여튼 이러저러해서 정말 여행 온 분위기 찐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침 식사는 이곳에서 안 해봐서 잘 모르겠는데 개별적으로 돈내고 먹으려면 1인 300밧이랬어요. 전혀 그만한 가치는 없어보이길래 전날 사놓은 김치와 컵라면으로 맛있게 아침을 대신합니다. 방에 전기 포트가 있어서 이런건 좋네요. ^^
팜 하우스
Palm House
위치 https://goo.gl/maps/4uBb3ZismtP2
15년째 들락거리는 이 숙소. 강산이 변하는 시기를 넘겼는데도 아직 이 집도 건재하고 우리도 다시금 찾아오게 되네요. 변한건 배 나오고 눈 쳐지는 내 행색 뿐이라오~~ -_-;;
다소 고립된 위치의 핫 스프링 스파 리조트에 있다보니 이젠 또 타운 쪽으로 나가고 싶어졌어요. 자주 가는 또 다른 숙소 ‘반쑤언’의 리셉션을 살짝 보니 방값이 500/700으로 붙어있습니다. 아마 에어컨방 기준으로 작은방은 500 3인용 큰방은 700 뭐 그런가봐요.
이 시기에는 굳이 에어컨이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좀 저렴한 곳을 찾아 팜 하우스로 갑니다.
몇 년 전에 객실을 좀 손을 보고 냉장고도 들여놓고 해서 지내기에는 나쁠 게 없었습니다. 우리 수준에서는요...^^
이곳의 위치는 나름 사통팔달이라 볼 수 있어요.
이 집의 정문은 ‘ip버거’, ‘마마 팔라펠’, ‘아트 인 짜이’가 자리 잡고 있는 그 골목으로 나있고 후문은 여러 은행들이 자리잡고 있는 그 큰길 쪽으로 나있는데 후문 바로 앞에는 ‘Cake Go O’라고 규모 있는 제과점이 있어요. 근데 정문 앞 골목이 영 활기가 좀 없네요. 마야 버거퀸은 사람이 많다던데 ip 버거는 한적하고... 그나마 아트 인 짜이가 좀 선방하려나요.
하여튼 현재 비수기 기준으로 선풍기 더블룸이 300밧, 좀 더 넓은 에어컨방이 500밧 뭐 이정도 가격대입니다. 이 집은 이전에도 몇 번 끄적인 곳이라서 더 쓰고 말고 할 것도 없긴 합니다. 500밧짜리 방이 4개, 300밧짜리 방이 5개 뭐 이런데 손님은 세 팀 정도 있었어요.
조경을 워낙 빽빽하게 해놓고 처마도 앞으로 길게 내놓은 덕에 건기시즌에도 선풍기 방이 덥지가 않았구요. 편하게 와서 부담 없이 묵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요.
빠이의 모든 숙소가 그렇듯 겨울 성수기 시즌이 되면 가격을 탄력적으로 좀 올립니다.
저희는 비수기라서 그냥 흥정없이 팬 더블룸을 300밧에 묵었는데, 비수기 시즌에 500밧짜리 에어컨방을 400밧에 묵으신 여행자분도 계시는구만요.
젊은 여성인 숙소 메인 스텝은 좋게 보면 쿨 하고 그렇지 않으면 무뚝뚝해요. 불친절이 아니고 그냥 건조하다고 해야하나... 저로서는 태국 직원들 태도에서 싹퉁바가지 불친절이 아닌... 그냥 건조한 성격인건 아무런 불편감을 느끼지 않아서 크게 감점이지는 않았어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