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시티호텔.. 여권 조심하세요 ㅠ.ㅠ
2011년 첫 방콕 여행 때 태사랑에서 후기가 좋아 찾았던 호텔이에요
객실이 고급스럽고 예쁘다거나 조식이 잘 나오고, 근사함 수영장이 있는 곳은 아니지만
저렴한 곳에서 잠만자고 이동이 편한 곳을 찾는 여행객들에겐 정말 추천하던 곳입니다.
카오산이 가까워 택시비도 얼마 안나오고 가까운 버스 정류장을 이용할 수도 있어요..
근처 BTS역이 있어 교통도 편한데다가 11월에 가니 날씨도 그다지 덥지 않아 씨암까지 걸어다녔네요
호텔을 바라보고 우측에 편의점, 좌측에 마사지샵.. 우측으로 조금 더 가면 시장에서 저렴하게 과일까지 사먹을 수 있는 완벽한 곳이였는데..
이번이 세번째 방문이였지만 다음에 또 이용할지는 모르겠네요
다른 호텔에서 지내다 일행이 먼저 귀국 해 혼자 이 곳에서 이틀을 혼자 지냈는데
무슨 생각인지 여권을 잘 못챙겨서 호텔 직원한테 도난당했어요 제 잘못이 크죠 ㅠ.ㅠ
전날 밤 늦게까지 돌아다니다 피곤한 상태에서 호텔에 도착했는데 여권을 캐리어 깊숙히 두어
여권을 캡처한 사진을 보여주겠다고 하니 안된다며 여권을 요구하더군요
로비에서 캐리어 열고 뒤져서 보여주고는 올라와서 바로 테이블 위에 여권과 짐들을 두고 뻗어버렸어요..
다음 날 테이블에 여권을 둔걸 깜빡하고 돌아다니다..
그 다음 귀국하는 날 아침 가방을 싸다가 뒤늦게 여권이 사라진걸 발견했어요.
이 때부터 악몽이 시작되었죠 ㅠ.ㅠ
짐을 싸고 내려와 체크아웃을 하면서 내방 청소한 사람이 누구냐.. 내 여권을 가져갔다 하니까
직원이 인상을 쓰면서 손사래를 치고 상대도 안하더군요.. 내 여권 카피한거라도 다시 카피해달라..
경찰서 접수하는데 필요하다고 하니 여권은 보기만 하고 카피는 안한답니다..
가까운 경찰서 알려달라고 해서 택시타고 갔는데 바로 옆 역에있는 경찰서를 택시기사가 백미러로 저를 보고 눈웃음을 치면서 어찌나 돌아가던지.. 차도 막혀서 택시비가 많이 나왔어요
마지막 날이고 투어 예약을 해두어서 돈이 별로 없는데다 귀국하는 날이라 시간도 걱정되고..
경찰서 앞에서 기다렸다가 대사관 까지 데려다 준다는걸 차가 많이 막힌다는 핑계로 거절했어요
경찰서에서 접수 후 서류를 받고 대사관으로 가는데 지하철로는 두번을 갈아타야하고 거리고 꽤 있더라구요
택시를 타자니 돈도 없고.. 교통체증 때문에 늦을까 걱정되서 오토바이를 타기로 했어요.
80바트로 흥정하고 도착한 곳은 중국대사관!! 여기가 아니다 하니까 주변 사람들한테 막 물어보더니
한국 대사관은 너무 멀어서 120바트는 줘야한다..아님 택시타라 하길래 어쩔수 없이 120을 주고 다시 갔죠
시간이 급해서 이용한 오토바이인데.. 이 아저씨 길을 몰라 너무 헤메더군요 ㅠ.ㅠ
제가 겁도 많아서 오토바이에서 내리니 손에 땀이 흥건하고.. 이를 악물어 턱이 너무 아팠어요
대사관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40분.. 왜이리 늦게 왔냐는 대사관 질문에 대답할 기운도 없고..
오늘 귀국해야 한다고 하니 대사관 직원이 빨리 처리해서 4시에 나와야할 서류를 2시 반에 내주었어요
서류 작성하는데 든 비용은 총 352바트.. 지갑에 남은 돈은 겨우 220바트와 동전 몇개..
