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짜나부리의 어떤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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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짜나부리의 어떤 숙소~

스따꽁 4 2469
깐짜나부리에서 1박 2일 현지 패키지를 갔었는데...
그 1박의 숙소는... 시내에서 차타고 좀 들어가는 시골이었고..
작은 강을 뗏목타고 건너서..산 바로 밑에 있는....
무슨 빌리지라는 곳이었습니다....(이름은 모르겠음)

마침.... 그날은 손님이 없었습니다... 바로 일주일전만 해도....
방콕에서 학생들이 떼거지로 몰려와서 왁자지껄 했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그날은....제 신랑과 저, 그리고
우리의 태국 아가씨(가이드)셋밖에 없었죠.....

넓은 잔디밭에 대나무로 엮어만든 아담한 집(이런걸
방갈로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들이 군데 군데
있었구요...멍멍이들도 여러마리, 고양이도 있고, 닭이랑
병아리들, 오리들도 자유롭게 놀고 있었습니다..
방하나에 욕실겸 화장실하나, 툇마루 같은것도 있고....
수세식이었고, 샤워기도 있었어요... 그 주변을 둘러보면 수세식 화장실이 있는게 신기했죠...

거기서 빌리지를 관리하시는 분들인지.. 사시는 분들인지..
여러명이 있었는데.. 우리 시골 분들처럼 무척 반겨주시더군요..

그 분들 숙소랑 가장 가까운 곳에 우리집을 배정 받고, 가이드는 우리집 뒤에... 여장을 풀고 있는데...
뭐 필요한거 없냐고 물어보더군요..(그분들 영어 못합니다.가이드가 통역해줬어요)
-얼음!!!
차에 생수를 한박스 싣고 다니면서 먹었는데... 그 뜨끈뜨끈한 물...으악!...얼음둥둥 띄운 물이 먹고싶었죠....
-아~ 조금만 기다려라 .금방 가져올께..

이런 저런 얘기도 하고...
그 빌리지는 전기가 안들어온다더군요....
손님들이 오면 자가발전으로 돌려서 형광등도 켜고 그런다구...
무서우면 밤에 전기 켜줄께..그러는데... 그냥 됐다 그러고....

씻고 나왔는데.. 우리 툇마루에 왠 아가씨가 가만히 앉아서 무언가를 하더군요.... 물컵을 씻어서 그걸 하나하나 휴지로 물기를 정성스레 닦고 있었어요... 그리고는 그 안에..휴지(두루마기였지만)를 이쁘게 접어서 이렇게 넣어보고 저렇게 넣어보고...한참을 그러더니..
내가 부스럭 거리니까.. 씨~익 웃더니... 밀어놓고 가더라구요...
사실 그 컵에는 물때가 그대로 남아 있었어요...퐁퐁으로 닦지 않으면... 물때가 남아있다더군요... 하지만.. 그 아가씨의 정성이 이뻐서 물맛은 좋았더랬습니다...

아직 얼음이 안왔죠!!
한 30분도 더 기다렸던거 같아요...
50미터도 안되는 거리인데.... 왜 얼음을 안갖다주는거지?
또 다른분이 와서는 이것저것... 모기장에 들어갈때는 자세를 낮추고 들어가야 모기가 같이 안들어간다... 여기는 말라리아 없으니까 걱정마라.. 밤에 창문 열고 자면 감기걸린다... 어쩌구저쩌구...
-머 필요한거 없냐?
-얼음!!!!!!
-아~ 그거 금방 갖다줄께..조금만 기다려라...
그래... 까먹었겠거니..생각했습니다....
또 다른분이 와서는 이것저것 저녁 먹을테이블을 잔디밭에 마련해주고.... 날이 어둑해지니 모기가 있길래... 모기향을 피웠죠...
헉! 아줌마 한분이 모기향한통을 들고 오더니... 모기향을 여기저기 잔뜩 피워놓고... 자기들 바로 저 앞집에서 자니까 밤에 무서워하지 말라면서...손전등 2개 가져다 주고...흠냐.....
우린 사실 별루 무섭지두 않았는데......

얼음!!!!
드디어 얼음이 왔습니다....
1시간은 넘게 기다린거 같아요.....
근데....
커다란 아이스박스2개에 하나가득 담아온거에요..... 나참!
얼음으로 목욕할일 있나.....기가막힌것도 잠시......
이곳은 전기가 안들어오는 곳이었죠.... 당연히 냉장고도 없을테죠..
이 사람들은... 내가 그냥 "얼음"한마디 한것에 대해....흔쾌히......
똇목타고 강건너, 차타고 몇십분, 가게에 가서 얼음을 목욕할만큼이나 사갖고 온거였죠....밤새도록 먹을수 있도록 하나가득말이죠...

저녁을 먹는동안.. 해는 지고 있었습니다...
아줌마, 아저씨.. 여러분들이 돌아가면서.. 아마 20분에 한번씩은 와서 뭐 필요한거 없냐, 이거 해줄까, 물어보고, 밥먹는데 방해 안되게...우리집 둘레를 순찰하고.... 가스등을 켜놓더군요....
-이거 켜 놓으면 환하니까 안무서울꺼다
좀있다 또 와서는
-무섭냐? 저쪽에도 더 켤까?
이미 우리집 근처는 환했는데도......무척 신경을 쓰더군요....
너무 신경을 쓰는것 같아서..... 가이드한테....
-우리 하나도 안무서우니까 걱정하지 말라그래라..걍 가서 자라 그래라.... 그랬죠...
근데... 그 사람들은....우리가 낯선 타국,게다가 시골에 왔는데... 깜깜하지, 둘밖에 없으니까... 흠냐... 뭔일 생길까봐 무서워할꺼라 생각했나봐요....
그렇게 얘기하구 나서도 몇번을 와서는.... 불 더 켜줄까.... 전기 틀어줄까...필요한거 있으면 말만해라.... 우리 좋은사람들이다 걱정말고 자라.....걱정되면 문 걸어잠그고 자면 된다...이러더라구요...
우리네 시골 할머니처럼......잔소리,걱정쟁이....

아침에.... 닭소리, 새소리, 멍멍이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잠이 덜깨 누워있는데.....우리집 근처에서 짖는 멍멍이를...
작은 소리로 야단치면서 데려가는 소리들이 들리더군요.....

아침먹고, 뗏목타고 떠나오는데.... 모두들 나와서 안보일때까지 손흔들어주더군요...

흠냐... 할얘기는 더 많지만.......

어디가서 그런 국빈 대접을 받을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국에서 가장 비싼 호텔 스위트룸에서 묵더라도... 과연 그런 정성어린 대접을 받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사진은....
그 숙소입니다...우리가 묵은곳....
집에 널부러져 있는 태국사람같이 생긴 사람은 울 신랑 ^^

4 Comments
돌멩 1970.01.01 09:00  
너무 이쁜 여행을 하신거 같아요....<br>아...여행 가고 싶다아~~ ㅠ.ㅠ 훌쩍!!
galaxy 1970.01.01 09:00  
우와.. 부러워요.. ㅜ.ㅜ 전 또 가고 싶어서 병날 지경이랍니다..
마프라오 1970.01.01 09:00  
진정한 태국여행을 하신것 같아 저도 마음이 흐뭇하네요
아리잠 2004.10.25 12:20  
  웁쓰...그래도 이름을 알아야 찾아갈수 있는데...ㅠㅡ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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