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 창 화이트 샌드 비치의 지존-카차 리조트 투숙기
꼬 싸멧에서 3박을 한 후...
다음 일정에 대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왜냐하면,
저희가 가려고 했던 꼬 창이
폭우로 인해 길이 유실되고
전화마저 불통되고 있다는
엄청난 소식(!)을 접했기 때문입니다...
태국에서 가장 무식하게 비가 내리는 동네가
꼬 창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저희는
잠시 암담해졌습니다...
대안으로 파타야가 있기는 했지만,
암갈색 물빛을 뽐내는(?) 바다와
태국에서 평균 연령이 가장 높은 해변,
그리고 썽태우와 오토바이들의 무한질주...
물론, 맛있는 음식점과
흥겨운 나이트라이프가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원시 자연을 간직한 섬을 더 좋아하는 저희에게
파타야는 영 내키지 않았습니다...
결국 지인의 도움으로
꼬 창의 날씨를 실시간으로 확인한 끝에,
http://cocodeebokohchang.com/webcam/koh-chang-webcam-camera-2.html
폭우에 잠기는 한이 있어도
일단 꼬 창으로 가자! 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저희가 그렇게 결론을 내린 것은...
1. 우기의 중심부에서도 늘 비가 알아서 피해가주는 저만의 행운... ^^;
2. 폭우를 만나면 좋은 리조트에 처박혀서 뒹굴뒹굴하면 되지...
라는 다소 무모하고 오기에 가까운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ㅎㅎ~
암튼 불안과 초초가 가득한 마음으로
반페에서 꼬 창행 미니버스를 탔는데...
갑자기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비가 쏟아지는 겁니다... ㅠ.ㅠ
아, 지금이라도 포기하고 파타야로 가야 하나...
머리 속은 복잡해지고 낯빛은 떵색이 되어 가는데,
꼬 창이 가까워질수록 빗줄기가 가늘어지더니,
마침내 꼬 창에 도착햇을 때는
하늘은 흐리지만 비는 그치더군요...
덕분에 꼬 창 도착 인증샷인 위 사진을
무사히 찍을 수 있었지요... ^^*
저희가 꼬 창에서 염두에 두고 있었던 숙소는
화이트 샌드 비치에 있는 카차 리조트입니다...
2008년과 2009년의 방문에서는
론니 비치와 끄롱파오 비치에서 묵었던 저희는
이번에는 꼬 창의 메인 비치인 화이트 샌드 비치를
제대로 즐겨보자는 마음에
화이트 샌드 비치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카차 리조트에 투숙할 생각이었습니다...
마침 최근에 신관이 오픈했는데,
신관 룸 컨디션과 수영장이 괜찮다는
꼬 창 유일의 한인업소인
코끼리 투어 실장님의 추천도 있었지요...
"요즘 비수기여서 객실이 10%도 안 차므로
예약 안하셔도 되여~"
라는 실장님 말씀만 믿고 카차 리조트를 방문하니,
아뿔싸, 마침 700명 단체 예약이 잡혀서
방 구하기 전쟁이 벌어진 상태였습니다...
(회사 MT같은 거 였나봐요...)
저희는 8월 6,7,8일 3박을
가격 대비 시설이 괜찮다고 알려진
디럭스 빌딩 룸에 묵으려고 했는데...
6일과 8일은 가능하지만,
7일은 디럭스 빌라 밖에 없답니다... ㅠ.ㅠ
무엇보다 3일 내내 하룻밤만 자고
방을 계속 옮겨야 한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그러자 카차의 여직원은
"디럭스 빌라에서 3박 연속으로 하시지요?"
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쒸~ 가격이 넘 쎄잖아!!! ㅠ.ㅠ'
코끼리 실장님의 추천으로
근처의 다른 리조트 2곳을 방문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시 카차로 와서
일단 디럭스 빌라 구경이라도 해보자,
라는 생각에 여직원을 앞세웠는데...
오~ 오~ 방이 넘넘 좋은 것입니다... ^^*
우선 외관이 빌딩 스타일이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독립된 방갈로 스타일이었습니다...
넓찍한 실내에는 뽀송뽀송한 킹 사이즈 침대가 자리 잡고 있구요...
LCD TV에 DVD 플레이어까지 구비되어 있구요...
저택을 연상케하는 높다란 천장도 마음에 들었구요...
무엇보다도 저희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은 것은
욕실이었습니다...
침대에서 욕실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욕실 입구 왼쪽에 화장대가 있고
오른쪽에 옷장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나무 여닫이 문이 있는데,
그걸 열고 들어가면
객실의 1.5배쯤 되는 공간이 나옵니다...
그게 욕실 공간입니다...
