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과 파타야의 5일 5색 호텔 이야기
안녕하세요.^^.
지난 11월에 남편이랑 방콕과 파타야 5박 6일 자유여행을 갔다왔답니다.
숙박이며 먹는 이야기를 태사랑에서 얻은 정보가 많아서 나눌 생각에 글 올립니다. 제 개인 홈피가 있어서 그곳에서 한 7부에 걸쳐서 올리는 것인데, 이곳에는 각각에 맞는 게시판에 있어서 글들이 흩여져 있겠네요..^^.
지난 1,2부는 여행 이야기에 재미난 이야기 위주로 올렸고요. 3부(숙박), 4부(음식) 5부(노는 이야기) 로 올릴 예정이라서 옆 게시판 하나씩 올라가겠네요.짧은 여행에다가, 처음 여행인지라 그리 유용한 정보는 아니되겠지만...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태국은 사랑스럽기 그지없더군요. 조만간 또 갈 것 같습니다.^^..
다들 좋은 여행, 재미난 여행 하세요..^^..
참, 숙박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일 숙박 - 카오산 람부르뜨 빌리지(게스트하우스)
2일 숙박 - 샹그리아 호텔(특급호텔)
3일 숙박 - 리플렉션스 호텔(디자인호텔)
4일 숙박 - 데이비스 방콕 호텔(부띠크 호텔)
5일 숙박 - 우드랜드 리조트(리조트)
#1. 어디서 자지?
유스호스텔은 사절이다.
남편의 당부다. 학생일때에는 마구 굴러다니면서도 자봤지만, 늙으니 허리가 아프다는 둥, 몸이 예전같지 않다는 둥 남편의 몸은 고급이다. 누군들 비싸고 좋은 호텔 묵고 싶지 않겠는가. 그런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일주일 내내 좋은 호텔을 머물면 그 돈이 얼마인데. 그럼 정말 호텔 '방' 에 '콕' 처박힌 여행을 해야지 본전 생각이 안 날 것이다.
더구나 하는 일이 숙박업인지라 겸사겸사의 목적도 있어서 모니터링 차원에서라도 괜찮은 호텔을 두루두루 머물고 싶었지만, 식사야 하루 4끼를 해도 된다지만 숙박을 하루에 2군데를 할 수는 없으니 기껏해야 5일, 5개 숙박을 선택해야만 한다. 5인 5색이라는 말처럼, 5일 5색 이라는 컨셉을 잡고 호텔 검색에 나섰는데 왠걸. 왜 이렇게 다양하고 멋진 호텔들이 많은거야. 대체 이 중에서 어떻게 5개만 고르라고.
#2. 람부르뜨 빌리지 - 게스트 하우스
이번에는 방콕을 두루 보자는 계획이여서 방콕의 거리 이동을 위주로 숙박을 잡게 되었는데 그 첫번째 지역이 누구나 그렇듯이 "카오산"이었다. 하도 정보가 많아서 나중에는 내가 꼭 "카오산"에 있는듯한 착각이 일어나서 가지 말까도 했던 곳이다. 그런데 남들 해보는 것은 일단 해봐야지.
도착하자마자 지갑을 분실한 탓에 그 많은 숙박 업소를 두루두루 탐방한 뒤에 선택한다던 초기의 계획부터 흔들거리고, 그냥 눈에 들어왔던 "람부르뜨 빌리지"를 선택하고 말았다. 순전히 그 앞에 있던 태국식 연못에 반했기 때문이다. 700바트(18000원)을 내면서도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객실에 들어가긴 했지만 역시나 딱 그만한 가격의 객실이었다. 침대과 화장대가 덩그라니 있고, 개인 샤워시설이 있는. 카오산 거리 내에서는 그나마 고급 숙박에 속한다고 하니 200바트짜리 객실이 대충 상상이 갔다. 선풍기가 돌아가고, 세네명이 껴자고 있을 법한.
실은 영국 여행때 런던에서 일박에 3만원 내고서 6명이 껴자는 그런 도미토리 객실에서도 자봤기 때문에 이 정도 가격에 더블 침실룸에서 숙박할 수 있다는 것은 방콕의 싼 물가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처럼 "휴양"차 오는 여행이 아니고 혼자서 방콕을 즐기고 느끼러 오는 여행이라면 굳이 숙박에 비싼 돈 흘리지 말고 카오산의 게스트 하우스를 선택하는 것은 탁월한 선택이라고 보여진다. 다만, 조금 객실이 우울하니, 내가 다시 방콕에 혼자 와서 여행을 한다면 예쁘장한 담요와 머그잔, 화장품 세트, 그림책을 잔뜩 들고 카오산 게스트 하우스로 올 것이다. 우울하다면 바꾸면 되지 않겠는가. 하여간, 이곳의 가장 큰 단점은 아침 식사 제공이 안된다는 것이다. 뭐 700바트에 두 사람 아침식사까지 바란다면 그게 더 도둑놈 심보겠지만.
