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스 메콩 뷰 리조트> 때문에 눌러앉은 강변마을 치앙쌘
우리 같은 장기여행자들에겐 숙소의 중요도란... 휴가를 즐기기 위해 온 단기여행자들과는 그 의미가 좀 다릅니다. 단기여행자 분들에게는 숙소가 아주 중요한 의미이고요, 그러니 수영장의 유무, 조식수준, 객실집기류, 방에서 보이는 전경, 심지어는 직원들의 응대 이런 게 다 중요한 점이죠.
근데 우리에게 숙소란... 그냥 좀 멀끔하면 됩니다. 빈대에 물리면 극강 가려움에 시커먼 곰팡이 같은 건 정말 싫으니까 큰 창으로 햇볕이 잘 들어야겠고, 태국 한낮의 더위는 사람을 기진맥진하게 하니까 에어컨 있어야 되고, 와이파이는 잘 지원되어야 좋겠고... 화장실은 온수가 나오면 좀 좁아도 됩니다. 간혹 화장실 배수가 시원치 않은 곳이 있는데 이 정도는 뭐 노 프라블럼입니다. 수채구멍 거름 마개를 빼면 대개 해결 되니까요...
직원은 사근사근하면 더할나위 없이 좋지만 크게 싹퉁바가지만 아니면 뭐 괜찮아요. 사실 여행자가 많은 대도시를 벗어나면 그런 싹퉁바가지들도 거의 없고, 사람들이 순하고 좋습니다. 특히나 태국 북부에서는요.
하여튼 사설이 길었는데 이런 우리가 치앙쌘의 <진스 매콩 뷰 리조트 앤 스파>라는 숙소에 푹 빠져서 예정과는 달리 3일간이나 이 시골에 그저 주저앉게 되었어요.
치앙쌘은 사실 역사가 좀 있는 곳이에요. 이 마을을 둘러싼 성곽의 흔적을 보자면 이곳이 아주 예전 태국북부 작은 도시왕국의 수도였다는 걸 눈치 챌 수 있죠. 근데 이런건 그다지 흥미가 없어, 저도 한번 읽다 말았어요. 란나왕국의 멩라이 대왕이 태어난 도시가 바로 이곳 치앙쌘이랍니다.
그것보다는 이 마을 북쪽 8킬로 정도에 위치해있는 ‘골든트라이앵글’, 우리끼리는 ‘금삼각’이라고 부르는 곳의 마약 관련 히스토리가 조금 더 드라마틱합니다. 근데 전 이것마저도 흥미가 없네요... -_-;;
요즘 미드에 단련되어서 그런가 어지간한 이야기는 전부 다 밋밋해요. 흥미가 있으신 분들은 검색을 해보시는걸로~~
메콩강변 풍경
하여튼 장광설은 이쯤에서 집어치우고 치앙라이의 변방마을인 이곳까지 어떻게 오느냐...?
우리는 매싸이에서 썽태우 타고 왔고요, 그린버스가 치앙마이와 이곳을 한 번에 연결합니다. 그리고 그린버스가 운영하는 밴 차량이 수시로 치앙라이–치앙쌘을 잇고(1인 45밧), 진녹색의 낡은 완행버스도 치앙라이를 연결하는데 이 버스는 먼지가 그대로 얼굴로 파바박~ 들어오니 눈에 흙 들어가고 싶으면 타도 됩니다. 이 버스 타고가다 눈 비비면 진짜 눈에서 흙 나와요. 안경을 쓰시면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치앙쌘은 예전에도 몇 번 와서 무너진 벽돌 유적이나 산꼭대기 사원, 금삼각 등은 이번엔 모두 거르고, 메콩강변에 바로 맞닿아 위치한 이 숙소에서 그저 나른하게 지내며 저녁이면 설렁설렁 걸어나가 밥이나 먹으러 돌아다닌게 다입니다.
진스 메콩뷰는 1박에 750밧(아침식사포함)에 있었는데요, 지금이 우기시즌이고 평일이라 요금이 저렴한거 같았어요. 그게 아니면 좀 올라가겠더군요. 실제로 주말이 되니까 치앙마이에서 온 태국인들과 외국인들이 꽤 있었습니다.
