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매림 - 좀 특이한 숙소 <쑤언사완 리조트>
치앙마이에서 좀 머물다보니 이 도시의 기운이 좀 북적거리게 혼잡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우리의 숙소가 문므앙 쪽이어서 늘 좀 북적이는 곳이기도 하고, 요 근래 중국인 여행자들도 많고 차량 통행량도 몇 년 사이에 많이 늘었죠.
하여튼 이런 분위기에서 탈출하고 싶고 외곽의 고립된 지역으로 가고 싶어서, 고른 곳이 매림 지역의 이 리조트입니다.
수언사완의 뜻은 파라다이스 가든이란 뜻이라는데, 우리말로는 천국의 정원쯤 되려나요.
워~
일단 매림이 어디인지부터 알아야 할텐데요, 치앙마이 북문의 창프악길에서 북쪽으로 한 15~20킬로정도 가다보면 나오는 구역이에요.
매림 지역의 유명한 리조트로는 포시즌과 빤위만(판비만)이 있는데 오~ 포시즌의 가격은 후덜덜하네요. 가격이 너무 어이없을 정도로 높아서 이게 도대체 뭐하자는거지? 싶게 의문이 들정도입니다. 제가 본 가격이 1박에 3만 밧이었습니다. 태국 대졸 초임 두달치 급여입니다.
하여튼 이곳의 정확한 위치는 구글맵에서 away suan sawan 이라고 치면 나올거에요.
홈피의 location을 참고해도 되고요. 사실 이 외진 숙소를 궁금해 하는 분들이 계실랑가 그것도 의문이긴하지만...
홈페이지 http://www.suansawanresort.com/
한인여행사 기준으로 '가든스파빌라'라는 좀 높은 등급의 방을 비수기 기준으로 1박에 5만원정도에 묵게 됩니다. 가장 등급이 낮은 방은 비수기 기준으로 약 4만원 정도의 뭐 그랬어요. 이름처럼 넓은 정원 안에 객실과 방갈로들이 있고, 작은 호수도 하나 자리하고 있어요. 그리고 크지 않은 규모의 수영장이 위아래로 나란히 2개 있는데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더군요.
아침식사는 뷔페식으로 포함이고요. 와이파이도 짱짱합니다.
객실수가 많지않고 손님이 그다지 많지않았다는걸 감안하면, 뷔페식으로 나온 식사는 만족할만 했어요. 치즈나 콜드컷이런건 아예 기대하면 안되는 수준이고, 그냥 영양 밸런스 맞춰서 잘 먹을수 있는 구성이라고 해야할까봐요.
그럼 치앙마이 시내에서 여기까지는 도대체 어떻게 간달 말이오?
우리는 오토바이를 빌려서 붕붕붕 달렸는데요... 대부분의 여행자는 이 방법은 거리상 좀 무리가 될테고 차를 대절하거나 해야되겠죠.
근데 보니까 이 길로도 노란색 썽태우가 다니긴 하더라구요. 근데 우리가 직접 타본게 아니니 뭐라 말하기가 어렵네요. 이곳보다 좀 더 안쪽으로 위치한 서양인들은 QSBG로 줄여부르기도 하는 퀸 씨리킷 보타닉 가든까지도 노란색 썽태우로 다녀오신 분의 후기가 태사랑에 있기도 합니다.
숙소에서 운영하는 공항까지의 샌딩서비스는 약 700밧 언저리라고 합니다.
그냥 썽태우는 이보다는 훨씬 저렴해야겠지요...
하여튼 매림의 앉아있는 위치 자체가 꽤나 고즈넉하네요. 저희는 이곳에서의 숙박은 처음이였습니다.
치앙마이에서 불과 십수킬로 떨어진 곳인데 이 리조트 안에 있으면 근처에 그렇게나 북적거리는 도시가 있다는게 도저히 상상이 안될 정도에요.
이 리조트의 오너이자 매니저가 영국인 할아버지던데 태국여성과 결혼해서 정착해서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건물은 좀 낡았는데 뭔가 부분적으로 시스템 같은 건 묘하게 선진적인게 있고... 그런 분위기더군요.
그런데 이 리조트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점을 보게되었는데요...
이 상황을 모르고 이곳에 오면 깜놀하는 여행자들도 있을거에요.