참, 게스트하우스라고 해서 유럽이나 미국의 B&B를 생각하면 안된다. 우리나라 여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나는 다른 나라 여행다닐때 호텔보다는 현지인이 운영하는 조그마한 B&B에 투숙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데 태국에는 이상하게도 이런 게스트하우스를 찾기가 힘들었다. 발리만 해도고급 리조트만 검색하다가 시내의 앙증맞은 게스트 하우스에 매료되어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태국은 방콕이나 파타야같이 유흥도시만 검색을 해서 그런지 찾을수가 없었다.
태국에다가 게스트 하우스나 하나 차릴까. 크하하하하하하
#2. 샹그릴라 호텔 - 특급호텔
둘째날의 일정은 차오프라야 강을 따라서 역사 탐방을 한 뒤 강가를 따라 디너크루즈를 할 예정이여서 차오프라야 강이 보이는 호텔에 투숙하기로 했다. 또한 비지니스 거리라고 하는 실롬거리를 탐방해볼 예정이라서 실롬 근처의 차오프라야 강이 보이는 호텔로 압축이 되었는데, 그럼 뻔하다. 오리엔탈 호텔, 샹그릴라 호텔, 로얄 오키드 호텔, 메리엇&방콕 호텔, 페니슐린 호텔.
오리엔탈 호텔은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특급호텔일여서 가보고 싶었지만 숙박이 무려 40만원 가까이 해서 차마 선택하지 못했다. 내가 정말 그 호텔에서 뒹굴뒹굴거리면서 쳐박혀 있다면 한번쯤 생각해보겠지만 내내 관광하고 돌아다니다가 강 야경 보러 들어갔다가 나올텐데 그러기엔 "가격대비 성능"이 너무 떨어지는 곳이다.
결정적으로 모든 객실이 예약이 이미 다 완료가 되고 (11월 16일이 태국 국경일이라서 객실이 일찌감치 마감이 되었다고 했다.) 다른 호텔로 결정하려던 찰라 호텔 예약을 해주던 "타이호텔"에서 샹그릴라 호텔에 객실이 나왔다는 소리에 낼름 예약을 한 것이다.
로비에서부터 극도의 친절함과 객실까지 직접 안내해주는 서비스, 곳곳에 장식된 타이 스타일의 앤틱 장식장들, 금빛으로 장식된 로비 모든 것이 일반적인 고급 호텔의 조건을 두루 갖춘 곳이었다. 스카이 레일, 선착장 모두 걸어서 갈 수 있기 때문에 방콕 내의 이동이 편한데다가 깔끔한 객실 청소 서비스, 친절한 안내 서비스, 강이 보이는 풍경, 격조있는 인테리어까지 우리 나라 신라호텔 정도를 생각하면 되겠다.
많이 준비하지 않고 선택했던 호텔이었는데 아마도 방콕에 머물면서 가장 서비스 만족도가 큰 호텔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가격이 제일 비싸니...첫째날 객실료의 열 배인데 열 배 이상의 만족도를 느끼지 못했다면 실패한 호텔이리라.
가족단위로 방콕에서 하루정도 머물 일정이라면 편하고, 우아하고, 저녁 디너크루즈까지 즐길 수 있는 이곳을 추천하겠다.
#3. 리플렉션스 호텔 - 디자인 호텔
자료가 없어서 검색하는데 고생한 호텔, 예약을 직접해야 해서 힘들었던 호텔, 결정적으로 위치를 잘못 알아서 찾는데 고생한 호텔.
기억에 남을 수 밖에 없다. 이 호텔은 내심 기대를 많이 했던 곳이다. 호텔로 먼저 접하기보단 인테리어 사이트에서 독특한 인테리어 사진으로 먼저 접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호텔이라고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 도브 잡지에서 똑같은 사진을 본 것이다. 내 눈을 사로잡던 분홍, 초록의 아파트같던 그 집이 방콕에 있는 "리플렉션스 호텔"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방콕까지 가는데 내 눈으로 이 집을 어떻게 확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객실이 30개밖에 없는 소형호텔인데다가 국내에 알려져있지도 않아서 예약대행을 하는 곳이 없어서 (실제 외국 호텔은 대행해주는 곳이 포로모션이 많아서 객실료가 더 저렴합니다.)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예약을 해야했는데 시간이 너무 촉박한 상태에서 예약을 해 마지막 답변을 보지 못한 채 방콕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내심 예약이 완료되었나 걱정했던 곳이기도 하다. 결국은 방콕의 동일한 길 이름에 내가 헤깔려서 호텔 위치를 잘못 아는 바람에 호텔 찾아 삼만리를 하기도 한 곳이다.
어렵사리 찾아서 도착한 호텔의 첫 느낌은 "원더풀!" 였다.
개인적인 관심의 차이겠지만, 나에게있어서 이 호텔이 내가 만들고 싶던 그런 호텔이었기 때문이다. 각각의 디자이너들의 작품 전시회같은 로비와 분홍색과 연두색의 강렬한 보색 대비를 이루는 객실까지 고흐의 "타히티섬" 같은 그런 곳이었다. 반면 남편은 영 시큰둥이다. 정신이 산만하다는 둥. 너무 요란하다는 둥. 아무래도 방콕의 더위에 헤맨 기억까지 겹쳐서 이 호텔의 평가가 절하되었을 듯하다.