욕실 공간은 2군데로 나누어져 있는데,
세면대, 변기, 샤워기가 있는 공간과
욕조가 있는 공간입니다...
욕실로 들어서면 왼쪽에는
세면대와 변기가 있고,
오른쪽에는 유리 칸막이로 구분된 샤워기가 있습니다...
그 공간을 지나면
미닫이 문으로 구분된 욕조가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바닥에서 솟아 있는 욕조가 아니라
바닥에 들어가 있는 욕조여서
분위기가 남다릅니다...
두 사람이 함께 들어가도 충분한 크기더군요... ^^*
이 욕조를 보는 순간 저희는,
즉 저와 저의 아내는 동시에 외쳤습니다.
"디럭스 빌라로 3박 할래요!"
실내에서 바라본 외부의 모습입니다...
베란다가 상당히 널찍합니다...
중앙에 간이베드도 있고
왼쪽에는 탁자와 의자 2개,
오른쪽에는 빨래걸이가 있습니다...
바다와 맞닿아 있는 조식당입니다...
한국에서 이런 분위기에서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과연 몇 군데나 될까요???
이 조식당의 분위기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꼬 창에 온 본전을 톡톡히 뽑는 기분이었습니다...
조식은 메뉴의 가짓수가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제가 좋아하는 것들은 다 있더군요... ^^*
베이컨과 커피의 맛이 괜찮은 편이었는데,
특히 베이컨은 제가 태국에서 먹어본 것 중
제일 좋은 편에 속했습니다...
카차의 자랑거리 중 하나인 수영장입니다...
신관쪽도 좋다고 하던데
700명 단체 때문에 못 가보았고
이곳은 구관의 수영장입니다...
보이시나요?
바다와 맞닿아 있는 수영장과 썬베드들이...
비수기여서 그런지
위치 좋은 썬베드 쟁탈전은 벌이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
매일 8시 경에 조식을 먹고
9시쯤 썬베드를 차지하고 누워
책도 보고 낮잠도 자고 그러다가 배고프면
클럽 샌드위치나 프렌지 프라이드에 비야 씽 한 잔하고...
그렇게 신선 놀음을 하면서
3박 4일을 보냈습니다... ^^*
이렇게 바다를 발치에 두고 누워 있으니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더군요...
시간과 공간이 정지된 듯한 그 기분...
이것이야말로 완벽한 휴가가 아닐까 싶더군요...
카차가 마음에 들었던 또 다른 이유는,
오후 5시 경에 방으로 배달해주는
이 바나나 케잌입니다...
하루 종일 수영장에서 뒹굴거리다 보면,
저녁을 먹기에는 너무 이르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기에는 왠지 허전한 시간에
손님을 배려하는 이 작은 서비스는 감동이더군요...
덕분에 팁은 좀 나갔지만,
하나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3일 내내 이처럼 맑은 날씨였다가...
떠나는 날이 되니까...
더 좋아지더군요... ^-----^
저희가 묵었던 디럭스 빌라는
워크 인 가격이 시기에 따라
3가지로 나뉘는데요,
준성수기에는 4,800밧...
성수기에는 5,800밧...
비수기에는 3,400밧이랍니다...
(제가 갔을 때는 비수기...)
꼬 창 유일의 한인업소인 코끼리여행사를 통해서 예약하면,
훨씬 저렴한 가격에 묵을 수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앞쪽의 방갈로 두 채가
디럭스 빌라구요...
뒤쪽의 빌딩이 디럭스 빌딩인데요...
디럭스 빌딩의 요금은
준성수기 3,300밧...
성수기 4,300밧...
비수기 2,300밧이랍니다...
만약 제가 다시 카차에서 묵게 된다면....
아마 디럭스 빌딩을 이용할 것 같습니다...
(저는 카차와, 카차의 디럭스 빌라에 무척 만족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만약'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다른 숙소도 경험해보고 싶어서이구요...
다음에는 '디럭스 빌딩'에 묵겠다는 것은
예산의 압박 때문입니다... ^^;)
첫날 잠깐 들려보았던 맥 리조트...
슈페리어 룸이 1,600밧인가 그런데...
카차 리조트의 디럭스 빌딩과 비교하면...
골방 수준이더군요... ㅠ.ㅠ
암튼 비슷한 가격대에서는 카차의
디럭스 빌딩이 최상의 선택이라고 생각됩니다...
약간의 사치를 부린다면
디럭스 빌라도 나쁘지 않습니다...
디럭스 빌딩 아래 등급으로는
스탠다드와 슈페리어 방갈로가 있는데,
방이 작고 시설은 오래 되어서
추천하고 싶지 않네요...
이상 지극히 주관적인
카차 리조트 후기였습니다...
꼬 창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인생을 늘 여행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