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라톤 그랑데 스쿰빗에 대한 나의 생각
쉐라톤 그랑데 스쿰윗에 대한 평은 대부분 좋더군요.
친절한 서비스, 이쁜 수영장, 뛰어난 위치, 넓은 룸 등.
그래서 기대를 갖고 선택했어요.
심지어는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여행 전 일정 6박을 올인 했어요.
그런데.. 저는 아주 뛰어난 위치 빼고는 만족스럽지 못했답니다.
우선 룸 청소가 깔끔치 못했고요.
룸에서 커스터드 애플을 먹다 씨를 카펫에 흘렸는데요,
그게 다음 날 밤에도 있어 결국 제가 치웠어요.
아침 청소에 턴다운 서비스까지 있는데 그냥 형식적으로 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욕실 어메니티 문제인데요.
쉐라톤이 그냥 쉐라톤도 아니고 그랑데라는 6성급인데..
그에 비해 욕실 어메니티는 너무나 싸구려였어요.
비누도 중국제고 샴푸, 샤워젤도 출처를 알 수 없는.. 암튼 별로였어요.
중요한 건 그런 어메니티라서 따로 챙길 것도 없이 그냥 썼는데요..
비누가 쓰기 힘들어질 정도로 작아졌는데도, 샤워젤이 바닥에 쬐끔 남았는데도, 결코 채워주질 않더군요.
비누도 샤워젤도 두 개씩 있어 둘 다 쓸 때까지 안채워 줄 생각이었는지..
심지어는 '팁도 잊지 않고 두고, 방도 깨끗하게 썼는데 왜 이렇지..'라는 생각까지 했어요.
집에서도 비누 크기가 그 정도면 버려 버리는데.. 정말 6박 동안 절대 안갈아 주고 안채워 주더군요.
그리고 투숙객 많은 호텔이라 크지 않은 로비에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데요.
그에 비해 스탭이 적어서 그런지 너무 바뻐, 엘레베이터도 대부분 제가 누르고 다녔습니다.
보통 특급호텔에서는 투숙객이 오면 알아서 엘레베이터 눌러주고 호텔 문도 열어주고 하는데요,
전 도어도 제가 연 적이 저 많았어요.(저 뿐 아니라 서양 여자들도 직접 열고 다니더군요)
한 번은 택시 불러 달라고 스텝을 찾아야 할 정도였고, 그 직원은 헐레벌떡 달려오더니,
택시를 불러주고 저를 태우더니 호텔 네임카드를 주더군요.
네임카드를 보니 승차 시간, 택시 번호, 목적지 등 아무 것도 안쓰여져 있었어요.
푸하하 웃었어요. 차라리 주지나 말지.
그리고 엘레베이터 앞에 있는 스텝은 아침에 저랑 눈 마주쳤는데도 인사를 안하더군요.
그렇다고 제가 먼저 긋모닝 하긴 별스럽구요..
이게 6성급 호텔에 맞는 서비스는 아니죠.
단 마사지 예약할 때 보니 컨시어지는 친절하더군요.
조식은 호텔비와 레벨은 생각하면 정말 아니었어요.
음식이야 입맛이 다 달라 조심스럽긴 하지만, 여행 좋아하고 음식에 대한 선입견 없이 맛있는 건 뭐든지 좋아하는 저에겐 별로였어요.
일단 특히나 어떤 빵도 맛없었고요, 치즈도 종류가 없었고 좋은 치즈도 아니었어요.
재료를 다 넣어 오믈렛 주문했더니 치즈만 너무 많이 넣어 먹기 힘들었고요,
음식 수는 어수선하게 많지만 그다지 손 가는 음식은 없었어요.
좋았던 건 과일을 그 자리에서 손질해 줘서 신선한 과일을 먹을 수 있다는 정도.
전 조식 불포함으로 했는데요.. 조식을 먹고 나니 호텔 디너뷔페 생각이 싹 가시더군요.
수영장은 아기자기하고 이쁜 편이라 여성이나 아이들이 좋아 할 듯 해요.