잠깐 이 호텔의 소소한 좋은 점을 열거하자면, 색색의 볼 쿠션이 있는 수영장. 각기다른 디자인의 투명 플레이트, 색색의 아크릴 의자, 호텔 전체를 감싸고 있는 도심의 작은 숲, 살짝 살짝 가려진 정원 산책로, 익살스러운 벽면 장식, 꽃그림으로 가득찬 천정, 강렬한 꽃과 비즈로 장식되어진 로비의 마네킹 인형들, 아프리카 원주민 일러스트레이션이 그려진 아침 서비스 접시, 각양각색 지퍼로 만들어진 의자.....호텔이라기보단 하나의 아트 전시장같은 느낌의 호텔이다.
하기사, 꼭 다 좋은 점만 있지는 않았다. 전체적인 조명이 너무 붉어서 너무 야시시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나 몇몇 소품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부조화를 이루어 눈에 거슬려 보이는 것이나 호텔이라고 명명하고서는 욕조 시설이 없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혼자서 방콕의 시내를 돌아다닐 예정이라면 다음에도 이곳을 선택할 것이다. 아침 일찍 나와서 아트 미술관 같은 로비에서 트랜디한 음악과 함께 디스플레이된 디자인 책을 읽으면서 오색 플레이트 위의 독특한 디자인 볼 속의 콘프레이크를 먹는 것이 나에게는 격식차려진 호텔보다 더 생동감있기 때문이다.
#4. 데이비스 방콕 호텔 - 부띠크 호텔
방콕의 마지막 코스로 우리나라 청담동 같다는 "스쿰빗 거리"를 탐방하는 것이여서 이 근처 호텔을 검색하는데 부띠크 호텔이라는 데이비스 방콕 호텔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다. 생긴지 얼마 되지도 않고 다녀온 사람도 많지 않아서 검색이 잘 되지 않아서 망설였다가 믿어보자는 심정으로 예약을 했다.
아, 그저께 샹그릴라 호텔에 투숙하셨군요. 좋은 호텔이지요.
네, 고급스럽고 서비스도 좋더군요.
하하, 아마도 저희 호텔이 더 만족스러우실 것입니다.
남편이 체크인을 할때 지배인이 했던 말이다. 당당하게 자신의 호텔이 더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말하는 자부심을 가질만큼의 프라이드를 가진 그가 보기 좋았다. 일하는 사람 스스로가 자부심을 갖게 되는 회사를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전반적인 느낌은 W 호텔같은 부류이다. 기존의 격식있는 호텔보다 젊고 트랜디한 느낌의 호텔이다. W 호텔처럼 이곳의 직원들의 옷은 정장이 아닌 부드러운 실크 블라우스이다. 무채색 계열을 입어서 모던하면서도 깔끔한 느낌이 들고 건물의 인테리어 역시 그런 느낌이다. 객실은 운이 좋게도 더블층으로 되어있는 디자인 룸이었다. 디자인룸을 선택하긴 했지만 객실 디자인자체를 선택할 수 없어서 내심 걱정을 했는데 원했던 객실이 된 것이다. 예전부터 원룸에서 침실 부분만 단을 좀 높여서 디자인을 하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실감하게 된 것이다. 하나의 객실임에도 상당히 침실이 아늑한 느낌이 들고 거실과 분리된 느낌을 주면서도 가리는 벽이 없어서 좁다는 느낌이 안들어서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리모컨 커버, 책자 커버, 티슈 커버 까지 모든 블랙에 가까운 가죽으로 되어 있어서 고급스러우면서 비지니스적인 느낌이 들게 한다는 것이다. 작은 부분이지만 이러한 작은 차이가 스타일링을 마무리한다고 생각하는 내 입장에서는 데이비스 방콕 호텔하면 가죽 커버링이 제일 먼저 떠오를 것이다.
데이비스 방콕 호텔은 스카일 레일역에서 20분 가까이 걸어서 와야 해서 몇몇 사람들은 교통이 불편하다고 투덜거리지만, 그 거리 자체를 즐긴다면 결코 지루한 시간도 아니고 오히려 겸사겸사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여 준다. 일본인 거리에 위치해서인지 음식점이나 마켓들이 절제된 미와 깔끔하면서 아기자기한 맛이 두드러진 숍들이 즐비해있어서 다 즐기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울 정도였다.
도심에서 모던하면서, 캐리어 우먼같은 대접을 받고 싶다면 추천할만한 호텔이다.
#5. 우드랜드 리조트 - 리조트
그래도 나름대로 휴가인데 바다를 보건 리조트를 가건 분위기는 내봐야하지 않겠냐는 욕심에 멀지 않은 파타야에 발 한번 담가보기로 했다. 물론 서해 앞바다보다도 깨긋하지 않다는 풍설을 듣긴 했지만 멀리 이동하는게 귀찮았다는.