위치 https://goo.gl/maps/MejyHVtT5Lk
메콩강을 향해 바로 직면해있는 독채형 방갈로가 3채, 그리고 안뜰에 강을 향해 자리잡은 방갈로가 2채, 그리고 ㄱ자로 꺾인 2층 건물에는 방이 총 14개 이렇게 있는데 우리는 이 건물의 1층, 정원과 수영장이 보이는 방에 묵게 되었어요.
강변 조망이었으면 조금 더 좋았겠지만 우리방에서 보는 전경도 정말 평화롭고 아름다웠습니다.
발코니에서 제 시선 안에 들어온 전경을 그림으로 다 표현하자면 너무 작위적이라고 평가 받을 거에요.
멀리 보이는 산과 유유히 흐르는 황토색 강, 작은 수영장과 그 옆의 팔각 정자, 나무기와를 켜켜히 얹은 강변 방갈로, 대나무로 얼기설기 짜놓은 선착장과 야자나무, 파초 등등이... 너무 ‘과’할 정도더라고요.
가끔 이 숙소의 후기 중 혹평이 보이는데 그건 3인용방, 일명 ‘계단 뷰 룸’이라고 주인이 정해놓은 그 방에 묵은 분들이었습니다. 설계를 어떻게 했는지 그 트리플룸은 창문도 고정되어있어 열리지 않고 베란다도 없어요. 그 방을 잠시 구경해봤는데 쾌쾌한 냄새가 나더군요. 하긴 공기가 드나들 수 있는 곳이 방문밖에 없고 볕이 안 드니 동굴 비슷 할 수 밖에요...
우리는 이곳에서 나름 잘 쉬었지만 단점이 없는 건 아니었어요. 우리는 그다지 단점이라 느끼진 않았지만... 강변에 위치한 덕에 개미나 거미 같은 벌레들 눈에 종종 보이고 외출해서 돌아와보면 찡쪽이 문틈으로 들어왔는지 이불에 찡쪽 똥이 가지런히 놓여있어요. 그리고 주변에 밭이 있어서 그런가 때로는 농촌향기...(거름냄새 같은 것)도 납니다.
치앙쌘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경찰서 삼거리에서 북쪽으로 제 걸음으로 15분 정도 걸렸고요, 우리 숙소에서 한 3분정도 남쪽으로 걸어 내려가면 ‘팍 핑 림콩’이라고 비슷한 요금을 받는 숙소가 있던데... 이곳은 강변 쪽이 아니라 길 건너편이에요. 그래서 2층 방을 제외하면 딱히 전경이란 게 확보가 안 되어 보이더군요. 같은 값이면 진스로 가는 걸로~~
메콩강은 중국에서 발원하여 동남아시아 여기저기를 헤집으면서 다니다가 결국엔 베트남 남부에서 메콩강 삼각주 라는 형태로 사방팔방 퍼져서는 바다로 빠져나가는 형태로 보이잖아요.
이 메콩강이 태국의 국경선과 일치하는 구간이 대략적으로다가... 정북 방향에서 치앙쌘-금삼각 지역으로 들어온 다음, 치앙콩까지 스윽 이어지다가 곧이어 강은 라오스 안 쪽으로 쏙 들어갑니다.
그러다가 저쪽 이싼지방 치앙칸 근처에서 다시 태국땅과 접하면서 농카이-나컨파놈–묵다한 등등 이싼지방을 감싸고 돌다가 우본의 동쪽마을 콩찌암에서 다시 라오스로 쏙 들어가면서 태국이랑은 빠이빠이 합니다.
메콩강변을 끼고 있는 마을이나 도시는 여행자들에게 강변마을의 고즈넉한 함으로 어필하기도 하고, 모두 라오스와 접해있어 국경으로서의 분주한 기능으로 어필하기도 하는데요... 혹시 메콩강변의 마을 중에 최근에 다녀오시거나 여행지로서 마음에 쏙 드는 곳이 있으신가요?
마사지 샵(1시간 300밧). 윗층은 리셉션
( 매사이 치앙샌 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