저처럼 수영 못하는 사람들은 놀기 좋고 수영 잘 하시는 분들은 수영장이 좁게 느껴질 거여요.
비슷한 호텔 레벨인 콘레드와 비교해 보면, 콘래드는 사람이 오면 생수와 수건을 들고 와서 깔아주는데요.
쉐라톤은 사람이 별로 없을 땐 수건을 깔아주지만, 사람이 많은 시간에는 수건을 썬베드 위에 놓아두더군요.
그러면 각자 알아서 까는 분위기. 굳이 깔아달라고 시키는 사람은 태국 사람.
물은 낮에 몇 차례 컵에 얼음 물 주더군요.
수영장에 있는 '살라' 바 음식은 클럽 샌드위치는 괜찮았고요, 피자는 먹지 마셔요.
마가리타 피자 먹었는데 정말 맛없었어요.
스무디는 망고 매드니스 마셨는데, 생강 쥬스가 얼마나 많이 들어갔는지 무늬만 망고 스무디였어요.
생강 쥬스 좋아하신다면 모를까, 저처럼 살짝 생강 향만 나는 망고 스무디 생각하셨다면 절대 드시지 마셔요.
룸은 관리는 어느 정도 되었지만 낡았고 그리 넓다는 느낌은 못받았어요.
단 1인용 소파의 발 놓는 의자는 정말 때가 꼬질꼬질했고 냄새 올라왔어요.
욕실은 리노베이션 다시 했다고 하는데 청록색 타일이 촌스러웠어요.
바닷가 리조트도 아니고 룸과도 안어울리고 욕실만 동동 뜨는 느낌.
가장 좋았던 건 역시 뛰어난 위치.
덕분에 택시 몇 번 안탓어요.
한 번 퇴근 시간에 저녁 먹으러 통로 가는데 택시 타면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더니,
러시 아워라 30분 정도 걸린다고 해서 탔는데.. 1시간 10분 걸렸어요. 호텔 직원이 몰라도 너무 모르는 듯.
호텔에서 씨티은행도 가깝고 터미널 21도 가까워 편해요.
제가 숙박했던 비슷한 레벨인 콘래드와 비교한다면,
침구, 룸 인테리어나 수영장, 욕실은 콘래드가 낫고요,
직원들 서비스도 엘레베이터 항상 눌러주고, 정중한 서비스에 투숙객에 비해 스텝의 수가 여유 있는 콘래드가 낫고요,(콘래드가 더 대우 받는다는 느낌?)
위치만 쉐라톤 그랑데의 압승.
하지만 특급호텔을 위치만 가지고 선택하진 않잖아요.
위치 좋은 중급 호텔이나 비즈니스 호텔도 있으니까요.
콘래드는 재방문 의사 있지만 쉐라톤 스쿰윗은 이제 됐어요.
전 다음에 방콕 도심에서 숙박한다면 하얏트 에라완으로 가고 싶어요.
위치도 좋지만 쉐라톤처럼 번잡스럽지 않을 것 같아서요.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제가 커피나 티를 워낙 좋아해서 마지막 날 남편이 미니바에 있는 걸 챙겨오고는, 나 잘 했지? 했는데요.
며칠 뒤 마시려고 꺼내었는데..
카모마일 티백에서 아주 미세한 희끄무리한 벌레가 꼬물꼬물 기어다니는 거여요.
제 눈을 의심하고는 뚫어져라 쳐다봤더니.. 글쎄.. 티백 안으로 쏙 들어가 버리는 거여요. ㅠ.ㅜ
가져온 티백 다 버리고도 앞으로 티에 대한 트리우마로 남을 것 같아요. 흑흑!!
티가 얼마나 오래되고 관리를 못했으면 그런 벌레가 있을까요..
모르고 마셨다면.. 정말 우웩이여요.(상상만 해도 끔찍)
룸에선 드립커피만 마셔 다행이여요.(드립커피는 비닐에 밀봉되어 있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