처음에는 역시나 멋진 리조트를 찾았지만, 여행 루트가 오토바이로 드라이브하고 야경 즐기고, 밤거리 산책에다가 마시지만 진탕 받을 생각인지라 본전 생각이 나서 적당히 중심가와 가까우면서 나름대로 리조트풍 나는 곳을 찾다보니 발견한 곳이다. 이곳은 솔직히 가격도 저렴(한화 6만원/1박)해서 정말, 정말 기대를 하지 않고 간 곳이데 보는 순간 "유레카" 였다. 아기자기한 수영장에다가 호텔이 아닌 3층 정도 높이의 빌라 느낌의 건물에다가 곳곳에 태국풍 디자인의 가구와 세팅까지. 고급스럽다는 느낌은 없지만 편안하고 가격부담 안가지고 가족단위로 쉬러오기에 너무나 좋은 곳이었다.
더구나 걸어서 Big-C 라는 곳도 갈 수 있고, 바로 옆에 고급 마사지숍이 있는데다가, 결정적으로는 바로 앞에 정말 정말 맛있고 저렴한 태국 음식점이 있기 때문에(음식 이야기는 4부에서.) 마지막에 진정으로 "휴양"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고 너무나 아쉬워하던 곳이기도 하다. 솔직히 말하면 에라 모르겠다 하고선 일주일간 펜션 펑크를 내고 싶은 기분까지 들었다고 할까.
여기 객실의 좋은 점은 1층의 객실 테라스가 수영장을 바라보고 있어서 테라스로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솔직히 고급 리조트라면 Sea view 라는둥 뭐라는 둥 가격이 1.5배는 더 비싼데 이곳은 그런 차이도 없나보다. 그리고 체크인 할때 은근히 1층을 달라고 했는데 "917호"를 주길래 영어가 안 통했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9층"이 아니라 "9동"이었던 것이다. 1층이었다.
솔직히 고백컨대, 우리 엄마가 제주도에 살고 있지만 한 열흘만 아무 생각없이 뒹굴거리면서 책이나 읽고 글이나 쓸려고 한다면 제주도가 아니라 파타야 우드랜드 리조트에 머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가격이나 시설면에서 제주도가 "휴양"을 따라가긴 먼 것 같다.
#6.숙박에 대한 단상
이번 방콕과 파타야 호텔을 검색하면서 거꾸로 알게 된 사실은 서울에는 다양한 등급의 호텔이 존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콕만 해도 별 두개서부터 다섯개, 특급 호텔까지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어서 가격과 서비스, 위치, 특성을 고려하여 자신의 목적과 자금에 맞추어서 선택할 수 있는 반면, 서울에는 고만고만한 가격과 고급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호텔들만 존재하여 "호텔=고급 숙박"이라는 인식이 생겼다는 것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매번 여행의 목적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서 숙박의 형태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올 생각이라면 그져 편안하고 군더더기없이 잠을 편히 쉬고 저렴한 숙박을 찾을 것이며, 집과 다른 꿈같은 곳에서 영화같은 하루를 보내고 싶은 신혼여행이라면 시설도 멋지고 로맨틱한 분위기의 숙박을 찾을 것이며, 일상에 쫓겨서 힘들게 살았서 하루쯤 자신을 돌아보는 여행을 하고 싶다면 릴렉스한 공간이 제공되는 숙박을 찾을 것이고, 친구들과 더불어 친목 여행을 간다면 넉넉한 공간에 풍경 좋은 곳을 찾아갈 것이다.
커다란 방에 아무렇게나 뒹굴면서 자던 민박, 칙칙한 여관이나 모텔, 너무나 비싼 호텔과 달리 다양한 숙박 시설이 시도되고 있는 요즘, 운영하려는 사람들이 외국 여행도 많이 많이 다녀서 좋은 점은 받아들이고 잘 적용해서 쓸데없이 우리 나라 돈 외국에 흘려보내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 애국사랑이라는 것이 말로만 해서 되겠는가. 무한 경쟁 시대라는 말이 어찌 반도체, 핸드폰, 쌀에만 국한이 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나가본 사람들은 안다.
방콕의 물가와 우리 나라 물가를 단순 비교하여 1박에 30만원 받는 호텔과 1박에 5만원 받는 호텔의 서비스를 같은 레벨로 비교하면 안 될 것이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가격대 성능"이라는 만족도가 최대치가 되도록 다양한 형태의 숙박이 나온다면 어찌 하룻밤 자면서 "돈 아깝다"는 소리가 나오겠는가.
나 또한,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그만하면 되었다 싶었는데 쉬러간 여행에서 괜히 아직도 부족한 점이 너무나 많구나를 느끼고 왔으니 이것은 혹 떼러갔다가 혹 붙이고 온 꼴이 되어 버렸다. 하하하하하.
#7. 부록 - 방콕과 파타야의 숙박 사이트
*타이호텔(http://www.thai-hotel.co.kr/)
- 태국내 호텔 및 투어 예약 대행 회사. 굿모닝 트러블에서 운영.
- 호텔 예약 가격은 다른 예약 사이트 모두 동일. 간혹 프로모션 조건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확인하고 더 좋은 곳을 선택
*리플렉션스 호텔(http://www.reflections-thai.com/)
- 스카이 레일 아리(Ari)역에 위치한 호텔
- 직접 예약. 방 호수를 지정해서 예약해야 함.
