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산] 밤을 잊은 그대라면 <빌라차차 람부뜨리>
이 숙소의 주인장은 아마도 카오산에서는 토호수준의 재력가임이 분명할거야요.
카오산에만 3개의 지점이 있는 이 체인형? 숙소는 각자 들어앉은 위치에 따라서 ‘빌라차차 파아팃 - 빌라차차 방람푸 - 빌라차차 람부뜨리’ 이렇게 이름을 붙이고 있습니다.
오로지 숙소만 운영하는 게 아니라 숙소에 딸려있는 부속 레스토랑도 꽤나 규모가 있는 편이구요.
사실 ‘빌라차차 방람푸’가 람부뜨리 서편 초입에 있는거라서 위치상 람부뜨리 점과 조금 헷갈릴 수도 있을 거 같네요.
하여튼 이 숙소를 워크인으로 직접 들어가 본 적은 없어서, 실제 카운터에서 얼마를 부르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묵었던 7월... 그러니까 카오산의 성수기를 비껴간 그 시즌에는 에어컨 2인실 트윈룸이 700밧 언저리에 나왔습니다.
예전과는 달리 람부뜨리 점은 빌딩1 과 빌딩2로 나누어져 있는데, 빌딩 2는 맞은편에 있던 ‘사꾼차이Sakulchai’를 조금 손은 본 후에 빌딩2로 지정해서 방을 팔고 있더라구요.
우리는 빌딩2의 방도 구경해봤는데 1에 비해서 더 낡고 칙칙한 느낌이 들었어요. 근데 제시되는 가격은 더 비싸서 이게 뭐지? 싶었습니다.
빌딩1에서도 층마다 어떤 방향의 객실을 배정 받는냐에 따라 분위기가 천지차이인데...
길 쪽에 접한 방은 전망도 있고 밝지만 소음으로부터 도망갈 여지가 당최 없어요.
람부뜨리 동편의 밤... 새벽 2시까지 쿵짜작쿵짝 소리가 그 얇은 창을 관통해 고막에 그대로 꽂힙니다.
하지만 이 나이트라이프 핫 플레이스에서 일찍 잠들 여행자가 아니라면 이건 별 문제가 아닐 거 같죠.
도로에 접하지 않은 방은 아주 조용한건 좋은데... 창문을 여니 바로 옆 건물의 벽이 눈앞에 딱 들러 붙어있었어요. 이건 창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것도 아닌... 있긴 있는데 창이라 부를수 없는 뭐 그런 장식품 같은거죠.
바깥 날씨가 아무리 쨍쨍해도 방에 들어오면 토끼굴에 들어 앉은 것 같은 어둑한 안락함...?
방마다 좀 특성이 있어놔서 이게 좋으면 저건 포기해야하는 일장일단이 있지만, 그래도 이 건물 앉은 위치가 거의 사통팔달이랄까 그렇습니다. 람부뜨리나 카오산은 물론 쌈쎈 가기도 좋고, 카오산 들어오는 택시들의 주 하차지점이라 빈차도 많아서 시내나 공항 갈 때 탭시 잡기도 수월합니다.
암튼 카오산의 나이트라이프를 즐길 여행자라면 그다지 문제가 없을 듯 하고요.
뭐 하루 700밧인데 뭘 더 바라겠나? 하는 자조감이 있었어요.
보증금이 1,500밧인게 좀 부담이 될 수도 있겠어요.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여행자라면 특히나 더 그럴 수도 있겠네요...
객실 내 냉장고위에 비치된 땅콩과 새우과자가 무료인건 좀 기특.
안전금고, 드라이기, 전기포트, 커피믹스 등등 구비되어있어 딱히 빠지는 건 없어요.
시트도 깨끗하고 바닥도 대형타일이라서 말끔한 편... 화장실의 수압도 아주 좋습니다.
아... 이 숙소를 등지고 왼편으로 몇 발자국만 걷다보면, 진행방향 왼편에 바미 국수집(고기덮밥도 겸함)이 있는데요 심야의 출출함을 달래 줄 수 있는 좋은 야식집이에요.
야간에 나오는 노점식당이니 뭐 대단한 걸 바랄 건 아니고... 저희는 맛있게 먹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