다음 이동지인 태국 이민국에서 4시 반 까지 입국도장을 받아야 하는데 어떻게 가야하냐고 물어보니
멀어서 택시를 타야한답니다...
지갑 사정을 설명하고 한국돈과 보안카드가 캐리어에 있어서 지금은 환전이 어려우니
빌려주면 호텔로 가서 입금해주겠다 하니까 그럼 공항에서 입국 도장을 받으랍니다..
오토바이를 타고왔기에 역까지 가는 법을 몰라 물어보니 돈빌려달라는 소리로 들렸는지 걸어라가고 ㅋㅋ
내 앞에 바로 있었던 여행비 부족하다는 남자분 한테는 100만원을 쿨하게 빌려주셨던 분이ㅠ.ㅠ
가까운 역인 타일랜드 컬쳐 센터 스테이션을 태국사람들 붙잡고 물어봤어요 스테이션을 강조했는데도 왜죠..
하나같이 컬쳐센터를 알려주네요.. 여기서 또 한참을 헤메다 겨우 역에 도착해서 짐을 찾으러 호텔로 갔어요
무거운 짐가방을 들고 환전하러 시암역 까지 걸어간 뒤 환전을 마치고 시계를 보니 4시가 거의 다되었더군요
이 시간에 이민국 까지 가는건 무리고.. 마음이 불편하긴 했지만 공항에서 도장을 받기로 했어요
남은 시간 뭐할까 하다 생각난 900바트 짜리 투어 상품!!
몸과 마음이 매우 지치고 힘들었지만 포기하기 아까워 촌농시 역으로 떠났어요
발랄한 영어권 국가 사람들 사이에서 우울하게 있다가 우울한 코리안으로 오해받을 까바
오늘 있었던 일들 얘기해주고 위로받고..
외국인들이 막 힘들었겠다 위로해주면서 너네나라 김밥, 불고기 맛있다 하는데 정말 착하더군요..
투어가 끝나는 시간은 9시이지만 맘이 급해 8시 반에 먼저 떠났어요 캐리어가 너무 무거워
파야타이 역까지 택시를 타고 공항 철도를 이용해 수완나폼 공항에 도착.
대사관에서 알려준 이민국으로 바로 전화를 걸었는데 아무도 안받네요..
인포메이션으로 가서 상황을 설명하고 이민국 사람을 불러줄 수 있냐고 물어보자
체크인 후 안에 들어가면 이민국이 있으니 거기서 도장을 받으랍니다.
티켓팅을 하러 부스에 가니 여권아닌 여행자 증명서를 보고 당황하는 직원들..
아.. 저 영어도 정말 못하는데.. 마지막 날 여기저기 다니면서 영어로 설명하느라 너무 힘들었어요 ㅠ.ㅠ
헌데.. 여기 부스 직원이 그만 제 관련 서류를 챙겨버렸어요!! 서류를 챙기고 티켓을 주길래 다 끝난줄 알았는데..
막상 이민국에서 서류를 요구해 티켓부스 직원이 챙겼다고 하니까 다시 가져오랍니다..
차리리 혼자 가서 가져오는게 맘이 편하겠구만.. 제복 입은 이민국 직원이랑 같이 다니니 사람들이 막 쳐다보고;;
이렇게 온갖 몸고생 마음고생 하고 겨우 비행기에 오르니 잠이 안오데요..
팁까지 챙겨줬는데 여권을 가져간 호텔 직원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그동안 해외여행 다니면서 젤 중요하게 여겼던 여권을 부주의로 잃어버린게 허탈하기도 하고..
집에 와서는 잠만자다 깨어보니 몸살이 났어요. 여권 때문에 여기 저기 돌아다녔더니 얼굴도 타버리고..
하필 마지막날 돈도 없고 시간도 없는 상태에서 여권이 없어져 너무 고생을 심하게 했어요
대사관에서 본 사람 중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먹다 여권 도난당한 사람도 있던데 정말 여권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