지난 11월에 남편이랑 방콕과 파타야 5박 6일 자유여행을 갔다왔답니다.
숙박이며 먹는 이야기를 태사랑에서 얻은 정보가 많아서 나눌 생각에 글 올립니다. 제 개인 홈피가 있어서 그곳에서 한 7부에 걸쳐서 올리는 것인데, 이곳에는 각각에 맞는 게시판에 있어서 글들이 흩여져 있겠네요..^^.
지난 1,2부는 여행 이야기에 재미난 이야기 위주로 올렸고요. 3부(숙박), 4부(음식) 5부(노는 이야기) 로 올릴 예정이라서 옆 게시판 하나씩 올라가겠네요.짧은 여행에다가, 처음 여행인지라 그리 유용한 정보는 아니되겠지만...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태국은 사랑스럽기 그지없더군요. 조만간 또 갈 것 같습니다.^^..
다들 좋은 여행, 재미난 여행 하세요..^^..
참, 숙박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일 숙박 - 카오산 람부르뜨 빌리지(게스트하우스)
2일 숙박 - 샹그리아 호텔(특급호텔)
3일 숙박 - 리플렉션스 호텔(디자인호텔)
4일 숙박 - 데이비스 방콕 호텔(부띠크 호텔)
5일 숙박 - 우드랜드 리조트(리조트)
#1. 어디서 자지?
유스호스텔은 사절이다.
남편의 당부다. 학생일때에는 마구 굴러다니면서도 자봤지만, 늙으니 허리가 아프다는 둥, 몸이 예전같지 않다는 둥 남편의 몸은 고급이다. 누군들 비싸고 좋은 호텔 묵고 싶지 않겠는가. 그런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일주일 내내 좋은 호텔을 머물면 그 돈이 얼마인데. 그럼 정말 호텔 '방' 에 '콕' 처박힌 여행을 해야지 본전 생각이 안 날 것이다.
더구나 하는 일이 숙박업인지라 겸사겸사의 목적도 있어서 모니터링 차원에서라도 괜찮은 호텔을 두루두루 머물고 싶었지만, 식사야 하루 4끼를 해도 된다지만 숙박을 하루에 2군데를 할 수는 없으니 기껏해야 5일, 5개 숙박을 선택해야만 한다. 5인 5색이라는 말처럼, 5일 5색 이라는 컨셉을 잡고 호텔 검색에 나섰는데 왠걸. 왜 이렇게 다양하고 멋진 호텔들이 많은거야. 대체 이 중에서 어떻게 5개만 고르라고.
#2. 람부르뜨 빌리지 - 게스트 하우스
이번에는 방콕을 두루 보자는 계획이여서 방콕의 거리 이동을 위주로 숙박을 잡게 되었는데 그 첫번째 지역이 누구나 그렇듯이 "카오산"이었다. 하도 정보가 많아서 나중에는 내가 꼭 "카오산"에 있는듯한 착각이 일어나서 가지 말까도 했던 곳이다. 그런데 남들 해보는 것은 일단 해봐야지.
도착하자마자 지갑을 분실한 탓에 그 많은 숙박 업소를 두루두루 탐방한 뒤에 선택한다던 초기의 계획부터 흔들거리고, 그냥 눈에 들어왔던 "람부르뜨 빌리지"를 선택하고 말았다. 순전히 그 앞에 있던 태국식 연못에 반했기 때문이다. 700바트(18000원)을 내면서도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객실에 들어가긴 했지만 역시나 딱 그만한 가격의 객실이었다. 침대과 화장대가 덩그라니 있고, 개인 샤워시설이 있는. 카오산 거리 내에서는 그나마 고급 숙박에 속한다고 하니 200바트짜리 객실이 대충 상상이 갔다. 선풍기가 돌아가고, 세네명이 껴자고 있을 법한.
실은 영국 여행때 런던에서 일박에 3만원 내고서 6명이 껴자는 그런 도미토리 객실에서도 자봤기 때문에 이 정도 가격에 더블 침실룸에서 숙박할 수 있다는 것은 방콕의 싼 물가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처럼 "휴양"차 오는 여행이 아니고 혼자서 방콕을 즐기고 느끼러 오는 여행이라면 굳이 숙박에 비싼 돈 흘리지 말고 카오산의 게스트 하우스를 선택하는 것은 탁월한 선택이라고 보여진다. 다만, 조금 객실이 우울하니, 내가 다시 방콕에 혼자 와서 여행을 한다면 예쁘장한 담요와 머그잔, 화장품 세트, 그림책을 잔뜩 들고 카오산 게스트 하우스로 올 것이다. 우울하다면 바꾸면 되지 않겠는가. 하여간, 이곳의 가장 큰 단점은 아침 식사 제공이 안된다는 것이다. 뭐 700바트에 두 사람 아침식사까지 바란다면 그게 더 도둑놈 심보겠지만.
