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두루 적당한 저가호텔- 트루씨암과 방콕시티 호텔
방콕에는 정말 수많은 호텔들이 있잖아요. 아주 그 가격과 명성에서 짱짱한 곳들도 많고 강변에 위치해서 짜오프라야 강의 전경을 볼 수 있는 멋들어진 호텔들도 있구요.
사실 저는 그런 곳에는 묵어보질 못했어요. 여행기간이 장기간 인 것도 그 이유지만, 숙소 자체에 크게 투자를 안 하는 편이에요. 해 뜨면 나갔다가 해 지면 들어오고, 뭐 대충 이렇습니다. 그리고 수영장을 이용한다거나 호텔 피트니스 센터를 간다거나 하는... 호텔 시설을 적극 이용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호텔이 비치된 비품에 크게 신경이 쓰이지도 않고, 벨보이가 들고 날 때마다 문 열어주고 그러면 오히려 마음에 부담이 지는 성격인지라... 허름하게 입고 다녀도 아무 때나 사부작사부작 부담 없이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좋더라고요...
그래서 저 같은 취향의 여행자에게는 이 두 숙소가 꽤 어필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트루씨암 호텔은 BTS 파야타이 역 근처에 있어요. 상세한 약도는 이 주소를 클릭하시면 잘 나와있을거에요.
1월 성수기 시즌에 여행사 예약기준으로 스탠다드룸이 1박에 1,200밧 정도인데요. 숙소 요금도 나름 편안하고 그래요. 근데 위치상의 단점이 있는 게 대로변에 있는 게 아니라 골목 안 쪽에 위치해 있어요. 그래서 사람에 따라서는 약간 헤맬 수도 있습니다.
방은 널찍한 편이고 바닥이나 벽도 다 하얗게 반짝반짝 깨끗해요. 커다란 액정TV에 방안에서 WiFi 되고 뭐 딱히 모자란 점이 없었어요. 좁게나마 방 한 귀퉁이에 베란다 비스무리 한게 붙어있기도 했지요. 욕조가 없고 화장실이 약간 좁았던 것 같은 느낌은 들지만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어요.
약간 부띠끄 호텔 이미지를 풍깁니다. 방의 개수가 그다지 많지를 않고 골목 안에 위치해서 그런 느낌을 주는 듯...
방콕에서 이 정도 요금을 받는 호텔이 다들 그러하겠지만, 아침 식사가 거대하게 나오지는 않았구요. 하지만 꽤 요모조모 괜찮게 차려져 있어서 식사나 식당 분위기에는 불만이 없었습니다.
가격상의 장점이 있어서 그런지 중국인 젊은 커플들이 많이 묵더라구요.
같은 골목 안에 패밀리마트가 있고 좀더 올라가면 랑남 거리와도 붙어 있습니다. 랑남 거리에는 식당도 많고 노점도 많고 센츄리플라자라는 복합 쇼핑센터도 있지요. 왕수언팍깟이 바로 길 건너편에 있고 또 아눗싸와리 야시장도 걸어 갈 수 있는 등 호텔 주변에도 볼거리가 꽤 됩니다.
롯뚜 타는 곳도 가까이에 있어 방콕 근교로 이동하기도 참 편리합니다.
다시 묵을테야? 라고 물으신다면, -괜찮지 트루씨암 정도면- 호감의 느낌입니다.
한적한 무드가 있어서 좋았는데 이건 개인차가 있으니까, 뭐 크게 중요한 건 아닐테지요.
이 비슷한 가격대의 호텔이고 역시 BTS 랏차테위 역에서 멀지 않은 숙소 방콕시티 호텔도 괜찮은 편이에요.
이 두 숙소 모두 태사랑 방콕 지도에 표시가 되어 있긴 한데요... 일단 대략적인 위치는 아래를 클릭해보시면 감각적으로 딱 아실거에요.
BTS 랏차테위 역에서 걸어서 왔다 갔다 할 수 있고, 여기 묵으면서 마분콩이나 좀더 멀리는 월텟, 아눗싸와리까지도 도보로 가능해요. 그런데 우리는 달랑 우리 둘이라서 그렇게 걸어다녔는데 노약자나 어린이 동행하시면 걷기에는 좀 무리이실거에요.
이 게시판에 이 호텔에 대한 후기가 꽤 있는데요, 그 중 코난2님의 후기가 비교적 자세히 사진과 잘 나와 있어서 참고로 하기에 참 좋았어요.
처음 오픈 했을 때는 지금보다 더 저렴했다더라구요. 어쨌든 호텔 자체에서도 프로모션을 하는데, 더블룸 기준 아침 포함해서 1,190밧입니다. 미리 예약 안하고 워크인으로 가도 저 가격에 묵을 수 있어요. 방이 있을지는 보장 할 수는 없지만요.
이 호텔의 장점은 위치가 대로변에 있다는 거에요. 그리고 방 개수가 많은 호텔이라 덩치도 나름 크고 하니 초행이시거나 좀 어두운 시간에 떨어져도 호텔을 찾기가 상당히 용이하다는거...
내부는 트루씨암보다는 훨씬 좁은 편이구요, 바닥은 둘 다 제가 무서워하는 카펫트 바닥이 아니어서 좋았어요.
아~ 그리고 방의 갯수가 250여개에 이르는 이곳은 마치... 중국인 단체 관광단의 점령지같은 느낌이었는데, 어차피 방에서만 있을 거면 크게 문제될 건 없는데요.
아침 식사할 때 상당히 분주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에요. 그리고 뭐 아침 식사가 원래 위대하게 먹게 되지는 않지만, 좀 미진한 느낌이에요. 음식이 재빨리 동나서, 다시 음식이 채워 질 때까지 한참을 텅 빈 그릇만 있기도... 그리고 아침 식사하는 곳이 1층 로비의 한켠에, 오픈 된 채 마련되어 있어서 더 정신없는 분위기에요. 그래도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등 섭취하기에는 괜찮아요.
저는 이 곳이 좋았던 이유 중의 하나가 적당한 크기의 아주 깨끗한 욕조가 있는데요, 아주 그냥 뜨거운 물이 펑펑 나와 가지고 오랜만에 욕조를 제대로 이용 할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냉장고는 있는데 다른 호텔 미니바처럼 꽉 채워 놓지를 않아서 오히려 편리했어요. 물 한 병 달랑 있습니다. 워낙 방이 많고 패키지 손님이 많아서 미니바 채워 놓으면 나중에 계산할 때 엄청 일이 많긴 하겠다 싶어서, 현명해보이던데요.
호텔을 나와서 정문을 등지고 왼쪽으로 십 몇 미터 정도만 가면 세븐일레븐이 있고 저녁에는 이 호텔에서 BTS역으로 가는 길에 손님으로 꽉 들어찬 식당도 줄줄이 있고... 랏차테위 역 아래에도 국수집 등 노점이 많아 밥 먹기도 나름 편해요.
전 두 군데 중에 어디에 묵을테야? 하면 약간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기는 트루씨암 쪽인데... 초행길이고 교통상의 편리함, 그리고 욕조를 이용할수 있는 장점을 보자면 방콕 시티 호텔이 좋고 그런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