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급가격의 방콕 아시아 호텔
아시아 호텔은 방콕의 지상 전철인 BTS의 라차테위 역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위치 상으로 봐서 방콕의 중심가에 거의 가까운 괜찮은 교통인 것 같습니다.
이 호텔을 가게 된 이유는 며칠 전에 그 호텔에서 봤던 갈립소 카바레 쇼가 영향이 있었지요. 카오산 로드에 있었을 때에 동대문(한국 음식점 겸 여행사)에서 6백바트(2만 4천원)을 주고 예매하고 봤는데, 아주 재미 있었습니다. 배우들이 외모며 연기력이 뛰어났고, 극장이 3백명 남짓으로 규모가 작아서 모두가 VIP석인 셈이였지요. 마치 배우들과 제가 개인적인 관계라도 있는 것 처럼 친밀한 환경이였어요. 쇼가 끝나고 나서 사진을 찍는 시간에 여배우 한명이 저에게 '아까 담배 불 빌려다라고 했었는데 나 기억하냐'고 하더군요. 미리 도착해서 호텔 주변을 돌아 다니다가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지요.
방콕에서 파타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면서, 카오산 로드의 람푸 하우스에 묵었는데 거기서 인터넷으로 ASIA Room 싸이트를 통해 이 호텔을 예약했습니다. 10여일 간의 태국 여행의 끝이니까 마지막은 좀 좋은 호텔에서 마무리 하자는 개념이였지요. 싱글 베드 스텐다드 룸으로 각 58달러(약 2천바트)에 이틀해서, 총 116달러였네요.
아시아 호텔은 체인인데 39년이 된 호텔이라는군요. 따라서 전반적으로 시설이 낡은 편이고, 제가 갔을 때에는 리노베이션 중이라서, 낮 10시 경에서 저녁 6시 경까지는 소음이 났습니다. 크지는 않은 편이지만 물론 신경은 쓰입니다. 다만 저는 리노베이션 중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고, 낮 시간에는 주로 밖에 나가있으니까 굳이 방을 바꿔달라 하지는 않았습니다.
처음에 방에 들어갔을 때에는 불만이 좀 있었습니다. 공사 소음에다가, 저는 흡연실을 달라 했는데 비 흡연층인 6층을 줬습니다. 스텐다드룸으로 2인용인 트윈 베드였고요.
담배을 피웠을 때에 환기가 제대로 되는건지 궁금해서 문제가 있는게 아닌지 물어 봤더니, 제가 하는 말을 못 알아듣더군요. 영어가 안되는게 아니라 환기 문제에 대해서 리셉션니스트들이 이해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보니까 방 입구 쪽 천장에 환기창이 있어서, 에어컨을 켰을 경우에는 자동으로 환기가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또 미니바에 들어가 있는 생수들이 한통에 55바트(2천2백원)인가 해서, 무료로 주는 물이 없냐? 고 물어 보니까, 화장실의 세면대에 식수꼭지가 별도로 있다고 알려주더군요.
그리고 가지고 간 전기면도기가 고장이 나서, 전화로 면도기를 호텔 프론트에 요청했더니 못 알아 듣더군요. 자르는데 쓰는 것이다 알려 주니까 알겠다면서 가위를 가져오더군요. 결국 호텔에 면도기는 없었습니다. 다만 제가 전화를 하고 6층에 항시 대기 중인 직원이 저의 방으로 달려오는 속도는 30초도 채 되지 않을만큼 항상 신속해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이 호텔이 좋은 점의 하나는 39년의 전통 만큼이나 직원들이 전반적으로 잘 훈련되어 있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1층 리셉션의 젊은 여직원들은 그리 미덥지 못합니다만, 다른 나이든 직원들의 태도는 잘 훈련되어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런 면에서, 전반적으로 중급호텔 정도를 생각한다면 묵을 만한 호텔이라 말씀드리고 싶군요.
여행 책자 등을 보면 하루 방 값이 4~6천 바트가 되는 방이 흔하던데, 왜 잠을 자는 숙소에 그리 많은 돈을 들여야 하는지 저는 평소에 이해가 안되 잘 안되어 왔어요. 그런 면에서 얼마 간의 낡은 시설만 빼고 본다면, 그리고 얼마 간의 낮시간의 소음을 제외하고 본다면, 2천 바트의 예산에서 그런데로 고급스런 분위기와 친절한 접대을 받을 수 있는 호텔이라고 추천할 수 있겠습니다.
방콕 아시아 호텔의 장점.
1. 방콕 중심가에 가까운 좋은 교통위치, BTS역과도 바로 연결되어 있어 두어 정거장이면 쇼핑이나 유흥가인 칫롬이나 스쿰빗과도 연결된다.
2. 잘 훈련된 직원들
3. 한때 고급스러웠던 시설. 2개의 수영장과 헬스장 시설.
4. 부패식의 아침 식사. 고기류는 별로 없지만 나름 푸짐해 보입니다.
단점,
1. 리노베이션 중으로 낮 시간에 소음이 있을 수도 있다.
2. 방콕이 대부분 그렇지만, 호텔에서 한걸음만 거리로 나아가면 주변 환경이 삭막한 편이다. 호텔 왼편의 구멍가게와 허름한 식당 외에 별 시설이 없다. 밤에는 더욱 없다.
3. 2층 마사지 실에서 안마를 받았는데, 젊은 남자직원이 아프기만 하고 실력이 좀 떨어져 보입니다. 1층 카페에서 케익과 물을 먹었는데 물이 60바트(2천 4백원)에 세금과 봉사료가 따로 붙습니다.
그리고 호텔을 나가실 때에는 호텔 명함을 달라고 하세요. 첫날 밤 택시를 탓는데 제가 하는 발음을 못 알아 들어서 엉뚱한 곳에 내려줘서 좀 해맸습니다. 택시 운전사가 영어를 못하거나 목적지의 발음을 못 알아 듣는 경우에도, 그럼 승객이 안타니까 일단 알아 듣는 척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