참, 게스트하우스라고 해서 유럽이나 미국의 B&B를 생각하면 안된다. 우리나라 여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나는 다른 나라 여행다닐때 호텔보다는 현지인이 운영하는 조그마한 B&B에 투숙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데 태국에는 이상하게도 이런 게스트하우스를 찾기가 힘들었다. 발리만 해도고급 리조트만 검색하다가 시내의 앙증맞은 게스트 하우스에 매료되어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태국은 방콕이나 파타야같이 유흥도시만 검색을 해서 그런지 찾을수가 없었다.
태국에다가 게스트 하우스나 하나 차릴까. 크하하하하하하
#2. 샹그릴라 호텔 - 특급호텔
둘째날의 일정은 차오프라야 강을 따라서 역사 탐방을 한 뒤 강가를 따라 디너크루즈를 할 예정이여서 차오프라야 강이 보이는 호텔에 투숙하기로 했다. 또한 비지니스 거리라고 하는 실롬거리를 탐방해볼 예정이라서 실롬 근처의 차오프라야 강이 보이는 호텔로 압축이 되었는데, 그럼 뻔하다. 오리엔탈 호텔, 샹그릴라 호텔, 로얄 오키드 호텔, 메리엇&방콕 호텔, 페니슐린 호텔.
오리엔탈 호텔은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특급호텔일여서 가보고 싶었지만 숙박이 무려 40만원 가까이 해서 차마 선택하지 못했다. 내가 정말 그 호텔에서 뒹굴뒹굴거리면서 쳐박혀 있다면 한번쯤 생각해보겠지만 내내 관광하고 돌아다니다가 강 야경 보러 들어갔다가 나올텐데 그러기엔 "가격대비 성능"이 너무 떨어지는 곳이다.
결정적으로 모든 객실이 예약이 이미 다 완료가 되고 (11월 16일이 태국 국경일이라서 객실이 일찌감치 마감이 되었다고 했다.) 다른 호텔로 결정하려던 찰라 호텔 예약을 해주던 "타이호텔"에서 샹그릴라 호텔에 객실이 나왔다는 소리에 낼름 예약을 한 것이다.
로비에서부터 극도의 친절함과 객실까지 직접 안내해주는 서비스, 곳곳에 장식된 타이 스타일의 앤틱 장식장들, 금빛으로 장식된 로비 모든 것이 일반적인 고급 호텔의 조건을 두루 갖춘 곳이었다. 스카이 레일, 선착장 모두 걸어서 갈 수 있기 때문에 방콕 내의 이동이 편한데다가 깔끔한 객실 청소 서비스, 친절한 안내 서비스, 강이 보이는 풍경, 격조있는 인테리어까지 우리 나라 신라호텔 정도를 생각하면 되겠다.
많이 준비하지 않고 선택했던 호텔이었는데 아마도 방콕에 머물면서 가장 서비스 만족도가 큰 호텔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가격이 제일 비싸니...첫째날 객실료의 열 배인데 열 배 이상의 만족도를 느끼지 못했다면 실패한 호텔이리라.
가족단위로 방콕에서 하루정도 머물 일정이라면 편하고, 우아하고, 저녁 디너크루즈까지 즐길 수 있는 이곳을 추천하겠다.
#3. 리플렉션스 호텔 - 디자인 호텔
자료가 없어서 검색하는데 고생한 호텔, 예약을 직접해야 해서 힘들었던 호텔, 결정적으로 위치를 잘못 알아서 찾는데 고생한 호텔.
기억에 남을 수 밖에 없다. 이 호텔은 내심 기대를 많이 했던 곳이다. 호텔로 먼저 접하기보단 인테리어 사이트에서 독특한 인테리어 사진으로 먼저 접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호텔이라고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데 도브 잡지에서 똑같은 사진을 본 것이다. 내 눈을 사로잡던 분홍, 초록의 아파트같던 그 집이 방콕에 있는 "리플렉션스 호텔"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방콕까지 가는데 내 눈으로 이 집을 어떻게 확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객실이 30개밖에 없는 소형호텔인데다가 국내에 알려져있지도 않아서 예약대행을 하는 곳이 없어서 (실제 외국 호텔은 대행해주는 곳이 포로모션이 많아서 객실료가 더 저렴합니다.)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예약을 해야했는데 시간이 너무 촉박한 상태에서 예약을 해 마지막 답변을 보지 못한 채 방콕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내심 예약이 완료되었나 걱정했던 곳이기도 하다. 결국은 방콕의 동일한 길 이름에 내가 헤깔려서 호텔 위치를 잘못 아는 바람에 호텔 찾아 삼만리를 하기도 한 곳이다.
어렵사리 찾아서 도착한 호텔의 첫 느낌은 "원더풀!" 였다.
개인적인 관심의 차이겠지만, 나에게있어서 이 호텔이 내가 만들고 싶던 그런 호텔이었기 때문이다. 각각의 디자이너들의 작품 전시회같은 로비와 분홍색과 연두색의 강렬한 보색 대비를 이루는 객실까지 고흐의 "타히티섬" 같은 그런 곳이었다. 반면 남편은 영 시큰둥이다. 정신이 산만하다는 둥. 너무 요란하다는 둥. 아무래도 방콕의 더위에 헤맨 기억까지 겹쳐서 이 호텔의 평가가 절하되었을 듯하다.