저희도 모르고 왔는데 우리는 여행기간이 길어서 그런가 이런 특성도 그냥 흥미롭게 생각해볼만한 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곳이 외국인 은퇴자 노인들을 위한 케어 센터도 겸하고 있다는 거였어요.
아주 늙은 서양인 노인들과 그들을 보살피는 간호사 복장의 여성들이 리조트에서 다수 보여요. 사실 보통의 일과에서 이 분들과 마주칠일은 거의 없어요. 왜냐면 이분들은 식사하러 나오거나 하는일 외에는 대부분 방에 있거든요.
그런데 아침식사를 하러 나가보면...
마치 열대 숲속에 위치한 서양 양로원에 우리가 생뚱맞게 앉아 있는 느낌이 듭니다. 우리 이외에 다른 태국인 가족들도 몇몇 있긴했지만서도...
하여튼 거동이 힘들어서 기구의 도움이나 보조원의 도움을 받는 사람도 있었고요, 정말 의아했던건 치매로 보이는 서양인 노인도 있었어요. 이 노인을 돌보는 보조원은 이 치매노인의 끊임없는 요청과 반복되는 말에 아예 무표정과 무관심으로 일관하던데 사실 매정하다고만은 볼 수 없는, 다소 이해가 가기도 하는 상황입니다.
짧은 여행에 힐링하러 왔는데 이런 분위기를 예고도 없이 마주한다면 상당히 당혹할거같고요...
그런데 저희는 은퇴자들의 삶에 관심이 있어서 이들은 왜 이 머나먼 곳의 케어센타에서 동양인 보조원들의 부축을 받으며 살고 있을까? 궁금했어요. 근데 그걸 물어보기도 그렇고...
저로서는 숙소의 분위기가 좋다 나쁘다를 따지기전에 그냥 꽤 관심가는 삶의 형태를 살짝 엿본 느낌이랄까 뭐 그랬습니다.
근데 어떤 여행자의 경우 왜 이런사실을 미리 고지하지 않았냐면서 자기의 여행을 망쳤다면서 항의가 대단한 글도 있었어요. 이런 컴플레인도 이해가 되는면도 있죠.
세월이 많이 흐르면 치앙마이나 그 인근에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들을 대상으로하는 이러한 케어센타가 생길까요.
숙소는 좀 낡고 안의 가구들도 빛을 바래긴 했는데 청소는 꽤나 신경써서 하는편이고 정원을 아주 잘 가꾸어 놓았습니다. 일단 여기까지 오는것도 오는것이지만 이 지역에서 머무를때 자가 운전수단이 없으면 밥 먹으러 나가는것도 힘들게 생겼어요. 그러니 차나 오토바이를 렌트한 분에 한해 이 지역에 와야 될거 같습니다. 숙소 근처 1096 도로변에 세븐일레븐이나 식당은 있어서 오토바이 타고나와 생필품 사거나 밥 찾아먹는건 괜찮았어요.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bed&wr_id=29685
매림의 판비만 리조트에서 묵은 펀낙뺀바우님의 후기도 이 지역을 이해하는데 참고가 될거 같군요. 참고로 판비만은 쑤언사완에서 한참 더 안쪽으로 들어가야 있는 리조트이고 숭악스런 가격의 포시즌은 1095도로변 초입에 있습니다.
매림은 치앙마이를 수차례 들러서 도시에서 머무르는것에 더이상의 미련이 없고, 자가 운전수단이 있고... 고립감과 한적함을 물씬 느끼고 싶어하는 여행자들에게 맞는 지역인거 같습니다.
이 매림에는 각종 액티비티나 코끼리 농장, 뱀 농장, 원숭이센터 같은 볼거리들도 있었지만 이런건 다 제외하고, 이곳에서 그나마 가까운 먼쨈(고산족들이 사는 높은 산등성이 마을)에 가서 새벽 일출을 본게 액티비티의 전부였어요.
우리가 묵었던 방, 가든 스파 빌라. 거실
뜨거운물이 시원찮아 욕조를 절반도 채우기 어려웠다.
세면대, 샤워실, 화장실이 모두 분리 되어있다.
리조트 풍경
아침식사를 먹는 이스케이프 레스토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