잠깐 이 호텔의 소소한 좋은 점을 열거하자면, 색색의 볼 쿠션이 있는 수영장. 각기다른 디자인의 투명 플레이트, 색색의 아크릴 의자, 호텔 전체를 감싸고 있는 도심의 작은 숲, 살짝 살짝 가려진 정원 산책로, 익살스러운 벽면 장식, 꽃그림으로 가득찬 천정, 강렬한 꽃과 비즈로 장식되어진 로비의 마네킹 인형들, 아프리카 원주민 일러스트레이션이 그려진 아침 서비스 접시, 각양각색 지퍼로 만들어진 의자.....호텔이라기보단 하나의 아트 전시장같은 느낌의 호텔이다.
하기사, 꼭 다 좋은 점만 있지는 않았다. 전체적인 조명이 너무 붉어서 너무 야시시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나 몇몇 소품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부조화를 이루어 눈에 거슬려 보이는 것이나 호텔이라고 명명하고서는 욕조 시설이 없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혼자서 방콕의 시내를 돌아다닐 예정이라면 다음에도 이곳을 선택할 것이다. 아침 일찍 나와서 아트 미술관 같은 로비에서 트랜디한 음악과 함께 디스플레이된 디자인 책을 읽으면서 오색 플레이트 위의 독특한 디자인 볼 속의 콘프레이크를 먹는 것이 나에게는 격식차려진 호텔보다 더 생동감있기 때문이다.
#4. 데이비스 방콕 호텔 - 부띠크 호텔
방콕의 마지막 코스로 우리나라 청담동 같다는 "스쿰빗 거리"를 탐방하는 것이여서 이 근처 호텔을 검색하는데 부띠크 호텔이라는 데이비스 방콕 호텔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다. 생긴지 얼마 되지도 않고 다녀온 사람도 많지 않아서 검색이 잘 되지 않아서 망설였다가 믿어보자는 심정으로 예약을 했다.
아, 그저께 샹그릴라 호텔에 투숙하셨군요. 좋은 호텔이지요.
네, 고급스럽고 서비스도 좋더군요.
하하, 아마도 저희 호텔이 더 만족스러우실 것입니다.
남편이 체크인을 할때 지배인이 했던 말이다. 당당하게 자신의 호텔이 더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말하는 자부심을 가질만큼의 프라이드를 가진 그가 보기 좋았다. 일하는 사람 스스로가 자부심을 갖게 되는 회사를 만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전반적인 느낌은 W 호텔같은 부류이다. 기존의 격식있는 호텔보다 젊고 트랜디한 느낌의 호텔이다. W 호텔처럼 이곳의 직원들의 옷은 정장이 아닌 부드러운 실크 블라우스이다. 무채색 계열을 입어서 모던하면서도 깔끔한 느낌이 들고 건물의 인테리어 역시 그런 느낌이다. 객실은 운이 좋게도 더블층으로 되어있는 디자인 룸이었다. 디자인룸을 선택하긴 했지만 객실 디자인자체를 선택할 수 없어서 내심 걱정을 했는데 원했던 객실이 된 것이다. 예전부터 원룸에서 침실 부분만 단을 좀 높여서 디자인을 하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실감하게 된 것이다. 하나의 객실임에도 상당히 침실이 아늑한 느낌이 들고 거실과 분리된 느낌을 주면서도 가리는 벽이 없어서 좁다는 느낌이 안들어서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리모컨 커버, 책자 커버, 티슈 커버 까지 모든 블랙에 가까운 가죽으로 되어 있어서 고급스러우면서 비지니스적인 느낌이 들게 한다는 것이다. 작은 부분이지만 이러한 작은 차이가 스타일링을 마무리한다고 생각하는 내 입장에서는 데이비스 방콕 호텔하면 가죽 커버링이 제일 먼저 떠오를 것이다.
데이비스 방콕 호텔은 스카일 레일역에서 20분 가까이 걸어서 와야 해서 몇몇 사람들은 교통이 불편하다고 투덜거리지만, 그 거리 자체를 즐긴다면 결코 지루한 시간도 아니고 오히려 겸사겸사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여 준다. 일본인 거리에 위치해서인지 음식점이나 마켓들이 절제된 미와 깔끔하면서 아기자기한 맛이 두드러진 숍들이 즐비해있어서 다 즐기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울 정도였다.
도심에서 모던하면서, 캐리어 우먼같은 대접을 받고 싶다면 추천할만한 호텔이다.
#5. 우드랜드 리조트 - 리조트
그래도 나름대로 휴가인데 바다를 보건 리조트를 가건 분위기는 내봐야하지 않겠냐는 욕심에 멀지 않은 파타야에 발 한번 담가보기로 했다. 물론 서해 앞바다보다도 깨긋하지 않다는 풍설을 듣긴 했지만 멀리 이동하는게 귀찮았다는.
처음에는 역시나 멋진 리조트를 찾았지만, 여행 루트가 오토바이로 드라이브하고 야경 즐기고, 밤거리 산책에다가 마시지만 진탕 받을 생각인지라 본전 생각이 나서 적당히 중심가와 가까우면서 나름대로 리조트풍 나는 곳을 찾다보니 발견한 곳이다. 이곳은 솔직히 가격도 저렴(한화 6만원/1박)해서 정말, 정말 기대를 하지 않고 간 곳이데 보는 순간 "유레카" 였다. 아기자기한 수영장에다가 호텔이 아닌 3층 정도 높이의 빌라 느낌의 건물에다가 곳곳에 태국풍 디자인의 가구와 세팅까지. 고급스럽다는 느낌은 없지만 편안하고 가격부담 안가지고 가족단위로 쉬러오기에 너무나 좋은 곳이었다.
더구나 걸어서 Big-C 라는 곳도 갈 수 있고, 바로 옆에 고급 마사지숍이 있는데다가, 결정적으로는 바로 앞에 정말 정말 맛있고 저렴한 태국 음식점이 있기 때문에(음식 이야기는 4부에서.) 마지막에 진정으로 "휴양"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고 너무나 아쉬워하던 곳이기도 하다. 솔직히 말하면 에라 모르겠다 하고선 일주일간 펜션 펑크를 내고 싶은 기분까지 들었다고 할까.
여기 객실의 좋은 점은 1층의 객실 테라스가 수영장을 바라보고 있어서 테라스로 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솔직히 고급 리조트라면 Sea view 라는둥 뭐라는 둥 가격이 1.5배는 더 비싼데 이곳은 그런 차이도 없나보다. 그리고 체크인 할때 은근히 1층을 달라고 했는데 "917호"를 주길래 영어가 안 통했나 싶었는데 알고보니 "9층"이 아니라 "9동"이었던 것이다. 1층이었다.
솔직히 고백컨대, 우리 엄마가 제주도에 살고 있지만 한 열흘만 아무 생각없이 뒹굴거리면서 책이나 읽고 글이나 쓸려고 한다면 제주도가 아니라 파타야 우드랜드 리조트에 머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가격이나 시설면에서 제주도가 "휴양"을 따라가긴 먼 것 같다.
#6.숙박에 대한 단상
이번 방콕과 파타야 호텔을 검색하면서 거꾸로 알게 된 사실은 서울에는 다양한 등급의 호텔이 존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콕만 해도 별 두개서부터 다섯개, 특급 호텔까지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어서 가격과 서비스, 위치, 특성을 고려하여 자신의 목적과 자금에 맞추어서 선택할 수 있는 반면, 서울에는 고만고만한 가격과 고급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호텔들만 존재하여 "호텔=고급 숙박"이라는 인식이 생겼다는 것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이지만, 매번 여행의 목적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서 숙박의 형태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올 생각이라면 그져 편안하고 군더더기없이 잠을 편히 쉬고 저렴한 숙박을 찾을 것이며, 집과 다른 꿈같은 곳에서 영화같은 하루를 보내고 싶은 신혼여행이라면 시설도 멋지고 로맨틱한 분위기의 숙박을 찾을 것이며, 일상에 쫓겨서 힘들게 살았서 하루쯤 자신을 돌아보는 여행을 하고 싶다면 릴렉스한 공간이 제공되는 숙박을 찾을 것이고, 친구들과 더불어 친목 여행을 간다면 넉넉한 공간에 풍경 좋은 곳을 찾아갈 것이다.
커다란 방에 아무렇게나 뒹굴면서 자던 민박, 칙칙한 여관이나 모텔, 너무나 비싼 호텔과 달리 다양한 숙박 시설이 시도되고 있는 요즘, 운영하려는 사람들이 외국 여행도 많이 많이 다녀서 좋은 점은 받아들이고 잘 적용해서 쓸데없이 우리 나라 돈 외국에 흘려보내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 애국사랑이라는 것이 말로만 해서 되겠는가. 무한 경쟁 시대라는 말이 어찌 반도체, 핸드폰, 쌀에만 국한이 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나가본 사람들은 안다.
방콕의 물가와 우리 나라 물가를 단순 비교하여 1박에 30만원 받는 호텔과 1박에 5만원 받는 호텔의 서비스를 같은 레벨로 비교하면 안 될 것이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가격대 성능"이라는 만족도가 최대치가 되도록 다양한 형태의 숙박이 나온다면 어찌 하룻밤 자면서 "돈 아깝다"는 소리가 나오겠는가.
나 또한,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그만하면 되었다 싶었는데 쉬러간 여행에서 괜히 아직도 부족한 점이 너무나 많구나를 느끼고 왔으니 이것은 혹 떼러갔다가 혹 붙이고 온 꼴이 되어 버렸다. 하하하하하.
#7. 부록 - 방콕과 파타야의 숙박 사이트
*타이호텔(http://www.thai-hotel.co.kr/)
- 태국내 호텔 및 투어 예약 대행 회사. 굿모닝 트러블에서 운영.
- 호텔 예약 가격은 다른 예약 사이트 모두 동일. 간혹 프로모션 조건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확인하고 더 좋은 곳을 선택
*리플렉션스 호텔(http://www.reflections-thai.com/)
- 스카이 레일 아리(Ari)역에 위치한 호텔
- 직접 예약. 방 호수를 지정해서 예약해야 함.